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의 루머의 루머>를 리뷰해주세요.
루머의 루머의 루머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5
제이 아셰르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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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참으로 가지각색이다. 똑같은 모양새로 태어나는 사람들이 없듯이, 그들이 가진 내면, 성격 등도 하나같이 달라서 우리는 조금이라도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것일게다. 완벽하게 혼자만의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과의 소통을 통해 위로받고, 위로해주며 "관계"를 만들어간다. 

해나가 원한 것은 그저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었다. 처음 시작이 터무니없이 과장된 루머였다고 하더라도 누구 한 사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주고 그녀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주며 위로해주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많은 사람들이 그저 무심하게 해나를 대했고, 루머에 동참했으며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건, 사고, 행동에 이유나 원인... 그리고 결과가 뒤따르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가 무심코 한 행동이나 말은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하고, 다른 행동을 야기하기도 한다는 사실! 우린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또다른 말과 행동으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 테이프는 네가 왜 그랬는지 파헤치려는 게 아니야. 네가 한 짓의 결과를 밝히려는 것뿐이야. 더 정확히 말해서 나에게 미친 영향. 너로서는 의도하지도 않았고, 예상하지도 않았던."...55p

처음에 어처구니 없는 과장된 루머는 해나를 "어떤 특정한 이미지"의 아이로 만들었고, 그 이미지로 보여진 해나를 본 아이들의 또다른 말들, 행동들이 모여 또다른 루머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해나가 단지 루머때문에 자살을 선택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녀와 이어진 관계들 속의 배신. 그녀의 이미지가 빚어낸 연속된 사고로 상처받아 망신창이가 된 해나. 

"그게 정말 내가 원했던 거야. 무슨 말을 들었든, 나는 사람들이 날 믿어주길 바랐어. 무엇보다 날 제대로 봐주길 워했어. 그들이 짐작하는 모습이 아니라 내 진짜 모습. 소문 따위는 흘려버리길. 내 소문을 뛰어넘어서 봐주기를, 그러지 않으면 그들은 나를 인정하지 않겠지. 사람들이 나를 대우하기 원하면 나 역시 그들을 그렇게 대우해야 하잖아."...163p~ 164p

클레이의 엄마가 클레이를 조건 없이 믿었듯, 그렇게 누군가 해나를 믿어주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아마도 그렇게 되리라는 희망을 우리는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결정을 내렸던 해나 역시, 용감하지 못했다. 그 사실을 해나도 알고 있었으리라.

"내가 이제껏 무슨 탓을 했든, 누구 이야기를 꺼냈든, 귀착점은 결국 나야."...301p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나도 나를 모르는 데 어느 누가 나를 전적으로 믿고 이해해줄까! 해나는 자기 자신을 믿어야 했다.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던 것처럼... 자기 자신의 삶을 똑바로 바라볼 줄 알아야 했다. 한 걸음만 더 앞으로 내디딜 용기가 있었다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을....

해나가 테이프를 만들어 돌린 후... 그 테이프를 받고 몇 명이나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을까? 클레이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고개를 돌리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해나는 또 다른 의미로 성공적이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나도 모르게 남에게 상처를 줄만한 말과 행동을 했던 적이 있었던지... 아마도 숱하게 많을지도 모른다. 무심코 한 말이, 무심코 전한 루머가 다른 이에게 상처가 되듯... 나 또한 상처받은 일이 많았으니. 그렇다고 주저하고 있지는 않는다. 우리는 끊임없이 사람들과 "관계" 속에 있고 그들과의 소통 속에서 행복을 느끼니 말이다. 

