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오렌지 - 세계적인 광고회사 팰런 월드와이드의 혁신 광고전략 Harvard Business 경제경영 총서 36
팻 팰런 외 지음, 김광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에 앞서, 권민의 『거리에서 브랜드를 배우다』를 흥미롭게 읽었다.
브랜드란 사람들 마음 속에 있는 ‘욕구’를 찾아내서
그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일을 하는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만일 내가 어떤 브랜드를 좋아한다면,
그 브랜드가 나의 어떤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는 얘기?

내가 좋아하는 광고들을 생각해보았다.
나는 ‘쇼를 하라, 쇼!’를 좋아한다.
특히 ‘한 살의 쇼’와 요즘 한참 TV에 나오는 ‘100살의 쇼’
그리고 ‘생각대로 T'도 무지하게 좋아라 한다.
광고 자체보다는 ♬생각대로 하면 되고~♪ ‘되고송’을 좋아하는 것이지만..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용하는 휴대폰 통신회사는 LGT이다.

광고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 광고 회사 제품을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만일 휴대폰이 매일 다른 식당을 찾아가듯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있는 제품이라면 통신회사를 바꿨을지도 모르겠지만, 통신회사를 바꾸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의사결정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그냥 광고만 좋아하는 한 사람인 것이다.

말하자면 ‘광고’를 소비한다고 할 수 있겠는데,
여기까지 생각하다보니 나에 대해 한 가지 진단을 하게 된다.
......
나는 이야기 중독이다.

이야기 중독...?
이야기에 자극 받고 이야기에 빠져들어 늘 이야기가 필요한 상태...

아.. 어쩌지? 옛말에 이야기 좋아하면 거지 된다는데...
그건 그냥 그야말로 농경사회였던 옛날에 나온 말일 뿐이라고,
지금은 시대가 달라져서 오히려 그 반대라고,
막연하게 ‘예언 효과’를 거부해 보지만...
정말 그러면 어쩌지?
어이쿠. 

그러면서도 나는 또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이야기를 좋아하다가, 끝내 이 세상 모든 이야기를 다 먹어치우고,
나중엔 자기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야기꾼 이야기.

그렇게 만들어낸 이야기가
또 다른 사람에게 인기있는 이야기가 되고,
그래서 또 자기처럼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그래서 세상은 다시 이야기로 풍성해지는 그런 이야기를...

이야기가 엉뚱한 데로 흘러온 것 같지만,
사실 이렇게 찾아나선 길에 만난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창의력 오렌지』다.

창의력 오렌지!
이야기를 먹고 사는 사람에게 창의력 오렌지는,
맛있게 익은 총각김치처럼 그렇게
아삭하게 씹는 맛과 잘 발효된 감칠맛을 선물한다.

자, 이것이 내가 이 책에 대해 최고로 보낼 수 있는 찬사다.

아삭하게 씹는 맛,
최적의 조건에서 잘 발효된 음식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칠맛!

‘팻 팰런’과 ‘프레드 센’, 두 사람이 이야기꾼이고,
이들이 공동 운영하는 광고회사 ‘팰런 월드와이드’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공장이다. 

팰런 월드와이드가,
변화된 시장 상황에 맞게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는 시티은행의 광고를 맡아서
시티은행과 궁합이 맞는 진정한 고객을 찾아내는 과정,
찾아낸 고객에게 다가가고 관계를 정립해 가는 과정,
그러한 노력이 보상받는 과정 이야기와,

또 하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nited Airlines)의 광고대행사로서,
이 항공사를 이용하는 주요 고객들의 특성을 찾아내고
이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마법’을 펼쳐가는 이야기는,
정말 아삭아삭 씹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90쪽에 나오는
“그들이 당신을 하찮은 존재로 여기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노력도 먹히지 않는다.”
라는 말이나, 

143쪽부터 펼쳐지는 BMW 인터넷 광고 이야기(영화감독이 광고를 만든다), 

 
9장의 바하마 이야기, 

203쪽 “찾아서 알아내는 기쁨을 의무감으로 촉진시킬 수 있다는 발상이야말로 치명적인 실수다. - 앨버트 아인슈타인”과 같은 말을 맛볼 때의 느낌은
혀에 착착 와서 감기는
싱싱하면서도 곰삭은 총각김치의 감칠맛,
바로 그것이다.

