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자소서 이렇게 쓴다 - 개정판
김재호 지음 / 시간여행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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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학생일 때만 해도 멀게만 느껴지던 대학 입시가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무심하고 게으른 엄마이기 때문에 나는 적어도 헬리콥터 맘이 아니라는 안위와 함께 그래서 내 아이가 더 손해를 보거나 뒤쳐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공존한다. 일일이 아이의 동선을 체크하고 내가 미리 나서서 아이의 미래를 그려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에 대해서나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는 알아둘 필요성을 깨닫는다. "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는 게 힘"이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제도가 크게 바뀌었다. 몇 년 전부터 초등학생들은 통합 교육을 하고 있고 중학생들은 올해부터 자신의 미래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자유학기제가 실시되고 있다. 대학 입시에도 그저 공부만 잘 하는 아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해 온 아이들에게 문이 열리고 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아이를  평가할 것인가. 그리고 왜 대학은 객관적 평가인 성적이 아닌 주관적으로 보일 수 있는 아이의 재능과 열정, 노력으로 아이를 평가하려고 하는 걸까.

 

"진중권 교수는 시대의 패러다임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이전까지의 세계는 '이미 있는 세계를 인식하고, 있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부터의 세계는 '아직 없는 세계를 떠올리고 만드는 일이 중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26p

 

산업시대에는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인재가 필요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이가 아니라 이미 밝혀진 것들을 성실히 배운 대로 실행할 줄 아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이제는 창의력과 상상력의 시대이다. 하루하루 빠르게 변화하는 속에서 그 변화를 인지하고 스스로 변화할 줄 아는 사람. 재미있게 놀며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이제 대학은 그런 인재를 뽑으려고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주어진 대로 이해하고 외워서 성과를 내는 성적이 좋은 아이들보다 자신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마음껏 즐기며 그것을 표현할 줄 아는 열정있는 아이를 뽑고자 한다. 그리고 그 기본 바탕이 바로 "자소서"가 된다.

 

<합격 자소서 이렇게 쓴다>는 많은 아이들에게 진학 컨설팅을 해주고 있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적이 조금 나쁘더라도 자신의 모든 잠재력을 표현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자소서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어찌 보면 전략적이다...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이 '학생부종합전형'을 오해하고 있고 자소서에 마치 답을 달듯이 적다 보면 자신이 목표한 대로의 의도를 전달할 수 없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노하우를 마음껏 밝히고 있다. 자신이 본 다양한 자소서를 실제 예로 들며 어디가 잘못 되었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준다.

 

고등학생 아이를 두지 않아 입시에 대해,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자세히 몰랐어도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어느 정도는 파악하게 된다. 그 점이 가장 좋았다. 단순히 이렇게 써야 합격한다, 가 아닌... 진정성과 자신의 수준에 맞는 글쓰기, 무엇보다 자신의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음을 어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는 점이 좋았다.

 

"내신 성적이 좋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식이나 기술이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들보다 일반적으로 우수하다. 성적이 좋은데다가 학생부, 자소서 역시 우수하니 성적에 따른 결과처럼 보이는 것이다."...110p

 

이 부분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과연 객관적으로 평가해 줄 것인가... 열정은 있지만 글을 잘 쓰지 못한다면 어떻게 나의 재능을 평가받을 것인가 하는 부분 말이다.

 

결국 다시 "독서"와 "글쓰기"만이 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도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밝히기 위해서 "글쓰기"는 필수이다. 그리고 그 글쓰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선 독서가 빠질 수 없다.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와 함께 하는 아이들을 위해, 내 아이를 위해 마음을 다잡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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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로 읽는 5분 세계사 - 생활 속 단어로 풀어낸 역사 한 편! 단어로 읽는 5분 역사
장한업 지음 / 글담출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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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는 건 계속해서, 끊임없이 복습하지 않으면 정말 쉽게 잊혀지는 것 같다. 다행히 내가 살아온 과거 모두가 역사이므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역사도 있지만 내게서 멀고, 오래 전 일이라면 그저 자꾸 반복해서 자연스럽게 몸에 베개 하는 것이 제일 좋다. 그래서 틈이 날 때마다 다양한 책을 읽으려고 한다.

