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백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디카페인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이달에도 알라딘에서 커피를 샀습니다. ‘콰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디카페인’. 커피 이름 길기도 하네요. 저는 다른 것보다 밤하늘 그림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콰테말라에서는 멋진 밤하늘 볼 수 있을까요.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 한번도 못 봤습니다. 앞으로도 사진이나 그림으로나 보겠지요. 별이 가득한 밤하늘 보면 무척 신비로울 듯합니다.

 

 

  

 

 

 

 커피에 카페인이 있고 없고 차이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카페인 없다는 믹스커피 마셔본 적 있는데, 그건 어땠던가. 카페인이 없다 생각해서 좀 다르게 느꼈는지, 이번에 마신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디카페인은 더 모르겠군요. 다른 커피하고 비슷합니다. 신맛 고소함 단맛이 있다는데 신맛은 느꼈습니다. 고소함과 단맛은 조금. 사실은 고소함은 커피를 뜯었을 때 냄새로 맡았어요. 단맛 조금 나는군요.

 

 지금까지 별똥별도 못 봤는데 그림에 있군요. 저는 만화영화에 멋진 밤하늘이 나오면 캡쳐해두기도 해요. 그걸 늘 하는 건 아닌 듯합니다. 찾아보니 얼마 안 되더군요. 영상으로 볼 때는 멋져서 캡쳐했는데 멈춘 그림으로 보면 좀 달랐어요. 그건 깜박이지 않아서군요. 영상을 그림 파일로 만들면 반짝이는 건 그저 점이 되잖아요. 그래도 잘 보면 괜찮습니다.

 

 밤하늘 보면서 커피 마시면 참 멋지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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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0-30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페인 없는 믹스커피를 마셔봤는데 저는 맛이 덜하더라고요.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희선 2020-10-31 01:21   좋아요 0 | URL
그 커피 많이 마셔보지 않았지만 평소에 먹는 것보다 싱거웠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 해도 저는 커피는 다 좋아요 알라딘에서 파는 건 그렇게 다르지 않은 듯해요


희선
 
거울 속은 일요일
슈노 마사유키 지음, 박춘상 옮김 / 스핑크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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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에 《가위남》을 보고, 다른 소설이 나온 걸 알았다. 그때 본 책이 괜찮았냐고 한다면 잘 모르겠다. 내가 인상깊게 여긴 건 책보다 작가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게 아니었을까 싶다. 이런 작가는 더는 새 작품을 못 본다. 한국에 나온 건 《가위남》 하나뿐이었고, 몇해 전에 나온 게 다시 나온 거였다. 어쩌면 이번이 끝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슈노 마사유키가 쓴 소설이 두권만은 아닐 테니 말이다. 《가위남》은 앞부분 봤을 때 어떤 걸 알아차렸다. 그러면서도 아닌가 했다. 왔다 갔다 했구나. 혹시 이번에도 그런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작품의 탄생에 영감을 준 말라르메는 19세기 프랑스 시인으로, 상징주의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일상용어뿐 아니라 시나 소설 속 낱말에도 오랫동안 켜켜이 쌓여 굳은 고정관념이 담겨 있습니다. 말라르메는 시에서 이러한 고정관념을 걷어내고 작가가 스스로 발견해낸 상징을 배치해 사람 내면의 심연을 흔드는 작품을 쓰고자 평생을 바쳤습니다. 고정관념의 수영장에서 허우적대는 사람 영혼을 자유가 넘치는 심연의 바다에 풀어놓고자 했지요.  (옮긴이 말에서, 502쪽)

 

 

 앞에 말을 쓴 건 여기에 말라르메 시가 나오기도 해서다. 사람 영혼을 고정관념이 아닌 자유로운 깊은 바다에 풀어놓으려 했다니. 지금 생각하니 이 소설 《거울속은 일요일》도 그런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가위남》에도 그런 면이 있다. 고정관념에 갇히면 보이는 것도 못 본다는. 이번에는 그게 더하다. 어쩌면 범패장이라는 별난 곳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설지도. 여기에서 말하는 걸 천천히 잘 생각하면서 봐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범패장이라는 공간이나 사람을 말하는 걸.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 때가 있기는 했는데,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추리소설 볼 때는 범인이 누굴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적이 많아서.

