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황진이 1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이틀이나 밤샘을 하고 말았네요!
태양님(신랑)과 함께 누웠다가 태양님의 코고는 소리가 높아지면
슬며시 일어나 쇼파에 기대어 나의 시간을 황진이에게 빼앗기고 말았네요
황진이는 그만큼 매력적이였고 여자된 나를 비롯하여, 소설속 인물이였던 남정네들의 모든 시간들을
꿈결속으로 빼앗아 내었지요! 시간이 가지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과 함께..
나와 태양님은 <상사몽> 이라는 시조를 무진장 좋아합니다.
相 思 夢 (상사몽)
相 思 相 見 只 憑 夢 상사상견지빙몽
농 訪 歡 時 歡 訪 농 농방환시환방농
願 使 遙 遙 他 夜 夢 원사요요타야몽
一 時 同 作 路 中 逢 일시동작로중봉
아마도 책을 읽는 내내 이 상사몽이 누구를 향한 시였으며 또 어느 부분에서 어떠한 심정으로
노래한것일까에 가장 큰 촛점이 맞추어졌는지도 모르겟습니다.
꿈길위에서라도 만나고싶었던 만큼 사랑했던 그이가 누구일지 궁금했던게지요
책속에서는 황진사가 죽고 이사종이 다년간후 반년이 지나도록 오지 않을 그 시기에..불렀던
노래로 나오는군요..
그리는 이 심정은 꿈에서나 만날뿐
내가 그대 찾아갈때 님이 나를 찾아갔네
바라거니 언제일까 다음날 밤 꿈에는
오가는 길위에서 우리 함께 만나기를
저는 사랑과 황진이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책을 읽었다면 태양님은 황진이의 사상에
초점을 맞추어 읽었나봅니다. 조광조를 이상주의자라며 그닥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정치 뜻에는 찬성론을 펼쳤던 태양님이기에 조광조를 비롯한 사람파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황진이의 시선과 사상이 너무 싫다는 말을 하더군요
읽는 내내 재미도 있고 시간가는줄도 몰랐지만 그것은 싫었다고...
저는 그야말로 황진이의 그 삶만을 바라 보았기에 사상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매순간 사랑에 최선을 다했으며 현실을 피하는것이 아니라 정면 대결하는 모습
또 자신을 지키기위해 학문이든, 노래든. 가야금 연주든. 한시를 공부하는것이든
어느 하나 소홀하지 않은 그녀를 보면서 탄성을 자아내었고 내자신을 부끄러워지는 걸
느꼈답니다. 좋아하는 싯구절 하나를 제대로 외우지 못하는 저로써는 그 수많은 지식과
한시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황진이는 그야말로 멋진 여성이였고 지식인이였지요
글 읽는 내내...마치 [여인천하]와 정면 대결을 하는 듯한 느낌도 받았답니다.
작가 전경린은 2001-2002년 즈음 이 책을 준비하고 썼을지도 모르는데..
어떤 심정으로 그 드라마를 보았을까... 모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
아직은 내가 좋아하는것만 생각하고 할뿐 똑바른 비평도 똑바른 인식도 제대로 하지 못할만큼
많은 책 읽기를 한것이 아니기에 글쓰기가 많이 부끄럽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시간 가는줄 모를만큼
나의 시간을 도둑질해간 황진이에 대한 글을 꼭! 쓰고 싶었습니다.
리뷰를 쓰다보니 오늘밤은 태양님과 마주하고 앉아 상사몽 시 한수를 서로 주고 받으며
외워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