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 사람과 가장 친한 친구 웅진 지식그림책 17
스티브 젠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신남식 감수 / 웅진주니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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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사실 대학생 시절까지) 내 최대의 소원은 빨리 독립해서 멋진 오피스텔을 하나 마련한 뒤, 그 집에 강아지를 80마리 정도 키우는 것이었다. 우리집에선 꾸준히 개를 키웠는데, 조금 넓은 집으로만 이사를 가면 부모님이 키우던 개를 다른 집에 보내버리셨기 때문이다. 내겐 강아지를 못키우게 하셨던 부모님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그래서 꼭 내가 독릭하면...강아지를 원없이 키우리라. 그리고 절대 버리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세월이 흘러...이제 아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난... 안된다고 한다. 이런...몹쓸 엄마 같으니라구... ^^; 그래도 어쩌랴...이 좁은 아파트에 언제 대소변 가르쳐가며 매일 어디로 산책을 시키고, 또 그 냄새는 어떡하라구...게다가 우리 세 가족 모두 알레르기 체질이므로 아이에게 집에서 키우는 것은 안된다고 납득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아이는 전혀 납득 못하겠지만서도.. 어쨌든 조금이라도 마음을 누그러뜨리라고~ 바로 이 책 <<사람과 가장 친한 친구 개와 고양이>>를 선택했다.



<<개와 고양이>>는 앞뒤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앞쪽에서부터는 개가, 반대편 뒤족에서부터는 고양이가 차지하고 있다.

한 권의 책으로 "개와 고양이"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책을 펼치면 약간은 백과사전 같은 분위기가 풍기지만, 독특하고도 매우 사실적인 그림이 눈에 확 띄고(그림이 큼지막해서 너무 좋다.) 그 그림으로 인해 개와 고양이가 더욱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림은 콜라쥬 기법을 사용해서 그렸는데, 마치 진짜 개와 고양이가 책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양한 질감을 주는 종이들을 이용해서 어떻게 이런 진짜같은 "개와 고양이"를 표현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구성도 좋다. 개와 고양이들이 어떤 종류가 있는지로 시작하여, 어떻게 품종이 나뉘게 되고 지금은 어떤 품종들이 있는지, 개와 고양이는 어떤 동물에서 유래되었는지, 어떤 식으로 사람과 함께 어울리게 되었는지가 마치 전래동화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개와 고양이들의 습성, 능력을 통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그들이 하는 행동들엔 어떤 의미가 숨어있는지도 일일이 소개하고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개와 고양이에 대한 놀라운 사실들"이 있는데, 이 페이지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하나! ’뉴펀들랜드’라는 품종의 개는 발에 물갈퀴가 있단다. 우와~~~ 한번 꼭 보고싶다.

이 책은 "개와 고양이"를 사랑하는 아이들과 어른들, 그리고 직접 키우고 계신 분들에게 기쁨을 주는 책이 될 것 같다. 소장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저 웃음이 배시시 나오는 바로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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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수탉 분투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6
창신강 지음, 전수정 옮김, 션위엔위엔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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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의 "마음이 자라는 나무" 시리즈는 이번이 세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내 마음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한 권 한 권 어떻게 그렇게 내 마음 깊은 곳까지 찔러대는지 매번 난 흥분하고 행복해했다가 깊은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열혈 수탉 분투기>는 밝은 노랑과 유머러스한 그림의 겉표지가 주는 느낌만큼이나 재미있고 박진감이 넘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수많은 알들 중에서 껍질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와 자유를 만끽하려고 했으나, 자신은 주인을 가진 ’토종닭’이라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깊은 고민과 생각을 하는 "토종닭"이 있다. 사람의 말을 알아들으며 사람들만큼이나 예민한 감정을 가지고 있어 눈물까지 흘릴 줄 아는 범상치 않은 수평아리이다.

토종닭의 수탉은 단 한마리만이 한 농장에 살 수 있으므로 단 한마리의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원치 않는 경쟁과 치열한 싸움을 해야만 하는 "토종닭"은 그만이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위하는 마음과 배려심으로 아버지의 뒤를 잇는 훌륭한 수탉으로 자라난다.

