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이라크 북부 중심도시 모술에서 벌어진 경찰 엘리트 부대 스와트의 마지막 임무를 다룬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가전이 짜릿짜릿하다. 모술을 점령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S가 거의 퇴각해갈 즈음, 스와트 부대가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실행하고자 한 마지막 임무는 무엇일까. 그 마지막 임무의 정체가 밝혀진 순간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전쟁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강추. 


2. 주인공 카와는 이제 갓 경찰이 된 지 두 달 째인 신참이다. 마약 등의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잡으려다 오히려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어디선가 총알이 빗발치고, 모든 대원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ISIS 대항 엘리트 부대 스와트가 등장한다. 카와는 엉겁결에 이 부대에 합류하고, 이들의 마지막 임무에 동참한다. 그런데 아직은 이들로부터 신임을 얻진 못했기에 그 마지막 임무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채 한걸음 한걸음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3. 영화 [모술]은 스와트의 마지막 임무가 무엇일지에 대한 궁금증을 안은채 달려간다. 마지막 임무를 이루기 위해 ISIS와의 시가지 전투가 끝없이 이어진다. 전투 장면은 과장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숨쉴틈 없이 쏟아지는 총알로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건물의 어디에서 날아올지 모를 총알에 대비해 스와트 부대원들의 총구는 다른 전쟁 영화 속 총구와는 달리 하늘을 향해 있다. 그들의 총구는 언제 땅으로 향할 수 있을까.


4. 영화 [모술]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프리카는 물론 중동의 국경선도 그 땅에 살고 있는 민족이나 구성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제국의 손익에 의해 제멋대로 그어졌다. 그로인해 이곳은 항상 분쟁의 씨앗을 품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슬람 극단주의의 무력 행사로 일상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모술] 속 스와트 부대원들의 눈을 통해 쿠르드족에 대한 시선, 이웃국가인 쿠웨이트에 대한 문화적 차이 등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뒷돈이 오가는 검문소와 담배와 무기의 거래 등 질서가 잡혀져 있지 않은 모술의 모습도 보게된다. 질서를 잡기 위해 미국의 힘을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슬쩍 들어볼 수 있다. 국가라는 것이 자신만의 힘으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 질서 속에서 움직여지고 있음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스포일러 주의

5. [모술]의 이야기는 잘 짜여져 있다. 영화 초반 스와트 부대원 중 한 명은 주인공 카와가 '가족이 없어서 결정한 것'이라는 말을 내뱉자 불같이 화를 낸다. 대장 자셈은 마지막 임무의 최종 선택을 자신이 내리지 않고 기어코 부하에게 맡긴다. 자셈은 주위의 쓰레기를 그냥 놔두지 않고 정리해서 쓰레기통에 넣는 버릇이 있다. 영화를 보면서 이들 장면들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지만, 영화가 종반부로 향하면서 그 의문들은 해답을 찾는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복선이었던 것이다. 


※스포일러

6. [모술]은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가족의 행복이 바로 국가 재건의 밑바탕이라는 것을 마지막 임무를 통해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 중반 대장인 자셈은 부모의 시체를 옮기고 있는 형제를 데려가려고 한다. 하지만 형은 끝내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남고자 하고, 동생은 새로운 희망을 꿈꾸며 자셈의 차에 오른다. 가족이 해체되는 현재의 모습이다. 자셈은 동생을 어느 한 가족에게 돈을 주고 맡긴다. 그 가족의 엄마는 동생을 포근히 안아준다. 불안함 속에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새로운 가족이 탄생한 순간이다. 동생은 모술을 재건하는 작은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스와트의 마지막 임무 또한 가족찾기다. 헤어졌던 가족이 만남으로써 희망은 싹트기 시작한다. 이들이 만나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안녕과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가슴먹먹하게 느끼게 된다. 최근 코로나19로 가족간의 불화가 늘어난다는 소식이 슬픈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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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거에서 걸려온 전화로 현재가 변하는 타임워프 영화. 현재에서 과거를 바꾸려는 주인공과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꾸려는 살인마의 대결이 흥미진진하다. 타임워프가 가능하다는 전제를 깔더라도 논리적 허점이 많지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어서 결말을 맺을지 궁금해 할 정도로 흡입력이 있다. 타임워프 소재와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강추. 


