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독스의 세계로 간 소년 거인 꼬마 철학자 4
에밀리아노 디 마르코 글, 마시모 바치니 그림, 김경숙 옮김 / 거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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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생각" 이라는 건  때로 내가 원하는대로 흘러가버리곤 한다.
이것이 옳은지, 저것이 옳은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순서대로, 차근차근 생각해보아도 어디선가 오류가 발생하고 전혀 다른 답을 내어놓기도 하기 때문이다. 

<꼬마철학자> 시리즈는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이 소년일 때의 이야기를 기본으로 한다.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던 스팔로네는 스승이 되어줄 사람으로 그당시 가장 유명했던 소크라테스로 정하고 그에게 수업을 받지만 모르는 것을 질문해도 언제나 또다른 질문으로 되돌아오는 순간이 싫기도 하다.
<<패러독스의 세계로 간 소년>>은 소제목인 "궤변에 속지 않는 법을 알고 싶어요!"에 대한 탐구이다. 

소크라테스와의 수업 중 잠깐 나무 밑에서 잠이 든 스팔로네는 이상한 일들만 일어나는 논리의 세계로 가게 되는데 이곳은 진실이 거짓이 되는 "패러독스의 세계"였던 것!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는 아킬레우스가 말하는 거북이를 절대 앞서 달릴 수 없고, 이치에 맞지 않는 어법을 사용하는 소피스트들을 만나기도 하고, 계속해서 거짓말만 하는 남자를 만나기도 한다.
스팔로네는 처음부터 "진리"를 알고 싶었던 것인데 이러한 여러 난관을 통해 "진실을 찾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것을 찾는 일은 성급히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대체 논리라는 게 뭔가요?"
궁금한 건 절대 참지 못하는 스팔로네가 물었어요. 
"그건 말이다. 말이나 글에서 추리나 사고를 이치에 맞게 이끌어가는 규칙을 말하지. 만약 어떤 문제의 답을 찾아야 할 때를 생각해 보자. 우선 그 문제의 결과를 추리해 보려고 밝혀진 사실에서 출발하는 거야. 그럼 언제나 올바른 답을 찾아낼 수 있지." ...39~40p 

<<패러독스의 세계로 간 소년>>은 제논과 고르기아스 같은 철학자, 소피스트, 플라톤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한다.
어긋난 모순을 찾아내어 논리에 맞게 문제를 찾아가는 스팔로네의 이야기가 참 재미있다.
머리가 조금 빙빙 돌 정도로 차근차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어렵다고 생각해도 아이들에겐 아주 중요한 경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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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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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라 눈에 보이지 않으면, 내 주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알아채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 TV에서 기아 체험이나 그와 비슷한 방송을 볼 때면... '아~ 이 지구 어딘가에선 저런 아이들이 있었지..'하고 새삼스레 놀라곤 한다. 하지만 그때만 잠시,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또 그들의 이야기를 잊어버린다. 마음 한구석엔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나도 하루하루 살기 힘들다는 핑계를 대고 한발 물러서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도.... "왜" 그들이 그렇게 굶주리는가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2005년 기준으로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어가고 있으며, 비타민 A 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3분에 1명 꼴이라고 한다. 또 세계 인구의 7분의 1에 이르는 8억 5000만 명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한쪽에선 먹을 것이 남아돌아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있는데... 왜 한쪽에선 이렇게 먹을 것이 없어 아무 죄없는 아이들까지 굶어죽어가는걸까...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아들에게 "기아"란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되고, 왜 사라지지 않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학교에서도, 언론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기아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현재로서는 문제의 핵심이 사회구조에 있단다. 식량 자체는 풍부하게 있는데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그것을 확보할 경제적 수단이 없어. 그런 식으로 식량이 불공평하게 분배되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매년 수백만의 인구가 굶어죽고 있는 거야."...37p

세계 이곳저곳에서 일어나는 기아 문제와 그 반면 또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터무니없는 이기적 행동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구조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환경적으로든 기아는 발생했고 그것을 타파해보려는 노력이 무색하게 과두체제나 다국적 기업의 횡포 등 사회적 구조에 따른 문제로 여전히 그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으로서 대하지 못하게 된 살인적인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해. 인간의 얼굴을 버린 채 사회윤리를 벗어난 시장원리주의 경제(신자유주의), 폭력적인 금융자본 등이 세계를 불평등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있어. 그래서 결국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나라를 바로세우고, 자립적인 경제를 가꾸려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거야."...153p

많은 국제 기구들과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아이들이 굶어죽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단 한 아이의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그렇게 조금씩 우리의 의식 변화가 일어나고 관심을 갖는다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아이들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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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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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이로써 3권째 읽은 것이 된다. 보통 어떤 작가의 작품을 보면 대개는 비슷한 분위기에, 그 사람의 또다른 작품을 기대하고 선택하게 되는데... 내가 읽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모두 달랐다. 배꼽빠지게 웃기는가 하면, 처절하게 인간들 삶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평범한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듯 그렇게 담담한... 작품이기도 하다. 내가 느낀 오쿠다 히데오의 매력은 또 이 다양함에 다음 작품을 기대하며 찾게되는게 아닐까 싶다. 

