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지 1984-1987 1 - 공산 폴란드에서 보낸 어린 시절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실뱅 사부아 그림, 마르제나 소바 글, 김지현 옮김 / 세미콜론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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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래픽 노블을 읽겠다는 일념 하나로 도서 대여 앱에서 우리 둘째(초4)가 찾아낸 작품! 표지를 보자마자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표지를 펼쳤더니~ 2012년 서울대 인문 교양 시험 문제가 땋!!! ㅎㅎㅎ 우리 집에 있는 <쥐>와 또 비슷한 역사 그래픽 노블이 연계된 문제. 으흠~ 초4가 읽기 쉽지 않겠군~ 싶었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단다.

자, 그럼 검증 들어간다~~~^^ 하면서 열심히 읽었다. 생각보다 글이 많은 그래픽 노블이라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지는 않지만 초4가 읽어낼 수 있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다만 그 저변에 깔린 정확한 내용은 모르고 단지 엄마 어린 시절처럼 그때 폴란드의 얘기인가 보다~ 하고 읽었지 싶다.


<마르지>는 총 2권인데 사실 4권까지 출간하려다 3, 4권은 아예 출간되지 못한 상태로 끝난 것 같다. 이미 1, 2권을 읽은 사람으로서 너무나 안타깝다. ㅠㅠ

<마르지 1, 2>는 1권 "공산 폴란드에서 보낸 어린 시절"이라는 제목과 2권 "우리는 체르노빌 세대"로 나뉜다. 대체로 마르지라는 아이가 어떤 생활을 하는지 마치 일기를 읽듯 진행되는데 그 생활 속에서 우리는 공산 폴란드를 느낄 수 있다. 각 집에 배당된 쿠폰에 따라 고기, 석유, 과일 등을 새벽이나 그 전날부터 줄을 서서 받아와야 하는 생활. 그런 것들이 어쩌다 한번이 아닌, 마치 추억처럼 마르지의 삶을 파고든다.

하지만 그러다 전쟁이 나고, 좀 진정되었나 했더니 체르노빌 사건이 터지고. 개인의 자유가 있는 듯한 일상이지만 먹는 것, 입는 것 등이 통제당하는 삶 속에서 마르지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통해 무언가 다른 일이 일어나려 한다는 사실을 조금씩 체감한다.

그래서 3, 4권이 출간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아마도 이 뒷 부분에는 폴란드의 민주화가 그려졌을 것이고 좀더 자라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게 된 마르지의 이야기도 시작되었을 텐데 말이다.

1, 2권에 대해 아쉽다는 평들이 많았는데 아마도 어린 시절 속 나라의 정치적 상황이나 하는 것들은 극히 일부분으로 드러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개인의 일상이 쌓여 역사가 되는 것이니 이 마르지의 이야기 또한 무척 의미있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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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도시, 퍼펙트 모두의 동화
헬레나 더건 지음, 노은정 옮김 / 이마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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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여 페이지에 글씨도 작아서 꽤나 두꺼운 책이지만, 표지의 소녀와 제목이 주는 느낌에서부터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아마도 SF이거나 판타지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였고 똘똘한 느낌을 주는 "안경"이 생각보다 중요한 소재여서 깜짝 놀라며 읽었다. 아마 아이들 책을 읽으며 조마조마했던 건 꽤나 오랜만인 것 같다.

완벽한 도시로 알려진 "퍼펙트" 도시로 이사오게 된 소녀, 바이올렛은 처음부터 이 도시가 참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익숙하던 도시를 떠난 것도, 친한 친구들과 헤어지게 된 것도 모두 다. 하지만 아빠는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 한껏 격앙되어 있고 그나마 자신을 이해해 주는 건 엄마뿐이다. 하지만 이 도시에 도착한 첫 날, 자신의 주변에선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함께 차를 마시고 잠을 잔 다음 날, 가족이 모두 시력을 잃게 되고부터 바이올렛은 어찌할 바를 모른다.

첫 페이지부터 강렬하다. 다음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지 계속해서 궁금하게 만든다. 소녀 주위를 맴도는 정체 모를 소년은 누구인지, 도대체 이 완벽한 도시에서 유일하게 완벽하지 않은 것이 시력을 잃는 것인지. <1984>의 빅브라더를 생각나게 하는 아처 형제는 무슨 일을 꾸미는 건지. 이렇게 하나하나 이들의 미스터리를 따라가며 읽다 보면 어느새 거대한 음모와 마주하게 된다.

