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한 권으로 끝내는 종이접기(개정판) 길벗스쿨 놀이책
주부의벗사 편집부 엮음,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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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는 몇 권의 종이접기 책이 있다. 몇 권이나 있는 이유는 한 권으로 조금 접다 보면 다른 것을 접고 싶다고 난리를 치기 때문이다. 처음 몇 번은 유튜브를 찾아 보여주기도 하고 했는데 그 또한 핸드폰을 보게 되고 그것을 핑계 삼아 다른 것을 들여다보는 일이 빈번해지니까 결국 접고 싶어하는 종류의 책을 한 권 사주게 되는 거다.


그렇게 2,3권이 되었지만 언제나 접고 싶은 새로운 종이접기가 나온다. 왜냐면, 이 세상엔 정말 많은 물건과 생물이 존재하고 그걸 다 ~ 접오보고 싶은 게 아이들이니까.ㅠㅠ 그러다 <한 권으로 끝내는 종이접기> 책을 만났다. 오오~ 한 권으로 끝내다니! 이 한 권에 접고 싶은 모든 종이접기가 다 들어있는 거야? 라는 마음으로~! 책을 들여다 본다.


사실 접는 사람은 내가 아니기에~ ㅋㅋ 표지 속에 "국내 최다 185작품"이라는 말만 보일 뿐이다. 이 정도면 되는 걸까? 라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전달한다. 아이는 잠깐 들춰보더니, 괴성을 지른다. 정말 많단다.ㅋㅋㅋ


"엄마, 내가 갖고 있는 종이접기 책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아~! 진~짜 고마워~!!!"

갑자기 고마운 엄마가 된다.ㅋㅋ 조금 뿌듯한 걸?^^




목차가 요렇게 예쁘게 그림으로 되어 있다. 대부분 글자로 되어 있는 것과 다르게 이렇게 완성품으로 보여주니 훨씬 좋다. 이런 모양이 되는 구나~ 하고 아이들이 직접 무엇을 접을지 고를 수 있다. 1장의 전통적인 종이접기에서부터 동물과 곤충, 물속 생물과 새, 탈것, 꽃과 열매, 장난감, 생활소품과 물건을 담는 소품, 계절과 행사까지 정말 다양한 작품을 접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목차를 넘기면 이렇게 "기본 종이접기와 기호 읽는 법"을 소개한다. 처음 종이접기를 접하는 아이들도 전혀 무리없이 접을 수 있도록 하는 페이지이다. 우리 아이는 성격이 급해서 이런 페이지를 잘 읽지 않는데 접다가 잘 모르겠다고 하면 이 페이지를 펼쳐주고 여기를 들여다보라고 했더니 금방 익힐 수 있었다.




아이가 선택한 첫 번째 종이접기!


바로 금붕어이다. 금붕어를 접기 위해선 같은 페이지에 있는 "투구"를 먼저 접어야 한다. 같은 페이지에 있어서 여기저기 넘기지 않고 접을 수 있어서 좋았다. 금붕어 접는 과정 중에 2번 가위집 넣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는 도와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 엄마가 자세히 안보고 죽~ 자름..ㅋㅋㅋ 뭐든지 자세히 잘 보고 읽어야 한다. 실수를 인정하고 테이프로 붙여준 후 3으로 넘어가서 당겨 뒤집어 금붕어 완성!



 

책 맨 뒤쪽엔 이렇게 눈 스티커가 있어서 그냥 볼펜이나 펜으로 눈을 그리는 것보다 훨씬 더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이게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아이는 정말 좋아하더라는 것.


개인적으론 맨 처음에 위치한 "전통 접기"가 있는 것이 정말 좋았다. 엄마, 아빠 시절 접던 종이접기를 아이들과 공유할 수도 있고 옛날 문화를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옛날엔 이렇게 놀았다고 얘기해줄 수 있어서였다. 아이는 실 팽이라든가 표창, 바람개비 등을 재미있게 접었고 아이리스 꽃을 접으면서 거기서 멈추기 않고 줄기와 잎 등을 자기 나름대로 만들어서 좀더 완성도 있게 만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 권으로 끝내는 종이접기> 책은 종류별로 종이접기를 소개하는 책들보다는 그 종류에 대해선 개수가 적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종류에 대한 다양한 종이접기보다는 이것저것 다양한 종이접기를 접기를 원하니까 그야말로 이 "한 권으로 끝내는 종이접기"가 훨씬 더 유용하다. 한동안 시들해져서 잘 접지 않던 종이접기에 다시 열을 올리는 아이를 보며 즐겁다. 종이접기는 소근육 발달과 손과 눈의 협응력을 길러주는 아주 좋은 놀이이다. <한 권으로 끝내는 종이접기>에는 아주 예쁜 색종이가 함께 오는데, 그 색종이는 아깝다고 아껴두고 500매짜리 양면 색종이를 구입해서 사용 중이다. ㅋㅋ 한동안은 시간 날 때마다 아주 잘 갖고 놀 듯~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한권으로끝내는종이접기 #길벗스쿨 #185작품수록 #전통접기 #손과눈협응력 #소근육발달 #색종이 #종이접기 #많은작품수록 #눈스티커 #색종이접기 #유아종이접기 #색종이접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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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읽지 마 내 손으로 만드는 나만의 책
니카라스 캐틀로 지음, 최정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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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어마어마하다. 표지만 그런가? 제목도 도전적이다. 책인데, 읽지 말라니.ㅋㅋㅋ 표지 속 문구를 들여다 볼까? "내 손으로 만드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은 부제이다. 왜냐면 이 책은 자기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고 꾸며서 내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다른 문구를 보면~ "이 책을 쓰레기로 만들어 버려!!!" 쓰레기라니~ ㅎㅎㅎ 표현이 너무 재미있다. 마음껏 사용해도 괜찮다는 얘기겠지? "낙서 대환영! 읽는 사람 바보!" 같은 문구도 마찬가지다. 예쁘게 사용하지 말고 정말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뜻.