 

 내가 읽은 책 이야기를 잘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잘 못한다. 책속은 2001년으로, 2001년에서 열네해전 1987년 범패장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탐정 이스루기 기사쿠가 다시 조사한다. 2001년 모습과 1987년 이야기가 번갈아 나온다. 이스루기는 열네해 전에 범패장에 있었던 사람을 만난다. 범패장은 프랑스 문학 연구자 즈이몬 류시로가 지은 곳으로 즈이몬 류시로는 대학교수를 그만두고 그곳에서 ‘화요회’를 열었다. 화요회는 시인 말라르메가 했던 것이라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 난 말라르메를 잘 모르지만 즈이몬 류시로는 아주 좋아하는가 보다. 범패장이라는 이름도 말라르레 시에서 따왔다고 한다. 1987년 7월 7일 범패장에는 열세사람이 있었다. 사람이 많을 때는 더 마음 써서 봐야 하는데, 왜 이렇게 많아 하면서 대충 봤구나.

 

 예전에 범패장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그때 여러 사건을 해결한 탐정 미즈키 마사오미가 해결했다. 미즈키 마사오미가 나오는 소설은 여러 권이었다. 의뢰인은 이스루기한테 미즈키 마사오미가 나오는 소설은 실제 있었던 일이라 한다. 범패장 사건은 작가가 소설을 끝맺지 않았다. 이스루기는 사건보다 탐정인 미즈키 마사오미한테 관심이 있었던 걸지도. 선배로 여기고. 그 사건이라 해야 할지, 거기에는 한가지 비밀이 있었다. 소설을 쓴 아유이 이쿠스케는 그걸 밝히고 싶지 않아서 그 소설을 끝맺지 않았다. 아유이 이쿠스케는 이스루기를 이용해서 다른 생각을 했지만 그건 이루지 못했다. 아유이 이쿠스케는 자신이 만든 탐정 미즈키 마사오미가 아닌 진짜만을 바랐다. 더 말하면 안 되겠다. 추리소설이라 해도 사건보다 다른 게 더 중요할 때도 있겠지. 범인이 누군지만 생각하는 것도 고정관념일지도. 지금은 범인을 먼저 말하고 시작하는 소설도 있구나.

 

 이스루기가 말했는지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데 이런저런 관(집) 이야기가 나온다. 그걸 보니 아야츠지 유키토 소설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참고문헌을 보니 아야츠지 유키토 소설이 많았다. 뒤에 나오는 중편 <밀/실>에서 ‘밀’은 아유이 이쿠스케가 쓴 소설이지만 실제 일어난 일이고, ‘실’은 열여섯해가 지나고 이스루기 기사쿠가 같은 곳에 가서 어떤 일을 푼다. 밀과 실이라 했지만 ‘밀실’이 나온다. 제목으로 다른 걸 나타내기도 하다니. 내가 《거울속은 일요일》 1장 보고, 2장 보면서 어떤 게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그건 나오지 않았다. 아니 아주 나오지 않은 건 아니었구나. 그때 눈치채야 했는데 아쉽다. 나중에 알고 그래서였구나 했다. 그래도 하나는 맞았다. 맞은 게 뭔지는 말하지 못하지만. 이 책을 볼 때는 더 집중하기를. 이 책을 옮긴 사람이 추상예술이라는 말을 했는데, 난 잘 모르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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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고양이
모자쿠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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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한테 듣는 잔소리도 별론데 고양이한테 잔소리 들으면 더 안 좋을 것 같아. 처음부터 이런 말하다니. 고양이도 사람을 생각하고 이런저런 말을 할까. 사람이 늦게 잊어나는 걸 보면, ‘일찍 일어나야 하잖아. 그러게 일찍 좀 자지.’ 같은 말. 고양이는 야옹 야옹 야옹 하겠지. 그걸 사람이 알아듣는다면 재미있을지도 모르겠어. 잔소리보다 다른 말을 하는 게 더 좋겠어. 내가 듣고 싶은 말, 아무도 해주지 않는 말. 잔소리 고양이가 있다면 칭찬 고양이, 내 편 고양이도 있겠어. 아니 잔소리 고양이가 칭찬도 하고 내 편도 되겠군. 아쉽게도 나한테는 그런 고양이 없어. 하나쯤 있다면 기쁠 텐데. 시간이 더 지나도 그런 고양이는 만나지 못하겠어. 내가 바라는 건 친구인가. 그럴지도. 내가 어떻든 괜찮고 내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고 하면 좋겠어(아주 막 하겠다는 건 아니야). 그러면 내가 아주 안 좋아지려나. 뭔가 하라고 하면 더 안 할 것 같지만.

