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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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인 빌 브라이슨의 책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나를 부르는 숲]이었다.이 책은 미국의 애팔래치아 산맥 트래킹에 도전하는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며 그의 유머러스함과 삶을 바라보는 경쾌한 시선에 감탄했다. 책을 읽는 도중 피식피식 웃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고 저자의 탐구정신에 놀랐다. 사적 기록뿐만 아니라 지구의 역사라는 통합적 지식 분야에서도 그의 문체는 탁월하게 빛났다. 


2. [바디 우리 몸 안내서]도 그랬다. 우리 몸에 대한 기존의 지식들을 섭렵하고, 최전방에 서 있는 전문가를 찾아가 인터뷰해서 최신의 정보까지 통합한다. 여기에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에피소드까지 첨가했다. 새로운 발견이 어떤 우연으로 탄생했는지, 진정 노벨상을 받아야 할 인물이 어떻게 잊혀졌는지 등의 우리 몸을 탐구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물론 이런 이야기 속에서 빛나는 건 그의 유머다. 


3. [바디]를 읽게 되면 우리가 참 우리 몸에 대해서 모른다는 것을 알게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과 함께, 그 알려진 지식 조차도 우리 몸의 극히 일부분임에 놀라게 된다. 아직도 우리는 우리 몸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많이 남아있다. 그러니 함부로 우리 몸에 대해 무어라 말하는 것(사람, 지식)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4. [바디]가 주는 가장 큰 깨달음은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생각이 다르다는 차원이 아니다. 생각의 근원이 되는 감각의 차원에서부터 사람은 서로 다른 것이다. 그 한 예가 바로 '안드로스테론'이다. 지구상 모든 인간의 1/3 정도는 이 호르몬의 냄새를 맡지 못하고, 다른 1/3은 달콤하게 느끼고, 나머지 1/3은 역겹게 느낀다고 한다. 같은 호르몬에 달리 느끼는 사람들. 그러니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폭력이 될 수 있다. 타인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우리 몸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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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인문학 : 진격의 서막 - 800만 권의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
에레즈 에이든 외 지음, 김재중 옮김 / 사계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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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책이 발명된 이래 발간된 1억 3000여만권의 책 중 3000여만권을 디지털화했다. 다시 그 중 800여만권을 이용해 엔그램뷰어라는 통계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엔그램뷰어는 어떤 단어를 입력하면 그것의 사용빈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비틀즈를 검색어로 치면 언제 이 단어의 사용이 급상승해서 절정에 이르다 떨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인권에 대해 궁금하다면 검색어로 인권을 치면 언제부터 인권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는지부터 가장 관심을 끌고 시들어간 시기가 언제인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통계 자료로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 것일까. 


이책 [빅데이터 인문학 : 진격의 서막](이하 빅데이터 인문학)은 엔그램뷰어를 개발한 개발자들이 어떻게 엔그램뷰어를 생각하게 됐고, 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구글을 어떻게 설득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엔그램뷰어를 이용해 어떤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인문학적 통찰을 얻을 수 있는지를 흥분에 겨워 소개하고 있다. 


[빅데이터 인문학]에서 소개하고 있는 엔그램뷰어가 알려준 사실 중의 하나는 수많은 영감을 줄 수 있을듯하다. 영어 동사의 과거형 분류에서 불규칙동사가 규칙동사보다 먼저 존재했다는 것을 통계를 통해 증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불규칙동사가 갖고 있는 규칙성에서 벗어나는 동사들이 나타나면서 이들에게 어떤 규칙(-ed 접미사)을 주기 시작했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자주 쓰는 단어 이외의 것들은 점차 이런 규칙을 따라 변화했다는 것이다. 그런 변화로 인해 규칙동사가 대세를 이루고, 불규칙동사는 예외인 것처럼 여겨지게 됐다. 다만 어떤 불규칙 동사들이 여전히 예외로 남아있는가를 살펴보니 사용빈도가 높은 동사들이었다. 이 사용빈도는 '지프의 법칙'을 따르는데, 이는 1등과 2등의 빈도가 절반으로, 다시 2등과 3등의 빈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하향의 사선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지프의 법칙은 동사 이외에 우리 사회 현상의 많은 부분을 설명해준다. 


