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베리밭 가장자리에는 뽕나무가 한 그루 있다. 주위에서 없애라고 한 것을 일부러 놔 둔 것이다. 1석 3조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봄에 나는 뽕잎은 따서 나물로 먹으면 정말 맛있다. 두번째로는 블루베리가 익을 때쯤 오디도 익어가는데, 이것으로 새를 유인하기 위해서다. 즉 블루베리 먹지 말고 오디를 먹으라고 유혹하는 것이다. 세번째로는 오디를 직접 따서 잼을 만들어 먹는 것이다.


올해는 뽕잎나물을 많이 해 먹지 못했다. 풀을 베느라 뽕잎 따는 것을 한 번 밖에 하지 못해서다. 뽕잎을 따서 먹으면 한여름 뽕잎이 너무 많아져 병이나 벌레가 많이 꼬이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다.
올해도 오디는 흐드러지게 열렸다. 뽕나무를 놔 둔 두번째 목적이 좋은 효과를 보아야 할 터인데, 실제론 참새들의 은신처가 되는 듯하다. 오디를 먹는 측면도 있지만, 몸을 숨기는 목적으로 뽕나무를 찾아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참새가 먹고도 남을만큼 오디가 많이 열렸기에, 나도 조금 챙겨 먹는다. 더 많이 챙길 수도 있겠지만, 오디를 따는 일도 꽤나 품이 많이 든다. 일일이 손으로 하나씩 따야 하기에 꽤 귀찮은 일이다. 참새와 나눔도 목적이지만 오디 따는 일에 힘을 다 쓸 수는 없기도 해서 한 바구니 정도만 수확한다. 이 정도만 수확해도 잼으로 만들면 2리터 정도는 거뜬히 나온다.

오디는 믹서로 갈아서 곱게 만든다. 잼을 먹을 때 취향에 따라서 가는 정도를 맞추면 된다. 열매가 씹히는 것을 좋아한다면 짓이기는 정도로, 부드러움을 좋아한다면 주스를 만들듯이 갈아주면 된다. 개인적인 취향은 이 중간 정도여서, 믹서기로 얼음을 분쇄하는 정도로만 갈았다.

여기에 설탕을 오디의 8할 정도 부어준다. 설탕을 부어주면 물이 생기면서 흡사 젤리같이 되는데, 이렇게 된 것을 냉장고에 넣고 하루 정도 숙성시켜 준다.


숙성된 오디즙을 후라이팬으로 옮겨 졸여준다. 15분 정도 졸인 후 레몬즙을 조금 첨가하고 다시 10여 분 더 졸여준다.

물로 끓여서 소독한 유리병에 뜨거운 잼을 옮겨 담으면 만들기 끝. 보리수잼에 이어 오디잼까지. 올해는 잼이 풍년이다. 블루베리 단골손님과 친구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기에도 족할 만큼 만든 듯하다. 품은 많이 들지만 만들어 놓고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잼 만들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