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로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7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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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는 일본 국민 작가다. 이 말은 몇 해 전에 라디오 방송에서 들었다. 그 뒤 나쓰메 소세키 책을 많이 읽었느냐 하면 그러지 않았다. 일본 국민 작가라는 말 듣기 전에 책을 몇권 보았는데 제대로 못 보고 본 지 오래되어서 거의 잊어버렸다. 좀 더 관심을 가졌다면 좋았을까. 국민 작가라고 할 정도라면 많은 사람이 좋아할 만한 게 있다는 거니까. 나는 아직 그것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앞으로 더 보면 알 수 있을까. 예전에 이 《산시로》가 교양 소설이라고 한 말을 보았다. 이런저런 책을 말하는 것을 보고 그것 때문인가 했다. 아니 책 여러 권을 늘어놓은 건 교양과 상관없겠다. 1900년대 일본 대학교육, 문학이 하는 일을 말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이런 말이 길게 나오는 건 아니다. 대학에서 외국문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꼭 외국 사람이어야 하는가 하고, “문학의 새로운 기운은 일본 사회 활동 모두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안 되지. 또한 실제로 미치고 있네. 그들이 낮잠을 자고 꿈을 꾸는 동안 어느새 영향을 미치고 있지.” (162쪽)한다. 내가 이것을 쓰고 이 글에서 말하는 ‘그들’은 대체 누구지 했다. 문단 사람인 듯하다. 잘 모르는 것은 말하지 않는 게 나을 텐데. 저 말은 산시로가 도쿄로 와서 만난 친구 사사키 요지로가 했다. 사사키 요지로는 십년 넘게 고등학교 선생인 히로타를 대학 교수가 되게 하려고 애쓰지만 잘 안 된다. 그때는 대학 교수를 어떻게 뽑았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대학 교수가 되고 싶어해야 하지 둘레에서 무언가 한다고 해서 될 것 같지 않다.

 

산시로는 스물셋이다. 구마모토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도쿄제국대학에 다니게 되어서 도쿄로 온다. 신슈에서 도쿄 대학에 다니게 된 사람 이야기가 하나 생각났다. 요시다 슈이치 소설 《요노스케 이야기》다. ‘요노스케 이야기’를 볼 때 ‘산시로’를 떠올려야 했는데 나는 반대구나.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 가면 기대가 클거다. 아쉽게도 나는 그런 경험은 못해봤다. 산시로는 도쿄로 가는 기차에서 어떤 여자를 만난다. 여자는 남편도 아이도 있다. 여자는 무슨 마음으로 산시로한테 나고야에서 잘 곳을 안내해달라고 한 걸까. 한 방에서 아무 일 없이 밤을 보낸 다음 날 여자는 산시로한테 ‘당신은 배짱이 없는 사람이군요.’ 한다. 그 말에 산시로는 충격을 받고 기차에서 책을 펴들고 생각한다. 자신은 어떻게 해야 했나 하고.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산시로는 대학에 다니면 학자를 만나고 취미와 품성을 갖춘 학생들과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는다. 나는 그 여자가 이상하다고 본다. 그런데 그런 것을 여기에서 처음 본 것은 아니다. 그렇다 해도 나는 그런 마음 잘 모르겠다. 산시로는 기차에서 또 다른 사람을 만난다. 그 사람은 고등학교 선생인 히로타다. 기차에서 만났을 때는 산시로가 히로타를 중학교 선생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쩐지 좀 낮잡아 본 듯하다.

 

사람은 우연히 사람을 만나는데 여기에서는 그런 우연이 여러 번 일어난다. 산시로가 히로타를 만난 일도 그렇고, 산시로가 관심을 가진 사토미 미네코와도 우연히 만난다. 노노미야 소하치를 만난 날 산시로는 대학 연못가에서 미네코를 처음 본다. 노노미야 여동생이 병원에 있다는 말을 듣고 산시로는 노노미야 여동생이 연못가에서 본 여자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한다. 다음 날 산시로는 노노미야 여동생 요시코를 만나고 병원에서 돌아가는 길에 연못가에서 본 미네코를 만난다. 미네코는 요시코 병문안을 왔다. 산시로는 미네코 머리에서 노노미야가 산 리본을 본다. 산시로가 미네코 이름을 아는 건 히로타가 이사하는 집에서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름이 뭐예요’ 하고 물어보기 어렵겠다. 미네코가 노노미야나 히로타와 아는 사람이어서 이름을 물어볼 기회가 생긴 거구나. 우연히 한번 본 사람을 이렇게 여러 번 만날 수 있을까. 이런 일 일어나기 어려운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산시로가 만난 사람이 다 아는 사이라는 건 소설이니까 그렇다고 봐야겠다. 이런 일도 아주 없는 건 아니겠다. 어떤 세계에 한 사람이 들어간 것이니까.

 

산시로가 미네코만 생각한 건 아니다. 산시로는 성실하게 학교에 다녔다. 처음에는 강의를 한 주에 마흔 시간이나 들었다. 사사키 요지로를 만나고 도서관에 다니게 된다. 산시로가 빌린 책에는 누군가 한번 훑어본 흔적이 있었다. 도서관 책에 밑줄이 있거나 뭔가 쓰여 있으면 안 좋을 텐데 산시로는 괜찮았나보다. 산시로는 도서관 책을 누군가 거의 본 것을 놀라워했다. 그것은 히로타였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히로타 같은 인물 자주 나오는 듯하다. 많이 알아도 그것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는 사람 말이다. 사사키 요지로는 그런 사람이 대학 교수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겠지. 사사키 요지로가 쓴 논문 때문에 히로타는 안 좋은 말을 듣고, 그것을 쓴 사람이 산시로라고 알려진다. 요지로가 나서서 뭔가 해도 결과는 별로 좋지 않은 듯하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나을지 모르겠지만 늘 끝이 안 좋으면 그것도 안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요지로가 우울하게 생각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요지로는 허풍이 좀 센 편이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도 있는 거지.

 

마음을 제대로 알기 어려운 사람은 미네코다. 미네코는 노노미야를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산시로한테 마음이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어쩌면 미네코 마음을 노노미야가 잘 알아주지 않아서 산시로한테 잠시 기댄 건지도. 혹시 미네코도 자기 마음을 잘 몰랐던 걸까. 길 잃은 양은 그런 미네코 마음을 나타낸 거였을까. 미네코는 산시로를 결혼 상대로 생각도 안 했다. 결국 노노미야도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 그렇게 갑자기 결혼을 하다니. 산시로가 슬퍼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조금 있었겠지. 감기에 걸리고 미네코가 결혼한다는 걸 알지만, 먼저 안 좋은 느낌이 들어서 그렇게 된 건지도. 어쩐지 뜸 들이다 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뒤 미네코는 잘 살았을까. 산시로는 시간이 흐를수록 괜찮아지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요지로가 한 말 때문일지도. 산시로와 자신은 몇 해 지나면 지금보다 좋게 보일 거다, 한 말. 미네코는 자기 마음이 가는대로보다 안정을 고른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 산시로뿐 아니라 노노미야도 미네코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없었을지도. 미네코는 다른 사람하고 결혼할 수밖에 없었겠다. 미네코 마음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바로 결혼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싶다.

 

다른 것보다 산시로와 미네코 이야기를 많이 했구나. 내가 나쓰메 소세키를 잘 알면 다른 것도 말했을 텐데 잘 모른다. 나쓰메 소세키는 똑똑한 여자를 별로 안 좋아하나 하는 느낌이 조금 들었다. 이것을 반대로 생각하면, 여자도 공부하고 이것저것 많이 알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낸 것일지도. 산시로는 도쿄로 와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마음이 조금 자랐다. 바로 보이는 건 아니지만. 배짱은 있어야 할 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꼭 큰 아픔을 겪어야 자라는 건 아니다. 그럴 때 더 많이 자라겠구나. 산시로한테는 아직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도 이 책 보기에 괜찮다. 청춘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좋아 보이겠다.

 

 

 

희선

 

 

 

 

☆―

 

“입센의 인물과 닮았다는 것은 미네코 씨만이 아니네. 지금 일반 여성들은 모두 닮았지. 여성만이 아니네. 적어도 새로운 공기를 쐰 남자는 모두 입센의 인물과 닮은 구석이 있지. 다만 남자도 여자도 모두 입센처럼 자유로운 행동을 하지 않을 뿐이지. 마음속으로는 거의 모두 물들어 있네.”