 

<단어로 읽는 5분 세계사>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생활 속 단어를 통해 그 단어가 생겨난 배경, 어원의 의미에서 그 시대 문화로 인해 바뀌게 된 원인까지 거슬러올라가 설명해 준다. 때문에 저절로 그 시절의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그렇게 세계사와 연결된다. 그런 의미를 지닌 책이기 때문에 책은, 시간 순 그러니까 역사 순을 따른다. 서양 문명의 기초 그리스 세계에서부터 로마 제국과 중세 봉건 시대를 거쳐 르네상스, 절대 왕정 시기와 프랑스 혁명, 산업화 시대와 현대 세계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 별로 나누어 각 단어가 가진 역사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신혼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놀라웠던 것 같다. 고대 스칸디나비아 근처에서 널리 행해졌던 약탈혼이 신혼여행의 역사란다. 이 지방에서 남자들은 여자들을 말 그대로 약탈하는데 신부 측 가족들이 찾으러 올 것을 대비하여 한동안 멀리 이동해 숨어있어야 했고 그것이 바로 신혼여행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신부가 쓰는 베일 또한 이 약탈혼의 보쌈 천이라니 어떻게 이렇게 상반된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결혼 생활의 가장 낭만이라고 생각하는 신혼 여행이 어쩌면 예전의 여성에겐 눈물의 하루하루일 수도 있다니 말이다.

 

"악수"에 대한 이야기도 신기했다. 무기를 지닐 수 있었던 중세 시대에는 낯선 사람을 길에서 만나면 상대방을 공격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는 것이다. 반가움과 친근함을 의미하는 악수가 사실은 "불신"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니 말이다.

 

어떤 단어들은 원래 알고 있었던(그냥 알고 있던 기초 상식이었는지, 비슷한 책들을 읽어서 알게 된 내용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고 있던 내용이 나오면 조금 식상했던 건 사실이다.) 것도 있고 완전히 새로 알게 되어 정말 신기했던 것들도 있다. 저자는 글 속에 출처를 밝히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 속에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파스타"가 그 경우이다. 파스타는 사실 중국에서부터 전래되었고 그것을 가져와 알려준 이는 <동방견문록>의 마르코 폴로라고. 하지만 오늘날 학자들 중에는 마르코 폴로가 진짜 여행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한다니, 이 단어의 경우 두 가지가 상충되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굉장히 많은 단어들을 통해 각 시대를 나타내는 문화와 배경을 알게 되어 좋았다. 특히 저자는 간혹 그러한 사실들에 대한 생각을 덧붙이기도 하는데 저자의 생각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실들로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사실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는 그다지 교훈 삼아 행동 교정을 잘 하는 것 같지 않을 때가 있다. 약한 이들을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조금 더 교양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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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책읽기 - 독서, 일상다반사
가쿠타 미쓰요 지음, 조소영 옮김 / 엑스북스(xbooks)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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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책은, 언제나 좋다. 처음 책에 대한 책을 읽었던 건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많은데 도대체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알 수가 없어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몇 권을 거친 지금은, 남들(유명한 작가이거나 평론가이거나 전문가들 그 누구거나)은 어떤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지 내가 읽었던 책은 어떻게 다르게 읽었는지를 읽는 것 자체가 즐겁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따마다 찾아 읽게 된다. 때로는 엄청난 감동을 하며 즐거운 책읽기가 될 때도 있고 어떨 때는 거의 공감하지 못한 채 한 권이 끝나버릴 때도 있지만 새로운, 내가 전혀 관심을 가져보지 못할 만한 책을 한 권이라도 발견한다면, 그 책은 성공이다.

 

<보통의 책읽기>는 가쿠타 미쓰요가 쓴 책에 대한 에세이와 감상문을 엮은 책이다. 사실 가쿠타 미쓰요...라는 이름은 잘 모른다. 약력을 보다가 깜작 놀랐다. 몇 년 전 읽었던 <8일째 매미>의 작가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단 한 권으로 내 기억에 남아있는 책이다. 추리 스릴러였지만 무언가 묵직함을 남겨주던, 그런 책이었다. 그런 작가가 읽은 책은, 책에 대한 감상은 어떨까.

 

사실 <8일째 매미>를 기억하고 이 책을 읽자니 또다시 놀랄 수밖에 없다. 보통의 작가들이 수필과 소설은 많이 다른 분위기를 풍기기는 하지만 이 책의 경우 그 간극이 너무 커서 말이다. 무서워서 다음 장을 넘겨야 할지 넘기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었던 소설과 달리 작가의 책에 대한 책은, 굉장히 편안하다. 편안하다 못해 가끔은 '이 사람 정말 작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가식 없이 간단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있다. 감상문은 다소 짧게 느껴져서 아쉽기도 하고 2권을 하나로 묶어 이야기하는 것도 많아서 다소 깊이감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이 작가는 참 많은 책을 읽는구나... 좋아하는 장르나 특별한 작가 없이 정말 많은 책을 읽는구나...하는 것이었다.