책의 분량이 있는 만큼 이야기 구성이나 스토리에서도 힘이 있다.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듯 눈에 그려지는 이 도시의 정광은 작가의 묘사가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주축이 되어 이 도시를 위기에서 구하는 설정이 참 마음에 든다. 두렵고 힘들어도 가족을 구하겠다는 일념도.

완벽한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완벽하기 위해 희생되는 것도 있을 터이니. 그보단 화합과 배려, 서로를 위한 마음이 훨씬 더 완벽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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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쫓는 자들 여정의 시작 3 : 연기 나는 산 별을 쫓는 자들 1부 여정의 시작 3
에린 헌터 지음, 윤영철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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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읽고 있는 에린 헌터의 <별을 쫓는 자들> 시리즈 3권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2권까지 연달아 읽고선 바로 3권이 출간되지 않아 3권이 나왔을 때, 기억나지 않으면 어쩌지? 라고 걱정하고 있었는데, 막상 3권의 첫 장을 펼쳐 읽어나가다 보니 신기하게도 하나씩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2권까지의 내용은 폭풍처럼 스토리가 진행되었다. 흑곰과 갈색곰, 백곰인 주인공들이 각자의 가족과의 이별 속에서 서로를 만나게 되고 "어주락"이라는 변신할 수 있는 곰의 안내에 따라 함께 여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곰들이 모이는 곳에서 백곰 칼릭이 그토록 찾아다니던 동생 타닉을 만난 후 갈등이 일어나고 겨우 그들과 떨어져 타닉을 데리고 여행을 다시 시작하는 것에서 끝이 났었다.

3권은 이 타닉이라는 새로운 인물로 인해 이들 새끼곰들의 여정이 얼마나 어려움 속에 처했는지와 결국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 타닉과 칼릭의 결정 속에 다시 시작된 이들의 "최후의 위대한 황야"로의 여정이 계속된다. 최후의 위대한 황야는 결국 모든 곰들이 그토록 바라는 천국같은 곳이다. 모든 곰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곳, 각자의 영역을 다투고 먹이를 다투고 싸우는 곳이 아닌, 모두가 행복한 곳이라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이 3권부터 지금까지의 내용과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 직접적으로 주제에 다가간다. 2권까지는 곰들 사이의 암투와 곰들 사이의 이야기라면, 그때까지 그저 배경으로만 등장했던 납작 동물(혹은 발톱 없는 동물, 즉 인간)이 3편부터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너는 야생을 지켜야 해"...195p

에린 헌터의 책은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 소설처럼 보이지만 주제가 명확하다. 바로 "환경" 그리고 그 환경을 헤치는 인간들을 동물들의 시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별을 쫓는 자들>에서도 3편에서 비로소 이 인간이 직접 등장하며 어떻게 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동물들을 사냥하려 하고 어떻게 환경을 망가트리는지 곰들의 시선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3권의 끝에선 어주락을 제외한 다른 새끼곰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찾던 위대한 황야에 도착했다고 믿는다. 아지만 이제 소설은 막 시작했을 뿐이다. 과연 어주락이 말하는 최후의 외대한 황야는 어디일지,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곰들이 또 어떤 모험을 하게 될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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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사 구출작전 - 브리짓 밴더퍼프
마틴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하벤 그림, 윤영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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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 읽어야 하는 책들이 있다. 그렇지만 어떻게 아이들에게 필수 도서만 읽으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어쨌든 책의 재미를 알고 푹~ 빠져 읽는 경험이 중요하니 어떤 책이든(만화를 제외하고) 읽을 수 있는 경험을 하게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면 아이가 저절로 좋아하는 책들이 생겨난다. 우리 둘째의 경우 4학년이지만 또래보다 두꺼운 책을 읽는다는 사실을 자랑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최근 그녀가 재미있게 읽는 책은 데이빗 우리리엄스 시리즈. 아이들 입맛에 딱 맞게 흥미진진하고 모험도 함께 하며 뭔가 하면 안 될 것 같은 선을 교묘하게 넘을 듯 말 듯 하며 긴장하게 하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ㅋㅋ무엇보다 두꺼운 페이지 수는 "나 책 좀 읽어!"라며 자랑할 수도 있고.

