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백 에티오피아 시다모 디카페인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만나지 못한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난 우리가 만나기로 한 책방 알라딘에 조금 일찍 갔다. 친구는 아직 오지 않았는지 보이지 않았다. 난 책방에서 책을 보고 다녔다.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도 보이고 사고 싶은 책도 보였다. 몇분 뒤 누군가 내 팔을 살짝 잡았다. 난 조금 놀랐지만, 바로 친구라는 걸 알았다.

 

 “벌써 왔구나. 여전히 빨리 나오네.”

 

 “아니 나도 조금 전에 왔어.”

 

 우리는 책방 한쪽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책방 알라딘에서는 책뿐 아니라 커피도 팔았다.

 

 “나, 요새 잠이 안 와. 커피 마셔도 괜찮을까.”

 

 “그러면 디카페인 어때.”

 

 커피 차림표를 보니 마침 그달 커피에 <에티오피아 시다모 디카페인>이 다시 나왔다고 쓰여 있었다. 나도 그 커피 말만 듣고 마셔보지 못해서 친구와 같이 마시기로 했다.

 

 “디카페인이라 해도 카페인 있는 거 알지.”

 

 친구가 말했다.

 

 “응, 나도 알아. 그래도 그냥 커피보다는 좀 낫지 않을까.”

 

 “그렇겠지.”

 

 얼마 뒤 우리가 시킨 에티오피아 시다모 디카페인 커피가 나왔다.

 

 “커피 냄새 좋다. 커피는 이 맛이지.”

 

 친구가 말해서 나도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코로나는 여전해서 우리는 오래 함께 있지 못했다. 그래도 잠깐이라도 친구를 만나 이야기 하고 함께 커피를 마셔서 즐거웠다. 커피 맛 잘 몰라도 친구와 마시는 커피는 맛있었다. 친구도 그랬을지.

 

 

 

 

  

 

 

 

*더하는 말

 

 알라딘에서 커피를 사고는 이야기 같은 거 쓰면 어떨까 했는데 평범한 걸 썼네요. 이건 그냥 친구 만나고 커피 마신 것뿐이네요. 책도 구경하고. 재미있는 게 떠오르면 좋겠지만 이것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실제 친구한테 커피 보내주기도 했어요. 종이봉투를 만들었는데, 드립백 커피 두 개에 딱 맞아서 찢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다행하게도 가기는 했습니다. 친구를 만나고 커피를 같이 마신 건 아니지만, 그것도 친구하고 같이 커피 마신 것과 같겠지요. 다른 커피도 나왔던데 그건 몰랐습니다. 아쉽네요. 못 마셔봐서. 아직도 커피 마셔도 잘 모르지만.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책읽기 2021-02-26 2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희선님 친구 얘기 처음 들어요. 단란단란. 이런 가벼운 얘기도 좋아요~~~^^

희선 2021-02-27 01:08   좋아요 0 | URL
진짜 친구를 만난 건 아니고 알라딘에서 산 커피를 넣어서 지어 쓴 거예요 예전에 평범한 이야기 같은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쓰기도 했는데, 그런 거 쓰면 거의 제 이야기로 알기도 하더군요 제가 그렇게 써서 그렇겠습니다(‘나’는 저하고 비슷하기도 하니, 비슷해도 이야기 속 ‘나’는 저보다 나아요) 친구한테 드립백 커피 보내주기만 했어요 저는 거의 편지만 써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2-27 01:18   좋아요 1 | URL
ㅠㅠ 제가 희선님 글을 지대루 캐치를 못했군요. 이야기였다니. 시인인 줄만 알았더니 이야기꾼이기도 했군요. ㅋ 근데요, 전부터 느낀 건데요, 편지 쓴다고 하니 느낌 더 팍팍 드는 걸 말하면요. 희선님 에밀리 디킨슨이랑 이미지가 겹쳐요.^^