 

 

작가가 읽은 이렇게나 많은 책들 가운데 우리나라에 출간되지 않은 책들이 훨씬 많아서 다소 공감되지 않는 면도 있었다. 다양한 작가의 책을 읽었지만 그럼에도 일본 작가의 책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반 이상은 출간되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보니... 일본의 출판 시장은 엄청난가 보다... 하는 생각도 든다.

 

<<탐독>>에서 은희경 작가가 뽑은 작가의 책인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 이 책에서도 소개되고 있어 나도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너무나 애정하는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 사노 요코에 대한 책도 몇 권 소개하고 있어 그녀의 수필도 모조리 읽고싶어졌다.

 

책에 대한 책은, 그래서 읽는다. 가끔 내가 지금껏 읽었던 책을 정리하기도 하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싶은 작가를 리스트화 하기 위해서. 더불어 이런 책을  쓴 작가의 생각 속에 들어가보고 싶어져서. 오늘도,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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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올린 제철밥상 - 구황작물로 만드는 윤혜신의 101 건강 레시피 행복한 삶을 위한 건강한 레시피북 시리즈 3
윤혜신 지음 / 영진미디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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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올린 제철밥상>이라는 책을 선택했던 건, 요즘 일 한다고, 늦둥이 육아에 지쳤다고 변명해가며 자꾸만 인스턴트나 간편식을 밥상에 올리기 시작한 나를 반성하기 위함이었다. 아직은 어린 아이가 있는데도 양심이 어디 간 건지 아무렇지도 않게 외식이며 배달음식이 잦아지기도 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가족에게 건강한 밥상을 차려 먹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부지런"은 도대체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자연을 올렸다는 제철밥상 레시피를 들춰보면 무언가 해답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계산에서다.

 

 

 

책의 부제목은 "구황작물로 만드는 101 건강 레시피"이다. 구황작물... 뭔지 잘 모르겠다. 그냥 막연하게 고구마, 감자... 같은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 밖에는. 책에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날씨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며 비교적 생육 기간이 짧고, 산과 들, 논밭, 호숫가 등 땅이 거칠어도 자랄 수 있는 작물" 그래서 흉년이 들거나 먹을 것이 없을 때 바로 이 구황작물로 날 수 있었다고 한다.

 

왜 구황작물이어야 할까? 그냥 제철에 나는 과일, 채소, 잡곡 등으로 먹으면 되지 않을까? 작가는 "다소 거칠면서 단단하고 거무스레한 구황 음식들"은 "쉽게 구할 수 있고, 오래 묵히지 않고 조리해 먹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손질과 보관법에 대한 설명이 있어 좋았다. 주부이지만 주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지라 장을 봐 오면 그저 냉장고에 때려 넣기만 하는 나로서는 더욱 부지런해져야 하는 이유를 준다. 감자, 고구마 같은 경우 금방 먹을 것 같으면서도 잠깐만 잊어도 싹이 나고 줄기를 뻗어가니 말이다. 고구마는 맛이 없어지고  감자는 독이 생기니 가족의 건강이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한 장 복사해 냉장고에라도 붙여놔야겠다.

 

책은 크게 계절별로 나뉘어 있다. 제철 나물이라고 해도 요즘엔 비닐하우스나 생육 조건이 좋아 다양한 계절에 맛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목차가 나뉘었다고 해도 한 계절에 한 재료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좋았다. 한 가지 재료로 다양한 조리법을 볼 수 있어서.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여름엔 시원하게 얼갈이를 가지고 무침을 할 수 있다. 왼쪽 페이지에는 정갈하게 만들어진 사진이 차지하고 오른쪽 페이지엔 레시피와 만드는 시간, 재료와 양념 뿐 아니라 재료의 좋은 점이나 주의할 점 등이 소개된다. Tip을 통해선 손질법이나 보관법 등을 참고할 수 있다.

 

얼갈이를 사본 적이 있던가. 한 번도 없다. 결혼 이후 항상 이용해 온 재료만 사서 만들던 음식만 만들었다. 김치 종류나 뭔가 시간이 걸리는 것들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실 봄동 무침이나 얼갈이 무침, 겉절이는 재료만 다를 뿐 만드는 법도, 양념도 어렵지 않다. 그동안 내가 만들지 않았던 이유는, 그저 귀찮아서다. 여름 얼갈이 무침이 참 싱그러워 보인다. 이번 여름에는 얼갈이를 사다가 꼭 얼갈이 무침을 만들어봐야겠다.

