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훈육 : 4~7세 편 - 아들러 심리학이 알려주는 존중과 격려의 육아법 긍정의 훈육
제인 넬슨.셰릴 어윈.로즐린 앤 더피 지음, 조고은 옮김 / 에듀니티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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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이 되자마자 첫 아이를 낳았다. 절대 어린 나이가 아니었음에도, 그 당시엔 나름 육아를 잘 한다고 자부하면서 아이를 키웠는데도 지금 돌이켜보니 얼마나 우왕좌왕, 내 기분에 휘둘리며 아이를 키웠는지 반성하게 된다. 굉장히 착하고 말 잘 듣고 순한 아이였는데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왜 못하냐고 언성을 높이며 키웠다. 그리고 11년이 흐른 후 느닷없이 둘째가 태어났다. 보통 첫째를 키우며 겪었던 것들을 경험삼아 둘째는 조금 놓기도 하고 더 잘 키울 수 있을 거라고들 하는데, 나는 이미 체력도 바닥난 상태에다 첫째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욕망 가득, 고집 가득한 녀석이라 한숨만 푹푹 쉬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내가 힘들다고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 육아이다. 내 행동 하나, 말 한 마디가 아이에게 끼칠 영향을 생각하면 마냥 넋 놓고 지낼 수도 없다. 그래서 가끔 육아서를 읽는다. 하지만 다양한 육아서를 읽을 때마다 엄마인 내가 얼마나 중심을 잘 세워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육아서마다 이야기하는, 주장하는 바가 다르니 그 책을 읽고 내가 휘둘린다면 읽지 않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

 

<긍정의 훈육 : 4~7세편>은 아들러 심리학에 기초한 존중과 격려의 육아법을 제시하는 육아서이다. 얼마 전 읽었던 <욕심 많은 아이로 키워라>라는 책이 내게 많은 영향을 끼친 편인데 두 책에서 비슷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아이의 관심, 욕심, 감정 등을 그대로 받아들여주면서 제한선을 두는 법, 부모는 절대로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친절하게, 하지만 단호하게 행동하라는 것 등이 그렇다. 두 책 모두 많은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어 이해하기 쉽고 훨씬 더 많이 공감이 가면서 정확한 방법을 알려준다.

 

"유아에게 훈육은 내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기보다는 나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할지 결정하고 그것을 친절하고도 단호하게 지켜나가는 것을 의미한다."...12p

 

우리 문화에선 더욱 부모가 아이에게 "지시"를 한다. 이제 막 자신의 신체나 의지를 시험해보려는 유아들에게 부모의 일방적 지시는 황당하고 반항하고픈 마음을 들게 한다. 아이는 자주 부모를 시험하고 거기에 넘어가면 부모는 아이와 감정적 줄다리기를 할 뿐이고 서로 패배할 뿐이다.

 

나이가 들어 둘째를 키우게 된 나 조차도 매일이 시험이다. 이제는 30대도 아닌 40대에 조금은 너그러워진 마음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격앙된 큰 소리가 아니더라도 몰래 쉬는 한숨이나 1, 2초의 정적, 인상 등을 통해 어쩌면 아이는 이미 내 마음 속의 분노나 절망 등을 눈치챘을지도 모를 일이다.

 

책에선 반복하여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나 성향을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이야기 한다. 때론 어떤 아이가 성향적으로 부모를 더욱 힘들게 할지라도 부모의 일관된 태도와 제한적 선택지를 권유함으로써 시간이 지나면 자유롭고 자신을 사랑하고 믿는 "인간"으로 자라날 것이라고 말이다.

 

아이의 문제 행동 또한 가족 안에서 지켜져야 하는 소속감이나 안정감을 느끼지 못할 때 생기는 "좌절"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어쩌면 나는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우는 소리가 듣기 싫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핑계로 독립적이고 유독 욕심 많은 아이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되었다.

