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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정석 디지팩 (dts 2disc)
오기환 감독, 손예진 외 출연 / 팬텀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얼마전 한국영상 자료원에서 영화 뿌리에서 줄기까지라는 수업을 들었다. 솔직히 강의 수준은 그닥 높지는않았는데 수업을 듣는 분들의 수준이 좀 높았다. 높았다는 기준은 전문가라는 사실이다. 기자라든가, 평론가라든가, 독립영화 감독이라든가.. 덕분에 영화를 보는 눈이 한층 높아진 느낌이 들었다 (여전히 감정과 줄거리가 먼저 들어오긴 하지만..^^)
이 영화 작업의 정석은 강의를 하셨던 김준석님이 영화 음악을 맡으셨기에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들었다. 경쾌한 현철아저씨와 태진아 아저씨의 트롯트가 영화가 앞으로 무엇을 보여줄런지 대강 설명해주는 듯했다. 손예진의 진짜 흥은 외국팝이 아니라 우리 트롯트라는거!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감추고 살아갈것이라는거! 맛있는 회앞에서 겉으로는 와인을 찾지만 속내는 소주를 찾는 그녀의 태도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가 서울 맞아? 할정도로 고층건물로 둘러싸인 도시의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는 커피숍 씬은 이국적인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해주었고, 송일국의 집, 손예진의 집과 사무실풍경 겉과 속이 다른 인간들의 모습을 살짝 살짝 힌트를 줘가며 보여주고 있다.
솔직히 줄거리와 내가 느낀 느낌..이것만으로 점수를 주자면 분명 별두개! 정도만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수업 덕분에 영화보는 눈을 조금 넓게 가지게 되었다고나 할까! 미술, 스토리, 음악, 연기 등등.. 이모든것의 조합이 영화라는걸!! 내용이 후지면 다른건 보지도 않았던 것을 조금은 반성하며 영화를 보기로 한것이다. 전에 나의 결혼원정기 라는 영화에 혹평을 했었는데.. 다시 한번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이영화는 어떤 내용적인 면보다는 의외성에서 출발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지금껏 청순가련형의 대명사였던 손예진을 꼬리 아홉개 달린 불여시로 만든 의외성, 똑바라진 송일국을 천하의 바람둥이로 전락시킨 의외성!! 그것들을 제외하고 본다면 특별할것도 없는 영화다. 그러나 그런 의외성을 포인트로 준 영화니까 그 의외성에 초점을 맞춰 와~~ 저 사람들 정말 넉살좋게 연기 잘하네!! 하고 봐주면 될듯하다
중간 중간 헬기씬이라든가, 박용우의 무모한 행동, 란제리 파티.. 뭐 대강 이런것들이 눈에 거슬리기도 하지만 판타지로 봐주면 또 이해가 될듯도 하다. 두 사람의 상상씬! 구라타파~ 를 외치며 물위에서 싸우던 그런 판타지! 그것과 하나로 봐주면 될듯도 싶다.
다음영화에서는 좀더 스토리를 탄탄하게 해서 멋진 영화를 만들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