 

 자신이 게으르다 느끼면 좀 바꿔야 할 텐데 할 거야. 자신이 자신한테 말하면 되겠지. 잘 좀 해 하는 말. 여기 나오는 고양이는 참 귀여워. 자기랑 같이 사는 사람을 잘 보니 말이야. 잘 안 보면 이런저런 말하기 어렵겠지. 어질러진 책상을 정리하라 하고 한번 일어났다 다시 자면 일어나라 하고 숙제도 학교에 가서 하지 말고 집에서 하라고 해. 숙제라니, 고양이하고 사는 사람은 학생인가. 학생만 숙제 하는 건 아니겠군. 고양이는 사람이 먹는 것도 마음 써. 많이 먹는 걸 보고. 쉬는 날 집에만 있으면 가끔 밖에 나가야 할 거 아니야 해. 고양이가 잠 못 드는 사람한테 자장가도 불러줘. 고양이가 부르는 자장가는 어떨까. 그거 듣다가 잠 깨는 거 아닐지. 미안, 미안. 나도 잠 잘 자라고 노래해주는 고양이 있으면 좋겠어. 가끔 잠이 잘 안 드는데. 잠이 잘 안 들어서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

 

 고양이한테 친구가 생겨. 그 고양이는 꽤 느긋해. 그런 친구가 생겨서 좋을 것 같군. 그래도 여전히 이런저런 말을 하지만. 사람이 게임 오래하고 인터넷도 많이 보는가봐. 지금 사람은 거의 그렇기는 하군. 나도 그런 소리 들을지도 모르겠어. 일찍 자라거나 가끔 걷기라도 하라는 말. 자주는 아니어도 걷는데. 고양이가 함께 걷는다면 나도 걷고 싶을 텐데. 고양이는 산책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아. 언젠가 들으니 고양이는 기억력이 그리 좋지 않대. 그래도 오래 함께 사는 사람은 조금 기억하겠지. 그러면 좋을 텐데. 고양이 친구도 없는데 이런 생각을 했군.

 

 동물과 함께 사는 것도 괜찮겠지. 혼자라면 더 그럴지도. 다시 생각하니 자신이 쓸쓸하다고 동물과 함께 살면 안 되겠어. 동물을 끝까지 지켜볼 마음이 없다면 안 되지. 고양이가 잔소리뿐 아니라 위로도 해주는군. 잘 안 된 일은 다시 하면 된다고 해. 추울 때 참으라 한 적도 있는데 따듯한 옷도 찾아주다니. 이런 마음 씀씀이는 좋군. 고양이는 늘 집안 일 하는 사람한테 고맙다고도 해. 집안 일은 고양이가 못하는 일이군.

 

 잔소리 들으면 싫을 것 같기도 한데 고양이가 한다면 좀 낫겠어. 고양이는 한번 한 말 또 하고 또 하지 않을 것 같아. 정말 그럴까. 때로는 좋은 말도 하겠지. 그렇게 믿어야지 어쩌겠어. 이건 사람 처지에서 생각하는 걸지도. 이런저런 말해도 고양이가 오래 살았으면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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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6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7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은마음동호회
윤이형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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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나온 걸 알았을 때는 한번 만나보고 싶었어요. 보고 싶다 생각하는 책 다는 아니지만 보게 되는 것도 있어요. 이 책도 그런 책에서 한권이에요.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치고 첫번째 이야기면서 소설집 제목이기도 한 <작은마음동호회>를 봤어요. 저도 마음이 작기는 합니다. 작은마음동호회가 글 쓰고 책 만드는 엄마 모임이라는 걸 알고 조금 아쉬웠어요. 그것보다 처음부터 나는 저 안에 들어갈 수 없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기 담긴 소설에 이런 이야기 얼마나 있으려나 하고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하게도 그 뒤로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이야기가 제 처지와 가깝지는 않지만. 비슷한 일은 겪을 수도 있겠지 했어요. <작은마음동호회>도 그렇게 보면 될 것을. 앞에서도 말했듯 저는 마음이 작습니다. 그래도 책 봅니다. 이 세상에 나온 책 가운데 저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해요. 그저 다른 사람 이야기를 보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해야지 어쩌겠어요. 본래 소설은 다른 사람을 알려고 보는 것이잖아요. 자신을 들여다보려는 것도 있지만.

