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놀이터 2 - 마음껏 만들고, 색칠하고, 스티커 붙여요!, 창의력을 길러 주는 신나는 놀이책 미술 놀이터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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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은 무엇이든 오리고, 만들고, 색칠하고, 낙서하고...그러면서 자란다. 
그 많은 호기심과 창의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오리고 붙이기, 만들기, 색칠공부 책 등을 사 주었다. 
색칠하는 책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사주고 2~3일 후면... 끝나버린다. 
하루에 몇 장 조금씩 나누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종일 붙잡고 씨름하고나면 벌써 한 권이 끝나버리는 것이다.
엄마로서는... 얼마나 허무한 일인지...

그런데, <<미술놀이터>>는 일단 정~말 두껍다.^^
다른 책 2~3권을 합쳐놓은 듯한 두께가 일단 마음에 든다.
왠지 해도해도 끝나지 않을 듯한 느낌?^^
게다가 그 안에는 제목 그대로 "미술"이라고 부를만한 모든 것들이 들어가 있다.
그야말로 미술로 노는 "놀이터"인 것이다.

** 색칠하기 **
미술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색칠하기.

   
--> 아주 단순한 선과 색을 유도해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이용할 수 있다.
--> 맞는 색깔에 맞춰 색칠하기 등 다양한 색칠 방법을 유도한다.

    
 --> 지은양에게는 조금 단순하게 느껴졌는지, 스스로 모자이크식으로 나누어 색칠을 했다.
 --> 한가지 재료에서 벗어나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색칠을 할 수 있다.

** 스티커 붙이기 **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티커 붙이기로 협응력도 키우고, 맞는 곳에 알맞은 스티커를 찾아 붙이므로 인지력도 키울 수 있다.

  


** 만들기 **
오리고, 접고 붙여서 여러가지 것들을 만들어 본다.
아주 쉬운 것들부터 조금 어려운 것들까지 다양한 난이도로 구성되어 있어, 아이가 그날의 기분에 따라 골라서 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 선 긋기 **
미술과 글씨쓰기에 가장 기초가 되는 선 긋기를 응용한 연습도 할 수 있다.

 

** 다양한 기법 **
검정 크레파스로 색칠한 다음, 긁어내는 긁어내기나 나뭇잎, 동전 등을 문질러 무늬를 내는 문지르기 등도 체험할 수 있다.

 

그 외,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뒷장을 이용한 활용법이다.
오리는 장을 제외한 다른 장들은 뒷장을 이용하여, 미로찾기나 틀린그림 찾기, 혹은 같은 묶음 만들기, 여러 개 중에 다른 것 찾기 등 집중력을 기를 수 있게 하였다. 

  

다양한 미술을 즐기며 아이는 즐겁게 놀이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그 경험으로 한층 더 자라날 것이다.
금방 하고 치워놓는 종이가 아니라 조금씩 심심할 때마다 꺼내서 하고 싶은 것을 골라 즐길 수 있는 "놀이터"이다.
엄마가 미처 생각해내지 못한 다양한 방법들도 제시해주고, 연필을 사용하는 다양한 벙법들도 나와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아이가 계~속 같은 것만 하며 지루해하지 않아 좋았다.
기분에 따라 자기 맘대로 하고 싶은 장을 고를 수 있는 것이 좋았나보다.^^
앞으로 한동안은 심심할 걱정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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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 까마득한 이야기 1
편해문 글, 노은정 그림 / 소나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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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이 몇 권 있지만, 그 모든 그림책을 제치고 BEST 1이 되었다. 
겉표지를 장식하는 빨강 바탕색과 아름다운 전통 꽃 문양부터 내 눈을 확~ 잡아 끌었다.
안쪽의 그림들은 색이 또 얼마나 화사하고 아름다운지, 눈이 부실 지경이다.
내 마음에만 든다고 좋은 그림책은 아니다.
아이가 좋아해야 진짜 좋은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지은양은 유난히 전래동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착한 사람들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들은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한 전래동화가 매번 나쁜 사람들이 나오고, 그 사람들이 받는 벌도 무서워서 싫단다.
"삼신할머니"에 대해서는 엉덩이를 "찰싹~!!!!" 때려서 엄마 배속에서 나왔다고 하니 삼신할머니를 무슨 마귀할멈 취급이다.
그래서 처음엔 이렇게 예쁜 그림들이 많다고 보여주고, 삼신할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이 책을 읽어야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살~살~ 꼬드겼다.
그리고 우리는 잠자리에 누워 3일에 걸쳐 이 책을 읽었다. (좀 많이 길다.)