문제는 표본과 해석이다. 엔그램뷰어는 단행본만을 대상으로 했다. 단행본과 뉴스는 단어가 말하고자 하는 속성이 다르다. 최근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비롯해 댓글 속에서 시대의 조류를 읽으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SNS는 진짜 속내를 드러내기 보다는 잘 보이려하거나 튀어보이고자 하는 속성으로 인해 오해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런 표본의 문제를 제쳐두고, 통계 수치가 나온 그 결과를 해석하는데에서도 연구자 또는 발표자의 편견이나 선입견이 개입할 여지가 크다. 통계는 그저 수치만을 보여줄 뿐 그것의 원인이나 영향력, 변수 등을 말해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어떤 관점으로 그 숫자들을 해석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마치 사주팔자의 괘는 정해져있지만, 점집에 따라 그것을 해석하는데 차이가 있어 운명이 점집에 따라 달라지듯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빅데이터라 부를 수 있는 세상을 읽는 좋은 수단을 갖게 됐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 수단 중의 하나이자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엔그램뷰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활용될 수 있는지를 이책 [빅데이터 인문학]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통계에 드러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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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의 배신 - 길들이기, 정착생활, 국가의 기원에 관한 대항서사
제임스 C. 스콧 지음, 전경훈 옮김 / 책과함께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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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힘들다. 아무리 기계화가 되고 자동화가 이루어져도 일일히 사람 손이 가야하는 작업이 있다. 게다가 반복되는 동작이 이어지다보면 온몸이 쑤신다. 외부환경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병해충과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이렇게 힘든 농사를 왜 짓는걸까.

 

농사를 짓지 않으면 사람은 굶어죽는다. 지금 당장 농사를 그만둔다고 생각해보라. 야생의 열매와 풀, 동물을 사냥하는 것으로 현재의 인구를 먹여살릴 수는 없다. 누군가는 농사를 지어야 한다. 하지만 아주 아주 먼 옛날, 인구는 적고 식량은 풍부했던 시절로 돌아가보자. 불과 1만년 정도만 돌이켜보아도 된다. 농사를 지을 이유를 찾기가 힘들다. 수렵 채집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인간은 수렵채집보다 훨씬 힘이 드는 농사의 길을 선택한 것일까.

 

사회진화론적 관점으로 살펴보면 농사의 시작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수렵 채집만으로도 풍족했던 생활이 기후변화로 식량이 줄어들어 단위면적당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농사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어보인다. 농사 초창기 농경중심의 문화와 함께 여전히 수렵채집 부족이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농경집단보다도 수렵채집집단이 풍부한 영양과 건강상태로 보다 많은 자유를 만끽하며 살았다.

 

그럼 왜 어떤 집단은 농경을 선택하게 되고, 뒤이어 수렵채집집단마저 농경집단으로 점차 변화하게 된 것일까. [농경의 배신]은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로 <강압>이라는 것을 말한다. 농사는 너무나 힘든 일이기에 자발적 능동적 선택행위라기 보다는 강압에 의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노동력의 대부분은 노예나 노예와 다를바 없는 상태의 사람들로 충당됐다. 곡물 중심의 농사는 세금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통일된 체계와 보관, 관리가 쉬워 세금의 단위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은 국가를 탄생시켰다. 국가란 바로 세금을 거두어 사용하는 집단인 것이다. 강압과 노예, 세금제도, 국가의 탄생은 전쟁의 씨앗이기도 하다. 누가 더 많은 인력을 확보하는가가 국력이기 때문이다.