 

 여자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자신보다 남편이나 아이를 먼저 생각하겠지요. 남편이나 아이도 소중하지만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면 좋겠네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많이 참지 않기를. 옛날과는 다르게 지금은 그런 사람이 더 많겠지요. 지금 생각하니 윤이형 책 여러 권 만났네요. 장편보다 짧은 건 그런대로 봤는데 단편소설은 여전히 어렵네요. <승혜와 미오>는 동성인 두 사람이 사귀고 함께 살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하더군요. 지금은 동성애를 아주 안 좋게 보지는 않지만 식구한테 말하지 못하고 일터에도 알리기 어렵겠지요. 승혜와 미오는 조금 성격이 달라요. 그것 때문에 서로 섭섭한 마음을 가져요. 이런 일은 이성 사이에서도 일어나겠지요. 서로 다른 두 사람이기에 빠르게 서로한테 빠져들어도, 시간이 흐르면 그걸 안 좋게 여기기도 하잖아요. 그래도 승혜와 미오는 아직 괜찮은 듯합니다. 승혜는 미오와 이런저런 말을 하려고 해요.

 

 둘레에서 보기 어려워도 몸과 마음이 달라 힘들어하는 사람 있겠지요. <마흔셋>에서는 재경 동생이 성전환 수술을 해요. 어머니는 암으로 죽고, 죽기 전에 재윤이 수술하려 한다는 걸 알아요. 본래 재경은 언니였는데 이젠 누나가 되고 동생 재윤을 받아들여요. 몸과 마음이 다른 것도 참 힘들 것 같아요. 성전환 수술 위험하기도 하니 식구는 안 하기를 바랄 것 같지만, 당사자는 다르겠지요. 재윤은 본래 자기 모습을 찾았다고 여기고 살겠군요. <이웃의 선한 사람>에서는 ‘나’가 차 사고를 당할 뻔한 자기 아이를 구해준 스물여덟살 남자한테 빚을 갚지 못해 화를 내기도 해요. 남자는 앞날을 볼 수 있다는 이상한 말을 해요. 그것보다 ‘나’가 남자를 처음 봤을 때 남자는 그네를 타면서 이상한 소리를 냈어요. 나중에 ‘나’의 아이 연두를 구해준 게 놀이터에서 만난 남자라는 걸 알고 또 다른 걸 알게 돼요. 남자는 ‘나’가 밤에 밖에서 담배를 피울 때 ‘나’한테 식초를 부은 사람이었어요. 그 일 때문에 ‘나’는 남자가 일부러 연두한테 사고가 나게 꾸민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이웃의 선한 사람이 정말 착할까요. 나쁜 마음으로 위험에 빠진 아이를 구하지는 않겠지요. 이 이야기보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많은 사람이 죽는 사고가 일어난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 그게 이웃의 선한 사람 때문일 수도 있다 말하는 듯했어요. 그런 일 일어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

 

 다음 이야기는 판타지 같습니다. 용과 용기사가 나오거든요. 생각하는 용과 무언가를 만드는 용이라 해야겠군요. 용은 싸움과 번식 두 가지만 했는데 생각하는 용이 나타났어요. 그것도 둘이나. 용이 나오는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듯합니다. 생각(의심)하고 살라고 말하는 거겠지요. 지금은 많은 사람이 생각할 시간을 잘 만들지 못하지 않나 싶기도 해요. 생각하라는 말만 하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다음 이야기 <님프들>에서 준이 누군지 잘 모르겠어요. 아버지였다가 친구였다 남편이었다 아들이었다 해요. 그 준은 죽었어요. 아마 민은 준이 죽어서 준을 여러 사람으로 생각하게 된 게 아닐까 싶어요. 자신이 살려고. 마지막을 보면 준은 아들 같기도 해요. 민은 아이를 잃은 엄마일지도. <이것이 우리의 사랑이란다>에서는 어느 날 섬광이 비치고 많은 사람, 거의 남자가 무언가한테 끌려가고 갇혀 살아요. 그렇게 많은 남자를 가둔 무언가는 그걸 사랑이라 해요. 사랑한다고 상대를 가두면 안 될 텐데. 혹시 그건 남자가 여자한테 했던 거였을까요.