희선 2021-02-27 01:51   좋아요 0 | URL
에밀리 디킨슨이라니... 그런 말하면 에밀리 디킨슨이 저세상에서 화 낼지도 몰라요 제가 이야기처럼 못 써서 그렇겠지요 가끔 짧은 이야기 쓰고 싶기도 한데, 이젠 못 쓰려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떠오르는 게 없어서... 아주 가끔 떠올라도 이야기가 아니고 짧게 쓰고... 쓸 게 없는 것도 있고 못 써서 그렇기도 하고 게으르기도 해서... 쓰고 싶은 사람은 이런 핑계 대지 않을지도 모르겠군요


희선
 
나를 추리소설가로 만든 셜록 홈즈
조영주 지음 / 깊은나무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해 전에 내가 코난 도일 소설 《배스커빌가의 개》를 본 건, 조영주 소설 《홈즈가 보낸 편지》를 보기 바로 앞이었다. 그 책은 조영주가 아닌 윤해환으로 나왔다. ‘홈즈가 보낸 편지’에 카트라이트가 나온다고 해서였다. 코난 도일 소설은 그게 처음이고 셜록 홈즈도 그때 처음 만났다. 이름은 워낙 잘 알려져서 벌써 알았지만. 난 추리소설 일본소설로 시작했다. 그전에는 추리소설이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다. 다른 소설도 재미있기는 하지만 내가 안 보고 싶은 게 좀 있어서(이 말 또 하다니). 잘 보면 없는 것도 있지만, 추리소설을 보다보니 그런 게 없어서 괜찮았다. 추리 미스터리 보고 얼마 안 됐을 때는 그랬는데 자꾸 보다보니 아주 없지 않았다. 사람을 끔찍하게 죽이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그런 건 서양(어느 한 나라만 말하기 어려워서) 범죄소설이 그렇구나. 서양 범죄소설은 그리 많이 안 봤다.

 

 ‘홈즈가 보낸 편지’는 내가 처음으로 만난 조영주 소설이다. 자주 우울하지만 2012년엔 더 우울했는데, 그래도 책은 봤다. 그 소설 때문에 김내성을 알고 코난 도일 소설 하나라도 봤으니 괜찮은 거 아닌가. 《배스커빌가의 개》는 홈즈 이야기에서 좀 다르다는 말도 있던데. 그걸 처음 보고 아직도 거기에 머물러 있다니. 난 홈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구나. 조영주는 영국에서 한 드라마 <셜록>을 보고 홈즈에 더 관심 갖게 되고 책을 다시 봤다는데. 그 드라마 첫번째였는지 두번째였는지 잘 모르겠는데 나도 조금 봤다. 많은 사람이 그걸 좋아하던데 난 모르겠다. 화면이 휙휙 바뀌고 말이 빨라서 좀 정신없었다. 영어는 어쩌다 들으면 따라가기 어렵다. 영어로 말하는 것도 자꾸 듣다보면 익숙해지기는 하지만. 그때 내가 가장 많이 들은 건 한국말도 아니고 일본말이었다. 조영주와 비슷한 점 하나 있구나. 일본말 만화영화로 익힌 거. 그렇다 해도 좀 다른 길로 갔다.

 

 이런저런 만화영화 보다가 <명탐정 코난>도 봤다. 그걸 보고 범인이 누군지 짐작해도 어떻게 죽였는지는 잘 몰랐다. 이건 지금도 그렇다. 조영주는 코난을 보고 추리소설 공부를 했다. 난 어쩌다 미야베 미유키 소설 《이유》를 봤지만, 조영주는 한동안 책을 읽거나 글을 쓰지 못하다가 자주 가던 커피집에서 흘러나오는 제프 버클리 노래 <할렐루야>를 듣고 다시 책을 읽고 글을 쓰게 된 뒤 《이유》를 보고 자신도 추리소설을 쓰겠다고 마음먹었다. 내가 미야베 미유키 소설을 만난 건 조영주보다 나중일 거다. 명탐정 코난 본 건 어땠을까. 그건 비슷하거나 내가 먼저일지도. 갑자기 제프 버클리 노래 <할렐루야>를 좋아한 친구가 생각난다. 난 그 노래 언제 알았을까. 라디오에서 나오는 걸 들었겠지. 난 그런 거 없다. 지금까지와 아주 다르게 나를 바꾼 노래나 책 같은 거. 그런 게 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난 미지근하구나.