제자리에 머물러 있기에는 우리는 아직 젊다. 상처받았다면 멈추거나 되돌아가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보자! 그리고 용서하고 용서받자! 그렇게 "신뢰"를 쌓아보자! 그것이 내가 사는 이유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관계의 소용돌이 속에 일어나는 일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때로는 섬찟하지만... 희망을 품고 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고 있는 분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그게 정말 내가 원했던 거야. 무슨 말을 들었든, 나는 사람들이 날 믿어주길 바랐어. 무엇보다 날 제대로 봐주길 워했어. 그들이 짐작하는 모습이 아니라 내 진짜 모습. 소문 따위는 흘려버리길. 내 소문을 뛰어넘어서 봐주기를, 그러지 않으면 그들은 나를 인정하지 않겠지. 사람들이 나를 대우하기 원하면 나 역시 그들을 그렇게 대우해야 하잖아."...163p~ 1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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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에타
마틴 클루거 지음, 장혜경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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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의학 분야는 독일에서 많은 업적을 이루었다. 19세기 전반에는 생물체가 세포로부터 성립된다는 사실을 "피르호"가 세포병리학으로 발전시켰고, 후반에는 탄저병균에 이어 결핵균, 콜레라 병원체까지 발견한 "코흐"와 디프테리아 혈청 요법을 완성한 "에를리히"와 "베링"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혼자서만 연구하여 결론에 도달하고 혼자서 이룩한 업적이겠는가. 그들 주위엔 많은 협력자들(경제적이든 정신적이든)이 있었고, 제자들이 있었으며, 함께 실험을 도와준 연구진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 네 사람 주위에 언제나 한 여상이 있었으니, 그녀가 바로 "헨리에타"이다. 

그녀는 실존 인물인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진리"를 밝혀내고자 하는 불타는 열정을 가진 모든 여성들이 바로 헨리에타이기 때문이다.  

행복했던 한 가정이... 아이가 태어나며 불행해졌다. 아이의 생명은 엄마의 생명을 앗아갔고, 아버지는 부인을 잃은 슬픔에 아이를 탓하고, 절망으로 빠져든다. 가족의 사랑 대신 병원의 의료 기구와 책, 환자들을 돌보며 자란 아이. 그녀가 헨리에타이다. "엄마를 죽인 아이"라는 누명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였을까? 아니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구하는 피르호와 코흐 아래에 그들의 마스코트로 자란 덕분일까? 헨리에타는 현미경을 통한 세포와 세균...의 세계에 무한한 열정을 가지게 된다.

헨리에타는 더럽고 음울하고 온갖 죄가 무성한 자신의 자리인 뒷골목이 아닌, "꼬리가 달린 것과 꼬리가 달리지 않은 것, 손이 세 개인 것과 손이 백 개인 것, 눈이 많은 것과 눈이 하나인 것, 눈 하나가 전부인 존재" (...44p)의 세계를 동경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성이었다. 훌륭한 업적을 이룩한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던 건... 어디까지나 그녀가 그들의 마스코트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이다. 여성은 분수를 지켜야 하고, 대학에 갈 수 없으며 좋은 남성을 만나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여성의 존재 이유이다. 

"나와 신과 세상을 저주하며 왜 하필이면 나냐고, 인류를 존속시키는 일이 그렇게 즐겁다면 왜 그들이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여자는 묻고 남자는 말한다. 피르호는 말해요. 시간과 세포를 제외한 다른 건 모두 이류라고, 종속적이라고. 현자 솔로몬은 말해요. 여성은 제 의무를 지키라고." ...316p

하지만, 그 어떤 제약들이 헨리에타를 막을 수 있을까. 남성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길을 막는다면... 그녀는 헨리에타가 아닌, "헨리"가 되고자 한다. 

"지식은 물고기보다 수명이 길지 않고, 꿈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지 않으며 시간표에 따라 운행되지도 않고 미래는 미친 듯이 달려갔다."...245p

헨리에타가 헨리가 되면서까지 추구했던 것은... 자신의 신념이며 존재 이유이다. 그저 "진리"를 밝히고자 하는 그 끝없는 열망을 남성들은 이해해주지 않는다. 사회 통념으로 묶어 그녀까지도 무시해 버리는 것. 이것은 비단 "남성들" 뿐만이 아닌, 그녀의 지지자이자 평생의 연인인 카시니와 평생의 우정을 지키겠다던 여성 율리아에게도 해당된다. 그리고 어쩌면 헨리에타 자신까지도. 