 

“나는 별로 물들지 않았네.”

 

“물들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거겠지. ……어떤 사회든 잘못되고 모자라는 점이 없는 사회는 없을 걸세.”

 

“그야 그렇겠지.”

 

“없다고 하면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동물은 어딘가 모자람을 느끼는 거지. 입센의 인물은 지금 사회제도의 잘못되고 모자라는 점을 가장 분명하게 느낀 사람이네. 우리도 점점 그렇게 되겠지.”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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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8 10: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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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9 02: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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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30 14: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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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1 0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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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이룬 저지

 

  데가미바치 16

  (레터 비 Letter bee)

  아사다 히로유키

  슈에이샤(集英社)  2013년 06월 04일

 

 

 

 

 

 

 

폭풍의 언덕

 

 

 

이 책 15권을 언제 보았는지 모르겠다. 한해이상 넘은 것 같다. 15권 언제 보았는지 찾아보니 2012년 4월이었다. 한해가 아니고 두해 넘게 지나다니. 이 책 16권은 2013년 6월에 나왔다. 그러니까 <원피스>보다 권수 덜 나왔다. 자주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구나. 앞에 것을 본 지 시간이 많이 지나서 내용을 많이 잊어버렸다. 라그 엄마가 라그한테 ‘깜박임의 날’ 태어난 아이를 찾으라는 말을 남긴 것밖에는(라그를 넣어서 다섯이다). 그런 아이들과 함께 이 세계를 바꾸어야 한다, 고. 그 말을 들었다고 해서 바로 그런 아이들을 찾으러 간 건 아니다. 일(편지배달)을 하면서 우연히 만나기를 바라는 건 아닐까 싶다. 아니 지금은 그래도 언젠가는 그 아이들을 찾는 데 힘을 쓸지도 모르겠다. 나도 잊어버렸는데 이 세계를 대충 이야기한다면, 이곳은 밤만이 있는 앰버그라운드다. 수도 아카츠키에는 인공태양이 있고, 유사리, 요다카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유사리는 좀 보통이고 요다카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계급이 나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보다 땅이 그렇다고 해야겠다(이곳은 아카츠키에서 요다카로 갈수록 빛이 약해진다). 보통사람은 유사리와 요다카를 쉽게 넘나들 수 없구나. 통행증 같은 게 있어야 한다. 이곳에는 사람 마음을 먹는 엄청 커다란 곤충처럼 생긴 갑충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곳에서 다른 곳에 잘 다니지 않는다(위험한 걸 알아도 다니는 사람도 있다). 갑충한테 마음을 먹히면 얼마 못 가 죽는다. 그래도 사람들은 멀리에 사는 친척이나 식구와 소식을 주고받고 싶다. 그 일을 도와주는 게 비(벌)다. 비는 국가공무원으로 갑충과 싸워서 쓰러뜨릴 수 있다. 비는 위험한 곳이어도 편지를 전해준다. 어쩐지 비는 어른보다 어린이가 더 많은 것 같다. 심탄총에 넣을 마음 때문일까.

 

라그와 코너도 나오는데 저지 이야기가 많다. 저지가 비가 된 건 부모 마음을 빼앗은 갑충 라프로이그를 쓰러뜨리기 위해서였다. 예전에는 이렇게만 알았다. 이번에 저지가 부모 없이 시설에서 자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지 부모가 저지를 고아원에 버린 건 빚대신 아이를 달라고 해서다. 그렇게 팔려간 아이는 잘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부모는 저지를 고아원에 버리고 빚을 갚으면 꼭 다시 데리고 오리라고 마음먹었다. 부모가 저지를 데리러 고아원에 찾아왔을 때 저지는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저지 부모는 어쩔 수 없이 그냥 돌아갔다. 그렇게 돌아가는 길에 저지 부모는 갑충을 만나고 마음을 빼앗겼다. 저지 부모가 쓰러진 곳에는 저지한테 남긴 편지가 있었다. 저지는 부모가 죽을 때까지 그 곁을 지켰다. 이때 저지는 부모가 왜 자신을 고아원에 버렸는지 몰랐다. 빚 때문에 그랬다는 건 나중에야 안다. 라프로이그를 쓰러뜨리고 부모가 남긴 편지를 본 다음에. 편지에 라그가 심탄을 쏘았다. 라그 심탄은 물건에 담긴 사람 기억을 보여준다. 저지라는 이름은 ‘올곧게 사는 사람’ 이라는 뜻이다. 저지 부모는 저지가 그렇게 살기를 바라고 이름을 지었다. 저지가 부모와 함께 살지 못했지만 나중에라도 부모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아서 다행이다. 그런 것을 아주 모르는 사람도 있으니까.

 

어쩌다 보니 끝을 먼저 말했다. 이런 게 처음은 아니지만. 저지는 라프로이그가 나타난 마을에 가서 폭풍의 언덕이라는 여관에 머물렀다. 며칠 동안 저지는 라프로이그를 찾아다녔다. 《폭풍의 언덕》은 에밀리 브론테 소설이다. 재미있게도 여관 주인 부부 이름은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었다. 저지가 폭풍의 언덕에서 만난 사람은 눈이 보이지 않는 여자아이 에밀 브론테였다(이름을 조금 바꾸다니). 에밀도 저지처럼 고아였다. 여관 주인 부부가 에밀을 고아원에서 데려와 일을 시켰다. 주인 부부는 마음 따듯한 사람이 아니었다. 마을 사람도 에밀한테 잘해주지 않았다. 에밀 마음은 어둠에 물들었다. 저지도 고아원에서 그렇게 잘 지낸 건 아니었다. 거기 원장이 별로였다. 그래도 저지는 부모를 잠깐이라도 만나서 나쁜 마음을 먹지 않은 건지도. 에밀은 정령호박반지로 라프로이그를 조종했다. 마을 사람과 여관 주인 마음을 라프로이그한테 먹게 했다. 저지는 좀더 빨리 에밀과 만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했다. 그건 에밀도 마찬가지였다. 에밀이 마음을 바꿨으면 좋았을 텐데. 에밀과 라프로이그가 하나가 되고 에밀 마음을 모두 갑충한테 주었다. 라그, 코너가 와서 시간을 끌면서 라프로이그 약점을 찾아냈다. 그곳을 저지가 공격해서 라프로이그를 쓰러뜨렸다.

 

에밀을 보니 나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나중에 사람을 죽이게 되는 게 생각났다. 에밀은 이제 열두살인데. 나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구나. 그동안 힘들고 괴롭게 지냈을 테니. 아이가 느끼는 시간은 길기도 하다. 에밀 기억에 마을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게 나왔는데, 에밀이 깜박임의 날 태어났다는 말이었다. 한사람 찾았는데 제대로 말도 못해보다니 라그는 아쉬웠겠다. 다른 사람은 좋게 만나기를 바란다. 갑충 이름을 라프로이그라고 했는데, 어쩌면 러프로이그일지도. 저지가 찾던 갑충이 맞는지 그것은 알 수 없다. 라프로이그가 얼마나 있는지 확실히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지는 이제 자기 할 일은 끝났다고 여겼다.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 산 것처럼 생각하다니. 저지는 앞으로도 라그, 코너와 함께 비로 살아가겠지.

 

어떻게 다른 사람 기억을 볼 수 있을까 할 텐데 심탄(마음탄)이 본래 그렇다. 갑충을 쓰러뜨릴 때 쏜 심탄 때문에 사람 기억이 보이기도 한다. 말로 하지 못한 것이 그렇게 보이면 좋을 텐데, 이건 만화에서나 일어나는 일이구나. 이상한 게 하나 더 있다. 갑충은 사람 마음을 먹는데, 그 마음으로 갑충을 쓰러뜨린다니 말이다. 그냥 마음은 아니구나. 정령호박과 마음을 모을 총같은 연장이 있어야 한다(총이 아닌 것을 쓰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나오는 것은 그냥 마음과는 다른 것이겠다. 저지가 지내던 고아원 존그리어는 진 웹스터 소설 《키다리 아저씨》에서 주디가 있던 고아원 이름이라고 한다. ‘키다리 아저씨’ 내용은 아는데 소설은 아직 못 보았다. 만화도 제대로 다 봤다고 말하기 어렵다. 전에 ebs에서 라디오 소설 시간에 읽어주는 것을 듣고 좀더 알았다.

