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거에서 걸려온 전화로 현재가 변하는 타임워프 영화. 현재에서 과거를 바꾸려는 주인공과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꾸려는 살인마의 대결이 흥미진진하다. 타임워프가 가능하다는 전제를 깔더라도 논리적 허점이 많지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어서 결말을 맺을지 궁금해 할 정도로 흡입력이 있다. 타임워프 소재와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강추. 


2. 어머니의 실수로 집에 불이 나 아버지가 죽고, 자신은 화상을 입었다고 생각하는 서연(박신혜 분). 임종을 앞둔 어머니를 만나러 돌아온 집에 전화가 울린다. 그런데 전화를 건 이는 21년 전 같은 집에 살고 있는 동갑내기 오영숙(전종서 분). 전화를 통해 우정을 쌓아가던 중 영숙이 아버지가 화재로 죽기 전, 가스불을 잠가 사건을 막는다. 이로 인해 뒤바뀐 현재. 서연은 부모님과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면서 영숙과의 통화시간은 점점 짧아진다. 그러던중 서연은 영숙이 어머니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서연이 이를 영숙에게 알려줌으로써 영숙은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영숙은 자신을 죽이려는 어머니를 죽임으로써 살인본능이 꿈틀대고, 이로 인해 연쇄적 살인이 일어나게 된다. 영숙은 자신이 연쇄살인마로 결국엔 경찰에 잡혀 무기징역을 받게된다는 사실까지 알게된다. 영숙은 과거 속 서연의 부모 목숨을 담보로 서연에게 증거가 어떻게 발견되었는지를 추궁한다. 과연 서연은 영숙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3.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쌓이고 쌓인 존재다. 즉 과거가 달랐다면 현재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을 다루는 영화들은 현재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달려간다. 터미네이터처럼 말이다. 영화 [콜]에서는 과거의 영숙이 행하는 사건들로 인해 현재의 서연에게 변화가 나타난다. 그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픽은 꽤나 공을 들였다. 하지만 변화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즉 21년의 세월이 모두 차곡차곡 변해진 것일텐데, 현재의 서연은 그 21년의 기억은 하나도 없고 여전히 현재의 기억들로만 가득하다. 즉 평행세계를 완전히 무시한 채 21년이라는 세월만 싸~악 바뀌는 것이다. 


4. 그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한번쯤 후회하곤 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우린 그 후회의 고통을 감당하지 않으려고 사건에 대한 기억을 왜곡시키곤 한다. 서연 또한 어렸을 적 화재에 대한 기억이 왜곡되어 있다. 우리의 기억을 믿지마라.


5. '사소한 것이 인생을 바꾼다' 영숙이 살인을 저지르며 한 말 중의 하나다. 영화 [콜]을 보고 있으면 과거의 힘이 얼마나 센지 알게된다. 영숙의 행위가 서연의 행위보다 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재는 다름아닌 미래의 과거다. 즉 현재의 힘 또한 미래보다 막강한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의 사소한 것 하나라도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우리는 미래를 [콜]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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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룡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아쉬움이 크다. 성룡 특유의 코믹 액션은 어설퍼졌고, 할리우드를 따라하고픈 마음만 가득해 보인다. 미국 만세를 외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마냥 중국 만세를 외치는 중국판 블록버스터가 되는건 아닐까 걱정된다. 


2. 런던, 두바이 등 해외로케를 통한 볼거리와 황금스포츠카와 항공모함 등의 눈요기가 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도 사람을 죽이지 않았던 성룡은 이제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방아쇠를 당겨야 할 때 격투를 벌이다가도 어느 순간엔 주저없이 총을 쏴댄다. 특수촬영보다는 온몸으로 부딪히는 액션도 나이를 먹은 탓일까, 와이어를 동원하는가 하면, 코믹한 맛도 사라졌다. 액션의 재미가 사라진 것이다. 물량공세를 펼치는 전투 장면은 과장된 표현이 눈에 거스른다. 편집은 마치 중간광고를 계산한듯 중간중간 페이드아웃으로 흐름이 뒤틀어진다. 


3. 캡틴 아메리카를 이기는 캡틴 차이나가 등장하고, 영화 속 악당에게는 중국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일갈한다. 마치 중국 만세를 외치는 애국 영화처럼 보인다. 중국의 사설경호업체 '뱅가드'가 미국의 항공모함을 구한다는 영화의 결말 또한 억지로 갖다 붙인듯 부자연스럽다. 성룡 영화는 무조건 믿고 본다는 믿음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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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에 대한 생각 - 세계는 점점 더 부유해지는데 우리의 식탁은 왜 갈수록 가난해지는가
비 윌슨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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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않으면 죽는다. 하지만 잘못 먹어도 죽는다. 그래서 인류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수렵, 채집 시절엔 독성의 여부가 중요했을 것이다. 먹어보고 체득한 것들이 유전적, 문화적으로 이어지는 시대로 보인다. 다양하게 먹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중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맛있다'라고 여겨졌을 것이다. 그렇지않다면 우리는 먹는 것을 주저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다. 