 

농사는 생존을 위한 필연적 선택이기보다는 <강압>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농사를 기반으로 한 경제는 국가집단과 노예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 현대문명은 국가와 세금없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인 것일까. [농경의 배신]은 농사의 시작과 성장의 원인을 밝히는 작업을 통해 국가의 의미에 대해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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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의 자연사
조나단 실버타운 지음, 진선미 옮김 / 양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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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과일 중의 하나가 아보카도다. 과육을 다 먹고 나면 탁구공(무려 탁구공이다)만한 크기의 씨앗을 볼 수 있다. 이 씨앗을 볼 때면 항상 싹을 틔워 키워보고싶은 마음이 든다. 물론 열매를 기대할 순 없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물에 반쁨 담가두면 싹이 튼다는 정보를 얻고 시도해봤지만 씨앗에 곰팡이만 필 뿐 도무지 싹이 나지 않았다. 싹이 트기 위해선, 온도, 습도, 햇빛이라는 조건이 다 들어맞아야만 한다. 아마 실내 환경이 아보카도 싹을 틔우기 위한 조건과 잘 맞지 않은가보다.

 

씨앗이란게 참 묘하다. 어떻게 싹을 틔울 조건을 정확히 알아채어 싹을 내미는 것일까. 그도 그럴 것이 싹을 한 번 틔우면 다시 되롤릴 수 없다는 가혹한 운명 때문일 것이다. 각 식물마다 정말 후손을 남기기 위한 다양한 생존전략을 쓴다. 그리고 그것은 씨앗으로 표현된다. 어떤 것은 말 그대로 좁쌀만한 것도 있고 코코넛처럼 큰 것도 있다. 꺠처럼 수많은 씨앗을 품는가 하면 오직 한 개의 씨앗만 갖는 것도 있다. 보들보들한 씨앗이 있는가 하면 망치로 두드려꺠야 할 정도로 딲딱한 씨앗도 있다. 이렇게 각기 다른 씨앗들의 생존전략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씨앗의 자연사]는 씨앗이 어떻게 주위 경쟁자와 동물, 사람과 관계를 맺고 변화되어 왔는지를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그중 인상깊은 것 하나만 소개하자면. 에티오피아에서 재배가 시작된 아라비아 품종의 커피콩. 볶을때 작용하는 복잡한 화학작용으로 인한 다양한 향과 카페인이라는 특성 떄문에 사람들의 최애식물이 되었다. 전세계로 퍼져나가면서 각 지역조건에 따라 어려움도 겪게된다. 그러다보니 병충해에 강하지만 맛과 향은 떨어지는 커피콩 품종이 생겨났다. 여기에 더해 카페인의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카페인이 없는 커피콩도 재배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 카페인 없는 커피콩이 커피의 본고장인 에티오피아에도 들어와 슬슬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커피콩과 벌레, 사람과의 관계가 커피콩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진진히다.비단 커피콩만이 아니다. 사람 손에 키워지는 모든 작물들은 인간과의 관계를 통해서 많은 변화를 겪는다. 꼭 인간이 아니어도 식물들은 자신의 후손을 퍼뜨리기 위한 최적의 전략을 키운다. [씨앗의 자연사]는 이들의 재미난 전략이 가득한 이야기로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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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 - 맛, 음식, 요리, 사피엔스, 그리고 진화
조너선 실버타운 지음, 노승영 옮김 / 서해문집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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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관련된 음식이야기 중에 곧잘 등장하는 것이 지중해식단, 오키나와 식단이거나 포도주와 관련된 프렌치 패러독스 등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들 식단이라는 것이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 지역에서 나고 자란 것들을 섭취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기후와 지역에 맞추어 자란 동식물을 먹었을뿐이다. 그런데 이런 관점을 시대적으로 극한으로 밀고가면 구석기 시대 음식이 사람의 건강에 좋다는 결말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가 진화를 통해 바라본 건강한 음식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음식과 사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해 간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그 진화의 과정에서 인간의 몸에 큰 변화를 가져오거나 반대로 인간이 동식물의 진화에 큰 변화를 준 음식 10여 가지를 테마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어떻게 전 세계로 이동하게 되었는지를 증명하는 것은 바로 조개다. 