 

 

 

 

 

 

 

본래 만화책 한권 보고 쓴 것만 올릴까 했다. 나는 읽은 지 오래된 것은 거의 못 쓴다. 아마 그 책을 오래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겠지. 누군가는 책 한권을 만나고 그게 아주 좋아서 읽고 또 읽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런 적이 없다. 읽은 지 오래되었는데도 무언가를 쓰는 사람도 있구나. 지금도 다르지 않지만 내가 줄거리를 많이 쓰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기도 하고 벌써 썼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을 보고 두번 쓰게 되는 일은 거의 없다(어쩌다 한번 더 쓴다). 꼭 써야 하는 것도 아닌데, 한번 쓰고 나면 못 쓰다니. 신기하게도 시간이 흐르면 예전에 본 게 가끔 떠오르기도 한다. 지금 보는 책과 비슷하거나 그냥 문득 떠오르는 거겠지. 어떤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는 것과 같다. 내가 읽은 책에 자신을 갖지 못하는 탓도 있다. 좋으면 좋은대로 별로면 별로다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책을 잘 못 봐서 그런 데 자신 없다. 좋은 건 좋다 말하지만 별로인 건 말하지 않는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도 있을 테니까. 잠자기 전에 어떻게 써야지 하고 생각했다. 아쉽다, 그렇게 생각하기보다 써야 했다. 그때 생각한 것을 그대로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그 생각이 다 좋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책을 본 기억을 쥐어짜내볼까 한다.

 

 

 

 

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2014, 자음과 모음)

 

다른 책보다 이 책은 빨리 우리나라에 나와서 놀랐다(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그렇게 생각했구나). 다른 나라에서 나오는 때와 같거나 조금 차이 나게 나오는 건 이 책만은 아니다. 지난해 무라카미 하루키 책은 일본과 거의 비슷한 때 나왔다. 이런 말은 전에도 했구나. 히가시노 게이고가 어떻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것은 어느 작가나 비슷하다. 내가 작가를 생각하고 책을 보기보다 그저 책만 보기 때문에. 책을 보면서 작가가 어떤지도 생각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에서도 이름이 아주 잘 알려진 추리소설 작가다.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구나. 히가시노 게이고는 처음에는 본격 추리를 썼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바뀌었다. 누가 사람을 죽였는지 추리해나가는 이야기보다 왜 죽였는지를 더 생각하게 하고, 사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조금 건드린다. 깊게가 아니고 조금이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그 책을 보고 그것을 생각해볼 수 있으니 괜찮은 거 아닌가 싶다.

 

사형제도가 아주 좋은 건 아니다고 다룬 소설은 예전에도 나왔다. 그런 것을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죄를 지은 사람이 죗값을 치르기 위해 사형을 받거나 형무소에서 형을 사는 것을 ‘공허한 십자가’라고 말한다. 사람은 죄를 지으면 죗값을 치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죄를 짓는다. 어떤 사람은 형무소에 잠깐 들어갔다 오면 되잖아, 하기도 한다. 이것은 드라마에서 들은 거지만 실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폭력조직은 밑에 사람이 다른 사람 죄를 대신 짊어지고 형을 살기도 한다. 형무소에서 형을 살거나 사형 선고를 받아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본래는 길었는데 형무소에서 모범수가 되면 더 일찍 사회에 나오기도 한다. 그 사람이 정말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살아갈지 알 수 있을까. 모범수인 척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런 것은 잘 알기 어려울 거다. 그래도 잘 알아보도록 해야 한다. 자기 죄를 뉘우치고 앞으로 제대로 살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사회에서는 그런 사람을 안 좋게 보기도 한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가까운 곳에 잘못해서 사람을 죽인 사람이 있다면 무서워하고 가까이 가지 않으려고 할 거다. 자기 죄를 뉘우치고 평생 죄를 갚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제대로 봐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속에 나온 사람 가운데 한사람은 사람은 언젠가는 죽을 테니, 사형을 받는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피해자는 범인한테 무엇을 바라야 할까 하는 생각도 하게 한다. 범인이 잘못했다고 말해도 용서하기 어려울 텐데, 자기 죄는 뉘우치지 않고 사형을 받아도 괜찮다고 말하다니.

 

죄를 지었다고 해서 그 사람을 가둬두는 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 뒤에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은 나도 모르겠다. 죄를 지은 사람이 죄를 깊이 생각하고 뉘우치게 해야 할 텐데, 형무소에서 그런 걸 하고 있을까. 몸이야 가두어둘 수 있지만, 마음까지 어떻게 할 수 없다. 그래도 사람을 믿고 싶다, 달라질 수 있다고. 감옥에서 온갖 나쁜 짓을 배우는 사람도 있다는 게 생각났다. 예전에 일어난 일이 나올 때는 청소년한테 성교육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하다니. 그 일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 죄가 되었다. 한사람은 죗값을 치른다는 생각으로 살아가지만, 한사람은 그 죄에 짓눌려 망가졌다. 둘레 어른(학교 선생님)이 관심을 갖지 않고 보고도 못 본 척했기 때문이다. 그런 일도 아주 없지 않을 것 같다.

 

 

 

“내 목숨이니까 어떻게 하든 내 마음이다 여길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 목숨은 당신 한사람 것이 아닙니다. 벌써 돌아가셨다고 해도 부모님 것이기도 하고, 그렇게 친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당신이 아는 모든 사람 것이기도 하지요. 아니, 이제 제 것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죽으면 나도 슬플 테니까요.”  (312쪽)

 

 

 

 

조선직업실록, 정명섭 (2014, 북로드)

 

본 지 좀 오래된 책이다. 조선시대에 있었지만 잊힌 직업을 소개해준다. 여기 나오는 건 스물하난데 그때 일이 이것만 있지 않았을 거다. 역사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실제 하지 않는다. 이것도 우리나라 역사 공부를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백성 이야기라고 하면 되겠다. 나는 조선시대 백성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것을 찾아보지 않았다. 어떻게 하다 겨우 하나 보고 뭔가 한 것처럼 생각했구나. 라디오 방송에서 잠깐 우리나라 조선시대 이야기를 하나 들었다. 지나면서 들은 건데, 그때 양반이 정치에 참여하려면 과거시험을 봐야 했다. 그게 좋은 제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이게 늘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과거시험에 합격해도 문관과 무관이 차별받았다. 문관이 되어야 높은 벼슬을 할 수 있었다. 이런 말이 나왔다. 이것은 양반 이야기구나. 이 책에는 조선후기 과거시험에 부정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벼슬을 하지 못한 양반이 한 일은 전기수나 재담꾼이었다. 글을 알아야 글을 읽고 외워서 이야기해주니까. 다른 나라 때문에 생긴 일도 있었고 남편이 죽은 여자가 하는 일도 나온다. 장례식에서 곡을 하고 돈을 받기도 했다. 대신 매 맞아 주는 일도 있었구나. 이런 건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을 텐데, 할 게 없으면 그거라도 했겠다.

 

 

 

 

혼돈의 도시, 마이클 코넬리 (2014, 알에이치코리아(RHK))

 

이 책은 마이클 코넬리가 쓰는 해리 보슈 시리즈 가운데서 하나다. 몇 번째인지 나도 잘 모른다. 이것을 차례대로 죽 본 것은 아니고 빼먹고 보기도 했다. 마이클 코넬리 책을 처음 볼 때는 이상하게 읽는 속도가 느렸다. 이 책은 보통으로 본 듯하다. 이것보다 먼저 나온 《에코 파크》는 못 보았다. 그때 어떤 일이 있어서 해리 보슈는 한달 동안 일을 쉬고 여기에서 첫일을 맡았다. 해리와 함께 일하는 사람도 바뀌었다. 해리와 짝을 이루는 사람은 해리와 나이 차이가 스무살 이상 났다. 해리가 엄청 선배라고 해야겠다. 그렇다고 해도 해리는 자신이 선배인 척하지 않는다. 예전처럼 자기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수사를 한다. 위에서 하지 마라 하는 것도 하고. 해리는 죽은 사람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한다. 그 사람을 죽인 사람을 찾는 일 말이다. 이제야 해리 보슈는 죽은 사람을 가장 첫째로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죽은 사람한테는 남은 식구도 있는데, 그런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고도 하지 않는가. 가장 불쌍한 사람은 죽임을 당한 사람이다. 그것을 가끔 잊는 건 아닌가 싶다.

