25년 3월 30일 맑음 영하 5도~8도


꾳샘추위가 강하다. 어제는 점심 무렵부터 1시간 가량 눈이 내리더니 오늘은 아침에 개 물그릇의 물이 꽁꽁 얼어붙었다. 불과 1주일 전 주말만 해도 20도를 넘어서는 날씨에 잠깐만 일을 해도 땀이 났는데 말이다. 어제 오늘은 추워서 가벼운 옷차림으론 견딜 수 없어 조끼를 하나 더 껴 입고 일을 할 정도다. 


지난 주 날이 풀리기 전까지도 영하권 날씨가 이어지는 통에 블루베리 가지치는 작업이 늦어졌다. 평년보다 1~2주 늦는 게 아닌가 싶다. 올해는 열매를 절반 이상 새에게 줄 바엔 차라리 굵고 적게 수확해 볼 생각으로 가지를 강하게 전지해 주었다. 정말 과감하다 생각할 정도다. 올해 6월쯤 어떤 모습으로 결과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가지치기를 서둘러 끝내고, 유기질 비료와 유박을 뿌렸다. 초창기엔 유기질 비료인 흙살림균배양체만 주었지만, 지난해 부터는 유박도 함께 뿌려주고 있다. 아무래도 블루베리가 제법 자라 있는데, 균배양체 만으로는 양분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다만 최근 비가 오지 않아 땅이 메말라 있어 걱정이다. 전국적으로도 메마른 날씨이기에 비가 한 번 흠뻑 와 주었으면 좋겠다. 영남 지역의 산불도 잔불 걱정이 없도록. 수요일 잠깐 비 예보가 있는 듯하지만 양이 작아 실제 얼마나 올련지 모르겠다. 인위적인 물 주기 없이도 나무와 작물들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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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삽목 가지가 미동조차 없는 듯 보였지만, 20여 일 동안 숨을 들이키고 있었나 보다. 삽목 4주차에 접어들자 하나 둘 새 혓바닥만한 잎순이 연녹색을 품고 살뽀시 얼굴을 내민다. 



굵은 가지는 아직 기미가 없고, 주로 얇은 가지에서 순을 내밀고 있다. 가지 맨 끝부분에 속하는 것들이다. 생명력이 가장 꿈틀대고 있던 곳인가 보다. 굵은 가지에도 소식이 올련지 모르겠으나, 만약 소식이 온다면 더디더라도 훨씬 강인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하루하루 잎순을 내미는 가지 수는 늘어나고, 먼저 내민 잎순은 조금씩 부풀어 오른 모습이다. 꽃샘 추위에 아침에 물이 얼고 있어 밖에 내놓기는 힘들겠다. 조금 더 실내에서 키우다 잎이 쑥 고개를 더 내밀고, 뿌리가 안정될 때쯤엔 밖으로 내놓야겠지. 여리디 여린 잎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모를 행복감에 젖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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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인 25년 3월 19일 산수유꽃이 곧 피려고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매화도 슬슬 꽃봉오리를 맺어가며 필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주말(22,23일) 꽃을 활짝 피웠던 산수유는 이제(24일) 만개했다. 한낮 온도가 20도를 넘어서면서 나무들이 물기를 머금는 듯 생기가 돌기 시작해 보인다.



매화도 한두 송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날씨가 요망(?)해도 해가 길어지고 온도가 올라가면 꽃이 피고 잎이 나는 법. 하지만 이 아름다운 꽃과 잎들도 지금 전국 곳곳에서 불에 타 재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가뭄과 폭우. 극심한 날씨를 만들어 낸 인간은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이 재앙을 이겨낼 수 있을까. 아니, 재앙을 이기려 허튼 짓을 하기 보다는 먼저 재앙을 미리 막는 예방책을 찾고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풀과 나무들이 허망하게 재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적게 쓰고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욕심내는 생활로 더불어 많이 행복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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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삽목을 한 지 3주차에 접어들었다.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창으로 들어오는 빛을 박스 종이로 막았다.



여전히 눈에 띄는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3주간 아무런 변화가 없나 싶어 궁금한 걸 못참고 삽목 가지 몇 개를 뽑아 보았다. 그 중 일부는 가는 실 같은 뿌리를 내민 것처럼 보이는 것이 있다. 문제는 이것을 다시 꼽고 한 번 더 뽑는 과정에서 뜯겨진 것인지 사라졌다는 것. 궁금하더라도 진중하게 기다려보아야겠다. 


직사광선을 피하고, 최저온도를 최대한 올려주고, 틈틈이 물을 주어 습기를 맞춰주고.... 분명 변화가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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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대한민국. 122분. 스릴러. 25년 3월 21일 공개. 연상호 감독. 류준열, 신현빈 주연. 2022년 동명의 웹툰 원작. 연상호 글, 최규석 작화, 복잡하지 않고 깔끔해진 이야기. 아귀가 들어맞는 전개. 연상호 세계관에 자주 등장하는 죽음 이후의 활동체(좀비나 괴물 등) 등장없이 현실 속 인물들 만으로도 자신의 세계관을 이어가다. ★★★★ 8점/10점


2. 사명의 나라 교회 목사 성민찬(류준열). 어느날 아내로부터 자신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낯선 남자와 함께 사라졌다는 전화를 받는다. 민찬은 교회에 들렀던 성범죄 전과자인 권양래가 생각나고, 그의 집으로 찾아간다. 한편 강력팀 형사 이연희(신현빈)는 과거 권양래의 범행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고 있다. 다시 복귀한 일선에서 실종사건이 발생하고, 사건의 실마리를 찾다 권양래와 민찬을 맞닥뜨린다. 과연 실종 사건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3. '파레이돌리아'라는 현상이 있다. 모호한 형상이나 음원을 일정한 패턴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구름 모양 속에서 사람의 얼굴을 본다거나, 거꾸로 듣는 음악에서 기괴한 음성을 듣는 것 등이 이에 속한다. 

인간은 위협에 대비하고 재빨리 반응함으로써 생존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이런 위협을 간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패턴에 대한 인식이 있다. 패턴을 알면 예측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패턴인식은 또한 뇌의 효율성을 높여주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덕분에 패턴 인식은 진화를 통해 강화되어져 왔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 패턴 인식이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그 오류 중의 하나가 바로 파레이돌리아다. 


4. 민찬은 자신이 어떤 상황에 맞닥뜨릴 때마다 파레이돌리아 현상에 사로잡힌다. 예수의 얼굴 또는 신의 모습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환상에 빠지는 것이다. 자신이 행하는 행동이 신의 계시를 이루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잘못된 믿음이 사건을 아전인수 식으로 이끄는 것이다. 파레이돌리아적 인식에 아전인수식 해석이 더해져 자신의 욕망이 이끄는 행동이 신의 계시라고 믿는 광신도의 행태로 이어진다. 대한민국의 현재 일부 종교집단이 보여주는 행태가 이와 꼭 닮아 있다. 욕망을 계시로 바꿔치기하고, 맹목적인 사람들은 그것이 정말 신의 계시인 양 잘못된 믿음에 사로잡혀 폭력적 형태까지 드러낸다. 


5. 민찬은 벽면에 그려진 신의 얼굴을 닦아낸다. 그가 닦아내고자 한 것은 자신의 잘못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의 얼굴은 어느새 악마로 변해 간다. 그의 잘못된 인식은 신과 악마를 구분짓지 못한다. 파레이돌리아와 아전인수. 인간의 생존을 위한 전략이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을 때 나타난 현상들. 대한민국의 위기는 현실을 현실 그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이런 오류에 빠져들어가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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