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에 들이닥친 좀비 미국 현장 학습 미스터리 4
스티브 브레즈노프 지음, C. B. 캥거 그림, 이지선 옮김 / 사람in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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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우리 때에는, "소풍"이라는 이름으로 즐겁게 밖으로 나가 뛰어 놀고 서로의 장기자랑을 보고..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 아이들에겐 소풍의 개념보다는 "계절학습"이나 "현장학습"의 이름으로 불리며 무언가 "배움"을 목적으로 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그다지 많이 배워오는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죠.ㅋㅋ 현장학습의 의미가 책이나 교과서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직접 방문함으로서 좀 더 현실감있게 느끼기 위해 계획된 것이겠죠. 그저 어디어디를 죽~ 줄서서 구경하는 것이 아닌, 책이나 교과서에서 평소 궁금하게 여기던 것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의 효과가 있는 여행이라면 정말로 훌륭한 현장학습이 될 것 같아요. 

"미국 현장 학습 미스터리" 시리즈는 6학년 아이들의 현장 학습을 통해 직접 사건을 맞딱뜨리고 그 사건을 해결하며 의미 그대로의 현장 학습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역사 자체가 익숙하지 않지만 특히 미국의 역사는 더한 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는 주인공들의 현장 학습을 따라가며 미국의 곳곳을 대리 경험하고 그곳의 문화를 사건을 통해 배울 수 있답니다. 



캣과 샘, 에그, 껌네 반은 뉴올리언스로 현장 학습을 가게 되었대요. 우리에겐 이 뉴올리언스가 익숙하지 않지만 이 도시는 "마법과 좀비, 괴물들의 도시"로 유명하다네요. 시작부터 정말 으슬으슬하죠?^^ 미시시피강와 구식 외륜선을 소개하는 글을 보니 <톰 소여의 모험>이 생각납니다. 이렇게 지식이 연결되면서 쌓이는 것이겠죠? 



아이들은 선생님과 여러 곳을 방문해요. 프렌치쿼터, 세인트루이스 대성당, 자동차 경주장 등을 방문하며 옛날 뉴올리언스를 떠올리는 여행을 합니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이상한 사건이 발생해요. 배 호텔에서는 좀비가 나타나더니 한 선물가게에서는 부두교 인형의 저주가 실현되죠. 뉴올리언스의 이미지 그대로 이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 것이 모두 사실일까요? 





캣과 그 친구들은 사건을 겪으며 그냥 재미없이 견학한 여행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 기억에도 오래오래 남겠죠.^^ 이야기가 끝나면 다양한 형태로 뉴올리언스에 대해 알 수 있답니다. 캣네 반 아이들이 방문했던 여행지의 사진도 볼 수 있고 다녀온 후의 캣이 쓴 견학문도 흥미로워요. 뉴올리언스에 대한 모자란 지식과 함께 어떻게 글을 쓰면 더 잘 쓸 수 있는지도 함께 배울 수 있거든요. 또 "나라면~"이라고 생각해서 어떻게 견학하고 어떻게 행동했을지도 생각해보게끔 하는 페이지도 있답니다. 

뉴올리언스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해도 이 책을 통해 이제는 조금 더 알게 되었겠죠? 그리고 아마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을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뉴올리언스가 배경이 된 문학작품을 읽어보는 것도 아주 큰 도움이 되겠네요. 원래 독서란, 이렇게 하는 거랍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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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게 공부야 재미난 책이 좋아 11
이상교 지음, 서영경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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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놀 시간이 없습니다. 시간이 나더라도 친구들과 시간이 맞지않아 결국은 "신나게" 놀 시간이 없게되고 말죠. 엄마들은 놀아도 효율적으로 놀기를 바라고 아이에게 도움이 되도록 놀기를 바랍니다. 그 외에는 책을 읽거나 공부하기를 바라기도 해요. 하지만 우리 어릴 적을 생각하면 지금의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지를 생각하곤 해요. 정말로 잘~ 놀 공간과 시간 여유가 없으니 말이죠. 