자, 그럼 내가 하고싶은 말은 무엇일까?
별 거 아니다. 그저, 나처럼 이야기를 좋아하고
나처럼 총각김치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창의력 오렌지’ 맛을 한 번 보는 것도
썩 나쁘지는 않으리라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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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ICEBREAK BASIC - 회화, 20시간만 들으면 되고 영어, 생각대로 하면 되고
BaEsic Contents House 외 지음 / Watermelon(워터메론)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잉글리시 아이스브레이크 베이직
ENGLISH ICE BREAK BASIC
 


내가 리뷰를 쓰는 이유는, 사실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을 위해서다.

꾸준히 리뷰를 쓰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리뷰를 쓰는 것이, 독서로 얻을 수 있는 유익(그것이 재미든, 필요한 지식이든, 지혜든, 또는 감동이나 동기 부여.. 그 무엇이든 간에)을 내 것으로 만들어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도 안전한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영어교재’로 분류되는 책을 놓고 리뷰를 쓰는 것은 왜일까? 

건방진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 책을 리뷰하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이 책을 살까 말까 망설이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알고 싶어하는,
그 누군가를 위해서라고 말 할 수 있다.

나 역시 다른 사람이 쓴 리뷰를 읽어보는 가장 큰 이유가,
내가 돈을 지불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인지
알고 싶기 때문이니까... 

그런 의미로 볼 때, 이 책은 무엇보다 믿을 만하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이 책은, (사람으로 치자면)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자기의 장점이 무엇인지,
자기를 가까이하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인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자기 소개를 누구보다 깔끔하게 잘 하고 있는 책이기도 하고 말이다.

믿을 만하다는 게 뭔가.
무엇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 누구든 그 사람을 ‘믿을 만하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이 책이 믿을 만하다는 것이다.

'자기 소개에 해당하는 처음 두 쪽의 내용’을 ‘말(言)’이라 치고,
책을 읽고 나서 독자에게 나타나는 학습효과를 ‘행동’이라고 할 때
이 책은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

그러니 믿을 만하다.
그러니 읽어볼 만하다.
그러니 이 책으로 다시 영어를 배울 만하고,
그러니 이 책을 권할 만하다.

(맨 앞 쪽.), Preface

“비 영어권 국가에서 온 반벙어리 외국인들에게즉각적이고 유쾌한 효과를 거둔 영어 교재”
막연히 영어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만들어진 이 책은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영어에 친해져 있는 여러분의 모습을
발견토록 해줍니다.

(사실 이 부분은 번역이 맘에 안든다.
이럴 때 나에게 깊숙히 뿌리 내린 버릇 하나가 작동한다.
내 맘에 들게 문장을 바꾸어 적는 버릇! 완전 자동이다. ㅋㅋ
위와 같은 경우라면..
‘이 책은 막연히 영어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그저 차례대로 이 책을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영어와 친해진 자신의 모습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라고 고쳐 썼다.)

100% Graphic Language Book
이 책은 전체가 다 그림으로 표현된 영어 책입니다.
그림이 주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보는 즉시 내용을 알게 해준다는 것과
또 하나는 우뇌를 자극해 기억을 쉽게 해주는 것입니다.

망각 곡선에 근거한 자연스런 반복
이 책의 모든 그림과 스크립트는 뷸규칙적으로 여러 번 반복됩니다.
보통 7번 정도의 우연한 만남이 있어야 대상을 확실히 기억할 수 있다고 하는데
자연스런 반복을 통해 이 책은 영어의 기본을 정확히 여러분 몸에 심어드릴 것입니다.

이런 자기 소개가
이미 많은 독자들을 통해
과장 없이 사실로 입증되었다면,
어떤가?
한 번 읽어볼 만한 책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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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메리 앤 셰퍼.애니 배로우즈 지음, 김안나 옮김 / 매직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현실같은 소설.
헷갈린다.
어디까지가 실제고 어디까지가 지어낸 이야기인지.
실감나는 소설. 
 
지금이라도 비행기를 타고 건지섬으로 날아가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줄리엣과 도시가 결혼하여 키트와 함께 (어쩌면 키트의 동생들이 태어났을지도 모르지) 행복하게 살고, 이솔라는 섬에서 나는 갖가지 약초들을 캐다가 정체불명 약초를 끓여서 나름대로 확신에 찬 이름을 붙여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을것 같다. 어쩌면 파리로 갔던 레미가 건강을 회복하고 약속대로 건지섬으로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아.. 아멜리아 집 라즈베리를 따서 만든 파이와 차 한잔을 할 수 있다면! 