<<오 해피데이>>는 다양한 여섯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이다. 마치 우리 가족의 이야기인듯... 혹은 내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인듯 낯설지 않은 친숙한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서 감히 겉으로 드러낼 수 없었던 치부나 자존심, 부끄러움 등을 이야기하며 그럼에도 행복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SUNNY DAY>의 노리코는 내가 아이를 낳고 우울하던 그 시절, 인터넷 카페에 처음 발을 들여놓고 열광하던 바로 그 모습같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과 육아에 지쳐 내 삶이 도대체 어떻게 흐르는지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었던 그당시(남편이나 부모님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나와 같은 처지의 동료들을 카페에서 만나 오프 모임에 참가하고 서로 위로하고 위안삼으며 조금씩 그 우울에서 탈출하던... 바로 그 기쁨에 조금은 오버하고 있던 바로 그 모습이다. 

"물건의 인기가 마치 자신의 인기만 같았다. 여기저기 오라는 데가 많았던 것도 처녀 시절 잠깐뿐, 결혼한 후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아, 들이쉬는 공기까지 상쾌했다. "...19P

그때의 내가 생각나 남들에게는 허영심 강한 여자로 비칠지도 모르는 노리코가 어찌나 귀엽게 느껴지던지.... <우리 집에 놀러 오렴>을 읽으면서는 남편에게도 남편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함을 되새겨보기도 하고 <그레이프프루트 괴물>에선 괜히 허무해지기도... <여기가 청산>은 '맞아... 그런 남편들이 있었었지..' 라고, <남편과 커튼>의 부부는 마치 "환상 특급"을 보는 듯... <아내와 현미밥>을 읽으면서는 오쿠다 히데오 본인의 이야기일까? 하며 생각해 보기도 한다.

어찌보면 무척이나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그런 이야기들이 담담하게, 하지만 미소 짓게도, 실소를 자아내게도 하면서 그 속에는 분명 "가족애"가 담겨있다. 지지고 볶고 살면서도 어느 한 순간엔 "해피 데이~"하고 외치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행복이란 아주 먼 존재가 아닌,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 느닷없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매일매일의 반복되는 일상 속에, "맞아, 그땐 그랬지~" 하는 느낌! 힘들다고 생각하다가도 왠지 가슴이 벅차오르도록 느껴지는 "가족"에 대한 사랑. 이런 순간은 조금은 실수하더라도, 굳이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에 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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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 - 제138회 나오키 상 수상작
사쿠라바 가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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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별 셋이다. 어느쪽에 초점을 맞춰 평가를 해야 하는지 한참이나 고민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별은 셋이다. 왜냐하면... 난 어쩔 수 없는 한국사람이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을 읽겠다고 했을 때, "OH! NO~~~!!"의 눈빛을 보내던 친구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 하지만 난 이 책이 그저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던 거다. "가족"의 이야기가 아닌, 그냥 좀 진지한 사랑 이야기. 

스토리가 얼마나 깊이 얽히고, 서술이 얼마나 농밀하고,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사랑의 몸짓이 혐오스러울 정도로 난무하다해도.... 그냥 사랑 이야기였다면.... 참아줄만 했다. 그냥 여자와 남자의 사랑 이야기였다면! 아니, 오히려 영화 <박하사탕>을 보고 그 구성이 마음에 들어 따라했다는 이 이야기는 오직 한 가지 결점만 뺀다면 무척 흡인력 있고, 그 깊이를 잘 드러낸 소설이라 생각한다. 

그 오직 한 가지의 결점... 그리고 이 한 가지가 이 소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이유... 그건 하나의 내 남자가 바로 그녀의 친아빠라는 사실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결손이 있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다시 결손 가정의 아이를 만든다는 거? 그저 결손 가정에서 자랐다는 준고라는 남자는... 거의 악마... 같다. 게다가 점점 뒤로 가는 이야기는 도대체 원인과 결과를 따질 수가 없다. 누가 먼저이고, 누가 나쁜가...하는 문제는 뒤로 갈수록 얽히고 얽힌다. 그리고 사실 그 문제는 중요치 않다. 내가 무엇을 놓쳤나 불안해져 자꾸만 앞으로 되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으려 했다. 설마.... 설마....

"그 뒤엉킨 나무 두 그루 그림의 제목은 '체인 갱'이었다.
쇠사슬로 묶인 두 죄수라는 뜻이다.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나 상대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뒤엉킨 채 비쩍 마르고 지쳐 간다. "...140p
"준고가 이 아이의 무언가를 계속 빼앗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형태는 없지만 소중한 어떤 것. 혼 같은 것을. 
빼앗기며 자라, 커다란 공동이 된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는 다시 빼앗아, 살아남는다.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인지도 모른다. 어른이지만, 성숙하지 않고 썩어 갈 뿐이다. "...347p

서로가 서로를 얽매어 서로를 파멸로 몰아가던 이야기는 ... 하나와 준고가 친부모 사이라는 것이 밝혀지며 준고만의 몫으로 남은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난 11살 여자 아이를 그런 식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한 작가에게 화가 난다. 아무리 숱한 고생을 하고 이미 어른의 눈빛을 가진 아이라 해도... 그래도 아이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할 아이이다. "여자"가 아닌 것이다. 