2. 어머니의 실수로 집에 불이 나 아버지가 죽고, 자신은 화상을 입었다고 생각하는 서연(박신혜 분). 임종을 앞둔 어머니를 만나러 돌아온 집에 전화가 울린다. 그런데 전화를 건 이는 21년 전 같은 집에 살고 있는 동갑내기 오영숙(전종서 분). 전화를 통해 우정을 쌓아가던 중 영숙이 아버지가 화재로 죽기 전, 가스불을 잠가 사건을 막는다. 이로 인해 뒤바뀐 현재. 서연은 부모님과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면서 영숙과의 통화시간은 점점 짧아진다. 그러던중 서연은 영숙이 어머니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서연이 이를 영숙에게 알려줌으로써 영숙은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영숙은 자신을 죽이려는 어머니를 죽임으로써 살인본능이 꿈틀대고, 이로 인해 연쇄적 살인이 일어나게 된다. 영숙은 자신이 연쇄살인마로 결국엔 경찰에 잡혀 무기징역을 받게된다는 사실까지 알게된다. 영숙은 과거 속 서연의 부모 목숨을 담보로 서연에게 증거가 어떻게 발견되었는지를 추궁한다. 과연 서연은 영숙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3.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쌓이고 쌓인 존재다. 즉 과거가 달랐다면 현재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을 다루는 영화들은 현재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달려간다. 터미네이터처럼 말이다. 영화 [콜]에서는 과거의 영숙이 행하는 사건들로 인해 현재의 서연에게 변화가 나타난다. 그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픽은 꽤나 공을 들였다. 하지만 변화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즉 21년의 세월이 모두 차곡차곡 변해진 것일텐데, 현재의 서연은 그 21년의 기억은 하나도 없고 여전히 현재의 기억들로만 가득하다. 즉 평행세계를 완전히 무시한 채 21년이라는 세월만 싸~악 바뀌는 것이다. 


4. 그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한번쯤 후회하곤 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우린 그 후회의 고통을 감당하지 않으려고 사건에 대한 기억을 왜곡시키곤 한다. 서연 또한 어렸을 적 화재에 대한 기억이 왜곡되어 있다. 우리의 기억을 믿지마라.


5. '사소한 것이 인생을 바꾼다' 영숙이 살인을 저지르며 한 말 중의 하나다. 영화 [콜]을 보고 있으면 과거의 힘이 얼마나 센지 알게된다. 영숙의 행위가 서연의 행위보다 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재는 다름아닌 미래의 과거다. 즉 현재의 힘 또한 미래보다 막강한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의 사소한 것 하나라도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우리는 미래를 [콜]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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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룡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아쉬움이 크다. 성룡 특유의 코믹 액션은 어설퍼졌고, 할리우드를 따라하고픈 마음만 가득해 보인다. 미국 만세를 외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마냥 중국 만세를 외치는 중국판 블록버스터가 되는건 아닐까 걱정된다. 


2. 런던, 두바이 등 해외로케를 통한 볼거리와 황금스포츠카와 항공모함 등의 눈요기가 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도 사람을 죽이지 않았던 성룡은 이제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방아쇠를 당겨야 할 때 격투를 벌이다가도 어느 순간엔 주저없이 총을 쏴댄다. 특수촬영보다는 온몸으로 부딪히는 액션도 나이를 먹은 탓일까, 와이어를 동원하는가 하면, 코믹한 맛도 사라졌다. 액션의 재미가 사라진 것이다. 물량공세를 펼치는 전투 장면은 과장된 표현이 눈에 거스른다. 편집은 마치 중간광고를 계산한듯 중간중간 페이드아웃으로 흐름이 뒤틀어진다. 


3. 캡틴 아메리카를 이기는 캡틴 차이나가 등장하고, 영화 속 악당에게는 중국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일갈한다. 마치 중국 만세를 외치는 애국 영화처럼 보인다. 중국의 사설경호업체 '뱅가드'가 미국의 항공모함을 구한다는 영화의 결말 또한 억지로 갖다 붙인듯 부자연스럽다. 성룡 영화는 무조건 믿고 본다는 믿음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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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협영화를 좋아하거나, 장혁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추천. 납치된 딸을 찾아나선 조선 검객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액션은 무난한 편이다. 강한 임팩트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어떤 이는 [테이큰]으로, 다른 이는 [아저씨]와 비교하지만, 개인적으론 [최종병기 활]을 떠올리게 만든다.