 

큰일에 진짜 뜻을 숨겼다. 이것만 말해야겠다.

 

 

 

“난 살인범들을 찾을 테니까, 당신들은 세슘을 찾으라고.” 보슈가 큰 소리로 말했다.  (83쪽)

 

 

“국민 안녕과 사회안전은 산마루에 죽어 자빠져 있는 저 남자에서 시작되는 거야. 우리가 그를 잊으면, 다른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고.”  (130쪽)

 

 

 

 

 

기억을 쥐어짜내보겠다고 했는데 별로 짜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쓰려고 한 건 《천강에 비친 달》(정찬주, 작가정신)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거의 세종과 집현전 학자가 힘을 모아 한글을 만들었다고 배운다(국어사전에서 훈민정음으로 찾으면 이렇게 쓰여 있다). 그런데 실제는 그게 아니었다. 세종이 글자를 모르는 백성을 생각하고 한글을 만들도록 한 사람은 신미 대사다. 그러니까 승려다. 조선시대 때는 유교를 따르고 불교를 없애려고 했다. 세종은 다른 왕과 다르게 불교 가르침을 따랐다. 왕이기에 신하가 그 일을 뭐라 하지 못했겠지만, 아무리 왕이라 해도 밝힐 수 없는 것도 있다. 바로 한글을 만든 게 승려 신미라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가 알고 있지만 잘못 알고 있는 우리 역사가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려지지 않는 것도 많겠지. 신미가 범어에서 우리 글자를 만든 것은 이 소설보다 먼저 다른 사람이 썼다. 나는 이 책을 보고 알았다.

 

한글이 있어서 우리가 어려운 한자나 영어를 잘 몰라도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말은 있지만 글자가 없는 나라 말은 쉽게 사라진다(이건 내가 모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글자가 없어서 말이 사라지기보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사라지는 건지도). 지금도 어딘가에서 사라지고 있는 말이 있을 거다. 일본한테도 빼앗기지 않은 우리말과 글이다. 우리가 할 일은 우리말과 글을 잘 가꾸고 쓰는 거다.

 

 

 

 

편지를 떠나보내자

 

 

글이 완성되는 건 누군가 그 글을 읽을 때,

마찬가지로 편지가 편지가 되는 건 누군가한테 제대로 갈 때다

빨간 우체통을 지날 때 한번 살펴보자

우체통 속으로 채 들어가지 못한 편지가 보이면

편지가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자

 

 

 

가끔 길을 걷다 우체통 속으로 다 들어가지 못한 편지를 본다. 아니 어쩌면 그건 편지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런 게 보이면 우체통 속으로 집어넣는다. 뒤에 다른 게 생각났다면 좋았을 텐데, 편지가 다른 곳에 갈 수 있게 해주는 것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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路地裏のあやかしたち (2) 綾櫛橫丁加納表具店 (メディアワ-クス文庫) (文庫)
行田尙希 / アスキ-·メディアワ-クス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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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요괴들 2 - 아야쿠시요코초 가노 표구점

유키타 나오키

 

 

 

이야기가 이어지면서도 단편으로 끝나는 시리즈는 틀이 비슷하기도 하다.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지난번에 마지막에 말한 것처럼 이 책 《뒷골목 요괴들》은 두 권이 더 나와서 이번에는 두번째 책을 만났다. 작가가 첫번째를 쓰고 바로 다음을 썼을지 그것은 잘 모르겠다. 상을 받아서 뒷이야기를 더 쓰면 어떻겠느냐고 편집자가 말했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보다보면 여전히 요괴가 나오는 만화 《나츠메 우인장》이 떠오른다. 요괴가 살아가는 것은 조금 다르다. 전에도 말했지만 ‘뒷골목 요괴들’은 사람 속에 섞여서 살아간다. 모든 요괴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어쩐지 요괴는 사람과 더 잘 어울려서 살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람은 사람과 어울려서 살아가기 어렵기도 한데. 요괴는 사람과는 다른 시간을 살아서 그럴까. 정말 요괴는 사람보다 더 오래 살까. 요괴는 일본에만 있을까, 어디에나 있을까. 중국, 우리나라에도 있지만 내가 잘 모르는구나. 카(가)마이타치, 자시키와라시, 누라리횬 같은 요괴.

 

카마이타치는 사람을 베는 요괴다. 죽을 정도는 아니고 살짝 베는 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밖에 설명을 못하다니. 자세한 것을 찾아봐야지 생각만 했다(이런 말을 하다니). 코노스케가 가노 표구점에서 표구를 배운 지 한해가 다 되어간다. 코노스케가 언젠가 벚꽃놀이를 가자고 했는데 벚꽃이 피어 꽃놀이를 간다. 거기에서 코노스케는 자리를 맡아야 했다. 꽃놀이 하는 자리에 나타난 요괴가 카마이타치 안즈다. 사람을 베니까 무서울 것 같은데 안즈는 사람 낯을 엄청 가리는 여자아이 모습이었다. 사람 헤이스케, 너구리 이츠키, 텐구 오타는 안즈와 눈을 맞추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말한다. 코노스케는 얼마나 걸릴까. 일본 만화에 가끔 나오는 캐릭터다. 이것은 만화가 아닌 소설이지만.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 나오는 시오리코와 비슷하다 생각하면 되겠다. 안즈는 다마키(오백년 넘게 산 여우로 전설의 표구사다)한테 오노데라 공장 사장 집에서 족자를 훔쳐달라고 한다. 오노데라 공장을 세운 사장과 안즈는 친구였다. 지금은 손자가 이어서 하는데 손자가 아파서 병원에 있었다. 그 기회를 틈타 손자 아내(이렇게 말했지만 나이는 많다)는 골동품을 팔려고 했다. 공장 일이 잘 안 돼서 그런 걸 팔아서 돈을 마련하려는 거다. 안즈는 오노데라하고 추억이 담긴 족자가 팔리는 걸 걱정해서 다마키한테 훔쳐달라고 했다.

 

아무리 부탁이라 해도 다마키가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은 하지 않는다. 다행이라 해야 할까 안즈가 소중하게 여긴 족자는 팔리지 않았다. 오노데라 손자 부인이 쓰레기장에 버린 걸 다마키가 찾아서 오노데라 손자가 있는 병원에 갔다. 오노데라 손자가 아프고 공장이 잘 안 된 건 그 족자 때문이기도 했다. 거기에 담긴 마음이 흘러나와서. 나쁜 마음은 아니고 열심히 해야지 하는 오노데라 마음이다. 족자가 오래되고 더러워지면 거기에 담긴 마음이 흘러나온다. 다마키는 족자(그림)에 담긴 마음이 흘러나오지 않게 하는 일을 한다. 안즈가 족자를 소중하게 여긴 것은 오노데라와 자신이 친구였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거였기 때문이다. 안즈는 오노데라를 친구로 생각했지만 오노데라는 어땠는지 잘 몰랐다. 오노데라도 안즈를 친구로 여겼다는 것을 오노데라 손자가 말했다. 안즈가 어린 여자아이 모습이어도 요괴여서 오래 산다. 안즈는 요괴와 잘 어울리지 못했는데 오노데라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음이 잘 맞았다. 요괴는 추억으로 살아가는가 싶기도 하다. 그것도 있고 안즈가 오노데라를 만나고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 있게 된 게 아닐까 싶다.

 

자시키와라시는 우리나라 사람도 많이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떨까. 자시키와라시는 집안 사람한테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여자아이 모습일 것 같은데 하야세 집안에 사는 자시키와라시는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 모습으로 이름은 후타바다. 후타바라는 이름도 여자아이한테 더 잘 붙이던데, 코노스케는 카마이타치 안즈가 자시키와라시 같다고 생각했다. 후타바는 다마키와 요괴한테 하야세 집안 장지문 종이를 갈아달라 하고 맹장지를 갈아달라고 했다. 일을 한번이 아닌 여러번 하게 했다. 그 집에 혼자 사는 할머니 때문이다. 아들이 있지만 아들은 할머니 집에 자주 찾아오지 않았다. 그것도 까닭이 있었다. 전에 그 집에 살던 화가가 그린 그림 때문이었다. 그림에 흠집이 생겨서 화가가 식구를 그리는 마음이 반대로 움직였다. 후타바가 다마키한테 바로 그 그림 이야기를 하지 않은 건 할머니 아들이 그림 때문에 집에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니다 생가하고 싶어서였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림 때문에 아들이 집에 찾아온 것이니까. 그 그림이 조금 영향을 미친 것 같기는 하다. 혼자 사는 할머니니까 후타바가 이야기하고 그러면 좋은데 방안에서 게임만 했다. 후타바가 그러지 못한 건 할머니한테 자신은 진짜 식구가 아니어서였다. 사람을 생각하지만 자신을 진짜 받아들여준 걸까 하는 마음이었다. 후타바가 겉으로는 건방져 보이지만 실제는 속이 깊고 마음이 따듯했다. 본래 자시키와라시는 사람 앞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데 하야세 집안에 왔을 때는 모습을 드러냈다. 할머니가 자시키와라시를 믿은 게 더 신기한가.