<브리짓 벤더퍼프 - 제빵사 구출작전>을 처음 봤을 때 딱 그 시리즈를 떠올렸다. 오오~ 우리 딸이 좋아할 만한 책이군! 하고. 역시나~ 표지를 보자마자 열광! 엄~청 재미있을 것 같다. 엄마가 먼저 읽은 소감도 마찬가지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

브리짓 밴더퍼프는 고아다. <제빵사 구출작전>은 그 시리즈의 첫 권으로 너무나 못된 원장 아래서 고초를 겪던 브리짓이 이 고아원을 탈출하고 새로운 가정 속에서 평화를 찾는다. 물론 이야기가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알고 보니 이 세상의 악당들 그 누구보다 못된 원장은 자신의 재미를 위해 브리짓을 놓지 못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브리짓은 자신이 잘 할 수 없는 일을 만나 절망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 전체를 통해 흐르는 분위기는 바로 "희망", "난 할 수 있어!"이므로 브리짓은 어떤 역경이 와도 기발한 아이디어와 실행으로 그 역경을 이겨낸다.

악당이 등장하는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마법이 어우러져 너무나 즐겁다. 브리짓 주변엔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것을 브리짓은 어떤 아이디어로 해결할지 흥미진진하다. 푹~ 빠져 읽다 보면 어느새 340여 페이지가 후딱이다. 이렇게 읽어야 제 맛 아니겠어? 마지막 장을 덮고 한숨을 쉬고, 얼른 다음 권이 왔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독서의 재미!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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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의 기묘한 몽상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27
이언 매큐언 지음, 앤서니 브라운 그림,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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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기웃거리는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내 눈에 걸린 책 한 권.

눈에 띈 이유는, 표지 속 그림이 누가 그린 것인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애 좀 키워봤다면 누구나 알아봤을 ~ ㅎㅎ

그 "앤서니 브라운" !!! 세상에~ 보통 그림책만 그리지 않나? 언제 이런 동화책을 내셨대? 하고 자세히 들여다 보니~ 헉헉헉!!!! 작가는 이언 매큐언이다. 네? 뭐라고요? <속죄>의 그 이언 매큐언이요? 어째서? 무섭고 두려워서 아직도 정독하고 있지 못한 그 <속죄>를 쓴 작가가 동화책을 썼다고요?

폭풍 검색에 들어간다. 아~ 그의 동화책은 딱 이 한 권뿐이다. 거기에 앤서니 브라운 그림이라니~! 흥미가 확~! 당긴다.결국 GET!

책을 펼치면 바닷가 앞 파도를 바라보는 한 소년의 뒷모습이 등장한다. 뭔가 묘하게 쓸쓸해 보이기도, 의지가 엿보이기도 한 이 그림을 넘기면

"나는 다른 형상으로 몸을 바꾼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참이다."...<변신 이야기 1권> 오비디우스 ...7p

아마도 이 첫 인용 문장이 이 책의 소재가 될 것 같다.

피터는 평소 몽상에 자주 빠지는 소년이다. 가족들은 진짜 피터의 모습을 알지만 학교에서나 밖에서 이런 피터의 모습을 보면 느리고, 아둔하고 아무 생각 없는 소년이라 여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피터의 머릿속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한 책이다. 항상 느리고 멍한 피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실제 일어난 일인 것처럼 펼쳐진다.

평소 싫어하는 여동생의 인형과 한판 싸움을 하기도 하고, 가족들이 회사와 학교 갈 준비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언제나 느긋한 고양이나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평화를 뒤흔드는 이모의 아들로 변신하기도 하고, 학교의 주먹대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도, 동네 도둑을 직접 잡는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이 모든 일을 피터는 몽상으로 한다. 하지만 이 몽상은 그저 몽상에서 그치지 않는다. 주변 인물들이나 사물을 의인화하여 그 대상과 직접 대화하거나 그 대상이 되어봄으로 인해 "역지사지"를 제대로 깨닫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터는 겉모습만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다른 아이들보다 느리고 멍해 보일지라도 자신의 몽상을 거쳐 더 깊고 더 좋은 해결책을 찾아나간다.

초등 고학년 정도의 아이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겠지만 <학교에 간 사자>를 재밌게 읽은 아이들이라면 중학년도 충분히 즐기며 읽을 수 있다. 피터의 몽상 자체를 즐길 수도 있겠지만 그 몽상을 통해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까지 읽어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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