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함과 개그를 동시에 가진 만화.

광수생각 1
박광수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8년 8월

조선일보에 처음 연재할때까지만 해도 뭐 이런 만화가 다 있어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신문에 보이는 네칸의 흑백으로 그려진 간단한 만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코믹해보이지도 않고 훤한 바탕에 칼라로 신뽀리라는 인물....처음에는 눈길을 끌려고 하는지 약간 코믹하게 나갔는데...(가끔씩 너무 오래된 유머로 만화를 구성해서 썰렁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뒤로 갈수록 그냥 웃을 수 많은 없는 뭔가 철학적이고 한번쯤은 생각해 볼 만화를 많이 그리더군요...부모님에 대한 사랑이나 소외된 자들에 대한 것들요..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내용을 갖다가 그려놓고 제일 밑줄에 한줄을 써서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형식으로요...

특별히 광수생각에 열광하는 독자는 아니지만 재밌게는 보았습니다. 특히 닐 암스토롱과 토끼이야기요..토끼가 암스트롱의 가면을 쓰고 지구에 도착하다니....정말 기발했습니다.

단행본은 무척 깔끔하더군요. 만화책같지 않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디자인해서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이라고 할까요? 몇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그 챕터앞에는 빼곡하게 박광수에 대한 글이 씌어져 있죠..읽지도 않고 넘어가신분들도 많겠지만..(거기 읽어보면 박광수님이 겉으로 보는 거랑 완전히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좀 순해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라던가..약속을 잘 안지키더라.든다....물론 욕은 아니구요...)

개인적으로 요즘에 신문에 나오는 광수생각보다 단행본에 담긴 광수생각이 훨씬 더 나은 것 같네요. 너무나 광수생각에 익숙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요. 솔직히 궁금합니다. t의 의미가....

아이들이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ㅣ 삼성 어린이 세계명작 26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송재호 그림, 정진숙 옮김 / 삼성출판사 / 2001년 7월

요즘 수업때문에 어린이 책을 많이 읽는데요..먼저 어른용책으로 읽은 다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과연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 무엇을 느낄 수 있을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문장상 쉽게 쓰여져 이야기 파악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그 안의 주제나 어떤 배경같은 것, 주인공의 심정같은 것은 아이들이 보기에는 좀 어려운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 그렇게 감명깊게 읽지 못했지만 17세기에 이 책의 베르테르와 똑같은 복장을 하고 자살했다는 사람이 많다는 것 보니 이 책이 인기가 있긴 한 것 같습니다. 유부녀를 사랑하게 된 베르테르의 고뇌에 대한 내용인데요.(짝사랑이죠.) 제가 베르테르같은 상황에 쳐해져 있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책에 푹빠져 들어 읽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하여튼 문학작품답게 심리묘사가 무척 치밀하더군요. 그래서 졸 질리는 듯 하긴 했지만...그래도 아이들 대상의 이책은 나은 듯 싶습니다. 어른 책은 삽화도 하나 없이 글씨만 빽빽한데...

진짜 소재나 트릭이 기발하지 않나요?

죽음을 건 홈스 ㅣ 대일출판사 세계명작 시리즈 62
코넌 도일 지음 / 대일출판사 / 2001년 1월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아무래도 얼룩끈과 붉은 머리털 클럽인데요..정말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너무 기발하지 않나요?

특히 붉은 머리털 클럽...어느날 홈즈의 집에 불타는 듯한 붉은 머리를 가진 사람이 찾아옵니다. 자신이 하던 일을 더 이상 못하게됬는데..아무래도 이상하다고...붉은 머리털을 한 사람을 찾는 일에 응해서 뽑힌 그는 하루종일 사전을 베껴쓰고 돈을 받습니다. 그런데...어느날 그 일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됬다고...

그리하여 홈즈는 수사를 시작하고 그 사건의 전말을 알게됩니다. 그 붉은 머리털 클럽의 사람들은 꿍꿍이 속이 따로 있었던 거죠. 사실 앞부분 읽을때까지만해도 이런 전개는 생각도 못했었습니다.(얼룩끈의 경우 그래도 방 사이에 있는 작은 구멍같은 거랑 소리가 나지 않는 벨끈..같은 단서를 좀 남겨주더니만 붉은 머리 클럽에서는 그 조차 없이 셜록 홈즈가 조사를 나갔다 돌아와서 설명해주는 내용으로 진행되죠.) 읽으면서 빠져들었죠..
과연 그들은 왜 붉은 머리 클럽을 만들고 왜 그에게 사전 베끼는 일처럼 아무 의미없는 일을 시켰는지에 대해서요...

하여튼 홈즈의 뛰어난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무서운 짱구..........

짱구는 못말려 2부 2 - 팡팡애니코믹스
YOSHITO USUI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4월

짱구의 원래 일본 이름은 크레용 신짱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짱구라는 이름으로 나오다보니 그 몇년 사이에 이제는 너무 익숙해서 신짱구란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응큼하고 이쁜 누나 밝히는 어린아이 짱구는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집안 어질러 놓고 말썽 피우고(특히 엄마 옷이나 화장품으로 별별 짓을...혼나도 싸...) 엄마한테 혼나기를 반복하는 전형적인 말썽쟁이 어린아이 입니다. 하지만 바뀔줄을 모르기때문에 엄마와의 신경전은 계속 되고 있죠..

사실 이 만화를 보면서 저는 제 어린 시절이 생각나더군요. 일본이나 우리나 아이들은 똑같은지 짱구의 이야기가 웬지 남이야기가 같지 않더군요. 후후..(물론 약간 과장된 부분은 제외하구요.. 미인밝히는 거나 약간 응큼한 것 등등). 저도 엄마가 화장하는 것이 신기해서 엄마 화장품 갖고 놀다가 혼난 기억도 있는데 짱구는 꽤 자주 그러는 듯...가끔씩 보이는 짱구의 어른스러움을 전 가지고 있지 못했지만요...

짱구가 앞으로도 잘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나이에 너무 밝히는 것 좀 고치구요..

뭔가 약간 억지스런다는 것 빼고는...

괴도뤼팽 : 기암성 ㅣ 대일출판사 세계명작 시리즈 42
르블랑 지음 / 대일출판사 / 1993년 7월

희대의 도둑을 뤼팡을 만들어낸 모리스 르블랑.. 뤼팡 시리즈 몇권이랑 기암성 밖에는 잘 알려진 것 같지 않던데요...역시 기암성이 가장 나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친구네 갔다가 우연히 넘겨보다가 홈즈라는 이름이 나와서 보게 됬습니다. 추리소설에 약간의 스릴러 소설이더군요..(소위 장편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장수가 꽤 됩니다.) 음...아가사 크리스티같은 심리묘사는 거의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그 학생 탐정이나 암호는 푸는 것같은 것은 꽤 참신햇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약간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은 작가 자신이 창조한 뤼팡은 그렇게나 멋있게(때로는 탐정이고 때로는 도둑이고 여성들한테 인기 많고 매너있는..) 만들고 다른 사람이 만든 홈즈는 왜 그렇게 냉혹한 사람으로 만들어놨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여기서 홈즈는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무슨짓이라고 하는 어떤 인간적인 면이 부족한 너무 이성적인 사람으로 나오거든요. 그래서 총까지 쏴서 여자를 죽이죠....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단서 발견하는 부분등에서 약간의 억지스러운 연결이 보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꽤 재밌습니다. 루팡은 여전히 멋진 도둑으로 등장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