 

 이번에 또 내 이야기를 하다니. 이상하게 조영주 책을 보면 더 그런다. 그건 왤까. 나도 잘 모르겠다. 난 작가는 아니고 될 것 같지도 않지만, 다시 이야기 쓰고 싶다고 생각한 건 조영주를 알고 나서다. 그때 바로 이야기를 많이 쓰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잘 못 쓴다. 그냥 책 읽고 쓰기밖에 못할지도. 난 내가 쓰고 싶은 게 뭔지 모르는구나. 그저 두루뭉술하게 이야기라 하니 말이다. 소설이라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마음속으로는 손바닥 소설이다 생각한다. 추리 미스터리를 알고 보고는 그것도 괜찮겠다는 생각 잠깐 했다. 하지만 사람을 죽이는 거여서 안 되겠다 했다. 사람이 죽지 않고 수수께끼를 푸는 이야기도 있구나. 책과 상관있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같은 거. 난 그저 잠시 생각하고 만다. 조영주는 생각이 나면 알아보고 쓴다. 그게 가장 좋은 건데. 가끔 쓰지 못할 때도 있다지만. 난 내가 글 못 쓴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쓰고 싶다 생각하다니. 작가가 되지 않아도 내가 좋아서 써도 괜찮지 않을까. 누군가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기를 바라는 듯하다.

 

 셜록 홈즈가 있어서 추리소설가가 된 사람은 조영주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런 일 셜록 홈즈가 좋아할지 셜록 홈즈를 만든 코난 도일이 좋아할지. 난 셜로키언은 아니지만, 셜로키언한테 셜록 홈즈는 그저 셜록 홈즈일 것 같다. 영국에는 베이커거리 221B번지도 있다던가. 소설에 나오는 사람이어도 실제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사람은 많다. 소설가가 바라는 건 그런 걸지도. 하지만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를 죽이고 말았구나. 그때 힘든 일이 있어서. 많은 사람이 홈즈를 살려달라고 했다. 그 뒤에 홈즈 살지 않았던가. 그런 일 드라마에서도 일어난다. 드라마 보던 사람이 본래 죽을 사람을 살려달라고 해서 살린 일 말이다. 셜록 홈즈가 나오는 날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샀다던데, 그때는 즐길 만한 게 책밖에 없어서 그랬겠지(신문이었던가). 오래전 셜록 홈즈는 많은 사람이 보는 드라마 같았겠다.

 

 난 한번도 못 가 보고 앞으로도 못 가겠지만 서울 그것도 망원동이나 거기와 가까운 데 사는 사람은 카페 홈즈에 가 보는 것도 괜찮겠다. 소설에 나오기도 하고, 거기 가면 조영주나 다른 소설가를 만날 수 있을지도. 조영주는 2019년에 잠시 카페 홈즈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기도 했다. 그때 가 본 사람도 있겠다. 오래전에 작가나 시인이 모인 다방 있지 않나. 카페 홈즈가 그런 곳이 되고 여러 소설에 나오면 재미있겠다. 벌써 그런가. 조영주가 앞으로도 소설 즐겁게 쓰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즐겁게 하는 게 좋잖아. 힘든 일이 아주 없지 않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거 해도 힘들다. 그런 시간도 잘 넘어가기를.

 

 

 

*더하는 말

 

 바로 앞에서 카페 홈즈 이야기 했는데, 그곳이 지난 일월에 문을 닫았다 한다. 이럴 수가. 좀 더 빨리 이걸 올렸다면 좋았을 텐데. 코로나19 때문인 것 같다. 요새 그런 가게 많지 않나. 그래도 카페 홈즈는 소설에 남았다. 그것만이라도 다행으로 여겨야겠다. 그 소설 못 봤지만.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능력을 교환해드립니다
이누이 루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어떤 사람은 자신이 운동 경기를 보면 자신이 응원하는 곳이 진다고 한다. 그것도 힘일까. 우연히 일어나는 일인 것 같지만, 자꾸 같은 일이 일어나면 운동 경기 안 볼지도. 난 그런 거 없다. 내가 바라는 게 있기는 하다. 어딘가에 내가 갔을 때 거기에 손님이 많이 온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게 널리 알려지는 건데, 지금까지 그런 일은 없었다. 지금 생각하니 실제 그런 사람 있는 것 같다. 그것도 우연히 일어난 일일 뿐일지. 얼마전에 명리심리학 보면서 사주라는 말을 보기도 했다. 그런 건 사주에 든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난 별거 없는 거고. 아, 아쉽다. 우주도 남도 나를 버리는 것 같다. 내가 가진 무언가는 이런 생각에 빠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난 좋은 쪽보다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할 때가 더 많다. 그렇다고 그런 게 없어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냥 그럴 수도 있지 한다.

