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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없는 아이들
김희진 외 지음,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 기획 / 틈새의시간 / 2022년 5월
평점 :
언제부터 인권에 관심이 생겼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내 어릴 적 내가 당한 가장 부당하다고 느꼈던 남녀차별에서부터, 어른이 되어 나 이외의 사람들에게 관심이 생기며 하나 둘 알게 된 소수자들에 대한 인권으로 점차 관심을 넓힌 것 같다. 그렇다고 뭔가 행동으로 옮긴다든지 하는 건 아니다. 내가 맡은 일도 허덕이며 하는 와중에 조금 관심을 갖고 용기있는 이들에게 응원을 조용히 보내는 것뿐. 그래도 꾸준히 관심은 갖고 있다. 잘 모르는 이들에게 내가 아는 이야기도 전해준다. 그렇게라도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해서이다.
<생일 없는 아이들>은 다양한 상황으로 이 땅에 태어났지만 출생 등록이 되지 않아 사람으로서 혹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들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출생 등록은 너무 당연하 것이 아닌가...생각했었다. 하지만 우리는 뉴스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출생 등록이 되지 않아 마치 없는 사람과 같은 취급을 받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그렇다. 이건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아이들은 자신이 태어나려고 태어난 것도 아니고, 태어나 출생 등록을 하고 싶지 않아 안 한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전혀, 아무 상관 없이 어른들의 결정에 의해 그렇게 되었고 마치 이 세상에 없는 듯 살아가는 것이다.
이 책은 출생 등록이 되지 않은 아이들의 출생신고를 위해 23015년부터 연대하는 모임인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가 기획하였다. 이들이 아는 많은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어째서 법적으로 모든 아이들의 출생 신고가 법제화 되고 구멍난 곳이 없이 바로 신고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거꾸로 해석하면,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나라 법의 까다로움이나 이곳저곳 빈 것에 화가 난다. 법은 국민을 위한 것일 텐데 상황에 따른 출생 미신고를 보면 만든 사람이 얼마나 자신들이 편하게 만들었는지, 얼마나 탁상공론으로 짜 맞춘 것인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책임을 회피하려는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출생의 기록은 모든 인간이 누려야 할 보편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가족의 모습이나 국적, 부모의 의지에 따라 다르게 보장되어서는 안 된다."...90p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어른의, 어른에 의한, 어른을 위한 공간이다."...166p
저출산에 대한 고민이 벌써 몇 년째다. 아무리 고심하고 다양한 방법을 내놓아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하지만 정작 태어난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고 있는지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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