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

법은 그것을 위한 도구다

-메리 로빈스 전 아일랜드 대통령

 

정의가 중립을 지킨다면 그건 강자의 편에 서 있는 것과 같다. 정의는 항상 약자의 편에 서 있어야 한다. 강자는 힘으로 정의를 짓밟을 수도 있다. 따라서 법이라는 제도는 그것을 막기위한 강력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법치주의란 바로 그런 의미에서의 법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제도를 말한다. 내가 혹시나 강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아래 그 강자의 권리가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래서는 안된다. 그 악마의 유혹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속아왔는가?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그래서 나만은 집에 풀장을 두고 요트를 타고 낭만을 즐기는 삶을 살 수 있다는 헛된 욕망들. 그것이 존재하는한, 권력의 달콤함이 존재하는 한 항상 정의는 약자의 편에 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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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05-3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도 어제 저녁에 텔레비전으로 메리 로빈스를 보았지요...~

하루살이 2004-05-31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역쉬 그냥 알아보시는군요.
코비의 컨설턴트 보다는 메리 로빈스라는 인물 그 자체에 가장 관심이 가더군요. 리더십보다는 파트너십이라는 말에도 수긍이 갑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박정희에 대한 향수도 아직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군요(쓸데없는 말인가?^^;)
어쨌든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위해 정의롭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겐 늘 용기가 부족해서...
 
생태주의자 예수
프란츠 알트 지음, 손성현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석유의 시대가 가고 태양의 시대가 온다. 석유의 시대는 전쟁을 가져오며, 태양의 시대는 평화를 가져온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이러한 명제가 정확히 들어맞는 예다.

태양의 시대란 에너지의 변환을 의미하며, 바람, 물, 땅 등 청구서를 보내지 않는 자연이 주는 저절로 그러한 힘들을 이용할 것을 말한다. 이것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의 몇배, 아니 몇십배의 에너지를 제공할 뿐더러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다. 지은이는 이것을 이용하는 것이 바로 예수의 말씀을 따르는 것임을 성경의 여러 구절을 인용하며 주장한다. 그러나 출산률과 경제력과의 관계 등 다소 무리가 있는 논리적 비약이 군데군데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강조하듯이 이러한 변환이 가져다 줄 평화를 신뢰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은 미래를 위한 가장 좋은 대안임을 부정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왜 세계는 변하지 않는 것인가?

길어야, 정말 길어야 100년을 못넘길 석유나 천연가스 등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 당장이라도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

이 책은 대체 에너지의 필요성과 그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희망의 무지개를 보여주지만 실은 바로 위와 같은 질문을 계속해서 떠오르게 만든다. 석유 메이저7과 자동차 산업 등 국가 뒤에 숨어 있는 많은 경제권력의 사슬에 대해서 감히 추측하지만 그 실상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이 책은 미완성이다. 정답을 알고 있지만 정답대로 할 수 없는 이유가 밝혀지지 않는 이상, 그의 주장은 백번 옳다 하더라도 분명한 현실의 벽을 실감할 터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이 벽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또 이 오래지 않은 기간동안 어머니라는 지구가 영원히 복구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생태주의자 예수가 진정 생태를 위한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해선 현재 세상을 주름잡고 있는 석유업체들의 죄를 껴안고 또 한번 부활을 꿈꾸어야 할지도 모른다.

기득권의 저항을 물리치고 개개인 모두가 깨어나 자신속에 숨겨진 생태적 예수를 찾아낼 수 있다면 세상은 분명 장밋빛으로 변할 것임을 신뢰한다. 이 신뢰의 힘이 그 철옹성을 깨뜨릴 수 있기를...

그래서 나도 머지않아 흙 위에 태양열집판기로 이루어진 지붕에 마당 한켠에 풍차가 도는 그런 집을 꿈꾼다. 텃밭에서는 약초가 자라고 마당에선 아이들과 짐승들이 함께 뛰논다. 아,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태양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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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소가 온다 - 광고는 죽었다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 외 옮김 / 재인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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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케팅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터라 지금까지 기껏해야 2~3권 정도 관련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아마도 할 수 없이 읽었던 책이었을 테고, 책을 읽고 나서도 전혀 감동 또는 나에게 이로운 어떤 직접적 지식을 가져다 주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만약 책이 나에게 어떤 감흥을 불러 일으켰다면 분명 관련서적을 찾아 더 읽었을테니 말이다.