 

누라리횬은 괴물고양이 아게하가 말한 것처럼 남의 집에 멋대로 들어와서 편하게 차를 마시는 요괴일까. 하나 더, 장난도 친다. 예전에 ‘누라리횬의 손자’라는 것을 보았는데, 거기에서는 요괴들이 누라리횬을 따랐다. 여기 나온 누라리횬은 신(이름)으로 사십대 남자 모습이다. 무역회사 일을 하는데 다른 사람 연애에 마음을 쓰기도 한다. 신은 에도시대 때 만난 여자 오리요를 잊지 못했다. 좋아해서기도 하지만 자기 때문에 오리요가 힘들었다고 생각해서다. 요괴와 사람은 맺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 신은 오리요 앞에서 모습을 감췄다(그전에 오리요가 먼저 신과 함께 죽기를 바랐다. 두 사람 처지를 생각해서. 그때 두 사람이 함께 죽는 게 널리 퍼져 있기도 했다). 오리요가 신을 만난 건 힘들 때였다. 신을 만나고 오리요는 많이 웃고 바라보는 세상이 넓어졌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오리요가 갑자기 신을 만나지 못하게 됐을 때는 슬펐겠지만 신을 만난 일을 기쁘게 생각했을 거다. 어쩌면 신은 오리요한테 더 잘해주지 못한 게 아쉬운 건지도. 곁에 있을 때 잘하기, 그게 가장 좋은 거겠지. 신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은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른 사람 연애를 도와주는 건지도.

 

헤이스케 집안은 대대로 다마키를 스승으로 모시고 표구를 배웠다. 헤이스케가 어렸을 때 아버지와 다마키가 하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은 사람이 표구를 하지 않게 되면 다마키는 산으로 돌아가서 살겠다고 한 거다. 헤이스케는 스승이 산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다. 그때 생각한 게 창작표구다. 표구를 옛날 그대로 하지 않고 서양식 집에 걸 수 있게 하는 거다. 재미있는 거 하나 더 있다. 헤이스케 집안 사람은 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여자와 결혼했다. 다마키와 어딘가 비슷한. 헤이스케는 약혼을 했는데도 다마키와 다른 요괴한테 바로 말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나서야 말한 건 어렸을 때 안 좋은 일이 있어서다. 헤이스케와 결혼할 사람은 박물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이름은 모치즈키 마리다. 모치즈키는 다마키와 다른 요괴를 만나고 바로 친해졌다. 이때는 박물관에 보관한 그림이 이상한 일을 일으켜서 다마키가 그 그림을 찾아낸다. 찾은 건 코노스케라고 해야 하겠다. 코노스케는 고등학교 3학년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앞으로 일.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정하지 않았다. 코노스케는 앞으로도 다마키와 다른 요괴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코노스케가 죽 요괴를 만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표구를 깊게 배워도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할지.

 

겉으로는 요괴와 사람으로 썼지만 그냥 사람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이런저런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 친구보다 좀더 가까운 관계 식구와 비슷한. 가노 표구점에 모이는 요괴는 그렇다. 다음에는 어떤 요괴가 나오고 코노스케가 어떤 생각을 할까. 책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했는데 그것을 제대로 못 썼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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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이 걷히다

 

  나이트 스타   Night Star (2010)

  앨리슨 노엘   김은경 옮김

  북폴리오  2011년 08월 05일

 

 

 

 

 

 

 

 

 

 

 

 

아직 한권 남았지만 곧 끝이 나겠습니다. 이야기는 그렇게 끝나겠지만 그걸로 끝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에버와 데이먼은 죽지 않는 사람이니까요. 영혼이 끝없는 어둠에 떨어지는 게 아니라면 아주 오래 살다가 둘이 함께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언제나 한사람만 바라보고 지낼 수 있을까요. 이렇게 말하는 건 그게 부럽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자신의 반쪽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벌써 만난 분은 바로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기 바랍니다. 아직 찾지 못한 분은 앞으로 찾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없는 것 같아요. 에버가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에바 아줌마한테 물어봤습니다. 뭐냐 하면 누구한테나 자신의 반쪽(소울메이트)이 있느냐구요. 에바 아줌마는 그렇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누구나 그 사람을 알아보고 적극 찾아나설 수 있는 건 아니다 했습니다. 알아볼 수 없다면 열심히 찾아보기라도 해야 할지도 모르죠. 저는 둘 다 어려워서. 어쩌다 이런 말을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거 자주 생각하지 않아요. 이 책을 볼 때만 잠깐 했습니다.

 

지난번에 에버와 로만 모습을 보고 오해해서 주드가 로만을 죽게 해서 헤이븐이 복수하겠다 했어요. 이런 말을 하니 다른 말도 해야겠군요. 헤이븐은 에버 친구로 로만 때문에 죽어갔는데 에버가 엘릭서를 먹여서 살렸습니다. 그리고 헤이븐은 에버, 데이먼, 로만과 같은 죽지 않는 사람이 되었어요. 헤이븐은 늙지 않고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아주 기뻐했습니다. 헤이븐은 로만을 좋아했지만 로만 마음에는 다른 사람이 있었지요. 다른 사람은 마음이 엇갈리고 마는데 에버와 데이먼은 그러지 않는군요. 이야기에서 중심인물이니 어쩔 수 없겠군요. 하지만 이번에 그런 일이 잠깐 찾아왔어요. 데이먼은 에버를 사백년 동안 찾아다녔거든요. 만나면 서로 좋아하기도 했지만 드리나 때문에 에버가 죽었습니다. 전생을 데이먼과 에버가 보기도 했는데 데이먼은 좋은 것만 에버한테 보여줬어요. 지금에서 바로 앞 삶에서 에버는 미국 남부 노예였는데 데이먼이 에버를 사서 식구들과 좋아하는 사람과 떨어지게 했습니다. 에버는 그 일을 알게 되고 데이먼이 진짜 자기 운명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주드를 만나면 여전히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고. 혹시 두 사람을 방해한 건 데이먼이 아닐까 했습니다.

 

로만, 헤이븐 그리고 주드는 에버보다 더 많은 일을 알았던가 봅니다. 데이먼이 지난날 어땠는지 알아도 좋아할 수 있을까 하는 말을 했거든요. 데이먼한테는 살아온 삶이고 에버한테는 전생. 지난날은 지나간 일이다 해야 할지, 그것을 제대로 마주보아야 할지. 정말 데이먼이 나쁜 짓을 했을까 하고 에버도 의심합니다. 에버가 헤이븐한테 약한 차크라를 공격받고 섀도우랜드에 떨어질 때, 에버는 모든 전생을 봅니다. 그리고 그때 알게 됩니다. 데이먼이 마법이나 다른 힘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전생에서 에버는 데이먼을 만나면 바로 좋아했습니다. 노예였을 때는 시간이 걸렸지만, 그때는 에버가 흑인이었나보네요. 에버 마음이 확실해지자 에버의 약한 차크라가 나았습니다. 에버는 죽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야기보다 이 이야기를 많이 했군요. 헤이븐하고 다시 사이가 좋아졌으면 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헤이븐은 엘릭서에 중독되고 자신을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힘을 가지면 그것을 올바르게 써야 하는데 헤이븐은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는 다른 아이를 몰아내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어요. 누군가한테 괴롭힘 당하던 사람이 나중에 괴롭히는 쪽이 되기도 하잖아요. 헤이븐이 그랬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이 치켜올려주던 스테이샤는 그 반대가 됐습니다. 그런 스테이샤를 데이먼이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에버도. 에버는 스테이샤한테 자기 능력을 좋게 쓴다고 약속하면 본래 자리로 가게 해주겠다고 합니다. 스테이샤가 가장 처음 한 일은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한 거예요. 헤이븐은 다시 좋아지지 않았지만 스테이샤는 전보다 나은 사람이 될 듯합니다. 자신이 괴롭힘 당하는 처지에 놓여봐서 그게 어떤지 알 테니까요. 앞에서도 말했는데, 사람은 자기가 가진 힘(재능)을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고 다른 사람을 위해 써야 빛을 내는 듯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도 마찬가지군요. 쌍둥이는 전에 서머랜드에 돌아가려고 해도 그러지 못했는데 다친 주드를 생각했더니 서머랜드에 갈 수 있었습니다. 어쩐지 뭐가 뭔지 모를 말을 한 것 같네요. 여기에서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이야기도 하는 것 같아요. 다섯번째가 되어서야 에버는 마음이 좀 자란 듯하고, 그래도 여전히 해독제를 찾으려고 합니다. 고모하고 문제도 아직 있군요.