<<노는 게 공부야!>>는 노는 데는 1등인 종백이와 책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기범이의 이야기에요. 둘은 아주 많이 다르지만 한때는 친하게 지낼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엄마들의 사이가 나빠지면서 둘 사이도 뭔가 어색해지기 시작했죠. 종백이는 매일 놀 생각만 합니다. 계획을 세워 노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매 순간 모든 것이 너무나 궁금하고 그러한 궁금증을 풀려고 하다보면 하루종일 노는 게 되어버리는 거에요. 또...그렇게 하다보면 어른들이 말하는 일명 "사고"도 많이 치게 되지요. "주의산만 덜렁이"라고 찍혀서 아무도 짝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아이. 하지만 기범이만은 종백이의 짝이 되어주려 합니다. 

  

모든 지식과 정보를 "책"을 통해 얻는 기범이는 책 속의 지식들만을 정확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전문 서적이 아닌 다음에야 모든 정보를 샅샅이 알 수는 없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매일 놀기만 하는 종백이는 주변의 모든 것들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거에요. 기범이가 봤을 때, 종백이가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겠죠?^^

"참새가 고인 물에 들어가 목욕하는 걸 열 번도 넘게 봤거든."...35p

종백이는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려 관찰하고 즐기는 사이 많은 정보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종백이가 기범이는 부러웠을지도 모르겠어요. 뭐든지 지나치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보통 이렇게 상반된 아이 둘을 보면 어른들은 둘을 섞어 딱 반반씩 닮았으면 좋겠다고 하지요.^^ 종백이와 기범이 엄마도 그랬나봅니다. 그리고 실제로 두 아이들은 함께 고양이를 돌보면서 조금씩 서로의 좋은 점을 닮아가게 되지요. 

  

서로 성향이 많이 다른데도 싸우지 않고 친하게 지내는 종백이와 기범이의 모습이 아주 보기 좋습니다. 남들이 볼 때에는 산만해 보일지 몰라도 항상 밝고 꾸밈없는 종백이와 자신의 좋지 않은 점을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기범이의 모습도 아주 예뻐보입니다. 

책을 열심히 읽고 자신이 모르던 사실과 재미를 깨닫는 것도, 밖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것도, 한참 멍~ 때리며 공상을 하거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도 모두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간을 경험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자랄 수 없을테니까 말이죠. 하지만 때로는 그렇게 모두 이해해주려 하다보면...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며 한없이 나태해지는 아이를 발견합니다. 역시, 아이를 키우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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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재스민 레인보우 북클럽 25
카시미라 셰트 지음, 부희령 옮김, 이윤희 그림 / 을파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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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저도 초등학교를 세 군데나 다녔던 것 같습니다. 처음 전학을 할 때엔 어리기도 했고 이미 그 반에 친구들이 있었기에 그다지 긴장하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 2년 후 전학을 할 때엔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전학을 갔던 터라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친구들... 등 온통 새로운 것들 투성이라 많이 두려웠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차피 겪어야 하는 일들이라면 "정면돌파"라는 마음도 한구석에 있었기에 그런대로 잘 적응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려움"에 대한 느낌은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 있죠.

<<블루 재스민>>은 인도에서 미국의 아이오와로 이사하게 된 시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며 새로운 환경을 만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데, 완전히 다른 나라에서 다른 언어로 그들의 생활 속에 속해야 한다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결코 즐거운 일만은 아닐 겁니다. 좀 더 쉽게 자신의 나라에서 자신의 언어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많은 가족들과 함께 지냈다면 더욱 그렇겠죠. 하지만 시마는 부모님을 따라 그 새로운 환경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나는 인도에 있는 사람들을, 특히 라주를 그리워하고 있지만, 아이오와 시에서도 불행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75p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은 주위 사람들의 배려로 더욱 쉬워질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영어에 자신감이 없던 시마는 다행이 학교가 개학하기 전에 리아와 제니퍼를 만났고 조금씩 미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언어에 적응해 나갑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아요. 시마는 이미 12년을 인도에서 자랐기 때문에 영어 발음도 굳어졌고 무엇보다 "생각" 자체를 인도식으로 하기 때문이죠. <<블루 재스민>>은 이 문화적 차이를 표현해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인도의 문화는 우리나라와도 비슷해 보여요. 예를 중시하기 때문에 선생님의 질문에 답할 때에는 일어나야 하고 주위 어른들께 공손해야 한다는 점이 그렇죠. 하루 하루 생활해나가면서 시마는 미국과 인도가 날씨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도에서, 1년 사계절에 따른 꽃들의 변화에서 많은 차이를 발견하고 배워나게 됩니다. 