2. [최종병기 활]은 700만 관객을 넘기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관객몰이가 쉽진 않지만, [검객]은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그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최종병기 활]의 주인공은 '활'에 있었지만, [검객]의 주인공은 장혁이라는 인물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3. [최종병기 활]에서는 다양한 활이 등장해서 각자의 개성을 뽐낸다. 육량시와 애기살 등이 서로 다른 특징을 발휘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게다가 "활이란 바람을 이기는 것"이라는 명대사도 탄생했다. 반면 [검객]에서는 다양한 검이 등장하지만 그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한다. 장혁이 지니고 있던 끝이 갈라진 검은 왜 그 모양이어야만 했는지 기억에 전혀 남지 않는다. 다만 검과 총의 싸움에서 드러난 장혁의 움직임은 꽤나 인상적이다. 


※스포일러 주의

4. 그렇다면 [검객]은 이야기나 인물에 촛점을 맞춘 영화였을까. 글쎄... 이야기는 너무 상투적이다. 반전을 주기 위해 딸이 자신이 모시던 왕의 아이였다는 설정은 그다지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장혁과 정만식이 정신적 버팀으로 삼았던 '무인'에 대한 성찰도 감동에 이르기에는 다소 부족해보인다. 검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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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과 중국의 합작 뮤지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연상시킨다. 귀를 사로잡는 주제가와 주인공 페이페이, 토끼 번지와 벌레 고비 등등 캐릭터도 인상적이다. 중국의 도교 경전 <포박자>에 나오는 유명한 항아 전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달에 사는 방아찧는 옥토끼도 이 전설의 조연이다. 항아의 이야기는 비극이지만 [오버 더 문]은 이 비극을 이겨내고 삶과 사랑을 찬미한다. 아이들과 함께 보기 좋은 가족 애니메이션으로 적극 추천.


2. 페이페이는 어렸을 적 어머니를 잃는다. 어머니는 그녀에게 달에 사는 선인 항아 이야기를 줄곧 해주었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가 친이라는 개구쟁이 아들을 둔 새로운 연인을 만나게 되고, 한 가족이 되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페이페이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아직도 가슴에 남아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던 중 중추절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고모가 항아의 전설은 모두 지어낸 것이라 말하자, 실제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로켓을 만들어 달로 향한다. 달에는 실제 항아가 실존했고, 다양한 생물체들이 그들만의 달나라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3. 하지만 달나라는 기대만큼 행복한 곳이 아니었다. 항아가 자신의 연인 예와 헤어져 홀로 달나라에 남겨진 탓이다. 항아는 불로의 삶을 살고 있지만 예는 이미 죽은 존재. 하지만 옥토끼가 만든 선약과 항아와 예가 반으로 나누었던 옥가락지를 다시 합하면 예를 만날 수 있다. 항아는 예를 만날 날만 고대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버 더 문]은 페이페이가 달나라에 와서 선약과 옥가락지를 한데 합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4. [포박자]에서는 활의 신 예가 12개의 달의 정령 중 11 정령을 활로 쏴 죽인 탓에 인간이 되는 형벌을 받는다. 그통에 선인이었던 부인 항아도 인간이 되었다. 그러던 차 예가 곤륜산의 서왕모에게 불사의 약을 받아온다. 이 약은 혼자 다 먹으면 신으로 돌아가고, 둘이 반씩 나눠먹으면 불로장생한다고 한다. 예는 항아에게 이 약을 전부 주고, 항아는 다시 신이 된다. 하지만 옥황상제는 혼자 신이 된 항아가 괘씸해서 달나라에 가두어버린다. 홀로 달에 남아 살게된 항아의 비극으로 전설은 끝이 난다. 


5.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하림의 노래 제목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세상이 꺼져버린듯하다. 하지만 암흑같은 세상 속에서 줄곧 살아갈 순 없다.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이도 이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살아남은 자는 죽은 이 또는 헤어진 이를 가슴에 품고서 또다른 사랑을 품으며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 그에겐 남겨진 생애가 있기에. [오버 더 문]은 죽음과 이별이라는 상실의 고통을 이겨내는 길은 역시나 사랑 밖에 없음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남은 생애가 어둠 속에 홀로 외로이 남겨져서는 안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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