 

오랫동안 살아온 데이먼은 친구를 깊이 사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친구를 사귀게 됐습니다. 에버 친구인 마일스한테 죽지 않는 사람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주드하고도 사이가 좋아졌습니다. 주드는 에버가 마음을 정한 걸 알고 그것을 받아들였습니다. 다음에는 서머랜드 일이 나올 것 같습니다. 에버가 찾아낸 어둡고 축축한 곳. 서머랜드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밝은 곳인데 에버가 예전에 가 본 곳은 달랐습니다. 데이먼도 지금까지 서머랜드에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곳은 에버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여겼습니다. 또 해독제도 찾아야죠. 이 이야기 끝은 좋을 것 같은데 그래도 제대로 지켜보는 게 좋겠지요.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

 

“환생의 핵심은 할 수 있는 한 여러 삶을 경험하면서 사랑과 공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거지. 다른 사람 처지에서 느낀 사랑과 공감이 온전한 내 감정이 되는 거야.”

 

“전에는 환생의 핵심이 업의 균형을 잡는 일이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
.
.

 

“사람은 자기가 내리는 결정에 따라 업을 만들어가는 거야. 이 세상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이 세상에 온 진짜 까닭이 무엇인지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느냐에 따라 업이 달라지지.”

 

“그게 뭐야? 그러니까, ‘진짜’ 까닭이라는 거 말이야?”

 

나는 여전히 심란한 마음으로 물었다.

 

“서로 사랑하는 것. 그뿐이야. 별거 아니어서 아주 쉬워 보이지. 하지만 방금 본 것도 그렇고, 우리 지난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사랑을 실천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어.”  (26쪽)

 

 

헤이븐 말이 틀렸다.

 

늘 어느 한쪽이 더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인연으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똑같이 사랑한다.

 

사랑하는 방식은 달라도 그 깊이는 똑같다.  (243쪽)

 

 

 

 

 

 

 

사라지지 않는 영혼

 

  에버래스팅   Ever Lasting (2011)

  앨리슨 노엘   김은경 옮김

  북폴리오  2011년 12월 15일

 

 

 

 

 

 

 

 

 

 

 

 

등불을 들고 여기 서 있을게 먼 곳에서라도 나를 찾아 와

인파 속에 날 지나칠 때 단 한 번만 내 눈을 바라봐

난 너를 알아 볼 수 있어 단 한순간에

Cause Here, I stand for you

 

Here I stand for you에서, 넥스트

 

 

 

드디어 마지막 이야기까지 만났습니다. 여섯권이지만 참 길었습니다. 책이 아니고 제가 이 책을 다 보기까기 걸린 시간이죠. 책을 보면서 죽지 않는 두 사람이 앞으로도 잘 살아갈까 하는 생각을 하고, 때로는 시간 많으니까 천천히 필요한 걸 찾아도 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실제 서두르다 잘 안 되기도 했거든요. 마지막에는 모든 시련을 뛰어넘고 잘 살아가리라 여겼지요. 소설은 바라는 걸 얻기 위해 생고생하는 이야기다는 말을 보았는데 이것도 그래 보입니다. 바라는 것을 얻을 수도 있고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는 마지막이 아쉽기도 합니다. 어떤 마지막이었는지 뚜렷하게 말해야 하지만 딱히 생각나는 건 없습니다. 지금은 생각과는 다른 마지막일지라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쩐지 아쉬워도 말이죠. 어쩌면 아쉬움이 남는 게 더 나은 건지도. 뭐든 잘되고 좋게 끝나도 아주 좋지는 않더군요. 사람 마음은 이상하네요. 모두 잘된다 해도 그게 끝은 아니겠지요. 이야기가 끝나도 우리 삶은 끝나지 않으니까요. 살아갈 때는 무언가 하나를 끝내면 또 다른 걸 시작하지요. 끝없이 돌을 밀어올리는 시지프스처럼. 그것은 되풀이되는 일상이라는 말을 들은 것 같네요.

 

오래전 데이먼은 연금술로 마시면 죽지 않는 것 ‘엘릭서’를 만들어서 자신과 몇 사람이 함께 마시고 죽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데이먼 삶은 그게 처음이었을까요. 어쩌면 그것보다 먼저 삶이 있는 건 아닐까 합니다. 데이먼과 에버는 그보다 더 전에도 만났더군요. 이름도 모습도 달랐지만. 데이먼이 죽지 않는 사람이 되어 에버를 찾아 헤매게 된 일은 아주 오래전 일 때문입니다. 그때 에버와 데이먼만 있었던 건 아니고 지금 삶에서 만난 사람도 거의 가까이에 있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사람 옷깃이 스치려면 오랜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말과는 반대구나 했습니다. 전생이 진짜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에서는 모두 다시 태어나고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더군요. 드리나가 에버를 죽인 것도 더 오래전에 시작했던 거고, 자기와 운명이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그런데 상대는 정해져있는 걸까요. 다시 태어났을 때도 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클램프가 그리는 만화 세계도 그렇습니다. 짝이 정해져 있고 어떤 세상에서든 그 사람을 만나고, 다시 태어나도 그렇게 되더군요.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그렇게 생각하면 사람은 늘 비슷한 삶을 되풀이하는 게 되잖아요. 그걸 사람이 아는 건 아니지만.

 

죽지 않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은 어둡고 추운 섀도우랜드에 갇힙니다. 우주 법칙은 무엇이든 이 세상에 오면 언젠가는 떠난다잖아요. 거기에 거스르는 게 죽지 않는 사람이지요. 영혼이 갇히는 건 자연 섭리를 따르지 않은 벌일지도 모르죠. 저도 모르게 죽지 않는 사람이 된 사람은 죽음을 바라기도 했습니다. 에버가 해야 하는 건 데이먼과 하나가 되기 위한 해독제를 찾는 게 아니고 모든 것을 본래대로 되돌리는 일이었습니다. 에버가 오랫동안 다시 태어난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는군요. 자연 섭리에 따르는 일입니다. 그때는 해독제가 없어도 괜찮아요. 정말 해야 할 일을 알면 다른 것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군요. 죽지 않는 사람 영혼이 섀도우랜드에 가는 것이나 해독제. 에버와 데이먼은 섀도우랜드에 갇힌 영혼을 구하고, 드리나와 로만 그리고 헤이븐 영혼도 만나서 좋게 말합니다. 처음에 이 소설을 봤을 때는 죽지 않고 한사람하고만 살아갈 수 있을까 했는데, 마지막에 이런 게 나오다니. 마지막까지 보기로 한 걸 잘했다고 생각해야겠네요. 안 봤다면 몰랐을 테니까요. 죽지 않는 사람이 모두 다시 나이 들고 언젠가 죽는 사람으로 돌아간 건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에버와 데이먼 말고 로만 때문에 죽지 않게 된 사람도 있었거든요. 에버가 그 사람들을 불러서 이야기를 했는데, 나중에 보니 냉장고에 넣어둔 엘릭서가 사라졌습니다. 죽지 않는 사람이 잘못해서 죽어서 섀도우랜드에 가도 이제 그 영혼을 구해줄 사람은 없겠네요.

 

사람이 죽어도 영혼은 사라지지 않는다, 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요. 영혼도 살아있을 때 중요할 것 같은데. 가까이에 누군가 있다고 느껴지세요. 이렇게 말하면 무서울까요.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영혼이 가까이 있다면 무섭지 않겠습니다. 삶이 빛나는 건 죽음이 있기 때문이지요. 죽으면 다시 태어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죽음을 그렇게 슬퍼할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자연스러운 죽음이 아닐 때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겠지만. 어쩌면 이런 걸 깨달으려면 시간이 걸리는지도 모르겠어요. 에버와 데이먼도 많은 일을 겪고서야 다시 만나고 몸이 아닌 영혼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끝없는 삶은 지루할 것 같기도 합니다.

