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선덕여왕에 나오는 비담은 그 스승인 국노에게 버림받았다. 생명을 귀하게 여길 줄 모른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덕만공주가 그의 측은지심을 이끌어낸다. 국노는 비담이 덕만공주를 따르도록 부탁한다. 그 길만이 비담을 구원으로 이끌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피에타는 성모 마리아가 예수를 끌어안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마리아의 표정과 예수의 축 처진 몸은 보는 이로 하여금 측은지심이 일어나도록 만든다. 가엾어 하고 어엿삐 여기는 마음. 구원의 출발점은 바로 그 마음이다. 

측은한 마음이 일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두 팔을 벌려 뭇 생명을 안을 수 있다. 구원은 사후에 선택받는 것이 아니라 생전에 품어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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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융프라우 








이탈리아 베네치아 



길은 만남이다. 땅이 됐든, 물이 됐든, 하늘이 됐든 길은 만남을 가져다준다. 반대로 만남의 열정이 길을 만들기도 한다. 스위스 융프라우나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인간의 그 뜨거운 열정을 느끼게 해준다. 3000m가 넘는 고도에서 바위를 뚫어가며 철길을 놓거나, 바다 위에 도시를 만들어 수로를 만드는 노고 속에 사람들의 그 염원이 녹아 있다.  

난 어떤 만남을 기대하며 인생의 길을 걷고 있는가. 자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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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펠탑






트레비분수 

 

빛이란 참 묘하다. 숲속 나무들 사이로 내비치는 햇살은 신비감을 준다. 교회 스테인드글라스를 거친 햇빛은 화려하다. 자연의 빛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파리의 에펠탑은 빛이 들어오기 전 철골구조물의 묵직함이 조명과 함께 사라져버린다. 해질녘 조명이 막 들어올때의 느낌과 어두워진 후의 모습은 다소 차이가 있다. 쇠의 차가움 대신 빛의 따스함이 스며든다. 로마의 트레비 분수도 조명과 함께 변신을 한다. 한낮의 분수는 그 크기에 압도되지만 밤중의 분수는 조명과 함께 심장을 뛰게 하는 물소리를 느끼게 해준다.  

누군가에게 빛이 된다는 건 바로 이런 뜻이련가. 따스하고 아름답게 변신할 수 있는 힘을 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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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루체른 

 



스위스 융프라우 



스위스 루체른 



 

백조와 젖소. 풍경을 완성하는 마침표였다.  

선입견일수도 편견일수도 있겠지만, 동물들의 표정에도 그 나라의 국력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캄보디아에서 봤던 고양이나 강아지는 빼빼 마르고 기운이 없어보였지만, 스위스에서 마주친 백조와 젖소에게선 여유가 느껴진다. 그 나라의 풍요로움이 동물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동물들의 표정 속에 드러나는 평온함이 풍경과 어우러져 마침내 사진을 완성시켜준 듯한 착각마저 든다. 
 

경제력과 행복지수가 비례관계인 것은 아니지만, 일정수준의 즉 굶지 않고살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지닐 때까지는 행복의 크기도 커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커진 행복은 개인을 넘어 사회로, 인간 사회를 넘어 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그렇기에 환경에 대한 깨우침도 먹고 살만했을 때 찾아오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은가. 

행복도 전염이 된다면 신종플루보다 더 강력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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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10-13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사진을 좀 더 오래 두고 보고 싶어서 제가 제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지정해놓았는데 괜찮겠지요? 미리 감사합니다 ^^

하루살이 2009-10-14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스위스 루체른에서 인터라켄 가는 기차 안에서 무지개를 봤다. 7년여전 일본 센다이에서 우연찮게 쌍무지개를 본 이후 이국땅에서 무지개를 본 건 두번째이지만 이번 무지개가 훨씬 각별하게 다가왔다. 루체른의 풍경을 비속에서 바라보면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먹구름에 가려진 태양 탓에 옥색 물과 새파란 하늘을 마음껏 감상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날씨를 원망하고 있었던 차였다. 

그런데 잠깐 내비친 햇빛 사이로 무지개가 떴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무지개는 비가 온 뒤에 뜨는 것임을 새삼 느꼈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듯이 비가 온 뒤에 무지개도 뜨는 것이다. 



무지개를 구경한 후 1시간 뒤 인터라켄을 앞에 두고 옥색 호수를 만났다. 비가 그치고 태양은 아직 찬란한 빛을 뽐내진 않았지만 호수는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았다. 물이 이런 색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장인이 연장을 탓하지 않듯 아름다운 자연도 날씨를 탓하지 않은 것인가. 아름다움은 애써 꾸미려 하지 않아도 언제나 아름다울 뿐이다. 그 옥빛이 벌써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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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2009-10-13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맞아요. 정말 그림이죠.
뽀샵 할 실력도 안돼 그냥 올린 사진들인데도 이정도이니...
그냥 푹 한달 정도만 살다 왔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