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으나 <위대한 탄생 시즌 1>에서 우승했던 백청강은 예선에서 이런 평을 들었다. "평범한 톤, 흔히 들을 수 있는 목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열정과 노력이 그를 정상에 서게 했다. 물론 그의 성장배경이 우승을 하는데 한몫 했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우승하면 바로 데뷔할 정도의 보석을 찾아내는 <슈퍼스타K>와는 달리 <위대한 탄생>은 멘토라는 제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반면 는 각 기획사를 대표하는 3인이 최고의 연습생을 뽑는듯이 보인다. 마치 훌륭한 원석을 발굴해내 나중에 찬란한 보석을 만들어 보이겠다는 투다. 즉 '타고난' 아이들을 뽑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타고난' 재능을 뽑고자 하는 것이 <위대한 탄생 시즌3>에서도 주 흐름으로 나타난 듯하다. 이것은 열정이나 노력은 이제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이 되버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타고난' 목소리, 톤, 끼가 있어야 심사위원들의 눈에 들 수 있는 것이다.

 

2.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논어 옹야편에 나오는 글이다. 흔히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정도로 이해한다. 그리고 바로 이런 맥락에서 한때 이영표를 비롯해 운동선수들의 단골 인터뷰 내용이 되기도 했다. "운동장에서 즐기고 싶다." 내심 이기고 싶은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즐기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것에 동감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시절이 수상해진 탓일까. 마음껏 즐기거나 <미쳐야 미친다>고 외치기 보다 타고남이 우선으로 보이는 시절이 도래한 듯하다. 죽어라 노력해도 안되는 일을 자꾸 마주치다 보니 일어난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3. 열정이 노동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청춘의 열정을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려는 사람들이 많다. 열정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 제도가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탓이다. 그래서인지 모르겠다. 열정이 사업이 되라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고 충고하는 말들이 넘쳐나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열광하는지 잘 알지못한다. 우리가 받아온 교육은 자신의 재능을 알아채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의 싸움에서 지지 말라는 것이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또는 평가하는 심사위원들의 눈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내가 '타고난'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그것을 위해 미칠 수 있을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그런 눈을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런데 그런 눈은 그냥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우리는 우리 몸뚱아리를 가지고 몇년, 몇십년을 살아오지 않았는가. 천천히, 그리고 찬찬히 나를 돌아보자. 내가 '타고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그리고 그것에 몸을 맡겨보자. 밥벌이의 험난함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을지 모르지만 위대한 탄생의 꿈마저 잃는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나는 나를 캐스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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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두타산 쌍폭포

 

모든게 얼어붙었다. 한강도 그 출렁거림의 자태 그대로 멈춰섰다. 산 중의 폭포도 꼼짝하지 못한다. 언다는 건 마치 시간이 정지한듯한 인상을 준다.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즉 변화가 없다는 것은 시간이 사라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삶도 얼어붙어 있는 것은 아닌지 연초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변화없는 일상의 되풀이. 물론 안정적인 삶이라는 자양분 속에서 행복을 키워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왠지 모를 권태가 느껴지는 단어다. 느림이 주는 여유가 아니라 바삐 돌아가지만 반복되는 것, 그래서 내가 어디 서 있는지조차 가끔씩 잊어버리게 하는 것. 우린 얼음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님 나를 얼려버리고 얼음 속에 갇혀 지내온 것은 아닐까.

수십년 만의 한파 속에서 내 몸과 마음이 온통 꽁꽁 얼어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살아움직인다는 것, 그것은 얼음을 깨고 봄을 부른다는 것이다. 변화의 싹을 틔운다는 것이다. 그래, 기지개 한번 켜고 봄을 불러보자. 세상이 온통 얼어붙어 있다 하여도.

 

 

 

 얼어붙은 꽃망울 속에서도 봄은 움트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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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자리엔 흔적이 남습니다.

폭풍우로 인해 나무가 쓰러지기도 하고, 거센 파도에 휩쓸려 해안도로가 무너지기도 합니다. 지나간 것들이 너무나 거대하기에 남겨진 흔적도 큰 상처를 남기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부드러운 봄바람에 꽃망울이 터지기도 하고, 잔잔한 파도가 지나간 모래사장 위엔 아름다운 무늬가 만들어지기도 하지요. 따듯한 어루만짐 뒤에는 아름다우면서도 새로운 무엇인가가 탄생합니다.

 

 

그렇다면 사랑이 지나간 자리엔 어떤 흔적이 남아있을까요. 

폭풍우같은 정열적인 사랑이 끝난 자리엔 가슴을 후벼파는 생채기만 남아있을까요. 사람의 체온처럼 크게 변하지 않으면서도 따스했던 사랑이 아련하게 떠나가면 아름다운 추억만이 고스란히 빈자리를 차지할까요.

사랑이 지나간 자리의 흔적은 사랑의 크기와 별 상관이 없어보입니다. 아주 작은 생채기도 마음을 도려낸 듯한 큰 상처도 아프긴 매 한가지이니까요. 더 큰 아픔이란 그저 산수일 뿐입니다. 아픔에는 더 큰 것도 작은 것도 없어보입니다. 다만 언제쯤 상처가 아물지 그 시간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러나 절대 비례관계는 아니라는 것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만듭니다. 흔적은 끝끝내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않는 법이니까요. 그 흔적이 아름답게 남아있기만을 빌 뿐입니다. 저주의 말을 내뱉지 않는, 미워하지 않는, 서러워 않는, 그래서 비온 뒤 해가 뜨면 무지개라는 흔적을 남겨주듯. 그렇게 사라져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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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다는 건

 

얼음같은 물에 담근 손을 빼지않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도 오지않는 고장난 기차를 기다리는 것처럼

 

저 문 밖으로 뛰쳐나가지 않는 것

누군가의 뺨에 손을 대지 않는 것

상대의 입술을 눈동자를 지긋이 바라만 보는 것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 감추었던 말을 끝끝내 꺼내지 않는다는 것

 

그렇게 참다 참다

참 나

멍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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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에 있어서 3소식이 중요하다. 3소식이란 少食 素食 笑食 을 말한다. 적게, 소박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먹는 것. 이것이 건강의 밑바탕이라고 한다. 그런데 단 한끼라도 3소식을 행하기가 무척 힘들다. 식탐 때문이기도 하며, 함께 먹는 사람과의 관계 때문이기도 하며, 직면한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진정 3소식을 원하는지도 문제다. 건강 대신 쾌락을 원하는 욕망을 쉽게 이겨내지 못한다. 그래서 건강한 먹기는 건강한 신체를 가져옴과 동시에 건강한 마음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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