<열혈수탉 분투기>의 작가 창신강은 중국 작가인데, 이 감동적인 한 마리 수탉의 일생을 통해 우리의 치열한 삶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 누구보다 똑똑하고 넓은 그릇을 가진 "토종닭"이 바라보는 농장의 이곳저곳은 참으로 부조리하고 살기 힘든 곳이다. 그런 곳에서 살아가는 닭들도 그런 부조리함을 불평하기보다는 그저 익숙해지려 노력한다.

그저그런 토종닭이기보다는 아빠와 같은 훌륭한 토종닭 수탉이 되기 위해 한발한발 노력하며 나아가는 "토종닭"의 성장을 보며 함께 기뻐하다가 우두머리에서 그치지 않고 토종닭의 미래를 걱정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는 "토종닭"을 보면서는 가슴이 뜨거워진다.

우리에게 이런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새로이 건설하려는 우두머리는 왜 없을까. 리더는 분명 리더이기에 중요한 존재이다. 리더가 바로 서지 않으면 그 뒤를 따르는 무리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도 "토종닭"같이 되풀이되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 미래를 걱정하고 미래를 위해 실행에 옮길 "우두머리"가 필요하다.

자신이 모르는 것은 부끄러워하지 않고, 남이 아는 걸 시기하는 닭들이 많다고 한탄하는 수평아리 "토종닭"의 말에 뜨끔한다. 사건 하나하나 전력을 다해 생각하고 생각하여 직접 풀어나가는 "토종닭"의 용기가 너무 멋지다. 그의 열렬한 삶에 정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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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란의 다카포
호란 지음, 밥장 그림 / 마음산책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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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포 (da capo) : 도돌이표, 처음으로 되돌아가 fine가 있는 곳까지 다시 연주하다.

그녀와 만난 시간들은 즐거웠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지는데, 첫부분은 그녀와 음악에 대하여, 중간 부분은 그녀가 읽은 책에 대하여, 마지막은 호란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난 지금까지 고등학교 시절 카펜터즈를 제외하고는 계속 가요만을 들어왔기 때문에, 아는 pop-song이라고는 거의 전무하다.

그래도 너무나 유려한 그녀의 글솜씨 덕분에 그녀가 이야기하는 그 음악들을 찾아서라도 듣고 싶어졌다.

호란의 음악적 중심이 되었다는 수잔 베가의 음악들도 그렇고, 그 이후 죽~ 나열되는 다른 곡들 또한 그렇다.

가수니까.. 음악에 대해 잘 아는 것은 당연하겠지.

그런데, 책도 많이 읽는 것 같다.

왠만큼 많이 읽는다...하는 사람들보다 더 다양한 책읽기를 하고 있으며 그 사색적 깊이도 깊다.

그녀의 글을 읽는 데 막힘이 없고 점점 빠져드는 것은 그녀의 끝없는 독서열과 사색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녀와 같은 책을 읽고 어떻게 느꼈는지... 비교해보고 싶었다.

불행하게도...나는 그녀와 함께 읽은 책이 한 권도 없다.(적어도 <호란의 다카포>안에서는)

한 권씩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호란"이라는 사람에 대하여 많은 친근감을 느낀다.

그녀도 나처럼 책에 메모나 줄 긋는 것을 싫어하고, 부모님께 빌려드리고선 접혀진 페이지를 보고 분노를 느낀다.^^

이 책을 쓰는 내내 자신의 추억을 더듬으며 다카포 했을 그녀를 생각하니 나까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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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면? 없다면! 생각이 자라는 나무 12
꿈꾸는과학.정재승 지음, 정훈이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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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들어 놓을 새로운 과학은 항상 ’당연하다고 믿는 상식을 비판적으로 따져 보고, 근거 있는 상상력으로 뒤집어 보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그래서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재승 교수와 과학을 사랑하고 글쓰기에 애정이 깊은 ’꿈꾸는 과학’ 학생들이 모였다. 함께 이야기 나누고 마음껏 상상하고 그 상상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과학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이 <있다면? 없다면!>이 탄생했다.

<있다면? 없다면!>은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상상을 전제로 시작한다. ’하늘에서 주스비가 내린다면?’ 혹은 ’만약 꿈을 찍는 캠코더가 있다면?’, ’만약 손가락이 사라진다면?’ 등등... 우리가 한번쯤은 의문을 가졌거나, SF소설이나 영화에서 봤음직한 상상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재미있다.

