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극심하게 통증이 오기 시작한 건 최근에 와서지만 처음 요통이라는 것을 느꼈던 건 아이를 임신해서였으니 아마도 이 디스크라는 병은 10년 정도 되었나보다. 그걸 모르고 살았으니 어느새 요통은 만성이 되었다. 또 그 만성감에 어느 정도 아파도 원래 그렇거니..하고 보낸 오랜 세월... 이제 와서 생각하니 나도 참 미련하다. 아주 많이 아프고나서야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MRI 찍기 전부터 디스크 일 것 같다고 생각했고 만약 그렇다면 수술만은 피하고 싶었다. 요즘엔 수술 없이 치료하는 허리 병원이 많으니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랄까. 치료 받은 지 만 2개월. 워낙 컨디션에 따라 기복이 심해서 선생님께서도 난감해하시지만.. 그래도 대체로 이젠 한 20%정도만 남은 느낌. 문제는 이제부터다. 허리 근력이 약해 디스크가 생겼으니 앞으로 어떻게 이 근력을 키워줄 수 있는가 하는 것. 워낙 운동을 싫어하니 큰일이다. <<신 허리디스크 수술 없이 완치할 수 있다!>>는 안타깝게도 허리디스크 환자들이 읽는 보편적인 책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저자가 자생한방병원인 만큼 자생한방병원을 다니면서 완쾌한 사람들의 사례와 함께 한 병원 홍보책 같다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이 책을 읽기 전에 동생이 빌려주었던 아주 오래된 디스크 관련 책이 훨씬 더 많이 도움되었다. 그 책에는 아주 체계적으로 디스크의 구성과 왜 디스크가 생기는지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그런 설명보다 수술로 빠른 시간에 병을 다스리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 이 병원의 치료법을 받으면 시간이 좀 오래 걸려도 완치할 수 있다는 설명만 반복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국 나쁜 자세와 운동 부족이 디스크를 부른다. 그러므로 약간의 통증이 사라졌다면... 결국 다시 좋아질 길은 바른 자세와 운동 뿐이다. 스스로의 의지가 어렵다면 어떤 병원을 만나 꾸준히 자신을 다스리며 치료를 받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그것도 본인의 몫이다. 허리디스크로 고생중이라 디스크에 대해 알아보려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권하지 않는다.
'죽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의 염원인가보다. 사후의 세계를 알 수 없으니 조금 더 이 세상에 남아있고 싶은걸까? 지금의 삶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해도 말이다. 때문인지 동서양을 불문하고 "불로불사"의 이야기는 소설 속에서,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염마 이야기>>는 늙지도, 죽지도 못하는 한 문신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가 바로 호쇼 염마다. 우연한 계기에 거의 죽음이 목전 앞에 이르러 신귀 새김을 할 수 있는 바이코에게 불로불사의 삶을 받게 된 염마. 그렇다고 영원히 죽을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염마는 그런 죽음보다는 괴롭더라도 일단은 삶을 살아보기로 한다. "영원히 살 것인가, 아니면 당장 죽을 것인가."...49p 누구에게나 죽음은 두려운 것이기에 영원한 삶을 선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채 다 자라지도 못한 스무 살의 아마네는 스승 바이코의 삶을 이어받아 신귀 새김이 가능한 문신사로서의 영원한 삶을 시작한다. 내가 알던 사람들의 모습이 변하는데도 나만은 언제나 그대로라면 그 기분이 과연 어떨까!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 나이를 지나쳐 조금씩 늙어가고 이제 삶을 넘어 죽음에 이르렀다면... 그 사람 역시 내 옆에 붙잡아두고 싶지는 않을까. 염마는 오랜 세월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비로소 삶과 죽음에 대해 깨닫기 시작한다. 스스로 불로불사의 삶을 선택한 야차와 일평생 염마 옆에서 드러낼 수 없는 사랑을 한 나쓰, 친구처럼 염마를 돌보아 준 노부마사까지.... 다양한 생각을 가진 등장인물들과 세월이 흐름에 따라 벌어지는 사건들로 책은 강한 긴장감을 갖게 한다. "인간이 신귀보다 더 무서워."...512p 막부 시대부터 메이지 시대를 거쳐 세계 2차 대전까지 염마는 역사와 함께 했다. 그리고 정작 무서운 건, 사람들의 의지를 따라 귀신처럼 들러붙는 신귀보다 많은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한번에 앗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이 얼마나 더 무서운 것인지를 보여준다. <<염마 이야기>>가 다른 불로불사 이야기들보다 더 잘 공감되는 이유는, 서양의 이야기들이 어떤 원인도 없이 갑자기 뚝 떨어진 존재들이라면 <<염마 이야기>>는 우리 정서 속에 흐르는 동양적인 미신 같은 것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왠지 그 시절 그 옛날이라면 그런 것들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믿음 같은 것. 때문에 염마라는 주인공이 그다지 당당하지 않아도 오히려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일 게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데 사실 독서의 권수는 줄고있는 요즘입니다.
