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3>를 보면서 이제 관객몰이는 조금씩 어려워지는 것은 아닐까 추측했다. 말장난과 같은 변함없는 웃음코드와 합이 보여지는 액션 장면으로 인해 식상해질 만 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액션장면은 마석도(마동석) 형사의 주먹이 상대의 몸에 닿지 않는데도 화면 각도의 트릭으로 진짜 치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여졌다. 


이런 우려(?)를 안고 영화 <범죄도시4>를 봤다. 우려는 기우였다. 관객은 또다시 1,000만을 넘어섰고, 영화는 똑같은 플랫임에도 식상하지 않았다. 더 가벼워진 말장난과 더 빨라진 주먹이 맞물리며, 기본 재미를 보장한다. 합을 맞춘 티가 났던 액션은 전작에 비해 빨라진 주먹과 좀 더 꽉 찬 화면으로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말장난 같은 농담은 적시적소에 터져 리듬을 잘 탔다. 다음 시리즈가 엄청 기대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지난번처럼 걱정되는 부분은 없어졌다. 


한편으로 각 시리즈마다 등장하는 빌런과의 싸움이 어떻게 변화되고 발전할 것인지가 궁금하다. 1편에서의 화장실, 2편에서 버스 안, 3편에서 경찰서 안 사무실, 4편에서 비행기 안처럼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격투가 흥미진진하다. 더군다나 이번 4편에서는 단도를 주무기로 사용하는 빌런 백창기(김무열)가 잼을 바르는 칼을 깨뜨려 단도처럼 만들어 쓰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잼용 칼이 그 끝이 날카롭게 바뀌면서 마석도를 위협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백창기가 도망갈 수 없게 만든 덫이 된다는 설정도 좋았다. 5편의 액션이 어떤 공간에서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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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영화의 한계

영화 "원더랜드"는 코로나19로 개봉이 지연된 창고영화의 한계를 드러낸다. 3년 전 군 입대 전 모습의 박보검을 비롯해 영화 속 주인공들의 모습이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어색하다. 또 최근 AI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으로 영화 속 미래가 보다 더 현실 가능해짐으로써 오히려 참신함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연결성 없는 두 인물의 이야기

영화는 두 주인공 '바이리'(탕웨이)와 '정인'(수지)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다룬다. 죽음을 숨기려는 바이리와 병원에 누워있는 남자친구를 복원한 정인을 중심으로 한 두 이야기 사이를 관통하는 전체적인 메시지가 부족하다. 마치 옴니버스 영화처럼 느껴진다.


자각에 대한 고찰 (스포일러 주의)

복원된 바이리는 자신이 AI라는 것을 모른 채 딸과 소통한다. 딸이 공항에서 실종되고 그 딸을 찾기 위해 탐사일로 나와있던 사막에서 벗어나 딸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자신이 디지털 세상에 있음을 알게 된다. 게다가 바이리는 이미 죽은 존재라는 것도 깨우친다. 과연 AI가 죽음을 이해하고 자각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너는 진짜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

정인은 복원된 태주와의 소통에서 행복을 느끼지만, 실제 사고로 병원에 누워있던 태주가 깨어나면서 혼란에 빠진다. 인공지능 태주는 과거의 태주와 같지만, 현실의 태주는 사고로 인해 변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태주가 과거의 기억으로 만들어졌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정인은 과거와 현재의 태주 사이에서 갈등한다. 자신이 행복해던 시절의 태주를 떠올리며, 어딘가 생소한 현실의 태주에게 "넌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라며 슬픔을 느낀다. 


복원된 존재는 기억에 기반하지만, 현재의 나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나라는 존재는 고정되어 있지않고 끊임없이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복원된 존재는 기억의 테두리에 갖혀 움직일뿐이다. 과거와 다른 나, 어찌보면 그것이 현재의 나일지도 모른다. 정인이 직접 부딪치고 만지며 함께 생활해야 하는 것은 현재 변해버린 태주이다. 정인은 어떤 선택을 할까. 