이 책은 문체가 좀 특이하다.
예를들면, 이 책의 첫 장에서...
"내 이 모든 내력을 지금부터 한번 찬찬히 읊어 보리니, 이미 세상 밖에 나온 아이나 앞으로 아기 가질 어머니는 귀 기울여 들으려무나. 
이 이야기는 까마득한 옛날부터 지금까지 어머니 뱃속과 배 밖에서 있었던 이야기더라. 
두둥."
마치 옛날 악극에서 해설하는 변사의 목소리와 같은 어조다.
처음엔 이런 문체가 아이가 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될까 싶었지만, 나만의 우려였다.

<<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는 삼신할머니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이다.
동해용왕 따님과 명긴국 아기씨에 대한 이야기, 이 두 사람 중 어떤 사람이 삼신아기씨가 되는지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고, 삼신아기씨가 마마대별상을 만나 다시는 못된 짓을 못하도록 혼내주는 이야기도 너무나 재미있다.

  

  

이 이야기는 그저 삼신할머니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기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여서 뱃속에서 키우고, 낳아서 돌보는지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저절로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나"라는 존재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하는 아이들과, 삼신할머니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아이들, 그리고 아이를 가지려고 준비중이거나 임신 중인 어머니들이 읽는 책이다.

편해문님이 이 책을 만들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뒷부분의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꼭 작가의 말을 읽어보지 않고서도, 책을 읽으며 그 탄탄한 구성과 내용으로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이렇게나 좋고 아름다운 책을 만들어주시는 작가분들께 감사드린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과 더불어, 삼신할머니의 기원과 아기가 얼마나 소중하게 우리에게 오는지를 알 수 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나"라는 존재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하는 아이들과, 삼신할머니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아이들, 그리고 아이를 가지려고 준비중이거나 임신 중인 어머니들이 읽는 책.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앞이마는 해를 그린 듯 

  뒤이마는 달을 그린 듯 

  눈은 붓으로 그린 듯 

  코는 젓가락으로 집은 듯 

  입은 은가위로 자른 듯한 아기가 눈에 보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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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을까? - 동물 삼성자연그림책 4
김정희 글, 김선경 그림 / 삼성출판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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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정도 아이들이 자라서 무언가를 인지하기 시작할 때에, 따뜻한 봄이 오거나 나들이가기 좋은 날이 오면 아이들과 제일 먼저 찾는 곳이 "동물원"인 것 같습니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가르쳐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지요.
아이들은 그곳에서 책으로만 보던 동물들도 만나고, 식물들도 보면서 "진짜 동물"들에 대해 인지하게 됩니다.
그런 동물들은 우리가 일부러 찾아보지 않아도 발견할 수 있는 동물들이지요.

그렇다면.... 눈으로 보이는 동물들만 진짜 동물일까요?
우리가 걷고, 뛰거나 앉아서 노는 땅 속에는? 
아니면 햇살이 뜨거운 여름이 오면 우리가 첨벙첨벙 헤엄치는 바다 속에는?
그 안에는 아무도 없을까요?^^

이런 호기심으로 들여다 본 책이 <<아무도 없을까?>>입니다.

  
 

<<아무도 없을까?>>는 들춰보기 책이에요.
"우리가 콩콩콩 뛰고, 앉아서 노는 땅 속에는 아무도 없을까? "라는 질문을 띄어놓고,
"아니! 누군가 있다, 있어! 
땅속에도 누군가 살고 있어.
"....라는 상당히 리드미컬한 운율이 있는 말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죠.
그리고 또 묻습니다. 
"누가 있나 맞혀 볼래?"
그리고 저 조그만 구멍으로 살~짝쿵 보이는 동물들의 한 부분으로 어떤 동물들이 사는지 유추해보는거죠.^^

