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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의 밤 ㅣ 안 된다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청미래 / 2022년 4월
평점 :
유미나게 절벽을 보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곳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그 사고를 낸 사람은 경찰이나 병원에는 연락하지 않고 운전하던 사람을 죽이려 했다. 그걸 보고 그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죽지 않고 아이가 죽었다. 그런 일을 당하면 복수하고 싶겠지. 마음은 조금 이해가 가지만, 난 실제로 못할 거다. 이건 내가 그런 일을 겪지 않아서 그럴지도. 내가 겪은 일이 아주 안 좋고 그것 때문에 마음이 안 좋다고 해도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과 같겠다. 아이를 잃은 부모 마음은 내가 다 알지 못하는 거구나. 누군가를 죽인다고 해서 죽은 아이가 살아 돌아오지는 않을 텐데.
이 소설 《절벽의 밤》에는 이야기가 끝나면 지도와 사진 그림이 나온다. 첫번째는 흐지부지 끝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이야기 다음에 실린 사진은 무슨 뜻인지 알았다. 이야기를 안 보고 사진을 보면 이건 뭔가 싶은 생각이 들겠다. 앞에서도 말했듯 지도 사진 그림을 다 이해한 건 아니다. 마지막만 알았다. 그건 누구나 알 것 같다. 세번째는 짐작만 하고 설마 했다. 이 소설을 옮긴이가 적은 말을 보고 그렇구나 했다. 이번 소설 집중이 안 됐다. 이런 변명을 하다니. 조금이라도 더 집중해서 봤다면 좋았을걸. 소설에 나온 걸 안다고 해서 그리 좋을 것 같지는 않다. 소설이기에 그래도 괜찮은 걸지도. 소설은 현실보다는 자유롭구나. 난 그러지 못해서 윤리를 벗어나거나 법을 어기는 건 못 쓰겠다. 아니 꼭 그렇지 않으려나.
일본에는 중국사람이 많이 갔을까. 한국에도 중국사람이 오기도 했구나. 코로나19가 나타났을 때는 중국사람은 못 오게 해야 한다는 말도 있었구나. 그렇게 된 건 아니지만 한국에 온 중국사람은 코로나 검사를 받게 했더니 중국도 한국사람한테 비슷하게 했던가. 이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구나. 잘 하면 한국이 중국과 사이가 좋을지도 모를 텐데 그렇지 않다. 조금 먼 일본과 중국 사이가 더 좋아 보인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으면서 일본뿐 아니라 중국과도 삐걱거리는구나. 그건 어쩔 수 없나. 중국은 중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역사를 비틀기도 하니. 두번째에는 일본에 사는 중국사람이 나와서 이런 말을 했다. 커는 초등학생인데 유치원생 때뿐 아니라 초등학생인 지금도 아이들한테 따돌림 당했다. 그래선지 커는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하고 문방구에서 본 걸 살인사건으로 여긴다. 커가 본 건 뭐였을까. 문방구 할머니는 아니지만 실제 사건이 일어나기는 했다. 커는 그 일을 알아서 목숨이 위험해진다.
다음 이야기에는 신흥종교 십왕환명회 간부가 죽는 일이 일어난다. 그 뒤에 부동산업자가 죽고 형사도 죽는다. 십왕환명회 간부는 왜 죽임 당했을까. 그건 안 나왔구나. 죽임 당했다고 말하다니.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여겼다. 모두 그런 건 아니구나. 그 사건을 담당한 신참 형사는 범인을 알아채는데 죽고 만다. 그런 거 보면서 의심한 사람이 있기는 했는데, 정말 그랬을지 몰랐다. 지금은 책을 보고 얼마 안 돼서 범인을 기억해도 시간이 흐르면 잊어버릴지도. 범인보다 다른 걸 즐겨야 하는 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사람이 죽는 이야기여서. 사람이 죽고 죽임 당하는 걸 보면 꼭 그래야 하나 싶다. 현실에서도 사람이 죽기는 하지만.
보면 안 되는 유미나게 절벽은 많은 사람이 목숨을 끊은 곳이기도 했다. 유미나게에서 유를 뺀 ‘미나게’는 몸을 던진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죽은 사람 영혼이 산 사람을 불러들이기도 한다고. 유령을 본 사람 있을까. 실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얼마 안 될지도. 그 이야기를 이용해서 누군가를 죽인 사람도 있을 거다. 십왕환명회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달라고 십왕한테 빌면 이뤄진다고 한다. 가까운 사람을 잃은 사람은 그런 말에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그런 신흥종교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도 있겠지. 그런 거 만들지 않으면 좋을 텐데.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