하지만 오늘은 2008년 12월 19일이다.
1946년 9월 17일자 편지가 책에 실린 마지막 편지니까,
가만있자... 무려 62년 전 이야기가 되겠군.
설사 이 책의 인물들이 실제고 또 다 살아있다하더라도
키트조차 할머니가 되어있겠네... 

그렇더라도, 나는 안다.
작가 메리 앤 셰퍼가 건지 섬에 살도록 만들어 놓은 이 모든 사람들을
건지 섬뿐 아니라, 우리나라 제주도, 울릉도, 강화도에서도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을. 

편지 쓰고 싶다
편지 읽고 싶다
편지 부치고 싶다
답장 받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
싸움 걸고 싶다
도전 받고 싶다
맞서고 싶다
돕고 싶다
아... 우아하게 살고 싶다.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당연하다. 

소설 곳곳에서 내 모습이 보일 뿐만 아니라, 내가 꿈꾸고 있던 모습까지 비추니 어떻게 빠지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거울 앞에 선 기분이다. 마법의 거울. 처음엔 거울 앞에 서 있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서 거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다행스럽게도 책 후반부에 가서는 정신을 차리고 제 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사실 결말은 좀 싱겁다. 책을 읽으면서 초반부에 너무 심한 감정이입을 겪다보니 기대치가 너무 가파르게 올라갔던게지.) 
 

몇 년째 단골로 다니는 서점인데,
언제나 원하는 책은 물론이고,
생각지도 못했지만 사실은 원하고 있었던 책도 서너 권
덤으로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24쪽) 

몇 년 전, 서울 한복판에 있는 회사에 다닐 때, 도시의 복잡함을 못견뎌하는 나에게 유일한 위안은 '서점'이었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렸다. '언제나 원하는 책은 물론이고, 생각지도 못했지만 사실은 원하고 있었던 책도 서너 권 덤으로 찾을 수 있는 곳' 그곳이 나에겐 종로 1가에 있는 영풍문고, 교보문고, 반디앤루니스였다. 이 문장을 만나자마자 단번에 나는 작가 메리 앤 세퍼에게 반하고 말았던 것인데... 아... 안타깝다. 이 책이 그녀의 데뷔작이자 유작이라니.    

하지만 이상하게도
음식이 사람 마음을 좌지우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섯 달 동안 늘 순무에다 가끔씩 연골 덩어리만 먹다 보니
제대로 된 고기를 먹고 싶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57쪽) 

몇 년 전에, 턱을 다쳐서 음식을 씹을 수 없이 한달을 지낸 적이 있다. 며칠은 물, 한약, 음료수로 버티고, 며칠은 죽으로 버티고, 겨우 겨우 두부나 삶은 호박을 오물거리며 먹으며 버티던 그 때. 정말 입맛 잃고 살맛도 잃었던 기억이 난다. ‘이상하게도 음식이 사람 마음을 좌지우지하는 것이었습니다.’ 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나는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다. ‘제대로 된 고기를 먹고 싶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라는 말도 뼈저리게 겪어서 안다. 고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저 아삭아삭한 느낌. 씹는 그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 얼마나 애태웠던가. 하하. 지난 일이니까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그런 경험은 다시는 하고싶지 않다. 나는 지금도 턱관절을 의식하고 조심해서 사용하는 편이다. 


저녁에 집에 왔을 때
당신의 편지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당신이 책으로 쓰고 싶은 주제를 찾아내는 데 행운이 함께 하길 빕니다.
(74쪽) 

나도 이런 편지를 쓴 적이 있다. 학교 수업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데 우체통에서 나를 기다리는 편지를 발견하는 기쁨, 그 편지를 들고 현관문을 들어서는 느낌, 편지 봉투를 뜯고 편지를 펼쳐 읽을 때의 설레임.. 그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다. 정말 좋은 일이지^^ 

어머나, 세상에, 세상에.
당신이 샬럿 브론테와 에밀리 브론테의 자매인 앤 브론테에 대해 책을 썼군요.(99쪽)

이런 편지도. 어머나, 세상에, 세상에! 이런 호들갑을 떨어본 기억도 가물가물하네. 하지만 분명해. 분명 나도 이렇게 호들갑을 떨며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좋아라 웃어대던 때가 있었어. 그래 분명해. 지금은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걸까? 음... 속상하다. 못할 이유가 뭔가. 지금 당장 편지 한 통을 써야겠다. 

