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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암
정채봉 지음, 정현주 그림 / 동쪽나라(=한민사) / 2000년 4월
평점 :
품절
오세암은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곳에 전해지는 전설을 각색해서 지은 것이 이 정채봉님의 오세암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동화작가로 유명한 정채봉님의 글은 오세암을 통해 처음으로 접했습니다. 길손이와 눈먼 누나 감이 남매의 단편 이야기입니다. 동냥을 얻어 살아가던 남매가 스님과 함께 살게되고 겨울에 길손이와 스님이 암자에 수행하러 갔다가 혼자 남게된 길손이는 관세음보살님과 함께하며 나중에 부처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중이라는데 무척 기대가 됩니다.)
길손이가 주인공인데요. 어린 아이 답게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참으로 맑고 순수합니다. 장난이 심하긴 하지만... 길손이의 그런 면을 통해 어른들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순수함을 우리는 잃어버리고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울러 너무 많은 욕심을 지니고 있다고도....
개인적으로 길손이가 부처가 되는 것도 좋겠지만(생과 사 그리고 모든 욕심으로부터 초월한다면) 혼자 남을 감이를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그 어린 감이는 자신의 유일한 동생읽은 것이잖아요. 그녀한테 지금 당장의 부처보다는 동생이 더 필요할테니까요..아무리 부처가 되서 남들은 잘됬네 어쩠네 해도....
마지막에 감이가 연기를 잡아 줘요...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저는 울고 말았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요....
p.s. 문장이 참 이쁜것 같습니다. 스님의 머리보고 머리카락씨가 없는 사람이라는 둥, 옷 색깔보고 맛없는 풀죽 색이라는 둥...작가 정채봉님은 어른일텐데 어떻게 이렇게 맑고 순수한 말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 정말 신기합니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