 

 늘 운이 좋은 사람은 있다. 여기에서는 몇번째 손님 같은 데 당첨되는 건가. 그게 그렇게 안 좋을까. 난 좋을 것 같은데. 누군가는 애써도 안 되는 걸 가지고 있는 거 아닌가. 자꾸 돼서 둘레 사람이 그것만 하느냐고 의심한다 해도. 그러면 당당하게 말하면 되지 않나. ‘난 그런 거 잘 돼.’ 같은. 만약 친구가 바라는 게 있다면 대신 해주면 괜찮을 텐데. 그런 거 해 본 적 없는가 보다. 그저 성가신 일이다 생각했구나. 다른 힘과 바꾸고 싶어했으니. 여기 나오는 사람은 거의 그렇다. 그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신이 가진 걸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안 좋은 것만 생각했겠지.

 

 이성이 자신을 좋아하면, 좀 안 좋을 것 같기는 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한다면 모를까. 집요하게 자신을 따라다니고 집에도 찾아오면 아주 싫겠다. 미나미 도시유키 만큼은 아니어도 실제 이성이 많이 좋아하는 사람 있을 거다. 그런 사람 처음은 괜찮은데 끝은 안 좋은 것 같다. 그건 자신이 받은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서다. 미나미는 자신이 운전하는 택시에 오랫동안 타고 자기 집에 눌러앉은 요코에서 벗어나려고 힘을 바꿔준다는 바쿠리야에 간다. 난 초능력 같은 건가 했는데 그런 건 아니었다. 따듯한 이야기도 아니다. 바쿠리야 광고는 바라는 사람한테 보이기도 한다. 아니 그저 그걸 보고 바쿠리야에 가는 사람이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은 힘을 바꾸는 데 관심이 없어서 ‘바쿠리야’라는 말을 봐도 스쳐지나가는 거겠지. 여기 나오지도 않은 걸 생각하다니. 미나미는 바쿠리야에 가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바뀐다. 미나미가 갖게 된 힘은 칼을 잘 가는 거였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미나미는 마음 편하게 여기저기 다니면서 칼을 갈고 사는데, 달아나려고 했던 요코가 나타난다.

 

 여기 실린 이야기는 맨 앞에 나온 이야기 제목인 <달아나고 달아난 끝에>를 말하려는 것 같다. 달아나고 달아나도 벗어나지 못하는 운명 같은 거. 정해진 운명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해진 게 있다 해도 바꿀 수 있을 거다. 운명은 달아나기보다 맞서는 게 나을지도. 나도 잘 못하는데 이런 말을 했다. 한국에도 그런 말하는 사람 있을지 모르겠는데, 일본에서는 비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식으로 말한다. 비를 부르는 여자, 비를 부르는 남자. 나가이 겐스케는 자신이 사는 시를 떠나면 날씨가 안 좋아졌다. 그냥 비가 오는 게 아니고 거의 재해 같다. 자신이 사는 곳에만 살면 별 문제없다. 꼭 어딘가에 가야 할까. 한 곳에 있으면 또 어떤가. 난 이렇게 생각해도 나가이는 그게 싫어서 바쿠리야에 간다. 바뀐 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던데 나가이는 괜찮았을까.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자신 때문에 망하면 회사한테 미안하겠다. 그건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하기 어렵겠다. 회사에 들어가지 않는 일을 하는 건 어떨까. 아이카와 신은 그런 생각은 안 했구나. 아이카와가 바쿠리야에 다녀오고 힘이 바뀌었다. 그 힘은 동물이 아이카와를 좋아하는 거였다. 그건 그것대로 안 좋은 것 같은데. 아이카와는 그걸 살려서 동물원에서 일하지만 끝은 안 좋았다. 어쩐지 다들 그냥 사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 바꾸지 않아 다른 걸 알게 되는 사람도 있다. 우울한 이야기만 실리지 않아 다행이다. 겉으로 봤을 때 운이 안 좋은 일이 다른 좋은 운을 불러들이기도 한다. 아파서 하루 쉬었더니, 자신이 늘 타는 차가 사고가 나는 것 같은. 시간이 안 맞은 일을 잘 보면 다른 비밀이 있을지도.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책읽기 2021-02-23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희선 2021-02-24 00:09   좋아요 0 | URL
힘을 바꾸고는 더 안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힘은 재미있게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희선