이어 농경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때 그때 필요한 것들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곡물 덕분에 잉여와 보관이 가능한 시대였다. 그 덕분에 인구도 증가했고, 남는 인력으로 문명이 발전하게됐다. 하지만 먹는 종류는 단조로워졌고, 이로 인해 건강은 위협을 받았다. 한두가지 작물에 치중함으로써 환경변화에 취약해지기도 했다. 


늘어난 인구를 감당하기 위한 생산력 향상이 필요한 시기였다. 녹색혁명이 문제를 풀었다. 음식의 방점은 양이었다. 모두가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양이 목표였다. 기술적 문제는 해결됐지만, 정치적 문제는 기아를 해결하지 못했다. 


값싼 가공식품의 시대가 도래했다. 가난하더라도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먹을 것을 구하는게 쉬워졌다. 또한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시간을 빼앗아, 최소한의 식사 시간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일하면서 먹든가, 재빨리 먹고 잠깐 쉬든가 선택해야 하는 사람들은 패스트푸드를 찾았다. 또한 패스트푸드는 문명의 상징이 되어, 개발도상국들의 국민들에겐 현대인이라는 이미지를 먹는 것이 되었다. 


하지만 음식의 변화는 영양의 전이를 가져왔다. 비만과 성인병, 각종 대사성질환이 전 세계에 퍼져 있다.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책 <식사에 대한 생각>은 13가지 식사전략을 주장한다. 적게 먹고, 간식 대신 식사에 집중하고, 물이 아닌 것을 물처럼 마시지 말고, 다양하게 천천히 먹고, 요리를 배우고, 무엇을 먹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등이다. 한마디로 장금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지만 우리는 진짜 음식의 맛을 음미하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식사에 대한 생각]은 이런 음식에 대한 접근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제도적 문제라고 본다. 사회 구성원 개인 각자가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령 레스토랑의 접시를 작은 것으로 바꾸고, 신선한 식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가게가 걸어서 갈 수 있을만큼 집 근처에 위치하도록 하는 등등. 물론 이런 변화는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내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 말이다. 


장금이의 말을 떠올려본다. 
"저는, 제 입에서는, 고기를 씹을 때 홍시 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그냥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       
우리는 홍시맛을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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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살리는 약용작물 유기재배 1
임진수 지음 / 흙살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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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관련된 식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세상이다. 건강과 관련된 정보들도 넘쳐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그냥 소비만 되고 있다. 내 몸 또는 가족의 몸, 이웃의 몸과 관련된 것이지만, 정작 무엇인가를 먹기만 하면 만사 오케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먹고 있는 것이 어떻게 생산이 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내 몸 속으로 들어가는지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다. 특히 약용작물의 경우, 그 약성을 위해서라도 이왕이면 유기농으로 키워진 것이라면 좋을텐데도 말이다. 


이책 [약용작물 유기재배]는 저자가 직접 약용작물을 유기농으로 키우면서 체득하게 된 노하우를 담고 있다.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완전 초보자라도 약용작물을 키워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듯 보인다. 두둑을 언제 어떻게 만들면 되는지, 땅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병충해는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등등을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렇게 키워 수확한 약용작물을 어떻게 실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지도 알려주고 있다. 약용작물의 어떤 부위를 이용해서 죽으로 또는 차로, 또는 환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지는 물론, 민간에서 아픈 증상에 따라 어떻게 처방을 했는지도 세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실제 구기자, 도라지, 오미자, 자소엽 등등의 약용작물을 키워본 경험을 말해본다면, 약용작물을 키우는 일 자체가 치유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약용작물을 대단위로 키워서 판매를 하는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도시농부들과 텃밭농사를 짓는 이들이라면, 식탁에 오를 채소뿐만 아니라, 자신과 가족의 몸 상태를 파악해 필요한 약용작물을 찾아 한번쯤 키워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약용작물 유기재배]가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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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협영화를 좋아하거나, 장혁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추천. 납치된 딸을 찾아나선 조선 검객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액션은 무난한 편이다. 강한 임팩트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어떤 이는 [테이큰]으로, 다른 이는 [아저씨]와 비교하지만, 개인적으론 [최종병기 활]을 떠올리게 만든다.


2. [최종병기 활]은 700만 관객을 넘기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관객몰이가 쉽진 않지만, [검객]은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그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최종병기 활]의 주인공은 '활'에 있었지만, [검객]의 주인공은 장혁이라는 인물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3. [최종병기 활]에서는 다양한 활이 등장해서 각자의 개성을 뽐낸다. 육량시와 애기살 등이 서로 다른 특징을 발휘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게다가 "활이란 바람을 이기는 것"이라는 명대사도 탄생했다. 반면 [검객]에서는 다양한 검이 등장하지만 그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한다. 장혁이 지니고 있던 끝이 갈라진 검은 왜 그 모양이어야만 했는지 기억에 전혀 남지 않는다. 다만 검과 총의 싸움에서 드러난 장혁의 움직임은 꽤나 인상적이다. 


※스포일러 주의

4. 그렇다면 [검객]은 이야기나 인물에 촛점을 맞춘 영화였을까. 글쎄... 이야기는 너무 상투적이다. 반전을 주기 위해 딸이 자신이 모시던 왕의 아이였다는 설정은 그다지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장혁과 정만식이 정신적 버팀으로 삼았던 '무인'에 대한 성찰도 감동에 이르기에는 다소 부족해보인다. 검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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