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 지금 당장 000가 없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봐
태어나고 바로 쓴 건 아니지만 컴퓨터는 오래 썼다. 아주 중요한 걸 하는 건 아니지만, 쓰다보니 버릇이 됐다. 예전엔 컴퓨터 없이도 잘 살았는데 말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보고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다 보니 이게 일상이 되었다.
컴퓨터를 쓰지 못하게 되면 꽤 쓸쓸할 것 같다. 예전에는 가끔 인터넷이 안 되기도 했다. 두세 해에 한번이었던가. 그 뒤로는 괜찮다. 다행이다. 인터넷 안 된다고 전화하고 사람을 오라고 하는 거 귀찮다.
새벽에 컴퓨터 안 쓰면 책을 보겠지. 책을 보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편지를 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새벽에 컴퓨터를 써서 컴퓨터를 켜지 않으면 어두운 느낌이 든다. 방이 조금 어둡기는 하구나. 모니터 앞은 환하다. 자기 전에 쓰면 안 좋지만, 다른 때 안 쓰니 자기 전에 써야지.
얼마전에도 그랬는데 며칠전에 어떤 곳 아이디를 보호한다고 해서 기분이 안 좋았다. 거기 다 쓰지도 않았는데, 내가 쓰는데 아이디를 보호하다니. 예전엔 메일로 물어보기도 했는데, 이젠 그런 것도 없고 아이핀으로 본인인증하고 다음날까지 기다려야 임시 비밀번호를 보내준다. 그런 거 정말 싫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
20231023
182 지금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일까?
이런 물음에 식구다 바로 말해야 할 텐데. 어쩐지 자기 가정을 가진 사람은 바로 그렇게 말할 것 같다. 그렇다고 부모가 소중한 사람에 들어가지 않는 건 아니겠지만. 사랑은 내리사랑이다 하지 않나.
내게 소중한 사람은 나 자신이다 하고 싶다. 내가 나를 소중하게 여겨야 다른 사람도 나를 소중하게 여길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지만 어쩐지 잘 못하는 것 같다. 여전히. 죽기 전에는 좀 달라질지. 모르겠다.
자신을 좋아하는 것과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건 상관있겠지. 자신을 좋아해야 자신을 소중하게 여길 것 같다. 둘은 이어진 거구나.
20231024
183 내가 꿈꾸는 생활은?
어릴때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고, 어쩌다 책을 읽게 되고 책을 읽고 살면 좋겠다 생각하게 됐어. 지금 그렇게 살지만 책을 잘 보는 건 아니야. 여러 가지 보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하는군.
꿈꾸는 생활은 지금도 해. 그렇게 잘 하지 못하지만. 책을 보고 글을 쓰고 평화롭게 살고 싶어. 나만 평화로운 건지도 모르겠어. 그렇다고 아무 일이 없는 건 아니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내 생활만 하면 좋겠다 생각하는데. 그렇게 했다 해도 우울했을 것 같네. 다른 일로 조금 기분이 처질 때가 있어.
내 생활은 단순해. 복잡하지 않아서 좋기는 하지. 조금이라도 보람 있게 보내야 할 텐데. 2023년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 한해 빨리도 가는군. 다른 해보다 더 게으르게 지내서 아쉬워. 2023년 남은 시간이라도 잘 보내면 좋을 텐데. 그러려고 해야 하는데. 왜 마음대로 안 되는지.
20231025
184 오늘이 인생 마지막 날이라면 가족에게 어떤 말을 남길까?
이 물음을 봤을 때 저는 죽을 때 아무도 없으리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혼자 죽겠지요. 물음엔 ‘오늘’이라는 말이 있군요. 오늘이 마지막 날이면.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잘 못해서 미안하다고 해야겠네요. 어떻게 하는 게 잘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별로 잘 한 게 없는 것 같아요.
20231026
185 첫 버스나 막차를 타본 경험이 있어?
첫 버스는 몇 시일지, 어쩌면 오래전에 타 봤을지도 모르겠어. 첫 버스가 몇 시인지 잘 모르겠지만, 집에서 조금 먼 곳에 갈 때 새벽에 나가서 버스를 탔어. 어쩌면 그 차 첫 차 아니었을지도.
막차 타 본 적 없어. 늦은 밤에 차 타는 거 안 좋아해서 밤엔 어디 가지 않아. 자신이 사는 곳과 먼 곳에서 막차를 놓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도 있겠어. 그럴 때는 택시를 타야 하려나. 늦은 밤에 택시 타기도 좀 무섭겠어.
난 별로 해 본 게 없네. 첫 버스나 막차 꼭 타 봐야 하나. 못 타 보면 어때.
20231027
이번 한주도 쓰기 힘들었다. 늘 힘들다고 하는구나. 물음이 있어서 그걸 조금 생각해 보고 쓰기는 하지만, 할 말이 없는 건 여전하다. 이것과 다르게 자유롭게 쓰는 것도 바로 떠오르지 않는구나. 나처럼 별거 안 하고 살고 싶다고 한 사람은 없다. 다 적당히 바쁘게 지내고 어딘가에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런 거 보면 난 왜 그러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이 다 다르고 다르게 살지만.
물음에 대답 쓰기 어렵다. 글에 딱 맞는 낱말을 쓰려고 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그런 거 깊이 생각하지 않고 적당히 썼구나. 지금은 이렇게 생각해도 시간이 가면 그런 거 잊고 대충 쓸지도 모르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