2021-02-23 2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24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지금은 물질이 넘치는 시대다. 그런데도 굶어죽는 사람이 있다. 그건 가난한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선진국이라는 데서도 일어난다. 지금은 빈부격차가 심하다. 이건 갈수록 심해지겠지. 부자는 늘 부자고 가난한 사람은 언제나 가난하다. 먹을 게 없어서 움직이지 못한 적은 아직 없다. 이 책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서, 언젠가 나도 그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아주 아껴 쓸 생각이기는 한데, 아무것도 없어서 전기도 물도 끊기면 어쩌나 싶다. 사람이 아무것도 안 먹어도 물이 있으면 조금은 낫다. 그 물까지 못 먹으면 얼마 뒤 죽겠지. 어떤 사람은 자신이 죽을 때가 됐을 때 아무것도 먹지 않고 죽음을 기다렸다는데. 그것과 굶어죽는 건 다르구나. 일부러 안 먹는 것 하고도. 먹을 게 없어서 굶으면 마음도 아주 안 좋다. 먹을 게 없었던 적 아주 없지 않았구나. 그건 옛날 일이다.

 

 한국도 돈을 거의 못 벌거나 한부모 가정에 도움을 주기는 하겠지. 그것도 그냥 되는 게 아니고 신청해야 한다. 신청할 때 여러 가지를 적어야겠다.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안 된다고 할 때도 있겠지. 규칙이네 하면서. 공무원이 잘 하는 말은 ‘규정이 그렇다’다. 내가 사회복지를 받으려 한 적도 없는데 이런 말을 하다니. 뭔가 도움을 바란 적은 없지만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것 같다. 그건 대체 뭐지. 한국에서 기초생활 도움을 받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혼자 살고 돈 못 벌고 몸이 아픈 사람일 것 같다. 보면 그런 사람 바로 알 것 같기도 한데, 사회복지사는 그 사람한테 식구가 있다면 그 사람한테 도움을 받으라 하겠지. 연락도 안 되고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를 사람한테 말이다. 이런 건 일본이나 한국이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진짜 도와줘야 할 사람은 돕지 않고 그렇게 힘들지 않은 사람한테 돈을 줄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는 조직폭력배인 사람이 생활보호대상자기도 했다. 사회복지사가 그걸 알고 돈을 안 주겠다 말하지만, 처음에 그런 사람을 생활보호대상자에 넣은 건 누굴지.

 