비록 줄리엣이
취향과 판단력, 잘못된 우선순위, 그리고
적절하지 못한 유머센스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지만,
그래도 그녀에게 훌륭한 자질이
한 가지는 있습니다.

정직하다는 겁니다.
만약 그녀가
당신들 문학회의 명예를 존중하겠다고 말했다면,
렇게 할 것입니다.
더 이상은 드릴 말씀이 없군요.
벨라 톤튼 드림(87쪽) 

만일 줄리엣이 뭘 하겠다고 말했다면,
그녀는 그것을 할 겁니다.
어떤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면,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이먼 심플리스 드림(91쪽) 

음.. 만약 내가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해달라는 글을 부탁한다면, 그건 누굴까? 그가 누가 되었든, 이렇게 확신에 찬 소개 글을 쓸 수 있을까? 글쎄.. 자신이 없군. 

이 책은 이렇게 곳곳에서 나를 웃겼다가, 용기있게 했다가, 또 의기소침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주절거릴 수 있는 구절을 곳곳에서 만난다. 정말 한두군데가 아니다. 작가가 살아있다면 내 서툰 영어실력을 총동원해서 아마 그녀에게 팬레터를 썼을 것이다. 내 실력으로 안되면 동생한테 부탁하면 되고^^~ 

그럼 이 책을 읽고 어떤 교훈을 얻었냐고? 글쎄.. 뭐 그렇게 거창하게 얘기해야한다면.. 딱히 말하기는 어렵다. 이 책 주제가 뭔가도 말하기 어려운걸. 주제? 책.. 사랑.. 사람.. 전쟁.. 문학.. 독서.. 출판.. ㅋㅋㅋ 모두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그저 사는 이야기다. 계속 되는 삶, 이어지는 삶. 계속해서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 삶 말이다. 

책을 펼치는 것과 동시에 거짓말같이 눈 앞에 펼쳐지는 삶.
나 또는 우리 중 누군가의 삶.  

섬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전쟁이라는 시간적 배경 위에
사람들이 책을 읽고, 모임을 열고, 편지를 쓰고, 만나고,
일하고, 먹고, 사랑하고, 돌보고, 키우고, 자라고, 만들고, 떠나고, 돌아오고...
그런 모습이 그려지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처럼 맞장구치며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누구에게 이 책을 권하고 그와 같이 수다를 떨 수 있을까? 음... 학창시절에 오랫동안 편지를 주고 받았던 그 친구라면? 결국 짝사랑으로 끝나버렸지만 끊임없이 쓰고 버리고 쓰고 버리고 했던 그 연애편지의 대상이 된 오빠라면? 한참 책읽는 재미를 알아가는 이팔청춘 나의 조카라면? 글쎄... 

사적이고 비밀스런 모임의 회원을 물색하듯이, 그렇게 이 책을 권할 만한 사람을 물색하며 며칠을 보내는 것도 이 책을 읽고 난 뒤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겠지. 

이 리뷰를 읽고 어느 한마디라도 당신에게 탁! 걸려든 단어나 문장이 있다면,
예를 들어 ‘서점’이라든지, 짝사랑, 연애편지, 친구, 모임... 같은 평범한 단어가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눈에 들어오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게 되리라~
즐거운 상상하면서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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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 - 한국경제 대전망
심영철.선대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8년 10월
평점 :
일시품절



2002년에 아버지 사업이 부도났다.
아버지는 사업에 올인하셨기에, 사업체 부도와 더불어 우리집도 넘어갔다. 아버지는 충격으로 쓰러지셨고, 끝내 일어나지 못하셨다. 2002년에 우리 엄마는 남편을 잃고, 집도 잃었다.

엄마는 완전히 절망했다.
한 달, 두 달... 계절이 바뀌고 또 바뀌도록 엄마가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엄마가 절망에서 헤어나오기까지 2년여가 흘러갔다. 엄마가 기운을 차리고 제일 먼저 의욕을 보이신 일은 집을 사는 일이었다.