 

 윤이형 소설 보는데 구병모가 생각나기도 했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구병모가 쓴 글이 책 맨 뒤에 있어설지도. <수아>는 SF 같네요. 언젠가 일어날지도 모를 로봇의 반란 같은 느낌이 듭니다. ‘수아’는 로봇 이름이고 뒤에는 번호가 붙어요. 사람은 로봇이 사람 말을 잘 듣기를 바라는군요. 그러면서 쉽게 버리기도 하지요. 이건 동물도 다르지 않군요. <역사>는 짧은 이야긴데 무얼까 싶네요. 제가 느낀 건 괴롭다 해도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번에 좀 높은 고개를 넘은 듯도 합니다.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넘었다는 것만 기뻐해야겠습니다.

 

 

 

*미처하지못한말

 

 다 쓰고 나니 한편 안 썼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다른 것도 그렇게 잘 읽어냈다고 하기 어려운데. <피클>을 잊어버린 건 할 말이 없어서였을지도. 이 소설 보는데 한번 본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예전에 <악스트>에서 만났다는 게 생각났어요. 잡지사에서 일하던 유정이 편집장한테 성폭력 당했다고 한 말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잘 모르겠어요. 선배인 선우는 별로 친하지 않았던 후배 유정이 일을 그만두고 자신한테 그런 말을 쓴 전자편지를 받고 어찌해야 할지 몰랐어요.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믿었다고 생각하더군요.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선우는 그 말을 믿기로 해요. 여성이 여성의 적이라는 말이 생각나기도 하는군요. 여성이 마음을 모아야 할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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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0-23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친구와 통화 중에 여자의 적은 여자였군, 하는 말을 했답니다.
그래도 동지인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희선 2020-10-25 23:59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입니다 여자의 적이 여자일 때도 있지만, 같은 여자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더 많겠지요 여자끼리 서로 도울 때가 더 많지 않나 싶습니다


희선
 
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젠 캘로니타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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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래 있었던 걸 잊으면 무척 쓸쓸할 것 같습니다. 한동안 잊어야 서로한테 좋다면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겨울왕국> 원작은 어떨지, 이건 원작과는 조금 다르게 쓴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끝은 같지 않을지. 겨울왕국은 두번째 영화가 나왔군요. 영화는 못 봤지만 노래는 많이 들었습니다. 라디오 방송에서 틀어줬어요. 영화는 안 봐도 영화음악은 가끔 듣기도 했군요. 영화에 음악은 빼놓을 수 없기도 하지요. 영상과 함께 음악을 들으면 더 좋겠네요. 이 책 보는데 자꾸 생각났어요. ‘Let it go’가 첫번째 노래죠. 두번째는 ‘Into the Unknown’ 노랫말은 하나도 모릅니다. 영화하고 상관있을지.

 

 엘사는 아렌델 공주로 언젠가 여왕이 될 거였어요. 안나는 빵집 딸로 산에 있는 하몽에 살고 언젠가 아렌델에 가서 살겠다고 꿈꿨어요. 엘사와 안나가 떨어져 살았지만 둘이 형제라는 건 바로 알겠지요. 엘사와 안나 그리고 백성은 그 일을 다 잊었군요. 왕과 왕비 그리고 안나를 기르는 부모만 그 일을 알았어요. 엘사가 열여덟 안나가 열다섯일 때 왕과 왕비는 먼 곳에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엘사는 부모를 다 잃고 안나는 두 달에 한번 만나던 프레야 이모를 잃었습니다. 왕비는 자신을 안나 엄마 친구인 프레야라 하고 그동안 안나를 만나러 왔어요. 엘사는 슬픔에 빠지고 그때부터 마법을 쓰게 됐어요. 손을 뻗으면 둘레가 얼고 눈이 내렸어요. 엘사는 그 일을 다른 사람한테 숨기려고 자기 방에만 있다가 눈사람 올라프를 만들어냈어요. 올라프는 엘사와 안나가 어렸을 때 만든 눈사람이었어요.