 가난은 나라도 구하지 못한다는 거 나도 안다. 돈 못 벌고 생활 능력 없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그렇다. 사회복지사에는 그런 건 자신이 잘못해서 그렇다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반은 자기 책임이기는 하다. 모든 잘못이 그 사람한테 있을까. 나도 그렇게 악착같이 돈 벌지 않아서 당당하게 말하지는 못하겠다. 내가 가난한 건 내 탓이니까. 난 그렇다 해도 일 열심히 하고 나이 먹고 더는 일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사회에 도움을 줬으니 이제는 반대로 사회가 도움을 줘야 하지 않나. 한국도 기초생활금 받는 사람 예전보다 늘었을까. 사회복지 예산이 줄어서 도움 주지 못하는 일이 더 많을지. 그건 내가 모르는 일이구나. 이 책에 나온 걸 보니 사회복지 예산이 줄어서 심사를 더 까다롭게 하려 했다. 그게 진짜 도움을 줄 사람한테 도움을 주려고 그런 건 아니었다. 그저 예산에 맞추려는 것뿐이었다. 세상에 종이만 보고 돕지 못한다고 하는 사람만 있지는 않겠지. 자신이 보고 도와야 할 사람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러기를 바란다.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한사람은 보건복지사무소 과장이고 한사람은 지방의회 의원이었다. 두 사람은 굶어죽었다. 범인이 두 사람 몸을 묶고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에 두고 굶어죽게 내버려 두었다. 경찰은 원한으로 보았다. 그런데 두 사람 다 둘레에서 좋은 말을 하고, 원한 살 만한 일은 없다 한다. 그래서 착한 사람, 인격자의 죽음이었구나. 한사람만 그렇게 죽었다면 몰랐겠지만 두 사람이나 굶어죽어서 경찰은 두 사람 공통점을 찾겠지. 공무원과 지방의회 의원은 함께 일한 적이 있었다. 보건복지사무소에서 사회복지사와 상사로. 두 사람은 둘레 사람한테는 좋게 행동했지만 도와달라고 한 사람한테는 그러지 않았다. 사회복지사가 된 건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그러면 누구를 도와야 할지 잘 봐야 하는 거 아닌가. 그저 예산이 적으니 안 된다고만 하다니. 아니 처음에 죽임 당한 사람은 기초생활비를 신청하려는 사람을 깔봤다. 그러니 사람을 제대로 안 봤겠지. 난 아무리 힘들어도 나라에 도움 바라지 않을 거다.

 

 누군가한테 도움을 바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 나온 기초생활비 신청서에는 써야 할 게 많았다. 그건 나이 많은 사람이 하기 어렵기도 하다. 도움을 바라는 사람은 거의 나이 많고 배우지 못한 사람일 때가 많을 텐데. 도움을 주려면 사람으로 존중해주기를 바란다. 대단한 걸 베푼다는 식이 아니고. 사회복지사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 나라에 사는 사람이 낸 세금으로 주는 건데. 일손이 모자라 도와야 하는 사람을 놓칠지도 모르겠다. 그런 건 어떻게 해야 할지. 어려운 사람이 나서서 말해야 할까. 그 말을 편하게 하게 하기를 바란다. 죄지은 사람도 아닌데 말하려면 쭈뼛쭈뼛하겠다. 사회복지가 돌아가야 할 사람한테 꼭 돌아가기를.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기에는 단편이 열편 실리고 자르기 싸우기 버티기 3부로 이루어졌다. 첫번째 자르기는 당하는 거 아닌가. 어느 정도 자리에 오르면 누군가를 자르는 일을 할지 몰라도 많은 사람이 그걸 하지는 않을 거다. 첫번째 소설 <알바생 자르기>는 자르는 처지 사람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구나. 그래서 잘리는 쪽이 조금 안됐다 생각했나 보다. 아르바이트는 쉽게 자를 수 있다는 것에.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일 잘하는 사람 자르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아르바이트 하는 사람은 그 일을 하고 어떻게 살지 생각할 텐데. 비정규직은 한 곳에서 오래 일하기 어렵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야 하는 곳도 있는 것 같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자르고 다른 사람을 쓰기도 하겠다.

 

 자신이 일하던 곳이 사라지면 무척 안 좋을 것 같다. <대기발령>에서는 없어지는 부서 사람이 다른 곳으로 간다고 말하지 않아 ‘대기발령’을 받는다. 대기발령은 하는 일 없이 벽 보고 앉아 있어야 한다니. 그건 일을 그만두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일찍 그만두면 퇴직금도 제대로 주지만 늦으면 그것도 조금만 준다 한다.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한 것도 겨우 하루 남겨두고 그랬던 것 같다. 하루도 아니고 몇시간이었던가. 회사는 사람을 쉽게도 생각한다. 없으면 다시 구하면 되지 하는. <공장 밖에서>에도 구조조정 당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나온다. 남은 사람은 산 자라 하고 해고 당한 사람은 죽은 자라 한다. 처음에는 둘 다 같은 마음이었는데 처지가 달라지자 싸운다. 공장은 거의 망하게 생겼다. 사람을 줄이고 차를 만드는 것보다 망하는 게 더 나았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 사람도 있겠구나. 윗사람.