“환갑이 지난 나이에 내 집 한칸이 없다니. 이러고는 못살겠다. 나는 당장 집부터 마련해야겠다. 니들 가르칠만큼 가르쳐놨으니 이제부터 먹고 사는 건 니들이 책임져라. 나는 내 이름으로 된 집부터 마련해야겠으니까.”

그러고 2년만에 정말 집을 샀다. 대단한 우리 엄마!
경기도 용인 구성에 서른 두 평짜리 아파트를 1억 8천 오백만원에 샀다. 그리고 1년 정도 지났는데 집값이 3억이 되었다고 좋아하시는 걸 보았다. 우리에게 얘기하신다.

“니들이 아무리 새벽부터 나가서 밤늦게까지 고생해도 1년만에 1억 모을 수 있냐? 나는 배운 것도 없는 사람인데 아무튼 1년만에 1억을 벌었다. 어떠냐. 엄마를 보고 배워라. 니들도 무조건 돈 모아서 집부터 사라.”

그러고 또 2년이 지났다.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를 읽고, 엄마에게 전화했다.

“엄마! 엄마 아파트 지금 값이 얼마나 나가?”
“모르지. 뭐 매매가 있어야 집값을 얘기하지. 집 내놓은 사람들이 부르는 값은 소용없어.”
“그럼 어떡해. 앞으로 집값 더 내려간다는데?”
“어떡하긴 뭘 어떡해. 그냥 사는거지. 요즘은 집 사고 파는 사람 없어. 그냥 가만히 있어야 되. 너는 어째.. 일 좀 맡았냐?”
“그냥 작은 거 하나 했어. 금방 끝나서 지금은 일 없어. 분양받은 사람들 중에 잔금 못치뤄서 입주를 못하는 데가 반이 넘는데.”
“그럼 어떡하냐. 일도 없는데 거기서 계속 있으면 뭐해.”
“그래도 계속 일 찾아봐야지.”
“날 추워지는데 감기 걸리지 않게 잘 해라.”
“네.”

울 엄마 아파트는 사실, 울 엄마가 집주인이라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 엄마 말대로, 먹고 사는 거야 뭐, 나하고 막내하고 벌면 되고. 울 엄마도 집값이 오르면 좋기야하겠지만 그렇다고 집을 팔아 생활비 쓸 일도 없을 것이고, 설령 산 값보다 더 떨어진다고 해도 역시 집주인이 엄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 또 집이 어디로 도망가는 것도 아니니 크게 걱정할 것 없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한가지는, 나는 아직 집이 없다.

그래서,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를 읽은 내 머릿속엔 한가지 생각뿐이다.

‘부디! 제발! 플리~즈! 지은이 말대로만 되라!’

흐흐흐. 너무 이기적인가?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생겨난 작은(?) 바램이 하나 있다.
거품이 꺼지고 바닥이 보이는 시기와, 내가 집을 살 수 있을만큼 돈을 모으고 현금흐름도 튼튼해지는 시기가 일치하기를! 부디! 제발!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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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의 종말이 시작됐다
마쓰후지 타미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 / 원앤원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미국경제의 종말이 시작됐다
나는 이상하리만큼 ‘제목’에 집착한다.
‘종말’이라는 말이 걸린다.
종말. 말 그대로 끝이라는 것 아닌가!
미국경제의 종말이라니 마치 세상의 종말을 말하는 것 같다.
거품이 꺼진다고 해서 국물이 다 없어지는 것은 아닐텐데.
그럼 미국경제는 백퍼센트 거품이라는 말인가?
게다가, 종말이 '시작됐다'니!
그렇게 따지면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이 시작됐다'고 해야겠지. 그거 뭐. 중간과정 쏙 빼고 탄생과 죽음만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너무 극단적이다.  

아무튼! 
지금까지는 제목 하나 가지고 내가 너무 말꼬리 잡고 늘어진 것이라 치고!
어쨌든 미국경제의 종말이 시작된 것이, 또 나에게 기회를 준다고 한다. 음.. 그래. 예고하고 찾아오는 기회라면 놓치면 안되지! 기회를 꼭 잡아야지!

그런데..
이거 참. 어렵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지은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그냥 내 수준에서 이해하고 정리해보면,

‘지금부터 15년간 미국경제가 하락할 것이다. 천재일우의 기회다. 그러니 열심히 투자 공부를 해서, 앞날을 예측해서, 자산운용을 잘 해보시라. 그리고 자산운용시에 자산의 50%는 금광주에 투자하시라.’는 건데,
이상하다. 자기 자신이 금광산 경영자라면서 금광주에 투자하라는 결론이라니, 이건 뭔가 싶다.