이 책이 훌륭한 점은 단지 두 나라의 차이를 드러내고 적응하는 과정만을 담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에요. 그것과 함께 시마의 "우정"에 대한 성장 과정을 담고 있죠. 미국으로 떠나기 전 시마는 냄새가 난다고 싫어하던 묵타에게 선물을 받고 고마움을 표시하러 묵타의 집에 들렀다가 왜 묵타에게는 그런 냄새가 날 수밖에 없는지를 알게 돼요.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묵타에게 나쁘게 대했는지 깨닫게 되죠. 미국에 와서는 마치 예전의 자신이 묵타를 대하듯이 자신을 대하는 캐리와 신경전을 벌이며 묵타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내가 그애에게 아무것도 보여 주지 못했음에도, 그애가 나에게 가르쳐 준 용기와 친절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내 마음속에 있는 묵타에 대한 감정은 설명하기 힘든 것이었다."...147p



묵타가 시마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듯이 시마 또한 캐리에게 먼저 손을 내밉니다. 이제 시마는 진정한 "우정"이 뭔지 알게 되었을 거에요. 미국에서의 일 년은 시마를 많이 변하게 했죠. 그렇다고 시마가 인도의 모든 문화를 잊어버렸을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오히려 더욱 소중한 마음 속의 고향이 되었겠죠.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230p
"전 다른 변화들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하지만 전 무엇이 닥쳐오더라도 준비가 되어 있어요. 왜냐하면 저도 변할 거니까요. 저는 계속 변해 갈 거예요."...233p

변화는 언제나 두렵습니다. 내게 익숙하고 편안한 상황이 계속되길 바라죠. 하지만 변화가 없다면 발전도 없을 거에요. 시마는 인도에서의 생활 뿐만아니라 미국에서의 생활도 소중히 하게 되었죠. 이제 자신의 고향은 두 곳이라고요. 새로운 환경이 두려웠지만 조금의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시마는 더욱 행복한 삶을 만들었답니다. 떠나온 곳이 그립기도 하지만 새로운 곳의 새로운 환경, 날씨, 아름다운 꽃들(특히 블루 재스민이라 이름지은 히아신스), 친구들까지. 다 소중히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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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톰 라비 지음, 김영선 옮김, 현태준 그림 / 돌베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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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처음부터 책중독자였던 것은 아니다. 물론 어린 시절 밥도 안먹고 내내 책만 읽었던 적은 있었으나 "독서"를 기준으로 할 때 블랙홀의 시기인 중 고등학교 시절엔 교과서 외엔 거의 책을 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책"에 대한 향수는 남아있었다. 베스트셀러가 뜨면 한 번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 누군가가 다른 선물 대신 책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아마도 이러한 것들은 책중독자의 자질이 숨겨져 있던 것이었나보다. 인터넷을 통해 블로그를 만나고 "리뷰"라는 것을 만나면서 나의 편집증적인 증세는, 드디어 폭발했다. 

나 스스로 위기감을 느꼈을까?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나와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를 찾기 위해 이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이 꼭 읽고싶어졌던 것은 아닐까. 이 책에 의하면 책중독자들을 가장 괴롭히는 환경은 바로, "배우자"란다.ㅋㅋㅋ 정말이다. 책을 읽어가며 빵~빵 터져서 웃음을 참을 수 없던 나.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어서 '저 여자가 또 왜저러나~' 하는 눈길로 쳐다보는 남편에게 이런 저런 책 속 얘기를 해준다. 음... 공감 못한다. 아~ 정말 아쉽다. 진~짜 공감되고 재미있는 내용인데...ㅋㅋ