 

 회사에 다니는 것도 쉽지 않지만 자영업도 쉽지 않다. <현수동 빵집 삼국지>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가까운 곳에 빵집이 세 곳이나 생긴다. 프랜차이즈 두 곳과 보통 빵집. 사람들은 어느 곳에 많이 갈까. 맛이 좋은 걸 좋아할 것 같지만, 조금이라도 싼 곳에 갈 것 같다. 맛으로 소문 나는 곳도 있겠지. 소문이 많이 나도 그리 좋을 것 같지 않다. <사람 사는 집>은 재개발 이야기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땅을 얼마나 파는지에 따라 다르구나. 재개발보다 재건축을 더 좋아할 것 같구나. 그건 돈을 가진 사람이. 돈을 가진 사람은 그걸로 돈을 더 불리고 없는 사람은 언제나 없다. 재개발이든 재건축이든 집을 가진 사람한테나 돈을 주는 것 같다. 세 들어 사는 사람은 그저 쫓겨난다. 괜찮은 집주인은 이사할 돈을 주는 것 같기도 하지만. <카메라 테스트>에서는 한사람만 뽑는 지방 방송국 아나운서에 많은 사람이 응모했다. 지민은 누군가를 보고는 자신이 낫다 여기고 누군가를 보고는 자신이 모자라다 여긴다. 잘할 것 같았는데 지민은 실수한다. 아나운서가 되려고 다닌 학원에 천만원쯤 쓴 것 같은데. 아나운서가 되려면 그렇게 돈을 많이 들여야 하는구나. <대외 활동의 신>은 대학생 때 여러 대외 활동을 하고 신이라 듣는 사람 이야기다. 그 사람은 일자리 때문에 그걸 했다고 하지 않았지만 정말 그럴까. 대외 활동을 하면 좀 더 괜찮은 일자리 얻을 것 같기도 한데.

 

 버티기에서는 무엇을 버티는 걸까. <모두, 친절하다>는 그저 친절하게 보이려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다른 데로 떠넘기기 같은 느낌도 든다. 규정이 그렇다면서. <음악의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음악에 값을 매기는 거 쉽지는 않구나. 예전에는 레코드나 CD로 음악을 팔았는데 지금은 음원을 판다. 음원은 그리 비싸지 않구나. 소설이나 시 쓰는 사람도 돈 벌기 어렵겠지만 음악하는 사람은 더 힘들어 보인다. 그래도 그런 사람이 없어지면 안 될 텐데. 마지막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를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학생이 학교 잘못을 바로 잡으려 해야 할지, 잠깐만 다니는 학교니 모르는 척해야 할지. 어느 아이는 정말 나중을 생각하고 급식 비리 전단을 돌렸을까. 그 마음은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리가 사는 곳은 자본주의사회다. 자본주의에서는 돈이 없으면 살기 어렵다. 그렇다 해도 많이 바라지 않으면 괜찮기는 하다. 이건 나만 그렇게 생각할지도. 지금 사람은 생활비뿐 아니라 이런저런 보험 연금도 드는 것 같다. 그건 다 나중을 생각해서겠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해야겠지만 그것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람은 저마다 생각이 있고 바라는 것도 다르구나. 그래도 가끔 자기 생각이나 마음을 돌아봤으면 한다.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3-05 15: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이달의 당선 추카~*추카~*

장강명 에세이 읽고 있었는데 이책도 읽어봐야 겠네요
10편이 실린 단편이라니 픽션 +논픽션이 섞여 있을것 같네요 ^.^

희선 2021-03-05 23:19   좋아요 1 | URL
아직 5일인데, 이달에는 빠르네요 별로 생각도 못했는데... scott 님이 알려주셔서 알았습니다(이런 거 쑥스럽습니다)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보고 소설 썼을 것 같습니다 실제 일어난 일도 넣었겠지요 일하는 사람 지난해 이번해는 더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