영화 <원더랜드>는 사람과 사람 사이, 또는 사람과 인공지능 사이에 이루어진 사랑과 정과 같은 감정들을 그려내며, 소통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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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조지 밀러가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이후 9년 만에 선보인 작품이다. 이 영화는 퓨리오사가 어렸을 적 바이크 폭군 디멘투스에게 붙잡혔다가, 다시 임모탄이 지배하는 시타델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돌아가고자 하는 녹색의 땅이 자신이 어렸을 적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았던 곳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번 영화 <퓨리오사>는 임모탈이 지배하고 있는 시타델, 가스타운, 무기공장의 실체가 드러나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여기에 더해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빛나게 하는 것은 액션 장면이다. 전편 <분노의 도로>처럼 계속해서 액션이 몰아치지는 않지만, 액션 장면이 한 번 터질 때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도로 액션은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다. 조지 밀러라는 액션의 장인이 빚어낸 명품이다. 특히 연을 타고 공격하는 공중전과의 접목은 눈 한 번 깜빡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다. 물론 간혹 비춰지는 급작스런 수준 미달의 CG 장면이 있긴 하지만,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액션을 망칠 정도는 아니다. 정말 이런 액션이야말로 장인의 경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영화는 퓨리오사의 일대기를 따라가며 그녀의 결의와 용기를 볼 수 있다. 강렬하고 스릴 넘치는 액션을 원한다면,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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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부럽, 따분, 당황.

"인사이드 아웃 2"는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감정들의 등장과 그로 인한 갈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1편의 기쁨, 슬픔, 분노, 소심이 이외 새롭게 생긴 감정들은 라일리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영화 속에서는 그녀가 친구들과의 우정과 자신의 성공 사이에서 갈등하게 만든다. 이러한 감정들의 출현은 때로는 라일리로 하여금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통해 라일리는 단순히 착하기만 한 딸이 아니라,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경험하게 된다.


1편이 보여준 신선함을 완벽하게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인해 나름 1편 만큼의 재미와 감동을 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무난한 편이라 생각된다. 비디오 게임 캐릭터와 추억 할머니는 관객들에게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며 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준다. 아무튼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유쾌하게 감상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 생각된다.


"인사이드 아웃 2"는 감정들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들을 통해 사춘기 소녀의 복잡한 내면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사춘기 아이들의 성장과 자아 발견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기도 하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우리 안에 일어나는 모든 감정은 부정되어질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그 모두가 나를 이루는 중요한 것들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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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7월 1일 장마 사이사이 맑은 날 21도~31도




블루베리를 수확한 지 한 달. 직거래 판매를 위해 알이 굵은 것 위주로 따다 보니, 이제 작은 것들만 남았다. 집에서 샐러드에 넣어 먹거나, 잼이나 청을 만드는 용도로 쓸 것들이다. 이즈음 되면 새들이 블루베리를 엄청 맛보고 다닌다. 초기 10% 정도로 먹어 대던 새들이 이젠 남은 블루베리의 절반 가량을 먹어 치우고 있다.


조금은 속상하지만 그래도 어쩔 것인가. 초기에 굵은 것들을 많이 먹지 않아 준 것 만도 다행이다 싶다. 아무튼 남은 블루베리를 따다 보면, 과숙된 것들을 만나게 된다. 손으로 잡았을 때 살짝 물컹거려 금방 알 수 있다. 굵은 것과 함께 익었지만, 판매용으로 적절치 않아 놔 두었기에 너무 익어버린 것들이다. 과숙된 블루베리는 식감도 좋지않거니와 맛도 별로다.     


블루베리를 수확하다 보니, 우리 삶에서도 시기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때 수확해야 최상의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듯이, 인생의 도전도 적절한 시기를 맞춰야 할 것이다.


완벽한 준비를 위해 너무 오래 기다리거나, 반대로 준비 없이 무작정 도전하는 것은 과숙되거나 미숙한 과일을 수확하는 것과 비슷하다. 준비가 부족하면 실패하기 쉽고, 너무 오래 준비하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이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은 때를 맞추는 예술인 것이다.사랑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우리는 미성숙한 것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도전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숙에 대한 경계는 덜 강조된다. 너무 오래 기다리다 보면 준비는 완벽해지지만,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과일이 너무 익어버리면 맛이 떨어지듯, 시기를 놓친 도전은 효과를 잃기 쉽다.


행동의 시기를 맞추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때로는 준비가 덜 되었더라도 일단 시작해야 할 때가 있다. 그 순간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충분히 준비된 상태에서 적절한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행동함으로써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도 삶에서 과숙하지 않도록, 적절한 시기에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블루베리를 수확하다 보니 시기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인생에서도 시기를 맞추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완벽함을 기다리기보다는 적절한 시기에 도전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하면 달콤한 블루베리를 맛보듯 우리는 삶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 또한 아직 삶의 달콤함을 맛보고 있진 않지만.... 혹여 과숙된 것은 없는지 돌아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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