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믹액션 하면 떠오르는 것은 성룡이다.(옛날사람인가? ^^;) 액션의 움직임 그 자체가 웃음의 요소가 된다. 그렇다고 슬랩스틱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고난위도의 액션이 함께 하기 떄문이다.

성룡과 결이 다른 코믹액션으로는 주성치가 있다. 주성치의 영화를 코믹액션으로 분류하는 것은 마땅치않다. 코미디 + 액션에 가깝고 좀 더 나눠보자면 코미디에 방점을 찍는 액션이다. 액션의 움직임에서 웃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액션의 표현이 과장되어서 웃기다. 슬랩스틱에 가까울 수 있다. 하지만 떄론 정통액션을 보여주기도 한다. 주성치 웃음의 포인트는 액션에 있기 보다는 오히려 이야기의 상황에서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

 

2. 권상우가 표현해내는 코미디는 성룡보다는 주성치에 가깝다. 즉 코믹액션이라기 보다는 코미디+액션 쪽이다. [히트맨]또한 그렇다.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웃음의 포인트로 삼는다. 액션은 화려하게. 다만 황우슬혜의 깜짝 액션은 티나는 와이어액션으로 코믹을 품고 있다(요즘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이런 티나는 와이어 액션을 코믹한 소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영화 [시동]이나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등)

하지만 주성치의 코미디는 이야기의 흐름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지만, 권상우의 코미디는 이애기의 흐름과는 관계없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즉 웃음이 터지는 장면을 빼버려도 이야기 전개상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권상우식 액션은 그래서 성룡과 주성치 사이 애매하게 자리잡고 있다. 뭐, 그것이 그만의 특징이라고 포장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3. [히트맨]은 전직 국정원 암살요원 준이 죽음으로 위장해 평소 자신이 꿈꾸었던 만화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악플만 잔뜩 달리는 천덕꾸러기 신세다. 그러던차 술김에 딸이 조언한대로 자신의 국정원 경험을 웹툰에 실어버리면서 사건이 커지게 된다. 이 웹툰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비밀정보가 만천하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4.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말한 소감은 [히트맨]에서도 적용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준의 개인사가 가장 창의적인 것으로 빛을 발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의 비밀프로젝트를 누가 경험, 아니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비단 이런 특별한 경우만은 아닐 것이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라 함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자신만의 것이기에 창의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그 창의적인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문제인 셈이다.

 

5. 다른 누군가의 관심을 끄느냐 끌지 않는냐는 실상 중요하지 않다. 다만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말 가장 창의적인 지를 돌아볼 필요는 있을성싶다. 지금 나의 삶이 사회나 시대가 요구하는 판에 박힌 듯한 삶을 살아가는 기계같은 삶, 또는 기계의 부속품 같은 삶은 아닌지 말이다. 영화 [히트맨]이 이런 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장 개인적인 것을 향한 개인적 소망을 위해 자신의 과거를 던졌던 준에게서 이런 향기를 맡을 수는 있겠다. 

 

6. 그냥 피식 웃으며 현실을 잠깐 잊어버리고 싶다면, 가벼운 코미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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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소마]는 유럽의 잘 알려지지않은 한 공동체마을의 9일간 벌어지는 축제에 초대된 6명의 친구들 이야기다. 자연과 조화롭게 살며 순환의 가치를 지닌 평화로운 마을처럼 보였던 첫인상은 사라지고, 점차 죽음의 공포가 그들을 둘러싼다. '한낮의 공포'라는 평을 듣고 있는 이 영화는 인류학적 고찰을 떠오르게 만든다.

 

교통의 발달을 넘어 통신의 발달로 이제 지구는 지구촌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앟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서로를 이헤하지 못하는 문화적 풍습이나 전통, 제도를 통해 서로 다름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 다름은 배척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이다.

 

이 공간적 다름과 함께 시간적 다름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고려장이나 씨받이와 같은 풍습은 이땅에 살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이었다.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고 하지만 알게 모르게 이 풍습은 다른 모습으로 우리 주위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요양원에 내버려진(짐으로 생각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소수의 사람들) 노인들과 출처를 알 수 없는 인공수정 등은 또다른 고려장과 씨받이가 아닐까.  