궁금해서 마구 넘겨보려는 아이를 잘~ 다독여서 겨울에 땅 속에 살 것 같은 동물들을 이야기해보게 합니다.
이미 알고있는 동물들(곰, 뱀 등등)도 있고, 구멍 속으로 보이는 동물들(개구리, 다람쥐)도 있습니다.
그리고 페이지를 넘기면.....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과 원래 땅 속에서 사는 동물들의 그림이 함께 나옵니다.
그럼, 어떤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고, 어떤 동물들이 겨울이 아니어도 땅 속에 사는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두세 페이지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땅 속 뿐만 아니라, 바다 속이나 갯벌에 사는 동물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보통 지금까지 보아오던 책들은 이정도에서 끝나던데, <<아무도 없을까?>>에는 특이한 장소가 나와요~
커다란 나무가 쓰러져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그 나무엔 어떤 동물들이 살게 되는지, 그리고 우리가 숨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중에는 어떤 것들이 사는지도 살짝 맛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어떤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렇게 작은 생물이 있는 반면 아주 커~다란 동물들도 함께 공존한다는 사실을 마지막으로 알려주죠.
그리고, 마지막 말!!
"자, 또 누가 살고 있나
가까운 마당부터 요기조기 잘 찾아봐!"

이 책을 읽고나면 정말 마당에 나가 어떤 동물이 사나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우리 지은양 우리집엔 마당이 없다면서 돋보기 들고 제가 키우는 화초를 열심히도 들여다보더군요.
결국 찾지는 못했지만 우리집 화분 속 흙에도 지렁이와 민달팽이, 그리고 아주 작은 곤충들이 산다는 사실을 알려줬어요.
다음에 발견하게 되면 꼭~ 보여주기로 약속했죠.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책만큼 좋은 책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예쁜 그림과 함께 아주 많은 내용을 담고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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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학년 과학교과서 동물의 생활 - 학교가기 전에 꼭!
이항선 그림, 4차원 글 / 동아엠앤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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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아이들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은 딱! 싫어한다. 그래서 "교육만화" 라는 장르가 생겼나보다.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하는 내용들을 보다 재미있고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사실 난 "교육만화"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 자칫하면 너무 쉽고 재미있는 것만 쫒아 조금 지루하고 조금 재미없는 것들은 점점 더 쳐다보지도 않게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래서 <<0학년 과학교과서 - 동물의 생활>>은 지은양의 정식 첫 교육만화책이다.

내가 만난 <<0학년 과학교과서>>는 제목 그대로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꼭! 알고 있어야만 하는 여러가지 과학적 상식들을, 민수와 선이 남매의 여행을 통해 알아가는 책이다. 

처음 책을 펼치면 이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설명이 있어, 이 책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만화로 진행이 되지만, 실사 사진을 덧붙여 아이들이 다른 동물로 오해할 소지를 없앴다. 실사 사진과 귀여운 동물 만화 그림의 적절한 배합이 아주 좋아보였다.

   

구성은 "동물의 정의(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생물)"로부터 시작하여, 동물의 종류(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곤충과 절지동물), 환경과 먹는 먹이에 따라 동물들이 어떻게 다른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먹이 피라미드를 통해 생태계의 순환을 설명한다. 그 순환이 깨지면 자연이 얼마나 위험해지는지도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또, 밤에 사는 동물이나 자신을 보호하는 동물(의태와 보호색을 설명하며ㅏ)도 알아보고, 동물들의 짝짓기와 새끼들을 돌보는 형태를 통해 동물들의 생활을 알 수 있게 한다. 동물들도 몸짓이나 소리를 통해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동물들도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것들 외에 환경오염으로 사라지는 동물들이나 사라진 동물들을 되살리는 복제동물에 이르기까지, 정말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얇은 책 한 권으로 "동물의 생활" 전체를 안 듯한 기분이다. 아이들은 아무 곳이나 펼쳐서 자기가 읽고 싶은 곳을 읽을 수 있을 것이고, 편하게 읽는 동안 그동안 머리 속에만 있던 호기심이 채워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여러 권의 자연관찰 책보다 이 한 권으로 더 많은 것을 얻은 듯한 느낌이다.

생소하거나 어려운 단어들은 따로 표시하여 설명해주고,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그동안 설명했던 내용들을 간단히 간추려놓아 읽었던 것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재미와 교육, 그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은 책이다. 즐겁게 읽는 동안 아이들은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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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이유정 푸른숲 작은 나무 13
유은실 지음, 변영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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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멀쩡해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이 세상에 문제없는 사람도, 집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 일부분이다. 작가 유은실님은 아마도 세상의 모든 문제가 있는 어린이들에게 "우리는 모두 같다고, 누구나 문제가 한가지씩은 있으니 안심하라고..." 알려주고 싶으셨나 보다. 

