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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즈 [dts] - (2disc)
권칠인 감독, 장진영 외 출연 / 베어엔터테인먼트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29살의 남녀들이 서른살을 앞두고 펼치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조금은 특별하고 조금은 과감하게 그린 영화이다. 내가 이 영화를 본것은 28살때였다. 싱글에서 벗어난 아줌마가 된지 1년이 덜된 상태였기에 싱글의 삶이 살짝 부럽기도 하면서 지금 즐기고 있는 신혼이 행복에 겨워있을때 였던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예쁘고 능력있고 섹쉬하고 귀엽기까지 한 여 주인공들을 보면서 그저 부럽다~ 라는 생각뿐이였던것 같고 마지막 결론은 지금까지 보아온 로맨틱 영화와는 전혀 다른 결론이여서 조금 놀라웠던것 같다.
오늘 마흔의 미혼인 아주버님과 우리 부부.. 함께 이영화를 보았다. 이제 결혼 4년차, 햇수로만 따지면 5년! 와우~ 그래서 일까 예전에 봤을때 하고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다. 뭐랄까.. 돌아가고 싶다! 라는 열망이 생겼다고나 할까! 싱글들의 삶이 참 귀여워 보였고 삶을 살아내는것이 아니라 즐기며 산다는 느낌이였다. 생각해보면 내 나이 스물아홉살엔 많은 생각들을 하며 보낸것 같다. 그래서 내가 살아온 날들중에 가장 바쁜시간을 스물아홉에 가졌었다. 그냥 서른살을 맞이하는건 죄악이라면서 어찌나 호들갑을 떨어대며 스물아홉을 치뤄냈는지.. 내가 나 뭐 좀 해야겠어. 벌써 서른인데 너무 허무하잖아! 뭐 이런식으로 얘기하면 싱글인 스물아홉의 친구들은 "넌 이년아 결혼이라도 했지!" 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었는데.. ㅋㅋ
스물 아홉.... 웬지 서른이라고 하면 뭐 하나는 이뤄놓았을것만 같고 이제 꿈을 ?는것이 아니라 꿈을 이루고 그 꿈을 단단하게 만들어 놓을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많이 했기에 그냥 흘려보내기엔 너무너무 억울한 시간이 스물 아홉인것 같다. 그런데 서른을 지나 서른 하나를 맞이하니(다른 분들이 이 글을 보면 땍! 어린 것이~ 이럴지도 모르겠군..) 그건 아무것도 아니였다. 서른이라고 해서 꿈을 이뤄내지도 못했고, 내 생각은 여전히 열아홉에서 멈춘듯 난장이 만한 내면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도 결말이 그랬던것 같다. 서른이라고 해서 뭔가 특별히 나아질것은 없다고, 그리고 여전이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는 나이라고... 재미있고 즐겁고 유쾌하게 스물 아홉을 그린 싱글즈! 보면서 저 여자 패션이 어쩌구, 저 여자 속옷이 어쩌구, 저 여자가 머리 스타일이 어쩌구.. 이런것만 위주로 보려면 그냥 패션 잡지를 봤음 좋겠고 (뭐 그런것이 눈에 띄긴 하지만...) 자신의 스물 아홉을 곰곰히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뭐 생각한다고 딱히 나아질건 없겠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