아이에게 이 책을 주면서 처음부터 표지를 보여주며 말했다.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여기 보이는 낙서니~ 쓰레기니 하는 거 진짜니까 정말로 마음껏 사용해 보라고. 평소, 책 구기는 거, 낙서하는 거, 떨어뜨리는 것도 싫어하는 엄마가 마음대로 하라고 쥐어줬으니 아이는 진짜 그래도 되냐고 몇 번이나 물었다.ㅋㅋㅋ 그러더니 이 세상에서 이 책이 제~일 좋다나~!


하지만 사실 아이는 하던 가락이 있어서인지 아주, 막 사용하지는 못했다.




얼마 전 학교에서 지구 그리기가 있어서인지 그대로 여기에도 표현한다. 이 책을 사용할 때에는 그 어떤 잔소리나 충고, 덧붙임 말... 같은 건 하지 않았다. 그저 며칠 신나게 놀고 엄마 달라고 했고 생각날 때마다 자기 마음대로 끼적이고 색칠하는 것 같았는데 나중에 들춰보니 막 사용하지는 않아서 엄마로서 오히려 조금 반성하게 됐달까~^^;




파스텔 아니고, 크레파스를 옆으로 뉘여 폭발한 것을 표현! 파스텔 있는데 왜 굳이? 했더니 조금 다르게 표현될 것 같아서라고. 오오~~~!!! 하고 일단 칭찬해 줌.




이 책은 아이만 사용하지는 않았다. 완전히 쓰레기처럼 사용하진 못했지만 마음껏 갖고 노는 걸 본 고3 언니도 재밌어 보였는지 자신도 작품에 도전해 본다. 너무 잘 그렸다며 사진도 찍어 친구들에게 자랑한다. ㅋㅋㅋ


사실 빈 종이에 무언가를 그리려고 하는 건 쉽지 않다. 처음부터 아이디어를 내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힌트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상상력이 더욱 자극된다. <이 책 읽지 마>가 그런 책이다. 빈 그림을 주고 문장 하나를 더해주면 뭔가를 해보고 싶어지는 거다. 뭐가 보이는지, 뭐가 숨겨져 있을지, 어떤 책이 꽂힌 책꽂이일지, 누가 찾아왔을지 등. 뭔가 더 엉뚱한 것을 그려넣고 싶어지는 기분!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을 보면 앤서니 브라운의 어린 시절이 그려지는데 온 가족이 엄마 생일에 미술관 나들이를 한 후 돌아오는 길, 종이와 펜을 사서 엄마가 선을 하나 그으면 가족들이 이어서 어떤 형상을 그렸다고 추억하는 장면이 있다. 작가는 후에 그 경험이 자신을 그림작가로 만든 것 같다고 고백한다. 그림에 대한 호기심, 상상력과 창의력이 시작된 지점이다.


<이 책 읽지 마>가 그런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 꼭 화가가 되길 바라거나 그림 작가가 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아이로,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고 미리 차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이든 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


#이책읽지마 #가람어린이 #낙서책 #마음껏그려봐 #내손으로만드는책 #상상력 #창의력 #초등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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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삶에 대한 커다란 소설
수지 모건스턴 지음, 알베르틴 그림, 이정주 옮김 / 이마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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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모건스턴의 책은 동화책으로만 읽었었다. 기발하기도 하고 아기자기 귀여운 동화들은 감동을 주기도 하고 교훈을 주기도 한다. 수지 모건스턴의 청소년 소설은 사실 처음이라 어떤 분위기일까 좀 궁금했다.


