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이난영 지음 / 소동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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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두움이라 썼지만 나는 고요함이라 부르고 싶다. 숲과 나무라는 고요한 어깨에 기대어 쉼을 얻는 나를 발견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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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 발견의 첫걸음 4
이고은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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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우리를 둘러싼 세포와 원자가 사피엔스를 평등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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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 발견의 첫걸음 4
이고은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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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파랑, 노랑 등등의 도트(아마도 세포, 또는 원자겠지?)로 몸을 구성하고 있는, 날아다니는 아이가 <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표지. 이 아이의 둥근 머리위에는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이라고 써 있다.

차례 - 1부 나는 누구일까? 2부 우리는 누구일까?
사춘기 아이들이 지금 머리터지게 생각하고 있을 ‘자신’에 대한 정체성과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가치들을 저자의 전공인 생명과학안에 담았다. 저자역시 외길만을 걷진 않은 것 같다. 물론 생명과학이라는 전공이 이어지긴 했지만 응용생물화학부-석사까지 마치고 다시 생물교육과로 돌아왔다는 약력이 눈길을 끈다. 과학자로의 삶에서 교육자로의 삶으로의 변곡점이 이 책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며... 어렵게 외운 것일수록 나중에 잘 기억되듯이 어렵고 힘들었던 생각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신의 인생에 좌표가 된다는 것을, 이 청소년용 과학책을 통해 배운다.

1부를 읽으면서 “2018년 미국 데이비드 글랜즈먼 교수의 연구팀은 바다 달팽이에서 다른 바다 달팽이로 기억력을 옮기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p.39)했다고 하는 부분을 읽고는 봉준호 감독이 영화화한다는 <미키7>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미키는 익스펜더블로서 기억을 복제해놨다가 육체가 사망하면, 똑같은 몸을 재생시켜 거기에 그 기억을 이식한다.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 미키인가?라는 ‘테세우스의 배’가 그 책의 큰 주제이기도 하다. <미키7>을 읽으며 ‘기억을 복제하려면 멀었겠지’ 생각했었는데 과학책을 읽으니 ‘조만간 다가오고 있는 일이었구나’.
2부에서는 “인간이 보지 못하는 색의 다양성”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나’ 특히 ‘사피엔스 시점’에서 ‘우리’ 또는 ‘인간이 아닌, 지구에 사는 다양한 생물종’으로의 시점을 짚어주는 부분에서 <리얼리티 버블>이 떠올랐다. 지구를 인간만이 주인인것처럼 사용하고 있는 요즘, 지구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다른 생물종이 존재하고 그들은 인간과는 다르다라는 정보는 생물의 다양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생명 존중은 같은 인간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라, 인종별로 나뉘어 있지만 우리는 100% 순수한 한국인의 피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사람을 바라볼 때 가진 재산이나 배운 정도, 사회적 위치로 삶의 형태가 나뉘어 있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청소년들은 이런 사회가 굉장히 부조리한 것임을 실컷 느끼고 있을 터. 저자는 우리가 결국 1598년 노량진 해전에서 숨을 거둔 이순신장군과도, 더 거슬러 올라 티라노사우르스와 같은 질소를 호흡하며 같은 탄소를 공유한 존재라는 평등하다는 가치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나 역시 이 이야기가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곧 청소년이 될 슬이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후대에 남길 수 있는 단 하나의 지식에 대해 “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되어 있다”라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서야 왜 저런 대답을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나의 몸은 세포로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나의 행동이 내 의지이기도 하지만 내 몸을 공유하는 세포의 의지이기도 하다. 이 지구 역시 그렇다. 내 몸에서의 세포처럼 나 역시 지구를 공유하는 원자처럼, ‘나’를 생각하고 ‘우리’를 향해 ‘이기적 유전자’가 아니라 “협력적 유전자”(p.103)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알려준다. 이 사실을 알고보니 모든 물질이 원자로 되어 있다는 것처럼 인간을 겸허하게 해주는 문장이 또 있을까, 싶다.

