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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고 존경하는 ㅣ 파란 이야기 11
박성희 지음, 김소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평점 :
100여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이 얇은 책은 너무나도 묵직한 책이다. 사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부터 그랬다. "친애하고 존경하는~"이라니! 대통령 연설에서나 볼 것 같은 시작말이다. 표지를 넘겨 첫 페이지를 열면 ...
"안녕하세요.
친애하고 존경하는 여러분, "...7p
부터 시작된다. 5학년 아이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이다. 그리고 그 편지글을 읽어나가는 독자들은 이 아무것도 모르는 듯 담담히,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사실 뒤에 숨겨진 비극과 비참함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친애하고 존경하는>은 5편의 단편 동화가 함께 엮인 책이다. 첫 단편이 "친애하고 존경하는"이었는데, 무척 뻔할 수 있는 내용과 주제를 아이가 쓰는 편지 형식의 글로 구성하여 마치 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듯, 어른들의 세계를 조금씩 엿보는 듯 느껴진다. 그리고 그것이 훨씬 더 가슴을 울렸던 것 같다.
사실 이 첫 편부터 충격이었는데, 두 번째 "끝까지 소리 내 읽었다."도 미스테리 사건처럼 추리하며 읽다 보니 무척 새로웠고, "공을 주웠다"는 소음공해로 시작해 공포 미스터리로 끝나버려 꼼짝할 수가 없었다. "바세린 효과"는 또 어떤지. 이중적 의미의 바세린도 놀랍지만 속마음과 실제 이야기의 글꼴을 달리한 것도, 7살 동생에게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행동을 배운다는 설정 등 읽어나가며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밝은 내용일 것만 같던 "옥탑정형외과"도 마찬가지다.
주제가 무척 어둡다. 모두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겉으로 절대 드러내지 않는다. 다양한 구성과 서술로 교묘히 숨겨놓고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오히려,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행간의 의미는 커녕 사실적 이해도 잘 되지 않는 아이들이 이렇게 문학적으로 훌륭한 작품을 읽어낼 수 있을까 싶어서다. 오히려 부모들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주변에 어딘가에선 분명히 일어나고 있는 일일 터이니. 사회 고발하듯 우리 사회 현상을 이렇게 훌륭하게 문학적으로 표현한 작가에게 그저 감탄할 뿐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