마케팅 분야에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은 광고라는 것 자체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광고, 그래서 난 그 꽃이 너무나도 싫었다. 대량소비를 부추겨야지만 돌아가는 제도를 위해 치장을 한다는 것은 생리에 맞지 않았다. 물론 마케팅이 꼭 광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래의 모습 이외의 것을 새롭게 만드는, 즉 솔직히 말하면 과대포장의 사기술이 마케팅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기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 분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을 들게 된 이유는, 정말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소개를 듣고 나서다. 발상의 전환은 고리타분한 일상을 딴 세상으로 초대하는 마약(?)과 같은 자극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정말 왠걸? 마케팅 관련 책이라 생각했던 보랏빛 소는 나에겐 불경에 가까운 책이었다. 매체의 변화, 특히 인터넷의 확대는 마케팅에도 철저한 변화를 요구한다. 특히나 매스미디어에 의존했던 기존의 광고 시스템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입소문(이라기 보다는 글소문)이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됨으로써 치장보다는 본연의 자기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한 관점이 된 것이다. 즉 가상의 나를 만듬으로써 사람들을 유혹했던 시대에서 진아, 진짜 나를 어떻게 가꾸는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리는 시대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남들과 똑같은, 아니 조금은 다른, 즉 젖소이긴 한데 머리가 똑똑하다거나 우유를 조금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거나, 잘 생겼다거나, 몸매가 좋은 개체를 매스미디어를 통해 과장된 모습으로 남들에게 보임으로써 자신을 알리는 것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은 세상이 온 것이다. 내가 나일 수 있는 그런 이유, 젖소이긴 한데 보랏빛 소, 공통된 어떤 특성 이외의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그래서 그것이 나일 수 있는 모습을 먼저 갖추었을때 성공은 자연스레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진짜 다른 사람과 구별될 수 있는 나만의 특성을 가지는 것이 보다 중요해진 사회란, 비로소 진아(眞我)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사회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이 그냥 남들과 무조건 다르기 위한 과장된 모습이라면 과거의 과대포장과 전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자아, 보랏빛 소들이 넘쳐나기를... 그래서 모두가 똑같은 얼굴을 하고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지리한 도시적 삶으로부터 해방되어 광활한 초원을 달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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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05-28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은 차별화...인건가요~~!!

저도 마케팅에 관심 전무한데.... 먹고 살려다 보니..관심을 아니 가질 수 없는 사정에 봉착했습죠... 아직은 좋아하지 않는 장르의 책을 억지로 접하는 건 싫어서요... 그래서... 남들이 말하는 제대로 된 마케팅 책...한 권도 읽은 적 없는데...

님 객관적으로 이 책 추천하고 싶은가요?

하루살이 2004-05-28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했던 것보다 꽤 괜찮은 책입니다. 제가 읽은 것들 중(많진 않지만)에서는 탁월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마케팅 책도 일종의 실용서라고 한다면, 역시 실용서로서의 한계는 분명 있습니다. 내가 직접 부딪혀 보고 깨져보지 않는 이상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죠. 그래도 분명 장점은 있습니다. 타깃을 최대한 좁힌다는 것, 스니저나 어얼리 어댑터 등에 집중한다는 것 등등. 가장 안전한 길이 가장 위험한 길이다는 명제는 일상에서도 가끔씩 챙겨들어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icaru 2004-05-28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장바구니에 추가요....!!!

2004-06-17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라져가는 이 땅의 서정과 풍경
이용한 지음, 심병우 외 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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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0여년 전만해도 오지가 아닌 평범한 농촌이나 산촌, 어촌에 가면 만날 수 있는 풍경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그러나 지금은 마치 숨은 그림을 찾듯 꼼꼼히 국토의 구석구석을 뒤져서야 만날 수 있는 풍경들이다. 사진을 볼때마다 새록새록 솟아나는 그리움들. 그 그리움은 항상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겹쳐져 있다. 그래서 그리움은 주름잡힌 늙은 손의, 그러나 아픈 배를 살살 문질러 주시던 그 손의 애절함과 함께 따뜻함을 지니고 있다.