p.s 라떼는 ‘과학은 무조건 암기’였는데 이 저자분에게 배우는 학생들 너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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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에서 배워라 - 해나 개즈비의 코미디 여정
해나 개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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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또렷이 응시하고 있는 해나 개즈비의 얼굴이 크게 그려진 책 표지는 강렬했다. 제목 역시 명령형 아닌가, <차이에서 배워라>. 다 읽은 후 다시 이 표지를 바라보았을 때 나는 이 저자의 얼굴을 한번 쓰다듬었다. 영어 원제는 Ten Steps to Nanette이다. 이 책은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 출신의 코미디언 해나 개즈비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애매한 문장을 쓰도록 하는 이 책은 자서전이라는 단어로는 담을 수 없는,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해나 개즈비는 어려서부터 참 많이도 다쳤다. 정원말뚝으로 박아놓은, 끝이 뾰족한 나무에 목이 뚫리질 않나, 자전거 타다가 운동도 못하게 되고 (심지어 차에 부딪쳐 바꾼 자전거가 5대) 오징어 튀김 먹다가 목에 걸려 죽을 뻔 하고... 진짜 이 가족이 나에겐 한국인의 드라마 ‘육남매’ 저리가라였다. 육체적인 상처 외에도 더 무겁고 정신적인 고통도 많았다. 성추행, 강간, 자폐, ADHD, 경계성 인격장애, 커밍아웃, 끊임없는 자살충동... 이런 자신을 묘사하면서 해나는 웃음을 빼놓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웃고 울며 아니, 울고 웃으며 읽었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쯤, 나는 해나 개즈비, 이 언니를 “비극을 받아들이는 것은 인생의 긍정이다”<비극의 탄생, 니체>라는 문장이 뼛속까지 새겨져 있는 인물로 정의하기 이르렀다.

해나 개즈비는 1장 에필로그-나의 쇼, 나네트에서 “SNL은 짐스런 동료”라고 생각하는, “페스티벌 코미디언”이다. “농담위에 농담을 쌓아 조립하는 게 아니라, 관련이 있는 소재들을 모아 주제가 있는 한 시간짜리 쇼를 구성해 관객을 나의 주제로 안내”하는 “스토리텔링형의 긴 콘텐츠 코미디”(p.40)를 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녀는 요즘 코미디 즉, “농담이 들린 그 방에만 살아 있지 않고 (...)누군가의 무대에서, 혹은 어디에서든 말한 모든 것이 맥락에서 떨어져 나와”(p.42)마녀사냥을 하게 되는 것을 걱정한다. 그래서 “나네트를 쓰기 전 나는 웃음이라는 미명 아래 편견과 비방을 거리낌 없이 전시하고 옹호하면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코미디언에게 지쳐 있었다”(p.44)라고 밝힌다. 이 부분까지만 읽었을 때 <차이에서 배워라>라는 제목처럼 남을 깎아내리는 코미디가 아니라 더 상급 유머가 나오는 코미디에 대한 내용으로 전개되는 줄로만 알았다.

‘2장 탄생신화’에서는 그녀의 사랑스러운 가족들이 등장한다. 엄마와 아빠, 5남매이다. 난 2장에서 정말 제대로 빵 터졌다. 아빠의 성격을 묘사하는 부분이었다. 아, 이 부분 써도 되나, 완전 스포인데... “한번은 오빠가 도끼를 갖고 놀다 엄지손가락을 잘렸는데, 아빠가 말했다. “아무래도 아빠 차로 병원에 가야겠네. 넌 히치하이킹은 어려울 거 아니냐.”” (pp.73-74) 이 부분부터 난 완전 해나 개즈비가 되어 읽기 시작했다. ‘3장 성장기’에서는 학교 이야기 포함해서, 그리고 그녀가 미술사에 꽂히는 이야기까지 전개된다. ‘4장은 방랑의 세월’인데 이 3장과 4장 사이에 ‘인터미션’이 있다. 한 쪽짜리 검은색 페이지가 다이다. 그녀가 이 시간 얼마나 암흑기였는지 알 수 있는 단쪽이었다. 그럼에도 그 3장과 4장 사이의 시간동안 그녀가 느낀 고통이 느껴지는 페이지였다. “어떤 한 사람이 겪은 불행을 세세하게 들추어야만 연민과 공감을 보내는 세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재미와 이해를 상호교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p.300) 나 역시 120퍼센트 공감한다.