하지만, 시대는 조금씩 변한다. 누군가가 조금의 물꼬를 트면... 조금씩 조금씩 그 입구가 벌어지듯... 헨리에타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모든 꿈과 열정은... 그녀의 딸 "안나"에 이르러 이루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널 보면 내 분자들이 떠오른다. 난 너와 같았어. 너와 똑같지는 않았지만. 아니 똑같았을까?"
"엄마가 나예요. 그리고 나는 엄마예요." 안나가 말했다. ... 407p

그녀에게서 또다른 그녀에게 이어지는 꿈과 열정들. 굳이 남성을 통해 이루지 않아도 대에서 대를 거쳐 우리의 지위는 그렇게 조금씩 진화되어 왔다. 안나에게는 대학의 꿈이 열리고, 자선병원 이래 최초의 메스를 쥔 의사가 된다. 

강을 건너 또다른 곳으로 가고자 하는 여인이 있었다. 가난과 억압과 비난 속에서도 자신의 꿈과 미래와 열정만을 가지고 강을 건너려고 노력했던 그 여인은 바로, 우리 어머님들의 모습이자,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게... 세대는 이어지고 세계는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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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은행통장>을 리뷰해주세요.
엄마의 은행 통장
캐스린 포브즈 지음, 이혜영 옮김 / 반디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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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때, 친구들과 <빨간머리 앤>을 한 권씩 사서 읽은 적이 있다. 그 해에 우리가 알던 앤의 뒷이야기가 처음 출판되어서 우리들 사이에는 제법 이슈였다. 그 책들을 읽으며... 내가 가장 감동받았던 부분은 길버트와 앤의 연애사에 이은 결혼도 아니고, 앤이 결국은 아주 훌륭한 교사가 된 사실도 아니었다. 여러 아이를 낳고 그 아이 하나하나를 대하는 앤의 마음가짐과 자세에...난 무척이나 고무되었다. 나도... 나중에 자라 결혼하여 아이를 낳으면... 꼭~ "앤"과 같은 엄마가 되리라! 무릎 꿇고 아이의 눈에 나의 눈을 맞추며 스킨십에 전혀 주저함없이 아이에게 애정 표현을 해줄 것이며, 어떤 엉터리같고 웃음이 나는 이야기일지라도 앤처럼 진지하게 들어주고 함께 공감해 주리라고...그렇게 결심했다. 

나는... 지금 그런 엄마일까? 전혀... 아니다. 아이를 100% 지지해주리라던 결심은 어느새 사라져 가끔은 아이를 비웃기도 하고, 핀잔을 주며 내 몸에 살짝 얹혀진 손을 내칠 때도 있다. 우리 엄마에게 받은 설움을 그대로 내 아이에게 전해주고 있구나...싶어 섬뜩할 때가 있다. 

<<엄마의 은행 통장>>을 읽으며 내내... 나 자신을 반성했다. 세상엔 이렇게 훌륭한 엄마가 분명 존재하는데... 왜~ 난....이렇게 되어버린걸까? 

이 책은 노르웨이에서 이민한 외가쪽과 캐스린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가족들이 어찌나 똘똘... 뭉쳐 사는지 마치 우리나라 가족을 보는 듯하다. 어려울 땐 바로 모여서 의논하고 머리를 맞대고 좋은 해결책을 찾아낸다. 특히 캐스린의 엄마는 아이들의 완전한 보금자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다. 어찌나 지혜로운지 각각의 에피소드를 읽을 때마다 감탄에 감탄을 하게 된다. 