이 책은 자신이 책중독자임을 고백함과 동시에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고 다양한 유형과 그들의 일상적인 생활, 그리고 생활을 위협할 만큼의 중독에 빠져 어찌할 줄 모르는 이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려 한다. 따라서 책 속에는 내가 책중독자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문항들과 얼마나 심한지를 테스트할 수 있는 문제들도 있다. 무엇보다 감탄스러운 것은 저자가 정말 얼마나 책에 빠져 많이 읽고 소화했는지가 이 책을 통해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을 쓴 토마스 드 퀸시 또한 유명한 다독가였고 그런만큼 그의 책 속에선 수많은 다른 책들이 인용되곤 하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음... 지금 보니 이 책의 제목 또한 그의 제목에서 따온 듯한 느낌이다. ) 그런 인용문들이 속한 책 제목을 한 켠에 적고있는 나를 발견한다.ㅠㅠ 역시 나도 어쩔 수 없는 책중독자인가보다. 

결론이 뭘까? "책중독자여, 스스로 치유하라'...255p 허망한가? 아니다. 그동안 몰랐던 책의 역사에 대해서도, 다양한 다독가와 장서광들, 애서가들의 이야기들도 들었고 때문에 이 세상에 책에 미친 사람이 나 하나는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받고, 나보다 더 심한 사람들도 수두룩하니 난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무척 기쁘다.ㅋㅋ

"우리는 여전히 책을 읽고 사들이리라. 아마도 심히 많이.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그 책들을 사랑하리라. 역시 심히 많이.
그게 우리가 할 일이다.
우리는 책중독자인 것이다. "...289p

저자의 유머와 위트, 재치에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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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찾아서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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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나 표지에서부터 왠지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인데, 책을 다 읽고나니 그런 느낌이 한결 더 짙다. 평소 남성적이니 여성적이니 그런 기준을 두고 읽는 편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여성이 남성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는 조금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아마도 그 재미는 성석제님의 무언가 살짝 비트는 위트있는 표현법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문장들은 욕설이 난무하는 어휘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세련되게 느껴졌다. 그래서 마지막 작가의 말이 1996년에 씌어진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15년의 세월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왠지 우리나라 땅 저 깊숙한 곳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한 "지역"의 이야기다. 그 지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그 위엄과 지위, 성품으로 그 지역의 전설이 된 남자, 마사오. 그는 지역의 "왕"이다. 많은 이들이 매일같이 마사오의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했고 어린 아이들은 그의 아성을 들으며 자라 그처럼 되기를 원했으며 그는 존재만으로 그 지역의 신화를 일으켰다. 

"마사오가 무서운 것은 주먹뿐만 아니라 한 번 찍으면 절대 용서하지 않는 표독함이고 한 번 얻어걸리면 끝까지 쫓아가서 기어이 상대가 쓰러질 때까지 패대는 독기였다."...56p

그렇다고 이 소설이 마사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보다는 한 지역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지역의 흥망성쇠가 아닌,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역사를. 어느 곳이나 사람들 사이에는 "중심"이 되는 인물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 또한 사람이기에 언젠가는 늙고 병든다. 그러면 그 기회를 엿보던 또 다른 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대세는 바뀐다. 그 지역의 역사는 마사오의 왕좌를 누가 이을것이냐..하는 것이다. 그를 이을만한 인물이 있는가. 어떻게 권좌가 바뀌는가. 도시에서 보면 한낱 시골에 불과한 그 지역에서도 어느새 개발 붐이 일어나고 때문에 왕다운 왕의 부재로 다툼이 일어난다. "나"는 그 역사의 한 장면에 한다리를 걸치고 모든 것을 서술하고 있다. 

15년 전의 이야기가 지금 와도 전혀 간극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작가의 문장력이 한 몫 했겠지만 그동안 우리 인간 세계가 변한 것이 이리도 없나...하는 생각에 조금 비참해지기도 한다. 사람 사는 세상...결국은 어디나 똑같고 언제나 같은 것일까. 권위, 명예...이런 것들이 뭐 그리 중요할까. 지들끼리 복작대고 싸우는 모습 이젠 지겹기만 하다. 그런데 아무리 작은 단위라도 이런 모습이 보여진다. 조금 허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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