 

"부모 역할이 어려운 이유는 한편으로 돌보고 보호하고 지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독릭적이고 강한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스스로 탐색하고 경험할 기회를 열어주면서 균형점을 찾아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아이에겐 언제나 부모의 지도와 격려, 사랑이 필요하다."...37p

 

원래 인간은 사랑 없이는 살지 못하는 존재가 아닌가. 좀 더 세심한 보살핌과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타고난 기질도 있지만 가정 환경이나 만나는 사람들, 그 주변인들 간의 관계에 따라 아이가 얼마나 변하는지 이미 경험했고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동안 일상에 묻혀 또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랑한다, 내 아이야. 앞으로도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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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 - 후암동 골목 그 집 이야기
권희라.김종대 지음 / 리더스북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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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려고 틀었다. 마침 최근 내가 관심있어 하는 주택에 대한 이야기 중이었다. 직접 집을 지었다는 부부. 경기도도 아니고, 서울 한복판이란다. 외관과 내부가 조금은 차갑게도 보이고 또는 그 여백에서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게도 보였다. 먹방, 쿡방의 시대가 가고 집방이 뜬다더니 TV에서도 전원주택이나 자투리 땅에 직접 집을 지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심찮게 보여준다. 부부 중 남편이 마지막에 한 말이 마음에 남았다. 직접 집을 지어보고 나서야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더라는.

 

어릴 적 나는 주택에 살았다. 똑같이 찍어낸 듯한 연립주택이었지만 우리만의 마당도 있었고 다락 비슷한 것도 있었고 앞에는 산과 내가 있어 8살부터 11살까지 정말 신나게 뛰어놀던 추억이 있다. 지금도 가끔 힘든 일이나 삭막함이 느껴질 때면 나는 그때를 떠올린다. 동시에 내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만들어주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래서 집방의 시대의 흐름을 타고 나 또한 자꾸만 시골이나 여유있는 주택으로 이사를 가고 싶은가 보다. 단, 거기까지이다. 한 번도 직접 지어보겠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왠지 만들어진 집보다 돈이 더 들 것 같기도 했고 그 일련의 과정 동안 기다림이나 경제적 융통이 엄두가 나지 않아서였다.

 

<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은 사당동의 한 자투리 땅에 지은 주택 건물이나 요즘 뜨는 신도시의 주택 단지 소개 같은 것들을 보고 생겨난 흥미에서부터 고른 책이다. 어쩌면 직접 집을 지으면 그냥 지어진 집을 골라 사는 것보다 더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을까? 하는 희망에서부터 시작했달까. 막상 첫 장을 펼쳐들곤 깜짝 놀랐다. 얼마 전 TV에서 보았던 그 후암동 골목의 주택이었기 때문이다.

 

부부는 예술 업종에서 일한다. 일반적으로 아침에 출근했다 저녁에 퇴근하는 삶이 아니라는 뜻이다. 들쭉날쭉하기도 하고 아직 아이는 어리고 어린 시절의 골목, 주택, 옥상 같은 추억을 가족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한다. 직업의 특성상 교통이 안좋은 경기도에서의 삶이 힘들기도 했다. 그렇게 결정한 서울 구심지에서 집 짓기.

 

쉬운 선택은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 만의 삶을 담은 집이 필요했고 지어진 집은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자신들에게 꼭 맞는 라이프 스타일과 어울리는 집에서 살려면 직접 짓는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책은 집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땅을 알아보러 다니고, 땅을 구입하고 설계를 하고 착수에 들어가고 공사를 하고 이사를 마쳐 그 집에서 삶을 이어나가기까지의 과정이 희-노-애-락으로 표현되어 있다.

 

"노"와 "애"로 표현될 만큼 성질도 나고 짜증도 나고 결국엔 좌절 직전까지 갔지만 이 가족은 서로를 보듬고 이 집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희망을 가지고 그 모든 과정을 이겨내어 결국 "락"으로 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 과정 속에 말도 안되는 탁상공론식 범규나 제한으로 손해를 보기도 하고 전문가라는 이름을 내세워 자신들 편하고 이익을 내려고만 하는 업자들 사이에서 속을 끓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원칙을 고수했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최선을 다하자고.

 

"우리 가족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시작한 집짓기였지만 실상은 끊임없이 욕심을 비우고 남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낯춰야 하는 과정이었다. "...154p

 

그래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과정이었다고 했나 보다.