때로는 아이를 100% 신뢰해주고, 때로는 엄격하며,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고 때로는 한없이 귀여운 분이시다. 때로는 강인하고 때로는 약하지만, 절대 흩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는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찌 훌륭하게 자라지 않을 수 있을까. "훌륭하다"라는 의미는 좋은 직업을 가졌다는 의미로만 쓰이지는 않는다, 당연히... 창피해야 할 때 창피할 줄 알지만, 자존심까지 버리지는 않는 것, 슬픔을 웃음으로 이겨낼 줄 아는 여유....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 이런 것들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훌륭한 어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다 좋았었어."
엄마가 단호하게 되풀이했다.
"그 모든 것이 말이야." ...268p

나도 아이에게 존경스럽고 신뢰가 가는 엄마이고 싶다. 무엇보다 지혜로운 엄마이고 싶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100% 신뢰할 수 있는 엄마이고 싶다. 웃음이 나기도 하고, 감동으로 밀려오기도 했던 카트린네 가족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아이에게 소홀해질때마다 이 책을 꺼내 읽어야겠다. 그리고 나를 다잡아야겠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가슴이 따뜻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따뜻한 가족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 아이를 둔 모든 "엄마"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다 좋았단다."
엄마가 말했다.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가 있어요? 글쎄, 내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엄마......"
"다 좋았었어."
엄마가 단호하게 되풀이했다.
"그 모든 것이 말이야." ....2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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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그래픽 노블)>를 리뷰해주세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공보경 옮김, 케빈 코넬 그림, 눈지오 드필리피스.크리스티나 / 노블마인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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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고 영화가 흥행을 하면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우후죽순처럼 출간되었다. 그 중에서 읽어보고 싶었던 세 출판사의 책들을... 정말 기적처럼 모두 읽었다. 모두 비슷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읽으면서 받는 느낌도, 읽고 난 후의 느낌도 모두 다르다. 

특히... 노블마인의 "벤자민"은 아주 독창적이다. 피츠제럴드의 단편선들을 모아 묶어서 출판한 타 출판사의 책들과는 달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자체만을 따로 떼어내어 그래픽노블로 접하게끔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집중력도 높고, 받아들여지는 느낌도 새롭다. 

상상하며 읽었던 내용을 눈으로 보니, 더욱 기괴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우습게도 보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원작 소설의 느낌을 아주 제대로 살렸다는 데 있다. 대사 하나 다르지 않고, 그 상황에서 인물들이 느꼈을 감정들도 적절하게 표현되어 있어 무척 놀랐다. 마지막 부분까지도 책을 읽으며 느꼈던 그 느낌 그대로 슬픔과 애절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의 내용을 알듯이... 벤자민은 노인으로 태어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젊어지고, 어려져서... 결국 아기로 생을 마감한다. 모든 사람들과는 다른 시간을 살았던 벤자민은 마치 위대한 영웅인 것 같다. 때로는 절망이... 때로는 굴욕을 맛보기는 하지만 그의 전 인생을 통해 벤자민만큼 자신의 삶에 잘 적응하고 진취적으로 살았던 사람이 있을까 싶다. 50대처럼 보일 때에도 젊고 아름다운 힐데가드를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르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철강회사를 크게 키웠으며... 군대에 입대해 그 누구보다 훌륭한 공을 세우고, 하버드에 입학하지를 않나, 풋볼팀에서 큰 공을 세웠으니 말이다. 

그의 몸은 그가 시도하려는 것들로부터 그를 붙잡았지만 그는 자신의 시간 속에서 또 다른 무언가를 계속해서 찾아내었다. 자신이 즐기고 기뻐할 수 있는 다른 그 무엇. 그러므로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았다고 우리는 생각하겠지만, 벤자민의 삶은 우리의 삶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피츠제럴드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쓰게 된 계기가 우리네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 맨 처음에 오고 최악의 순간이 마지막에 온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에 영감을 받아 집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인생 최고의 순간은 각자가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닌가. 게다가 마지막 순간까지 가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지금의 내 시간이 참 좋기만 하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만 집중적으로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단연!! 최고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만 멋지게 소장하고 싶으신 분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그러다가 온통 어두워졌다. 하얀 요람과 눈앞에 어른거리던 희미한 얼굴들, 따뜻하고 달콤한 우유의 향기마저 모두 사라졌다."...183p 