가을의 싱숭생숭 앞에 무언가 좀 더 사색의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그 가을에 읽고 싶은 10월의 신간 베스트 5!
<<투명 인간>> 허버트 조지 웰즈
열린책들 세계문학의 186번째 책.
SF이면서 고전에 오른 이 책을 읽으면 고금의 사이에서 어리둥절할 것 같다.
이 가을에 꼭 읽어보고 싶은 책.
<<조용한 혼돈>>
부인의 부재 속에 그려지는 독특한 설정.
결국 인간의 삶은 모두 같은 거라고 이야기할 것 같다.
<<로즈 가든>>
소소한 일상 속에 다양한 인간들.
아기자기한 맛이 가득할 단편소설.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 매장>>
중고매장이라는 배경 하나만으로도 즐거울 것 같은 느낌!
편안하게 읽으며 미소지을 수 있기를!
<<꽃으로 말해줘>>
꽃말로 이어지는 사람들과의 관계.
고딕적인 분위기로 아름다운 소설일 것 같다.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던, 달 착륙이 이루어진 1969년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일이다. TV보다는 라디오가 더 사람들에게 친숙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소중한 날의 꿈>>에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건, 그 시절의 분위기나 정황보다 그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남들에겐 사소해보일지도 모르는 것들이 무척이나 신경쓰이고 그러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것에 푹~ 빠져들 수 있는 사춘기 시절. 달리기와 영화를 좋아하지만 이도저도 아닌 속에서 고민을 안고 있는 이랑 앞에 언제나 자신만만하고 너무나도 당당해보이는 수민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랑 앞에서 얼굴이 붉어지는 철수에게 이랑은 자꾸 관심이 간다. 이 감정은 뭘까? "내가 하는 것들이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될지 안 될지 몰라서.... 그런 생각 때문에 늘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는데..." "이렇게 한심한 나도 무슨 일을 하고 무언가를 남길 수 있을까요?"... (본문 중) 미래를 결정해야만 할 것 같은 나이... 무엇하나 잘하는 것도 이미 해놓은 것도 없어 무척 불안한데 남들은 자꾸만 나를 앞서나가는 것만 같다. 그냥 이대로여도 괜찮은건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우정, 사랑, 미래에 대한 고민 속에 이랑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뛰고 있기에 흐르는 땀이 좋다. 지금 등 뒤로 흘러내리는 내 땀들이 뒤에서 나를 응원해 주었으면 한다."...(본문 중) 혼란의 한가운데에 있으면 어쩔 줄을 모르겠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고민은 해결되고 시간과 함께 나 또한 앞으로 나와있다. 그러므로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는 길은, 나에게 충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뿐이다. 빨리 빨리 앞으로 나아가라고 채근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를 마음껏 누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혼돈 속에서 나올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 굉장히 감성적으로 그때 그 시절을 잘 살려낸 애니메이션이다. 인물들에게 공감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그 시절을 살았든, 살지 않았든 누구나 사춘기 그 시절을 지내왔다면 나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정해진 꿈이 있든, 그렇지 않든 많은 경험들이 훗날 '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깨닫는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은근히 감동을 주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진도가 무척 느렸던 10월...
11월엔 좀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