 

어쨋든 이런 풍습, 제도의 다름은 삶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와 깊은 연관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마치 종교적 차이로도 인식될 수 있는데, 영화 [미드소마]는 철저히 폐쇄된 한 공동체를 통해 삶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를 묻고 있다. 

 

인생은 18년 주기로 봄, 여름, 가을, 겨울처럼 순환하기에 새로운 봄을 위해 겨울이 끝나는 72세에 스스로 기꺼이 죽음을 택하는 사람, 남녀간의 사랑이란 결국 후손을 낳는 수단이기에 사랑이라는 감정의 소모 대신 수정을 위한 의식만을 행하는 사람, 독립된 개체가 겪는 외로움과 고통 대신 모두가 하나로 서로에게 기대는 사람들, 

 

[미드소마]는 이런 가치의 다름이 외부인에게 폭력과 죽음으로 다가오는 축제가 될 수 있음을 긴장을 극대화하며 그려내고 있다. 문화나 인식의 차이가 어떻게 공포를 낳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다름이 이해의 대상을 넘어 공포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과연 우리는 이 공동체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공동체가 지향하는 삶과 죽음, 사랑,연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혹시 저출산률에 높은 이혼률과 자살률을 지닌 우리는 다른 집단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지는 않을까. 거침없는 죽음과 섹스의 묘사가 이런 질문들을 잊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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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 26일 궁정동의 총성은 박정희 유신체제의 끝을 알렸다. 역사적 사건이기에 문학작품의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방아쇠를 당긴 김재규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사건은 다각도로 읽힐 수 있다. 몰룬 이 시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있기도 하다.

 

10.26 사건을 다루는 방식은 다양할 것이다. 사건 당일만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수도 있고, 그 사건의 직접적인 계기가 될 만한 기간만을 잘라서 다룰 수도 있다. 아니면 유신체제 이후부터 다루는 것도 가능하다. 극의 전개 또한 사건 당일로 시작해 과거로부터 다시 거슬러올라갈 수도 있고, 애당초 과거로부터 10.26에 다가갈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10.26에서 거꾸로 시간을 거슬러 갈 수도 있겠다.

 

극의 전개는 10.26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다소 김재규의 시선이 중심에 서 있다. 10.26 이후 전두환의 발표가 김재규를 바라보는 관점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많은 평가가 이 발표의 영향 아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차지철과의 권력싸움에서 밀려나 권력의 2인자라 할 수 있는 중앙정보부장으로서의 위치가 흔들린다는 위기감이 그를 자극시켰다는 평 말이다.

 

하지만 영화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김재규의 재판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이는 영화 속에서 김재규가 계속해 "우리가 혁명을 왜 했느냐?"는 질문을 내뱉음으로써 10.26이 꼭 우발적인 사건인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는듯 보인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김재규의 시선으로 살짝 기울어져 전개되면서도, 꼭 그렇지 않은듯 전개된다. 이 부분이 영화의 매력일 수도 있겠고, 반대로 영화의 힘을 다소 떨어지게 만드는 부분일 수도 있겠다.

 

여기에 마치 [그것이 알고싶다]류의 '이아고'라는 정체가 영화를 미스테리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권력의 2인자라 자부하는 남산의 부장들 뒤에서 코웃음치며 진짜 2인자로 언제든 최고의 권력을 움켜쥘 수 있는 존재. 영화 속에서는 전두환이 '이아고'인 듯 묘사된다. 대중의 흥미를 끄는 음모론일지, 타당한 의문 제기일지 이아고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는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진짜 속마음은 알 수 없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추천한다. 하지만 역사의 평가는 냉혹하다. 냉혹한 평가에 더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면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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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NS속에 친구들은 다들 행복해보인다. 더 나아가 잘나보이기까지 하다. 그에 비하면 나의 모습은 초라하고 우울하다.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밖에서 타인들을 만나는 대신 게임속으로 빠져든다. 게임 속에서의 나는 막강하다. 원하는 것을 내 뜻대로 쟁취해낼 수 있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곳은 현실의 공간이 아니라 게임 속 공간이다.