특히 개인적으론 수동 탈곡기인 호롱기의 사진이 가슴에 남는다. 외할아버지께서 지게로 짊어지고 논으로 가져간 그 탈곡기를 발로 밟으며 돌리면서 털어내는 낟알들. 아직 어렸을때라 볏대를 잡고 있는 손에 자꾸 탈곡기로 빨려가 애를 먹으면서도 도움이 되겠다며 (실은 굉장히 재미었어하며 ) 1,2시간을 땀을 뻘뻘 흘리며 버티던 생각이 난다. 해가 저뭇저뭇 기울어가면 다시 그 무거운 호롱기를 지게에 짊어지시고 외할아버지가 구부렁 논길을 걸어가시면 난 졸레졸레 뒤를 따라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무뚝뚝한 외할아버지는 농기구를 가져오라는 심부름을 간혹 시키셨는데 사투리에다 한번도 보지 못한 기구들이라 실수를 자주했다. 그러면 고등학생이나 된 녀석이 그것 하나 모른다며 꾸지람을 해대셨는데 뭐라 항변도 못하고 그저 몇번씩 눈치를 보며 발품만 팔았어야 했다. 이렇게 사진 하나에 추억 하나를 떠올리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모든 장면장면이 구수한 옛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이런 옛이야기 말고도 이 책이 주는 선물은 우리가 편리함을 찾다 버린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우리가 왜 그런 불편을 참으며 살아왔는가 하며 현재의 문명에 대해 감사의 마음도 간혹 갖긴 하지만-그래서 이 책은 굉장히 감성적인듯 하면서도 정직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편리함만을 추구하다 놓쳐버린 것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갯벌과 뒷간에 관련된 것들이다. 갯벌이 사라지면서 갯생명도, 그것을 밭으로 알고 살아가던 사람들도, 그리고 바다로 들어가는 물의 정화력도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것. 뒷간이 사라지면서 논이 죽고, 메뚜기가 죽고, 사람이 죽어가는 것.

불편하지만 지켜가야 하는 것이 분명 있다. 헉헉 거리며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것들을 찾아내 생명을 불어넣어야 할 것이다. 이 사진책은 그러한 숨 불어넣기에 대한 감성을 충분히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안타까운 마음들이 새록새록 솟아나 이것이 사라져가는 이 땅의 서정과 풍경에 숨을 줄 수 있기를 간곡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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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와 루이, 318일간의 버스여행 1
최미애 지음, 장 루이 볼프 사진 / 자인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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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울에서 파리까지, 그리고 다시 파리에서 서울까지 버스로 다녀온 4만킬로미터의 여행길. 한국인 최미애와 프랑스인 루이, 그리고 그들 사이의 아들 딸 이구름과 릴라, 그리고 애견 꼬꼿은 죽을 고비를 숫하게 넘어가며 지난한 여행을 계속한다. 보통 이런 여행은 돈 많은 사람이나 꿈꾸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들은 자신이 가진 전 재산을 털어놓고서도 계속 금전적인 문제에 부딪히면서 여행을 계속해 나간다. 그리고 한국과 프랑스의 대사관을 통해서 두 나라의 문화와 국력의 차이도 슬쩍 엿보게 만든다. 특히 이 여행이 재미있는 것은 미애와 루이가 계속해서 투닥거리면서 이혼까지 생각하지만 결국 화해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여행이란 바로 이런 사랑의 확인이며 성숙의 자양분임을 잘 드러내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루이의 사진은 왠지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여행기를 읽다보면 국경을 넘나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가난한 나라를 통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때문에, 또는 그들의 황당한 요구에, 때론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등의 묘사는 도대체 이런 여행을 왜 떠났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만들고, 나 또한 이런 여행이라면 그렇게 떠나고 싶지 않은걸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미애는 서울로 돌아와 다시 여행을 꿈꾼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이토록 떠나게 만드는 것일까?

맨처음 여행을 계획했을때의 미애의 말을 한번 들어보자

그냥 떠나자. 지금 떠나지 않으면 다시는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질 수 없을지도 몰라. 무뎌지는 것처럼 나쁜 건 없는 거야. 돈 벌자고 사진 찍고 메이크업 한다면 당장은 여유로울지 몰라도 나중에는 삶이 너무 지루해질거야. (1권 P36)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 그는 수많은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그 상처만큼이나 커다란 깨달음도 얻는다.

인도의 가난한 삶, 특히 구걸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나를 분노하게 만들었고, 질책하게 했고, 또 슬프게도 만들었다. 하지만 티베트 사람들의 가난을 접해보고는 오히려 삶의 희망을 느꼈다. (중략)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영혼이다. (중략) 그들은 가난해도 행복해 보였고,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2권 P266)

그리하여, 처음의 지루하지 않는 삶의 대한 열망이나, 일에 대한 열정을 꿈꾸웠기에 떠난 여행은 이제 새로운 목적을 얻는다.

여행을 끝내고 나니까 패션 쪽 일은 별로 관심이 없어.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그리고 내가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얘기를 들려주고 싶어. (2권 P284)

여행은 영혼을 만나는 것이리라. 자연이든 사람이든 그것에 깃든 영혼을 들여다보는 것. 그 영혼을 들여다보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 정화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여행을 떠나고 돌아온 자들에게선 그 영혼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투명함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여행은 영혼의 부름이리라. 그 부름에 미쳐 사람들은 그렇게 떠나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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