어째서 이 책이 나오키상 수상작인지는 묻고싶지 않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원래 이런 것에 관대한 나라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난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기분이 정말 드...럽...다...  기분이 다시 좋아질 다른 책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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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2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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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나이에 비해 너무나 이해력이 좋은 분이 계셔서, 드라마를 끊은지 어언 3년.... 그런 내가, 요즈음 푸욱~ 빠져있는 드라마가 있으니 제목하여 <미남이세요>가 되시겠다! 쌍커풀 수술이 잘못 되어 미국에 재수술하러 가 있는 쌍둥이 오빠를 대신하여 국내 유명 그룹 A.N.jell에 합류하게 된 고미녀양의 이야기다. 그러고보니 2년 전인가... <커피 프린스>도 본방 사수하며 푹~ 빠졌던 기억이 새록새록...^^

왜 나(나뿐이 아닌 많은 여성들 또한)는 이 "남장 여자"들 얘기에 끌리는 걸까... ? 여자가 남자들 세계에 들어가 그들만의 세계에서 잘 버텨낼 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희열을 느끼는건가? 아님 자신들만 잘난 줄 아는 그들에게 여자들도 남자들보다 훨씬 더 잘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쁜건가? 어쩌면... 이런 남장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주변 남자들에게 모든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여주인공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건지도... 또한 현실에선 전혀 있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더욱 더 상상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란 책의 페이지를 펼쳐보기 전까지는... 흔히 서점에서 보던 다른 팩션(역사와 소설을 함께 아우른)들과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았다. 그저 성균관 유생들의 이야기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 책... 페이지를 넘기면 그야말로 포복절도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동생은 몸이 아파 어머니의 삯바느질만으로는 생활을 꾸려갈 수 없었던 윤희는, 양반이기 때문에 아무리 가난해도 돈을 벌 수 없는 "여자"라는 위치를 깨고 동생의 신분으로 가장하여 필사 일로 가계을 꾸려나간다. 하지만 그녀도 동생도 혼인해야할 나이가 차고 돈벌이도 그나마 여의치않자, 동생인 척 과거 시험에 응시하는데 덜컥!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게 되고 성균관에 들어가게 된다.

참으로 제목 그대로가 내용인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속내용을 알기 전의 느낌과는 180도 다르다. 이 소설의 장르는 어디까지나 "코믹 로맨틱 팩션"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조 시대의 당파 싸움을 잘 표현해내고 있고, 성균관이라는 기관 안에서 유생들이 그냥 놀고 먹었던 것이 아니라(그당시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해도) 그들 나름대로의 지식과 교양을 키워나갔던 그 나날들을 아주 잘 표현해내고 있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하면 10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으하하하하!!!"하고 크게 웃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캐릭터들이 살아있다. 남장 여자의 역할을 잘 해낸 윤희나 모든 여자들의 이상형일 것 같은 자상한 남자 선준, 까칠하나 속은 따뜻한 재신, 망나니처럼 굴지만 모든 걸 알고 있는 용하... 이들 "잘금 4인방"의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있기에 더욱 생생하게 성균관의 나날들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이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는 것은 성균관 안에서의 "호"이다. 대물, 가랑, 걸오...등 인물의 특징을 딱 잡아내는 이 호가 소설 속 내용에 감칠맛을 더하는 듯하다.

우리가 상상하는 조선시대는 무척이나 딱딱하고 융통성이라곤 조금도 없을 듯한데, 이 책 속에선 안되지만 모든 것이 윤허되는 상황도 읽는 재미를 더하는 것 같다. 전혀 임금같지 않은 정조의 모습이나 엄하지만 학생들과 뜻을 같이하는 선생님들이나 당파싸움을 하고 있지만 어느정도 타협도 할 줄 아는 선준, 재신의 아버지들이나.... 그저 읽는 내내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든다.

정말 밝은 책이다. 드라마도 울고 찍고, 싸우는 것보다는 항상 밝고 짜릿하고 신나는 게 좋다. 그만큼 스트레스도 풀리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이렇게 책 읽으며 미친듯이 웃고, 얼굴 벌게지고 혼자 가슴 벌렁벌렁 거리며 읽은 것이 얼마만인지!!!^^

‘빌어먹을 임금 같으니! 대신 들어오지만 않았어도, 지금 내 어깨에 부딪치는 건 가랑 형님의 것이었을 텐데. 제엔자아앙!’ ...2권 52p
뭐라고? 미치고 팔짝 뛰겠다. 없는걸 어찌 떼 달라는 건가? 만약에 있다손 치더라도 떼 줄 수 있는게 아니잖은가. ...2권 168p
응? 보통 사내는 아니라는 말인즉슨, 저 폭포수 아래는 지금 남자 엉덩이들의 각축장? ...2권 283p

난... 이런 문장들이 젤로 좋더라! ...라고 밝힐 수 있는 건 아줌마의 특권이다!! 우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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