 

2. [쥬만지 넥스트 레벨]은 마치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러기에 필요한 것은 자신감을 키워줄 막강한 캐릭터다. 그런데 이번 쥬만지 편에서는 주인공들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캐릭터로 바뀌어 게임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어긋난 캐릭터가 주는 유머는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붆다. 

 

3. 오락영화에서 액션이 빠지면 안될 말. 타조와 원숭이의 추격신은 나름 단조로울 뻔한 캐릭터 뒤바꿈을 통한 말장난(?) 류의 전개에 활력을 준다. 액션의 맛이 엄청 통쾌한 것은 아니지만, 즐길만은 하다.

 

4. 그래서 우리는 게임속에 빠져 살아가야하는 걸까. 우중충한 현실 속의 나를 잊기 위해 말이다. [쥬만지 넥스트 레벨]은 공자님 말씀처럼 결론에 도달한다. 친구란 꾸밈없이 만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는 이들이 바로 진정한 친구라고 말이다. 그러니 게임에만 빠져 있지 말고 게임 속에서 나와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라. 

 

5. [쥬만지 새로운 세계] 등 전편을 통해 캐릭터를 미리 알고있는 사람들에겐 캐릭터 뒤틀기의 재미가 솔솔. 전편을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기에 액션과 유머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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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쟁의 참담함이나 전쟁 속에서 비쳐지는 인간성에 대한 고찰이 아니라, 오락영화로서의 전쟁영화를 원한다면 [미드웨이]가 딱이다.

2. 영화 [미드웨이]는 약 20년전 상영됐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영화 [진주만]과 비교되어질 수밖에 없다. 시대적 배경은 물론이거니와 전쟁장면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미드웨이]는 [진주만] 이후의 상황 중 [미드웨이] 섬을 둘러싼 미국과 일본의 해상전을 다룬다.

 

3. 전쟁신은 세월이 흘러간 만큼 발전된 CG 덕에 훨씬 사실감있게 그려진다. 전투기와 항공모함, 전투함과 잠수함 등에서 쏟아지는 총알과 포, 어뢰,폭탄은 마치 게임 속 주인공마냥 생동감있게 표현돘다. 사실 이런 전투장면만으로도 오락영화로서의 매력은 충분하다.

3. [진주만]은 전쟁 속에서 어긋난 사랑의 삼각관계가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미드웨이]는 전쟁 그 자체가 핵심이다. 주인공은 당연 극중 분량으로 판단컨데 전투기를 모는 조종사일듯 생각된다. 하지만 전쟁을 수행하는 모든 병사들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술을 짜고, 실제 전투에서 현장에 맞춘 전투를 행하고, 동료를 위해 희생하고, 배려하며, 응원하는 모든 군인들이 주인공이다. 이중어느 하나라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전투에서 승리할 수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4. 영화 속 [미드웨이]에서 일본이 패한 것은, 해군과 육군의 알력싸움, 상대를 얕잡아보는 오만함 등으로 표현되어지고 있다. 혼연일체, 믿음이 전쟁에서 갖는 힘을 보여주기 위한 반증으로 비쳐진다. 

 

5. 매일 전쟁같은 삶을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자리에서 누구나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사회는 제대로 굴러가지 못할 것이다. 범위를 좁혀 하나의 기업을 들여다봐도 마찬가지다. 이번 신종코로나로 중국 공장이 멈추자 한국의 자동차 공장이 움직일 수 없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물론 자동차의 핵심은 엔진이지만, 하찮다고 여기는 부품 하나라도 빠지면 자동차는 만들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왜 현실에선 귀천을 나누고 대접을 크게 달리하는가. 영화 [미드웨이]가 묻는 듯하다.

 

6. 게임마냥 전쟁신의 짜릿함과 스케일을 느끼고 싶다면, 이에 더해 전쟁에서 믿음이 갖고 있는 힘에 취하고 싶다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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