 ...읽을 때마다 이부분... 매우 애절하다. 거꾸로가 아닌 제대로 된 시간 속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도 이와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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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가?>를 리뷰해주세요.
아빠 어디 가?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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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 친했던 한 친구의 동생은... "지적장애아"였다. 친구와 친구의 엄마가 우리집에 자주 놀러왔기 때문에, 나도 그 아이와 자주 대면할 수 있었다. 그런 아이가 있는 가정인데도 친구도... 친구의 엄마도... 어찌나 밝고 명랑한지, 그 아이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두 사람이 어린 내 눈에도 무척이나 존경스럽게 보였다. 하지만 후에(20년이 흘러 나도 아이의 엄마가 된 후)... 엄마에게 들은 얘기는 조금 달랐다. 나와 친구가 없을 때 놀러오실 때면, 동생을 차에 두고 오셔서 1 ~ 2시간 계시다가 가시곤 했다는 것이다. 존경해 마지 않던 분의 그런 비리..비슷한 이야기를 들으니, 배신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한편으론 이해가 전혀 가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아마도 내가 부모가 되고나서 들었기 때문일 거다.)

임신한 엄마들은 모두... 하나같이 하는 걱정...혹은 바램이 있다. 혹시나 아이가 잘못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과... 그 무엇보다 건강하게 태어나주길 바라는 마음! 나 또한 아이를 낳고 남편에게 한 첫마디가 "괜찮아? 멀쩡해?" 였으니 말이다. 아마도...건강하지 못한 아이를 낳았을 경우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할지 몰라 당황하게 될 우려와 걱정이 깔려있었을 것이다. 그렇다. 나라면... 정말 자신이 없다. 멀쩡한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도 인내심을 잃어 하루에 몇 번씩 소리를 지르기 일쑤인데, 소리 질러봤자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한단 말인가.

<<아빠 어디 가?>>는 장 루이 푸르니에의 두 아들 마튜와 토마에 대한 책이다. 첫아들 마튜가 장애를 갖고 태어났고, 둘째 토마도 형과 같은 질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일지... 나로선 상상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 속에 '눈물'은 없다. 대신 장 루이 푸르니에식 블랙 유머가 자리잡고 있을 뿐이다. 읽는 이들을 불편하게 할지도 모를 이 블랙 유머는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만의 탈출구가 아니었을까..싶다. 내 친구 어머니가 조금이라도 아이를 잊고 싶은 마음에 우리집을 방문하셨듯이 말이다. 

이 책은 놀랍도록 솔직하다. 부모로서 해서는 안될 생각을 가끔 할 때가 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너무 힘들어서, 귀찮아져서, 화가 나서... 이성과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나도모르게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드는 생각들. 물론 이런 생각들은 잠깐 상상의 나래를 펴곤 고이 접어 넣어둔다. 그런 부끄러운 생각들을 장 루이 푸르니에는 거침없이 쏟아놓고 있다. 그만의 문체로... 그 밑바닥의 진심이 보이기 때문에 더욱 애절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미안하다, 마튜야. 하지만 이런 꼬인 생각을 하는 것이 꼭 아빠 탓만은 아니란다. 너를 놀리고 싶었던 것이 아니야. 아마 나 자신을 놀리려는 것이었겠지. 내가 처한 고통에 내가 웃는 걸 봐라,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니......."...110p

내 아이인데, 아이가 정상이 아니라고해서 사랑스럽지 않을리가 없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남들처럼 할 수 있었던 일상적인 일들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를 슬프게 한다. 두 아이 모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사실이 자기 탓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남들과 다르게 살기를 꿈꾸던 그도 자신의 아이들만큼은 남들처럼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남들의 시선이, 관심이 싫은데도 그만의 유머로 받아들인다. 그런 그가...정말 위대하게 느껴진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장애아를 둔 아빠의 마음을 매우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아이를 둔 부모들... 내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새삼스레 느끼게 될 것이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정상적이라는 것이 무슨 뜻인가? 당연히 그래야 하는 상황에 있다는 뜻, 꼭 그래야 하는 상황에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평균 안에 들어야 한다는 말이다."...136p 

...하지만, 평균 안에 들지 않아도 가치 있는 것들이... 우리 주위엔 굉장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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