<<멀쩡한 이유정>>에는 한두가지씩 어려움을 갖고 사는 어린이들이 등장한다. 그것은 할아버지에 대한 부끄러움 : <할아버지 숙제>이 될 수도 있고, 학원에 다녀야하는 짜여진 스케줄 속의 갑갑함 : <그냥>이 될 수도 있으며, 방향치에 길치 : <멀쩡한 이유정>도 될 수 있다. 그뿐이랴.... 너무 가난하여 자장면 한 번 먹어보지 못한 것 : <새우가 없는 마을>이나 세상에 대한 불공평함을 토로하는 것 : <눈>도 될 수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 숙제>



멋지고 용감하신,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는 할아버지를 두지 못해서 부끄러운 것은 아이들 탓이 아니다. 게다가 친할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에 외할아버지는 노름에 빠져 있었다는 "진실"을 아이들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현명한 엄마의 도움으로 경수는 할아버지 두 분이 겪으셨던 일 중에 객관적인 사실들만을 추려서 숙제를 아주 끝마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경수는 우리 할아버지들 말고도 훌륭하지 못한 할아버지들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냥>은 학습지와 학원이 너무나 싫은 9살 진이의 이야기다. 엄마가 동생을 낳으러 병원에 가 계시는 동안 진이는 더 좁고 불편한 고모네 집에서 지내게 되는데, 진이는 이곳에서 밀린 학습지와 학원 걱정없이 마음껏 탐색하고 생각하고,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어느 하루의 외출을 통해 진이가 어떤 것들을 느끼고 마음이 더욱 성숙해져 가는지 잘 알 수 있는 단편이다. 좁고 불편한 고모네 집이 그 어떤 집보다 넓고, 그 마을 전체와 하늘까지 다 고모네 집처럼 느끼는 이유는 그만큼 고모가 진이의 게으름도 한번쯤 눈감아주고 아이의 감성을 이해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멀쩡한 이유정>은 엄청난 길치에 방향치이다. 4년이나 다니는 학교도 새로 이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동생을 따라 등교하는 아이. 유정이는 친구들이나 선생님들, 혹은 친구 엄마들에게 이런 사실을 들킬까봐 전전긍긍이다. 하지만, 어느날 동생이 먼저 집으로 가버리고, 유정이는 몇 십분이나 걸려 아파트 안에 들어선다. 그래도 도저히 자신이 사는 집 102을 찾을 수가 없다. 그 순간 학습지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 "아파트 단지를 십 분째 헤매고 있었거든."(...89p) 어른도 자신과 같을 수 있다는 사실을 유정이는 알았을까? 

<새우가 없는 마을>에서 기철이는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생활 보호 대상자여서 여태껏 "진짜 자장면" 한 번 먹어본 적이 없다. 이 단편에서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가 참 재미있다. 할아버지도 손자에게 자신이 잘 모르는 것을 숨기려고 하고, 손자는 그걸 알면서도 반쯤은 속아넘어가 준다. 꼭 먹어보고 싶다는 손자의 바램을 들어주려고 할아버지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그럼에도 왕새우를 사기 위해 할아버지에게는 너무나 벅찬 관문들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할아버지로서는 가슴을 칠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중에 왕새우가 있는 마을에서 살라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약속은 가슴이 찡~하도록 아픈 약속이다.

<눈>은 세상에 불공평한 것들이 가득하다고 믿는 영지의 이야기. "우리 영지는 불공평해서 억울한 게 많습니다. 우리 영지가 세상을 공평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133p)라는 엄마의 기도도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깜찍한 아이다. 눈만큼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다고 생각했는데, 옆 건물 옥탑에 사는 여자 아이가 장갑도 없는 것을 보고 영지는 눈 또한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려는 것 같다면 하나님을 방해하기로 하지만,  결국 자신의 양심에 따라 장갑을 아이에게 던져준다. 하얀 눈 위에 떨어진 분홍 장가이 그림 같았다는 영지의 표현. 정말 아름답고 감동적인 순간이다. 



5편 모두 나만 힘들고 부끄러운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니, 힘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누구나 자신만의 컴플렉스가 있으니 안심하라고. 조금씩 다를 뿐이지 우리 모두는 같다고. 감동적이고 따뜻한 이런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고민을 했던 아이들은 큰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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