처음엔 좀 이상했다. 일기인 것 같기도 하고, 혼자만의 생각인 것 같기도 한 주인공 보니의 독밸이 영 적응이 되지 않아서다. "잠, 아니면 삶?"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잠을 자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자라고 하는 부모에 대해서 "기상, 아니면 늦잠?"을 통해 늦잠 자고 싶은 마음에 대해 설명한다. 그렇게 하나씩 쌓인 이야기가 얽혀 이야기가 쌓여가면 겨우 보니의 생활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기엔 언제나 당당하다가도 자신의 생활이 가장 엉망인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왜 남들과 다를까 주변을 원망하다가도 다시 원인 모를 근자감이 생기기도 한다. 비교는 할 수 있어도 근본적으로 가족에 대한 애정이 있는 한 버틸 수 있다. 더불어 힘들고 짜증나고 예민해질 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자신만의 방이 있다면 더욱더!


보니에겐 자신의 가족이 늘 미스테리다. 외할머니서부터 시작해서 엄마도 혼자다. 외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집에선 비밀에 부쳐졌고 새로운 가정을 꾸려 행복한 듯 보이는 아빠는 육아에 도움이 필요할 때만 보니를 부른다. 하지만 늘 적절할 때에 딱 맞는 교훈의 말을 해주시는 외할머니가 계시고 비록 보니가 작가가 되는 걸 극구 반대하시지만 보니에 대한 사랑만큼은 늘 느낄 수 있다.


그런 관계에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완벽하게만 보였던 친구 도렐리의 가족에도 분열이 생기고 엄마에겐 전혀 의외의 남자친구가, 보니는 그렇게 꿈꾸던 글짓기로 인정받아 글짓기 대회 결승에 나가게 된다.




보니의 일상이 쌓인 이 이야기들의 정점은, 보니가 글짓기 대회에 다녀와 그 초고를 엄마에게 읽어주는 부분이다. 중간중간 엄마의 반응은 둘째치고 보니의 이 초고 내용 자체가!!! 압권이다.


"나에게 살날이 하루밖에 남지 않는다면, 나는 온종일 울 거예요.

더 이상 보지 못할 해돋이를 위해 울 거예요.

더 이상 내 흔적이 남지 않을 내 침대와 내 이불, 내 베개를 위해 울 거예요. ...(중략)"...135p


마치 시 같은 이 아름다운 글은 "살날이 하루밖에 남지 않는다면에 대한 답을 쓴 것이지만 그 속엔 보니가 사랑하는 일상의 아름다움이 가득 담겨있다. 비록 자기 방 하나 갖지 못하고 아빠 없이 오랜 세월 살아야 했고 예쁘지 않은 얼굴에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삶에서 느끼고 향유할 수 있었던 그 많은 것들이 모두 담겨있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보니의 삶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읽고 있으면 울컥해진다.


그렇구나. 짜증 가득했던 하루가, 어쩐지 나에게만 계속 나쁜 일만 일어나는 것 같은 요즘도 어쩌면 아름다운 하루일 수도 있겠구나~하고.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워! 네가 쓴 것처럼 말이야. 불완전해도 말이야."...142p


살아있다는 사실에, 건강하다는 사실에, 오늘 하루도 별탈 없이 잘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내작은삶에대한커다란소설 #수지모건스턴 #이마주 #모두의동화 #청소년소설 #감동 #인생은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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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기에 더욱 빛나는 일본문학 컬렉션 1
히구치 이치요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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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훌륭한 작품을 몇 남기지 않고 안타까운 삶을 일찍 마감한 작가들이 있다. 어느 나라나 그렇다. 아주 오랫동안 좋은 작품을 계속 내주는 작가들과 비교하면 더욱, 그들의 삶이 안타깝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이런 좋은 작품을 계속해서 읽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짧았기에 더욱 빛나는>은 그렇게 일찍 세상을 떠난 일본 작가 6명을 선정하고 그 작가들의 문학 특성을 잘 나타내는 두 편씩을 싣고 작가의 생애와 두 편의 해설을 함께 담은 아주 구성이 좋은 "일본 문학 컬렉션" 첫 번째 책이다. 기획이 아주 좋다고 생각했다. 이름을 들으면 익히 잘 알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지만 읽어보지 못했던 작품들이라 더욱 의미있었다. 