 

 

우와~~~ 여름 얼갈이 무침이 가을이 되면 우거지지짐으로 해먹을 수 있단다. 우거지는 항상 무청을 말려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우거지가 아니라 시래기라고 한다. 우거지와 시래기가 같은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그냥 얼갈이를 가지고도 이렇게 데쳐 우거지지짐을 만들 수 있다니! 요리 혁명 같았다. 음식점에서 맛있게 먹었던 요리들을 나도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이 조금 생겼다고 할까.  

 

<자연을 올린 제철밥상>에는 어떤 특별한 요리를 소개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가 항상 집에서 해먹는 반찬들, 시골에 가면 할머니들이 해주실 것 같은 반찬이나 죽,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조금 요리에 자신있는 주부들은 이 요리책을 보고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조깍두기나 묵전 같은 특별 요리도 있지만 대부분은 평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건강함"을 먹으려고 노력한다면 분명 도움이 되는 요리책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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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비 최익현
이승하 지음 / 나남출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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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조금만 공부해도 "최익현"이라는 인물은 그다지 낯설지 않다. 유학자로서 급변하는 조선의 격동 속에서 끝까지 조선을 지키고자 했던 인물로서 몇 번 언급되기 때문이다. 을미개혁으로 단발령이 내려지자 가장 먼저 궁으로 달려가 부복하고 옳지 않다며 읍소하였고 의병 봉기 후 대마도로 끌려가 있을 때에는 일본 땅에서 난 음식은 먹지 않겠다며 단식 투쟁 끝에 목숨을 거둔다.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그당시 모두에게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목숨을 걸고 나서 자신의 뜻을 끝까지 관철시키기는 쉽지 않다. 비록 몇 줄 뿐이지만 최익현의 이러한 모습들은 그가 얼마나 곧은 의지를 가지고 나라를 지키고자 했는지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그뿐이다. 역사책에서도 그에 대한 이야기는 그 뿐 그의 일생을 알 길이 별로 없다. 유명인들로 가득한 위인들에 대한 책 시리즈 속에도 최익현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마지막 선비 최익현>이라는 책이 눈에 띄었는지 모르겠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이 책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함께 읽는 <마지막 선비 최익현>"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머리말에서 작가는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최익현에 대한 삶을, 자신에게 유난히 큰 울림을 주고 감동을 주는 이의 이야기를 직접 쓰기로 하고 출판하는 과정 자체가 결코 쉽지 않았음을 밝히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근대화에 방해가 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역사를 조금씩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부분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느 시기이건 진보와 보수는 함께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둘이 서로 균형을 이룰 때에야 나라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단지 근대화에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일생을 책으로 낼 필요가 없다니, 이것은 또 얼마나 진부한 생각인가. 작가가 본 최익현은 그가 배운, 생활해 온 환경에서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가치관대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인물이다.

 

"그가 늘 힘없는 백성들 편에 선 양반이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와 우국충절이라는 유학의 정신을 끝까지 지킨 사람으로도 기억되어야 한다."...7p

 

작가는 무려 10여년을 이 한 사람에게 빠져 있었고 그렇기에 그의 흔적을 쫓아 한국에서 일본까지 가서 확인했다. 그만큼 많은 자료가 함께 했을 터이고 그렇기에 이 책은 최익현과 그당시 사회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풍부한 자료와 함께 한다. 작가가 최익현이라는 사람에 무한 공감하며 마음을 빼앗겼다고 하더라도 이 책은 최익현이라는 인물을 객관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독자로서는 자세히 알 수 없던 최익현에 대한 많은 것들을 객관적으로 알아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

 

스승 이항로와의 만남으로 최익현의 세계관이 어떻게 유학으로 다져지게 되었는지, 주위 눈치 보지 않고 써낸 많은 상소문들로 인해 그가 어떤 이미지를 쌓아가게 되었는지, 이것저것 보기 싫어 고향에 내려가 있으면서도 얼마나 세계 정세와 일본과의 관계를 눈여겨보고 있었는지 말이다. 다만 내가 읽은 최익현의 아쉬웠던 점은, 그렇게 자신의 주장이 뚜렷하고 나라가 답답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면 왜 먼저 나서서 직접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몇 번의 상소문으로 유배를 가 무척 힘든 생활을 하고 머리가 허옇게 세는 고통을 겪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지막 생을 보았을 때 말 뿐만 아니라 미리 행동으로도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최익현의 삶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인생을 통틀어 자신의 가치관대로 산 이는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세계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관철시키는 힘, 그것이 바로 최익현의 힘일 것이다. 그러므로 그를 조선의 마지막 선비라고 부르는 것일 게다. 책 제목에서처럼 "어린이와 청소년이 함께 읽는" 책이 되도록 조금은 쉽게 풀어 썼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지만 역사 공부를 위해서도, 최익현이라는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도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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