’하늘에서 주스비가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 비슷한 제목의 그림책이 생각난다. 쥬디 바레트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이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그 무한한 상상에 감격했었다. 음식이 내리면 먹고 싶은대로 골라 먹을 수 있어 좋겠다거나 엄마는 음식 안해도 되니 편하겠다거나...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웠었다. 그림책은 결국 이상 기후로 인해 너무 많이 쌓이는 음식들로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다는 설정으로 끝나고 말지만, <있다면? 없다면!>에서는 정말로 주스비가 내릴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그뿐인가? 정말 주스비가 내렸을 때의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예상하고 그 문제점들 하나하나에 대한 과학적 지식들을 자세히 설명한다. 결론은, 비가 ’물’이라서 정말 감사하다는 것!

하나하나 엉뚱한 상상들을 파헤치며 과학적으로 접근하다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아름다운 세상이 허투루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우주의 진리를 저절로 깨닫게 된다. 아무렇지도 않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파고들면 결국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즐겁게 읽으며 과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이 책을 쓴 "꿈꾸는 과학" 팀의 목적이 그것이 아닌가 싶다. "과학"하면 어렵다고 느끼는 일반인들이나 청소년들에게 과학은 이렇게 우리 가까이에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많은 발명도 우리가 하찮게 여기던, 하지만 궁금해하던 조그만 의문에서 시작된 것이 많다. 과학의 시작은 "상상"이다.  하지만 상상이 상상으로만 그쳐서는 안된다. 정재승 교수의 말처럼 상상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과학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진지하게 검토해야만 다음 상상에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그런 길로 안내해 주는 책이 바로 <있다면? 없다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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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편지
이원규 지음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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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섬진강 첫 매화가 피었습니다.

망덕포구를 향해 걷고 또 걷다가 닷새 만에 막 피어나는 매화꽃, 눈빛 선연한 그대를 만났습니다. 섬진강 매화나무 아래 쪼그려 앉아 그대의 안부를 묻습니다.

여여하신지요?

<<지리산 편지>> 산문 첫 편의 앞부분입니다.  시작이 마음에 듭니다. ’여여하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읖조리는 느낌이 무척이나 기분 좋습니다. 사전을 찾으니 ’여여하다’ 는 1. 초목이 무성하다. 2. 위엄있게 느릿느릿 움직이는 태도가 있다..라고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위 문장에서의 뜻은 아닌 듯합니다. 아마도 위의 뜻은... 변함없이 항상 똑같다..라는 것일 테지요.

지리산에 입산한 지 10여년이 되신 이원규님이 지리산을 벗삼아 길을 곧 집처럼 여겨 2만리를 걷고 배를 타고 4만리, 모터사이클로 50만 킬로미터를 누비는 동안 느끼고 깨달은 것이 모두 담겨져 있는 듯한 책입니다. <<지리산 편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리산의 아름다운 모습이 계절마다 어떻게 변해가는지 알 수 있고, 그에 따라 이원규님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인이라는 직업을 살려 곳곳에, 풍경이나 자신의 마음에 딱 맞는 시를 골라 써 넣고 그 시를 풀어주시기도 하고, 친분이 있는 시인들의 이야기나 주변의 동물 이야기 등을 읽으며 정말 편안하게, 하지만 진심으로 슬픔, 기쁨, 행복, 고통..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인연은 있어도 악연은 없다고 하네요. 전 악연은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는데, <악연은 없습니다.>라는 장을 읽으니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소중한 만남을 스스로 망쳐놓고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이라고요.

다시 반복하거니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세상에 악연은 없습니다.

행여 악연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다만 잘못 살았다는 것의 반증일 뿐입니다. (101p)

<<지리산 편지>>를 읽고 나니 나도 걷고 싶어집니다. 이원규님처럼 걷는동안(이원규님이 걸으셨던 이유는 "생명평화"라는 이름의 순례단에서였지만) 나의 짐과 고민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나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걷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지만, 이 책을 읽고는 절로 걷고 싶어졌습니다. 아마도 세속의 짐 같은 건 내려놓고 훌훌 떠나 자유롭게 사시는 이원규님의 삶을 들여다보고 따라하고 싶어진 것이겠지요. 부러웠습니다. 저도 언젠간 그렇게 훌훌 털고 떠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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