자기는 주식 투자도 ‘바닥’에서 시작했고,
금광산 경업업도 금가격이 ‘바닥’일 때 시작했기에,
감히 ‘성.공.할.수.밖.에.없.었.다’고 말하면서(234쪽) 말이다. 지금은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꼭대기라면서!

금은 빼고? 음. 그렇군. 금은 빼고!

그러고보니 이상하게 생각하는 내가 이상한가?
하긴. 금광산 경영을 하게된 이유와 근거를 잔뜩 제시해 주었는데 금광주에 투자하라는 결론이 뭐가 이상한가. 거품 꺼지고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으니 바닥이 다 드러날때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돈 모아서 ‘투자’를 시작하라는 결론이 뭐가 이상한가 말이다. 이상하게 생각하는 내가 이상하지. 음..

참...
아무튼, 전체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워도,
작은 부분 부분, 어떤 한쪽 면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고개가 끄떡여지는 쪽도 꽤 있다. (그런 곳만 조금씩 접어서 표시를 해두었는데, 나중에 세어보니 20쪽이다. 244쪽 중에서 20쪽이라... 음... 그럼 10% 정도 이해한 것인가? 훗.. 그러니 전체가 이해 안되는게 당연하지.)

그 중에 하나를 적어본다.

121쪽.

다시 미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졸업생이 제조업체에 취직하지 않고 은행이나 증권계로 흘러들어가는 상황을 봐도 미국경제의 종언을 짐작할 수 있다.

이 학생들은 눈치가 빠르기 때문에 어떤 분야로 진출해야 빨리 성공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 그들의 시야에 이미 ‘연구 개발’이나 ‘물건 만들기’는 없다. 그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지루한 일보다는 ‘어떻게 자산을 운용하면 1만 달러를 1억 달러로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하는 일’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사회 풍조가 되어버렸다.

지인 중에도 MIT를 졸업한 뒤 제조업체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벤처캐피털회사를 설립한 사람이 있다. 공학적 센스를 물건만들기가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LTCM에서 보았던 광경을 그의 사무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거품경제 전성기의 일본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었다. 공학부 졸업생들이 제조업체에 취직하지 않고 금융계를 선택한 것이다. 그 후 거품은 꺼져버렸다. 그들이 과연 행복했는지, 기회가 있다면 직접 물어보고 싶다.


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는 전혀 관계없이,
순전히 내 개인적인 경험때문에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대학을 졸업하고 건축설계사무소에 취업해서 일 잘하던 선배가 있다. 건축설계에 재능도 있던 사람이라 당연히 건축사 면허를 따서 자신의 사무소를 꾸려가겠지 예상했던 선배다.
그러던 선배가 ‘건축설계사무소에 계속 다니다가는 돈 없어서 결혼도 못할 것 같다.’는 이유로 과감하게(?) 건축설계사무소를 그만두었다.
그러더니 곧바로 외국계보험회사에 들어가서 보험영업을 시작했다. 그는 보험영업을 하면서 완전히 딴 사람이 되었다. 밤샘작업이 많은 건축설계사무소에 다닐 때는 생각지 못했던 생활을 하고 있다. 결혼도 하고 집도 샀음은 물론이고, 항상 고급 구두에 정장을 입고 몽블랑 만년필을 꽂고 다니며 외제차를 끌고 다닌다.
금융지식을 쌓으면서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 사업 투자... 등. 여러 분야에 투자를 해보더니 급기야 투자자를 모아서 회사를 하나 만들기에 이르렀다.
그는 행복할까?

지은이는 이야기한다.
‘땀 흘려 일하는 시대’에서 ‘모아놓은 돈을 굴리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맞는 말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행복은 땀 흘려 일하는 데서 더 찾기 쉽다.

그러니까 나의 결론은 이거다.

“땀 흘려 일해서 돈을 모으고,
  모아놓은 돈을 굴리는 공부도 하고,
  그리고 돈을 굴리면서도 계속 땀 흘려 일하겠다! 
  나는 땀 흘려 일하는 행복을 포기하지 않겠다.
  중단하지 않겠다. 정말 그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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