 

사실, 책을 읽고 나도 지어보고 싶다,거나 꼭 지어야겠다,라는 생각보다 '아, 난 못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먼저였다. ^^; 난 도전적인 사람이 아니라 안전지향적인 사람이기에. 어떻게 보면 그 모든 걸 이겨내고 집을 짓고 싶을 정도로 우리 만의 집을 욕망하지는 않나 보다. 그래도 조금 더 비우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리고 무척 부럽기도 했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은, 분명 멋진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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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달콤 맛있는 우리 고전 시가 사계절 1318 교양문고
한기호 지음 / 사계절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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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시가"가 무슨 말일까. 시... 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으니 아마도 옛날 시인가 보다고 추측할 수 있다. 옛날 시로 떠오르는 것은 시조 뿐이다. 삼국시대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은 "고전"이란 어휘에는 포함될 것 같지 않다. 오랫동안 문학을 좋아했고 꽤 많은 문학을 읽어왔기 때문에 그래도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해 왔지만 "시" 분야 만큼은 예외이다. 함축적인 의미와 숨겨진 의미를 찾는 데 게으르기 때문인 것 같다.

 

처음 <매콤달콤 맛있는 우리 고전 시가>에 관심이 간 것은 다분히 음흉한 의도 때문이었다. 이제 중학생이 된 딸이 이 책을 읽고 국어 공부에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하지만 막상 읽다 보니 정말 재미있었다. "아빠가 들려주는 문학 이야기"라는 부제목처럼 책은 아빠가 아이에게 자상하게 설명하듯이 이야기 하고 있다. 내 아이에게 설명하는 듯한 어투는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이라는 뜻이고 그래서 한참 동안 시가에서 멀어져 있던 내게도 어렵지 않게 읽힐 수 있는 책이 되었다.

 

"시가"는 시와 노래를 뜻하는가 보다. 원래 운율이 있고 리듬이 있는 시는 노래 가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아마도 아주 옛날부터 그랬나 보다. 따라서 책 속 시가는 아주 옛날 고대 신화 속에 등장하는 노래 세 곡과 삼국시대에서 살아남은 나라 신라의 향가, 이어지는 나라의 고려 가요, 아직까지 살아남은 조선시대의 시조까지이다.

 

우와~ 정말 오랫만에 듣는 어휘들이다. 향가니, 고려가요라니! 저 옛날 학창 시절 국어 시험을 위해 억지로 외우고 뇌 속에 집어넣었던 것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때는 그저 시험을 위해 억지로 우겨넣었는데 그래도 그 효과가 있었는지 몇십 년 만에 떠올리는 시가가 고스란히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빠 작가의 자세한 설명, 예시와 함께 들으니 이제서야 제대로 이해되고 정서적으로 와닿기 시작했다. 우리 옛 조상들이 얼마나 은유적으로 아름답게 자신의 감정을, 상황을 노래했는지 말이다.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역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예전에 있었던 모든 일들은 역사이다.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어떤 분야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옛날 공부할 때에는 그런 주변 설명 없이 그저 외웠으니 제대로 이해했을 리가 없다.

 

"아름답지만 아름답지 않은 고려가요"로 소개되고 있는 <청산별곡>이나 노래인 줄 알았으나 시가라고는 생각도 못한 <구지가>, <공무도하가>, <황조가>등의 이야기가 특히나 재미있었다. 한글이 창제되기 전에 한자로 적혔던 시가들은 그 뜻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도 알 수 있었다. 다음 편이 무척 기대된다. 옛 것이라고 해서 무조건 어렵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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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할 권리 -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선언
정여울 지음 / 민음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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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이라는 이름을 처음 본 건, 인터넷 서점의 신간 코너에서였던 것 같다. 그때는 그저 여느 흔한 문학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이름을 익히게 된 건 신문에서였다. 한 일간지의 주간 코너에 일주일에 한 번씩 읽을 수 있는 "심리학으로 소설 읽기"를 통해. 처음엔 소설 제목 때문에 읽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서는 "정여울"이라는 이름이 확실하게 각인됐다. 세상엔 아직도 내가 배워야 하는 것들이 정말로 많구나, 꼭 닮고 싶은 사람이다, 이 사람처럼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의 책을 읽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닮고 싶은 사람,이라고 하고선 이제야 그녀의 책을 읽게 된 건 아마도 일주일에 한 번씩 계속해서 그녀의 글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인가 보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까지 그녀의 책을 찾아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 찔끔찔끔 맛보던 그녀의 글과 비교하면 정말로 "책의 바다"에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저를 한없이 모자란 사람으로 만듭니다. 어떤 책을 읽을 때마다, 예전에 내가 안다고 믿었던 지식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와르르 무너짐이 싫지 않습니다. 문자 중독은 행복한 중독이지요. 무언가를 읽어야만 저는 진정 살아 있습니다. "...7p

 

내게 꿈이 있다면 많은 시간과 경제적 여건이 충족되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오롯이 책을 읽으며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것이었다. 책에는 정여울 작가의 비슷한 갈망이 나온다. 공부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면서도,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면서도 책이, 공부가 목마른 사람. 그야말로 진정 학문의 바다에 빠져지내는 이일 것이다.