인류의 조상들이  먹고 버린 조개더미를 찾아가다보면 인류의 이동경로가 나타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류가 바로 사람이라는 종으로의 변화를 가져온 것은 요리다. 인간을 인간이라 특징지을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로 바로 요리를 꼽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요리를 통해 소화기관이 작아지고 뇌는 커졌다. 그리고 인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켜준 것은 동식물을 길들이는 농업 덕이다. 빵과 고기가 근거로 들어진다. 인간은 또한 다른 류의 동물과 달리 감칠맛을 느낀다. 수프다. 쓴맛 세포는 35개에 불과하지만 향기를 맡는 세표는 400개에 달한다. 쓴맛을 인지하는 뇌의 수용체는 하나지만 향은 400여개가 각자 다른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생선에서 나는 냄새를 통해 우리는 먹어야 할 것과 먹지말아야 할 것을 안다. 이외 맥주와 포도주와 치즈, 채소, 양념, 후식 등이 거론된다. 이들 음식이 인간을 통해 어떻게 변해왔으며, 또한 이들 음식등으로 인해 인류도 어떻게 변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래도 혹여 진화사적으로 사람이 어떻게 먹는게 건강에 좋은가 궁금하다면 몇가지 팁을 찾아볼 수는 있다. 물론 저자가 '이렇게 먹으면 건강에 좋습니다' 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먼저 당연하게도(?) 고기를 많이 먹는 것은 좋지않다. 단백질의 과다섭취는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 간에 부담을 주고 잉여의 아미노산은 요산이 되어 신장에 부담을 미친다. 그리고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과당이다. 과일을 통째로 먹으며 얻는 과당은 섬유소를 비롯한 다른 소화과정으로 인해 과당을 천천히 흡수하도록 해주지만, 과당만첨가된 음식, 음료수라거나, 주스 등은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 과당은 과식을 막아주는 호르몬이 작동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신호기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과당은 오직 간에서만 대사되기에 많은 과당은 간을 혹사시킨다. 또한 포도당의 2배에 달하는 열량으로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웬만하면 자연적인 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 것! 정말 뻔한 이야기가 정답인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듯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가 진화사적으로 무엇을 먹어야 건강한지를 말하고 있는 책은 아니다. 반면 멈추지 않는 인구증가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인류는 과연 충분한 식량공급을 성취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음식과 인류의 진화를 통해 보면 인간사회라는 것은 음식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의 역사라고 볼 수도 있다. 인간은 다른 영장류와 달리 몸집이 큰 동물을 공동으로 사냥해 나누어 먹어왔다. 공동사냥과 배분은 협동을 필요로 하고, 그 과정에서 평판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인류가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해온 과정은 협동과 평판, 이를 바탕으로 한 권력과 배분의 역사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현대사회를 조명해보는 것도 유의미한 일이 될 둣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결말. 불어난 인구를 먹이고 지속가능한 생산이 될 수 있으려면 우리의 식량이 될 동식물의 진화를 가속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 방법은 바로 GMO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가 종자를 개량해 온 역사 또한 GMO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우리의 건강과 생태계의 위협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혹여 GMO가 문제 없다손 치더라도 인도 농민 수십만 명을 자살로 이끈 목화사건을 떠올려 보아야 한다. 거대한 자본이 필요한 GMO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한정되어 있고, 그 기업은 자신의 이익울 최우선으로 할 가능성이 높기에, GMO가 가져올 정치적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논의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인류가 동식물에, 동식물이 우리에게 어떻게 변화를 서로 주고받으며 미래를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와 인구증가가 가져올 문제들이 진화의 지속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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