 

 

 

데이먼, 영혼은 사라지지 않아

지금과 다른 모습일지라도 나는 너를 알아볼거야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어

두려워하지마

 

 

 

*그냥

 

바로 앞에서 한 말은 에버가 되어서 한 겁니다. 책 속에도 이런 말이 있군요. 모습이 달라도 눈을 보면 그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하던데, 넥스트 노래 Here I Stand For You에도 ‘단 한번만 내 눈을 바라봐’ 하는 말이 있군요. 눈이라……. 글은 자신이 경험한 것을 쓰기도 하지만 바라는 걸 쓰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한눈에 알아보는 거, 처음에는 바라는 일을 쓴 게 아닐까 했는데 경험일 수도 있겠네요. 제가 경험하지 않았다고 해서 남도 그렇다고 할 수 없잖아요. 글로는 실제 할 수 없는 말도 합니다. 자신이 할 수 없는 말을 다른 사람 입을 빌려서 하는 사람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내 말은 너희가 엘릭서를 마시는 거 말이야, 음, 뭘 먹는지 자세히 모르지만, 어쨌든 내 요지는 그게 자연 섭리에 어긋난다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지? 본래 사람 몸은 영원하지 않아. 영원한 건 영혼이야. 영혼이야말로 영원히 죽지 않는 거야. 영혼은 돌고 돌기는 해도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 우린 몸으로 살아가는 세상 저편을 볼 줄 알아야 해. 이 세상에만 집착하면 안 되고…….”  (51쪽)

 

 

식물과 동물에서 사람에 이르기까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하나다.

 

살다가 죽울지 몰라도 우리 영혼과 본질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같이 끝없다.  (188쪽)

 

 

“우주는 참을성이 많아. 우리가 참된 것을 제대로 알 때까지 여러 기회를 주지. 그래서 우리가 다시 태어나는 거야.”  (192쪽)

 

 

 

 

 

 

 

색칠하기

 

 

 

 

 

 

이 책 제목을 봤을 때 떠올린 건 동화 《비밀의 화원》(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입니다. 이것도 그런 동화가 아닐까 한 거예요. 색칠하는 책이라는 것을 안 건 지난달이고 그때 엽서로도 나온 것을 알았습니다. 요새 이런 책 많이 나오더군요. 이런 게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알았다고 해도 그렇게 관심을 가졌을지 모르겠지만, 이건 엽서여서 색칠해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은 잘 못 그렸지만, 어렸을 때 색칠하기는 좋아했습니다. 그때는 색연필이 없어서 크레파스로 색칠을 했는데, 색연필 갖고 싶었습니다. 크레파스로 칠하면 겉이 끈적끈적해서. 학교에 들어가면 크레파스는 사주지만 색연필까지 사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바라면 사줬을지도 모르죠. 저는 사달라고 했는지 안 했는지 생각나지 않는군요.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죠. 어쩌면 크레파스조차 없는 아이가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나이를 먹고 문구점에서 색연필을 보니 갖고 싶더군요. 그림을 그리고 색칠할 것도 아닌데 그랬죠. 예전에 사둔 색연필을 이제야 쓰게 됐습니다. 하지만 색연필 색이 적어서 조금 아쉽습니다. 크레파스도 열두가지와 스물네가지 색이 있었군요. 제가 가진 색연필은 연필처럼 갂는 것으로 색이 열두가지예요. 흰색은 칠해도 안 보여서 실제는 열한가지죠. 아직 쉬운 것만 몇장 칠해봤습니다. 처음에는 여러장 칠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무엇을 칠할지 결정하기 어렵네요. 천천히 해도 괜찮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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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1-09 0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예뻐요.*^^*
보통아닌 솜씨!

희선 2015-01-10 22:59   좋아요 0 | URL
그렇게 잘 칠하지 못했지만, 예쁘다고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림까지 잘 그리는 사람에 견주면 별거 아니지만...


희선

2015-01-11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11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路地裏のあやかしたち―綾櫛橫丁加納表具店 (メディアワ-クス文庫) (文庫)
行田 尙希 / アスキ-メディアワ-クス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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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요괴들 - 아야쿠시요코초 가노 표구점

유키타 나오키

 

 

 

일본에는 요괴(신) 이야기가 많다. 내가 아는 건 얼마 없지만 아마 많을 거다(만화, 소설). 일본이 섬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게 많은 게 아닌가 했다. 우리나라 제주에도 신이 많았다는 걸 알고 그 생각이 아주 틀린 건 아니구나 했다. 요괴와 신이 같은가 할지도 모르겠는데, 요괴가 신에 들어갈 때도 있다고 해야 할까 신이 요괴에 들어가기도 한다고 해야 할까. 그냥 요괴도 있지만 사람이 신으로 모시는 요괴도 있다(일본은 사람을 신으로 모시기도 한다). 요괴가 신이 되기도 한다고 해야겠다. 재미있게 본 것은 만화 《나츠메 우인장》이다. 만화니까 요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했다. 만화 속 사람은 몇 사람 빼고는 그 요괴를 못 봐서 아쉽겠다. 아니 그 안에서 연기를 한다 생각하면 안 보이는 척하는 건지도. 좀 쓸데없는 생각이다. 이 책을 알게 된 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미카미 엔) 때문이다. 그 책 속에서 이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 광고를 보았다. 어떤 책은 조금 관심을 가졌는데 우리나라에서 나오기도 했다(《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야마구치 코자부로, 이 책은 탐정 히구라시 시리즈다)이런 책 광고 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걸 보면 책이 보고 싶어지니까. 이 책은 보기로 했지만. 그러고 보니 거기에서 본 거 이거 하나만 보기로 했구나. 이 소설은 제19회 전격소설대상 ‘미디어웍스 문고상’을 받았다. 이런 것을 잘 아는 건 아니고 그런 말이 쓰여 있어서 말한 것뿐이다.

 

여기에는 어떤 요괴가 나올까. 오백년 넘게 산 여우 요괴 다마키, 괴물고양이 아게하, 둔갑하는 너구리 이츠키, 언젠가 텐구 왕이 될 텐구 왕자 오타, 눈여자(설녀) 렌게, 미용사로 사는 갓파 와시야 조지. 요괴만 나오는 건 아니다. 사람도 나온다. 고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 오바타 코노스케다. 이렇게 말하니까 다음에 이을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먼저 코노스케가 어떻게 요괴를 만나는지 말해야겠다. 너구리 이츠키 앞에만 ‘둔갑하는’을 붙였는데 모두 사람과 같은 모습이다. 요괴라는 말을 안 하면 그냥 사람으로 볼 거다. 사람은 하나 더 나온다. 표구를 하는 사람으로 다마키한테 일을 가져다주는 사에키 헤이스케다. 다마키 겉모습은 젊은 여성으로 언제나 기모노를 입는다. 다른 요괴도 나이 들어보이지 않는다. 오타는 초등학생, 아게하와 렌게는 고등학생처럼 꾸몄다. 이츠키는 이십대 남성이고 조지는 삼십대로 보인다. 오래 살아도 모습에 따라 마음은 다른 걸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어떨지. 다마키가 가장 오래 살았고 다른 요괴도 고등학생인 코노스케보다 오래 산 듯하다. 초등학생 모습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오타는 어떤지 모르겠다.