 

<공부할 권리>를 읽다 보면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단지 활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뿐 아니라 몸에 체득하고 그것을 생활에 접목할 수 있어야 진정한 독서라고 한다. 정여울 작가는 그녀의 방대한 독서 목록 만큼이나 다양한 생각을 독서를 통해 일상으로 끌어온다. 그녀가 부러웠던 이유는, 바로 이런 자연스러운 통합의 과정이다.

 

"리어 왕의 진짜 문제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철저하게 밑바닥까지 밀어붙여 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196p

 

엉뚱하게도 나는 이 문장에서 나 자신을 투영해 본다. 나는 조용히 나 자신을 마주한 적이 없다. 귀찮다고 할까, 두렵다고 할까. 나 자신에 대해서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을 진정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를 갖다붙이며 피해갔던 순간을 반성하게 된다.

 

두껍지 않은 책 속에 정말로 많은, 다양한 책이 서술된다. 그저 부럽다...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폭넓은 흥미와 관심이, 깊은 독서력이. 닮고 싶다. 진정한 인문학적 독서를 위해 조금씩 독서의 폭을 넓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의 목표는 거기서부터 시작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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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 표에 세상이 바뀐다고? : 정치외교학 주니어 대학 13
김준형 지음, 나오미양 그림 / 비룡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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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13일은, 총선일이었지만 아이들에게는 그저 노는 날이었을 것이다. 부모가 투표도 하지 않고 정치에 관심도 없다면 더욱 그렇다. 반면 어떤 아이들은 이러쿵 저러쿵 자신의 의견인 양 정치적 소신을 이야기 하기도 하는데 아마도 평소 집에서 정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부터의 관심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멀어지기 쉬운 것이 정치라 올바른 생각과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서부터 알아야 한다.

 

<내 한 표에 세상이 바뀐다고?>는 정치외교학에 관한 청소년 인문서다. 정치란 무엇인가에서부터 정치학의 정의와 역사, 정치학의 목표 등을 알려주는 책이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라면 자칫 "그저 지루한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정치가 그렇지 않을까 싶다.

 

"정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제한된 자원을 두고 서로 더 많이 가지려는 사람들과 집단들 사이의 다툼을 조정함으로써 질서와 평화를 지키는 것이지요. 정치는 특히 힘없는 사람들이나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15p

 

우리나라에서의 정치는 부정적인 편이 강하다. 아마도 정치인들의 부패나 정당 싸움 같이 부정적인 것들이 미디어를 통해 부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까지도 정치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이 책에선 아주 자세하게, 다양한 예시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다. 지금 하는 정치인들의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우리의 정치는 더욱 퇴보될 뿐이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나의 소중한 한 표는 중요하다.

 

책의 구성이 참 마음에 든다. 정치와 정치학, 외교학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정치 외교학의 거장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헨리 키신저와 우드로 윌슨을 통해 현실주의 외교가와 이상주의 외교가를 비교,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윌슨 대통령에 대해서는 "민족자결주의"와 "국제 연맹"을 주창한 사람 정도만 알고 있다가 좀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되어 좋았다. 누군가에 대해 바른 평가를 내리려면 많은 정보를 알아야 한다. 더욱 많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책의 끝부분에선 스페인의 정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월급도 많지 않고 오히려 할 일만 가득해서 정치인이 되기를 꺼린다는 스페인. 일이 고되고 돈도 못 벌지만 국민의 행복을 ㅍ위해 봉사하고 희생한다는 자부심을 갖는다는 스페인의 정치인들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이런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에 그토록 복지가 훌륭한, 살기 좋은 나라가 된 것이 아닐까.

 

총선이 끝나고 많은 국회의원들이 당선되었지만 당의 이익이나 자신의 이익보다 나라와 서민들을 위해 봉사, 희생할 각오로 일을 할 국회의원을 뽑았다는 확신은 없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의 미래에서는 온전히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만 일할 정치인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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