4장은 해나 개즈비가 코미디를 시작하는 내용이, ‘5장 롤러코스터를 타다’는 “장담하건대 나는 뚱보 농담으로 웃길 자신이 있다는 사람들보다 100배는 더 웃길 수 있다.(...) 뚱보 농담은 내 주식이었다”라며 자신의 코미디 소재를 밝힌다. 사람들 앞에서는 그걸로 웃기도 뒤에서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종류의 주식이란 기본적으로 수치심을 잔뜩 넣은 샌드위치이며, 수치심은 그다지 영양가 높고 조화로운 식재료가 아니다.”(p.342)라고 자신에게 읊조리듯 써놓은 이 문장이 그녀가 고통속에서 살아가는 이유를 보여주는 듯했다.
6~8장에서는 그녀가 자폐, ADHD 진단, 코카인과의 짧은 밀회, 퀴어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고, 경계성 인격장애 진단에 자궁근종까지, 그녀를 괴롭히던 것들을 다 끄집어내놓는다. 그리고 8장 말, 엄마에게 커밍아웃한지 15년 후, 엄마로부터 “내가 제일 후회하는 게 뭔 줄 아니?(...)내가 너를 이성애자로 키운 거야”(pp.474-475)라는 고백을 듣는다. 그 앞에 그녀를 괴롭히던 갖가지 병들을 왜 그렇게 나열하나 했다. 엄마의 고백으로 그녀의 모든 상처들이 한 번에 아무는 것 같았다. 이것이 해나 개즈비의 글쓰기였다.
9~10장은 해나의 코미디 창작물 나네트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있다. 이 부분은 지금 현재 해나 개즈비가 레즈비언출신 코미디언으로서의 당당한 소신을 그녀답게 써내려간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왜 한국어로 이 책 제목이 “차이에서 배워라”인지도 알 것 같은 장이기도 하다. 신기하게도 해나는 성소수자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응원하게 된다. 이런 부분이 그녀의 매력이자 이 책의 매력이기도 하다.




난 성소수자가 아니지만 내가 아는 성소수자들-하리수씨, 홍석천씨 만큼 삶을 열렬히 사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해나 개즈비 역시 그랬다. 그들의 정체성때문이었을까? 하지만 해나 개즈비에게는 레즈비언 보다 코미디언이라는 정체성이 더 중요해보인다. 그래서 나네트가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며 성공한 지금, 나는 그녀에게 “액체가 분필에 스며들 듯 자연스럽게”(p.130)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p.s.
1. 나도 “찻잔이 찻잔 받침에 들어맞는 소리”( p.505)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2. 난 서평을 쓰고 싶었는데 이 언니 덕후일기를 쓰네
3. 난 옛날부터 쪼매난 이쁜 걸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이제 이 뚱뚱한 백인언니도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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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고양이 클로드 1 - 추방된 황제 외계 고양이 클로드 1
조니 마르시아노.에밀리 체노웨스 지음, 롭 모마르츠 그림, 장혜란 옮김 / 북스그라운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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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래미의 서평>
고양이를 좋아해서 이 책은 무조건 재미있을 것 같았다. 클로드 시점 한 번, 라지 시점 한 번 교대로 나와서 재미있었다.

나도 라지처럼 그런 자연캠프는 절대 가고 싶지 않다. 터키콘도르 선생님은 선생님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상한 분이었다. 특히 캠프에서 만난 스콜피온, 뉴트, 스네이크는 너무 못됐다. 하지만 라지가 만난 시더와 스티브는 나도 한번 친해져보고 싶다. 특히 스티브가 느리고 힘만 센 줄 알았는데 스네이크 목걸이를 뺏는 걸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면 그런 캠프에 한번 가보고 싶다.

클로드가 외계로 돌아갔을 때 이제 끝났나 싶었는데 가장 믿었던 플로피 피르에게 배신당해 돌아온게 너무 웃겼다. 다음 책에는 또 누구에게 배신당해서 지구로 돌아올지, 아니면 지구에서 다시 리티르복스로 돌아갈 수 있을지 너무 기대된다.

하지만 클로드가 좀 착했으면 5점 줄 수 있었을 텐데 너무 못됐다. 그래서 평점을 4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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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딸래미가 책을 읽을 때 대체 무슨 생각하며 읽는 걸까 주인공이 누군지는 알고보는 건가 궁금하다. 결국 재밌었구 웃겼다가 가장 중요하다! 이 책은 시리즈로 아직 번역전이라 그렇지 뒤로 몇 권 더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다음 시리즈 책이 궁금할 만큼 재밌다. 영어권 주니어북의 주인공들은 우리나라 책 속 인물들과 다른 무엇이 있다. 유머라고 해야하나(그렇다고 우리나라 작가들의 책이 유머가 없다는게 아니라;;;) '뭔가 평소 접해보지 못한 문화권의 유머'라고 정의하는 것이 좋겠다. 그런 재미로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하는 책이다 ㅎㅎ

낯선 곳으로 이사하게 된 라지와 지구로 오게된 외계 고양이와의 이 조우는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그 영향은 힘센 아이들이 괴롭히려고 할 때 저항하는 힘이 된다. 그 대목에서 나온 멘트 "가장 높은 나무에 올라가는 고양이가 가장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이 문장을 클로드로 부터 듣고 용기내는 라지의 모습과 황제 출신(!) 클로드가 지구의 고양이 물품에 (자기 의도와 다르게)좋아하는 장면들이 배꼽 빠질만하다.

p.s 100명의 서평단에 뽑혀서 이름도 책에 올려보고 처음으로 딸래미가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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