 

책 제목은 《뒷골목 요괴들》이고 제목 사이에 작게 쓰여 있는 것은 ‘아야쿠시요코초 가노 표구점’이다. 앞에서 코노스케가 어떻게 요괴를 만나는지 말한다고 했는데 다른 말만 했다. 코노스케 아버지가 죽은 뒤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코노스케 아버지는 화가로 아버지가 죽기 전에 그린 그림 몇 점이 이상한 일을 일으켰다. 늦은 밤에 소리가 났다. 코노스케는 그것을 친구 모리시마한테 말한 적이 있는데, 모리시마가 다마유라길 아야쿠시요코초에 사는 힘센 요괴한테 부탁하면 이상한 일을 해결해준다고 했다. 그 말을 다 믿은 건 아니지만 혹시나 하고 코노스케는 새벽에 그곳에 찾아간다. 그곳에서 코노스케는 기모노를 입고 술을 마시는 동물을 보고 다마키와 이츠키를 만난다. 골목을 안내해준 건 고양이로 나타난 아게하였다. 다마키는 오늘은 늦었으니 다음날 낮게 다시 찾아오라고 한다. 코노스케는 다음날 아야쿠시요코초에 간다. 아버지가 남긴 그림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코노스케 아버지는 코노스케가 태어나고 잠시만 같이 살다가 집을 나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그림을 그렸다. 아버지가 집에 돌아온 것은 암에 걸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다. 코노스케는 아버지를 그렇게 원망하지 않았다. 엄마는 아버지하고 결혼할 때 약속한 거였다고 했다. 별나기도 하다. 아버지는 오바타 코센으로 이름이 알려진 화가였다. 집에 돌아오고는 병원 갈 때만 빼고 방에 틀어박혀서 그림을 그렸다. 다른 그림은 다 팔렸지만 다섯장이 남았다. 그 그림이 움직이고 소리를 냈다.

 

다마키는 표구사다. 그림에 남은 마음을 줄이거나 바깥에 흘러나오지 못하게 하는 일도 한다. 표구를 하면 그렇게 되는가보다. 어떤 그림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그린 것으로 꽤 오래되었다. 거기에는 더 살고 싶다는 마음이 남아있었다. 다마키가 그림을 매만지고 그림으로 앞으로 백년 더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니 그림이 조용해졌다(그것은 표구를 새로 하는 것이라고 해야겠다). 코노스케는 혹시 아버지가 남긴 마음도 그런 게 아닐까 했다. 함께 살지 않은 시간이 길었으니 아버지는 아들한테 말로 하기 어려웠을지도. 그림 다섯장 가운데서 제비 그림을 다마키가 표구했다. 그림만 볼 때는 제비 두 마리와 한 마리 사이가 멀었는데, 표구를 하고 나니 세 마리가 같은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였다. 표구, 잘 모른다(인터넷에서 찾아봤지만 나온 게 별로 없었다. 내가 잘 못 찾은 건지도). 족자나 병풍을 만드는 것인 듯. 아는 건 이 정도다. 남은 네 장은 코노스케가 표구하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다마키한테 배우기로 한다. 다마키가 받는 건 새로 나오는 햄버거다(다마키는 햄버거를 아주 좋아한다). 코노스케는 다마키가 오백년 넘게 산 여우라는 것을 표구를 배우기로 했을 때 안다. 아야쿠시요코초를 아야카시요코초가 아닌가 한다. 이 말 재미있기는 하다. 아야카시는 요괴를 나타내는 말로 아야쿠시와 발음이 비슷해서 그렇게 생각한 거다.

 

코노스케가 다마키한테 표구를 배우는 것과 이상한 일이 일어나서 그게 왜 일어나는지 알아보고 해결하는 그런 이야기다. 텐구, 괴물고양이(네코마타), 너구리, 여우. 뜬금없이 이 말을 하다니. 일은 거의 그림과 관계있다. 다마키가 표구를 하기 때문이겠지.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림을 그냥 보는 것하고 표구하거나 액자에 넣었을 때 그림이 아주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아무도 봐주지 않아서 쓸쓸한 그림은 자신을 찾아주기를 바랐다. 상대한테 마음을 전할 수 없지만 조금 알아주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었다. 병풍그림 속 공작이 짝과 떨어지게 되어 슬퍼했다. 너구리 이츠키가 일은 조금 웃겼다. 이츠키가 하는 일은 별로 좋지 않은 사기꾼(결혼사기)인데 이츠키는 그것을 잘 못했다. 사귀는 여자가 늘 먼저 헤어지자고 했다. 이츠키 마음이 아주 나쁘지 않아서겠지.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과 표구가 이어져서 표구가 어떤 건지 조금 알았다. 예술품은 사람보다 오래 산다고 하지 않는가. 표구도 백년 뒤를 생각하고 한다고 한다. 앞도 중요하지만 뒤는 더 중요하다고. 이런 알 수 없는 말을. 솔직히 말하면 잘 못 알아들었다. 종이를 여러 번 붙이고 풀은 진함과 묽음이 다 다르다는 말만 알았다. 종이에 따라 바르는 풀도 다른 게 아닐까.

 

코노스케는 다마키와 가노 표구점에서 만나는 요괴들을 한달 동안이나 만나지 못했다. 어디에 잠깐 다녀온다고 하고는 연락이 없었다. 코노스케는 모두를 만난 게 꿈이었나 했다. 얼마 뒤 다마키와 다른 요괴들은 돌아왔다. 누군가를 만나면 갑자기 헤어지기보다 제대로 헤어져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한테는 그런 일 없겠지만. 이 소설은 두 권 더 나왔다. 다음에는 좀더 잘 보고 잘 쓰면 좋겠다.

 

 

 

희선

 

 

 

 

☆―

 

“여섯달밖에 그림을 못 그린다는 것은 너희 식구한테 남길 수 있는 그림을 앞으로 여섯달밖에 그리지 못한다는 거야. 남은 삶이 여섯달이라고 선고 받아서 네 아버지 머리에 먼저 떠오른 것은 식구였겠지. 식구를 위해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을 남길 수 있을지 그것을 생각했어. 역시 네 아버지는 화가여서 그림 그리는 것밖에 할 수 없어. 그래서 목숨이 다하는 그때까지 그림을 그리자고 생각했을 거야.”

 

나는 죽음이 다가오는 아버지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자 가장 많이 마음을 차지한 것은 아들이었어. 그때 생각난 것은 단오 그림 주제였겠지.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단단한 아이가 되기를,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람을 담아서 그렸어. 그 마음이 이 그림에 스며든 거야.”  (62~63쪽)

 

 

백년 뒤를 제대로 보는 일. 지금 그림을 백년 뒤에 전하는 일. 그리고 더 앞날로 이어간다. 그 안에 발끝만이라도 들인 게 기쁘고 조금 자랑스럽다.  (184쪽)

 

++이 말을 보니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나온 남자아이가 그림을 보기 위해 그 시대에 왔다고 한 게 생각난다(내 기억이 맞을지). 자신이 사는 시대에서는 그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했던 것 같다. 백년, 그것보다 더 뒤를 생각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는데(하지만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는 만났다). 지금 사람은 지금뿐 아니고 오래전 그림을 더 오래 가도록 생각하고 무언가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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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2014-12-29 0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일본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애니메이션 요괴 워치에 나오는 요괴 워치 시계 장난감을 구하느라 야단이더군요.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들릴 정도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아주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섬나라라는 환경상 애니미즘이 될 수밖에 없고 그 때문에 요괴도 꽤나 인기를 얻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나츠메 우인장이나 유정천 가족이 그러하듯이^ ^ 저도 요괴물을 좋아하는 지라 이 책도 절로 눈이 반짝여지네요. 번역되어 읽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희선 2014-12-30 01:48   좋아요 0 | URL
역시 제가 모르는 요괴 이야기 있군요 많이 있을 것 같은데, 아는 건 별로 없군요 그걸로 좀 아는 척하는군요 요괴워치를 찾아보니 만화네요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었군요 그림을 보니 포켓몬스터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포켓몬스터는 알기만 하고 본 적 없어요 어린이가 좋아할 만화군요 우리나라에서도 이 만화 했군요 만화에 나오는 걸 실제 만들면 아이들이 그것을 가지고 싶어하겠습니다 일본은 그런 걸 많이 만들죠 <유정천 가족>도 못 봤습니다 이 작가 책은 한권 보기는 했는데... 나올지, 안 나올지... 우리나라에 나오면 잘 팔릴까요 그런 것을 생각하고 결정할 것 같군요


희선

라로 2014-12-29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요괴중 젤 좋아하는 요괴는 베로입니다. 표구점에서 만나는 요괴들은 좀 착할 것 같아요~~~^^;;;

희선 2014-12-30 02:00   좋아요 0 | URL
베로, 모르는 요괴군요 찾아보니 베로는 요괴인간 벰(妖怪人間ベム)에 나오더군요 1968년에서 1969년까지 모두 26화가 방송되었네요 꽤 오래된 만화영화군요 드라마로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베로는 사람이 되었을지 모르겠군요 대충 읽어봤는데 실험으로 만들어진 요괴인간이군요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괴여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눈에 띄는 행동은 안 합니다 사람과 어울려서 살아가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