6명의 작가는 히구치 이치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가지이 모토지로, 나카지마 아쓰시와 다자이 오사무, 미야자와 겐지로 그들의 작품은 공통된 분위기나 비슷한 점은 없다. 오히려 그래서 각 작가들의 특성이 잘 느껴져서 좋았다. 히구치 이치요의 무척이나 여성스럽고 여성만이 알 만한 감정 표현, 특히 하층민의 처절함과 마지막 반전까지 놀라워서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는 "기적의 14개월"을 넘어 더 오랫동안 그녀가 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고 안타까웠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들은 읽을 때마다 무척 감성적이면서도 내밀한 감정이 잘 느껴져서 좋다. 나카지마 아쓰시의 작품은 무척 특이했다. 처음엔 판타지 소설인가 싶었는데 작가 소개를 읽고서야 "남태평양 섬의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 군궁주의 일본의 지배하의 자유롭지 못한 암담한 현실"{...141p)을 쓴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한 권의 작품들 중에 가장 특이하다고 느꼈던 작가였던 것 같다.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는 역시나 서정적이고 아름다웠다. 


이번에 읽을 때엔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었는데, 그것보단 기분에 따라 골라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러려면 어떤 기분에 어떤 작품을 읽어야 하는지 알아야 하니, 어쨌든 이번 일독은 의미가 있었다고 해야겠다. 미야자와 겐지의 <비에도 지지 않고>도 조금 편안할 때, 혹은 조금 우울할 때 읽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번 작품들 중에도 그런 작품들과 진지하고 싶을 때, 다른 작품과 비교할 작품들 등 가까이 두고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생애를 아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는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


#짧았기에더욱빛나는 #일본문학 #작가와비평 #짧은생의일본작가 #단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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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y 얼굴을 잃어버린 소년 현북스 청소년소설 6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현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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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문화라는 것이 있다. 물론 각 세대마다 그들이 자라온 환경, 시대에 따라 그들만이 지니는 문화가 존재하긴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특히 더 그들만 공유하는 문화가 더 짙다. 거기에 끼지 못하면 '참 독립적인 사람이구나'라거나 '특이하네'를 뛰어넘어 왕따가 되거나 무리에서 이탈되어 외로운 시기를 보내게 되기도 한다.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남들에 의해 그렇게 되는 건 너무 힘들다.

<The Boy 얼굴을 잃어버린 소년>은 그런 과정과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아주 잘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루이스 새커는 이미 청소년 소설계에 <구덩이>라는 작품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라섰으니 검증 없이 읽어도 재미있고 공감 가득할 거라고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얼굴을 잃어버린 소년>을 읽는 내내 내 청소년 시기와 내 아이의 청소년 시기를 떠올리게 됐으니 청소년들이 직접 이 소설을 읽는다면 공감 백배가 되지 않을까.

데이비드와 스콧은 어릴 때부터 친구였다. 하지만 올해 스콧은 학교에서 잘 나가는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며 데이비드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데이비드를 비하하거나 이용하기 시작했다. 데이비드는 그런 스콧과의 관계를 위해, 또 자신도 그런 잘 나가는 친구들 속에 끼기 위해 위험한 도전에 함께 하게 된다.

아이들 사이에 "마녀"로 소문 난 베이필드 할머니의 지팡이를 훔치러 함께 한 그들은, 할머니 앞에서 착한 척을 하다가 할머니를 쓰러뜨리고 얼굴에 레모네이드를 부은 뒤, 지팡이를 훔쳐 달아난다. 이 상황 속에서 그저 지켜만 보던 데이비드는 어쩌지 못하는 사이에 할머니와 눈이 마주치게 되고, 그 순간 아주 짧은 죄책감을 뒤로 한 채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려 버린다. 그때 할머니 입에서 쏟아진 저주의 말.

그 후 데이비드에겐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그 일들은 모두 할머니에게 했던 일들의 반복이었다. 처음엔 믿지 않았던 데이비드도 자신이 정말로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데이비드는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데이비드는 베이필드 할머니에게 가운뎃손가락을 올린 이유가 로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로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왜 신경을 써야 하지?"...19p

"데이비드는 거짓말을 하면 할수록 더 거짓말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속으로 죄책감을 느꼈다. 죄책감은 처음에는 작았지만, 거짓말을 할수록 피노키오의 코처럼 점점 더 커지는 게 느껴졌다. "...158p

일본어 표현 중에 자신을 지키지 못하면, 얼굴을 잃었다는 표현이 있다고 한다. 이 작품에선 이 관용어를 사용해 데이비드에게 일어난 사건과 감정을 묘사한다.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데이비드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좀더 쉬운 길을 택한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더 꼬여가고 자신의 친구들을 위해, 동생을 위해 무엇이 옳은지 그 옳은 것을 하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책의 뒷부분 쯤에서 손원평 <아몬드>의 윤재와 같은 반 친구들이 생각난다. 아무렇지도 않게 남을 비방하고 비웃으며 전혀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보다 더욱 비인간적으로 보이던 그 아이들이 이 소설 속에서도 존재한다. 어떤 행동을 해서라도 조금 도드라져보이는 것이, 힙하고 멋있는 걸까?

옳은 가치관을 가진 아이들은 그런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다. 이름 없는 아이로 남기보다 나답게 자신을 찾는 데이비드의 이야기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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