 

 누군가 두 사람한테 비밀을 말해주고 그랬단 말이야 하는 건 아니더군요. 엘사와 안나는 자기 힘으로 서로를 기억해야 했어요. 어릴 때 엘사와 안나가 놀다가 엘사가 안나를 도우려다 잘못해서 마법을 안나한테 맞추어서 안나는 얼어버렸어요. 왕과 왕비는 안나 마법을 풀려고 트롤을 찾아갔어요. 트롤은 안나 기억을 없애야 한다고 했어요. 엘사는 안나가 자신이 마법을 쓰는 걸 잊지 않기를 바랐어요. 트롤과 엘사 마법이 부딪치고 다른 일이 일어났지요. 엘사는 마법을 잊고 안나는 엘사 곁에 있지 못하게 됐어요. 안나가 엘사와 가까운 곳에 있으면 안나 몸이 얼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둘은 따로 살게 됐지요. 그나마 시간이 흐르고 둘이 서로를 기억해내면 저주가 풀린다고 했는데, 왕과 왕비가 세상을 떠나서 엘사 마음은 슬픔에 차고 그 마음에 마법이 반응했어요. 세해가 흐르고 엘사는 대관식 날 온 나라를 얼려버려요. 엘사는 안나를 기억해 내고 찾으려고 했군요.

 

 세해가 흐르고 안나는 열여덟살이 됐습니다. 안나는 여름에 갑자기 눈이 내리고 나라가 얼어붙자 왕궁이 있는 아렌델에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엘사 공주를 도와야 한다고. 안나는 아렌델에 가고 눈사람 올라프를 만나고 조금씩 기억을 떠올리지만 바로 다 돌아오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안나는 엘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걸 피붙이는 못 속인다고도 하지요. 백성이나 궁전 사람은 엘사가 마법을 쓰는 걸 보고 놀라고 무서워하기도 했어요. 마법 쓰는 사람이 거의 없을 때는 그러겠지요. 그나마 부모는 엘사가 가진 마법을 재능이라 여겼어요. 안나도 다르지 않았겠군요.

 

 이런 이야기는 좋게 끝날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동안 떨어져 살아서 서로 쓸쓸했던 엘사와 안나는 서로를 떠올리고 다시 만난 걸 무척 좋아했어요. 바로 그렇게 된 건 아니지만 잠시 시련이 닥치기도 했어요. 엘사와 안나뿐 아니라 궁전 사람과 백성도 아렌델에 공주가 둘이라는 걸 기억해내요. 엘사는 마법을 조절해서 얼음을 녹였어요. 크리스토프나 순록 스벤 그리고 별로 괜찮지 않은 한스 왕자 이야기는 하나도 못했네요. 한스 왕자는 엘사나 안나를 자신이 힘을 가지는 데 이용할 상대로밖에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마음이 없었다면 더 나았을 텐데.

 

 온 세상이 얼음에 갇혔다 돌아오고 엘사와 안나가 다시 만나서 다행입니다. 엘사나 안나는 친한 친구가 없었는데 둘이 서로한테 좋은 친구가 되겠군요. 그런 점 부럽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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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0-20 2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끝이 좋게 끝나야 좋더라고요. 슬프게 끝나면 오래 기억에 남을 순 있어도 찜찜한 마음이 남게 돼서요. 저도 음악은 많이 들어서 알고 있어요. 얼음으로 소재를 삼았다는 게 참신합니다. 마법도 그렇고요.
희선 님은 내용 정리를 잘하시는 것 같아요. 사실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죠. 이야기 읽다 보면 어느 새 끝이 나고 맙니다. 400쪽이던데 글자는 작지 않나요? 저는 요즘 작은 글자를 싫어합니다.ㅋ

희선 2020-10-21 02:47   좋아요 1 | URL
지금 생각하니 앞에서 슬픈 일을 겪으면 나중에 좋아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늘 슬프고 힘든 사람 이야기가 없지는 않지만... 앞이 아예 보이지 않는 이야기도 있군요 그런 이야기는 마음을 우울하게 합니다

여기에서는 마법을 쓸 수 있는 게 다른 사람과는 다른 거였나 봐요 그런 사람이 많다면 반대로 마법을 쓰지 못하는 게 이상할 텐데, 그런 이야기도 있어요 만화지만... 글자 크기 그렇게 작지 않았어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