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잔의 차
그레그 모텐슨.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 지음, 권영주 옮김 / 이레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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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여동생의 죽음을 그만의 방법으로 기리기 위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K2 등정에 올랐다가 실패한 그레그 모텐슨은 내려오는 길에 우연히 들르게 된 마을 코르페에서 건강을 되찾게 된다. 그때까지 그는 그냥 간호사였고, 등산가였다. 하지만 그 산 속 깊숙한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 코르페에서의 날들이 그의 인생 전체를 바뀌게 한다.

<<세 잔의 차>>는 바로 그때부터 파키스탄 오지에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짓는 일을 하게 된 그레그 모텐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코르페라는 마을에 도달하게 된 과정에서부터 학교를 짓겠다고 다짐하고 기금을 모으려고 노력했던 일, 장 회르니를 만나 코르페에 다리를 놓고 첫 학교를 개교하게 된 일과 또다른 학교들을 짓게 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해 나아가고 있다. 

"테러란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어딘가의 사람들이 단순히 우리를 증오하기 때문에 벌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들이 죽음보다 삶을 선택해야 할 이유가 될 만큼 밝은 미래를 제공받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43p

그레그 모텐슨은 그렇게 생각했다. 교육 받을 곳이 없어 노동에 내몰리고 정치에 휘말려 병사가 되는 아이들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은 바로 올바르고 균형잡히 교육 뿐이라고 말이다. 누군가의 의지와 뜻이 확실하다면 (물론 그 의지와 뜻은 선량한 목적을 가져야만 한다.) 그에게는 사람과 재물이 따라가는 것 같다. 그레그 모텐슨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580여 통의 편지를 보내도 단 한 편의 편지와 기부금이 도착했을 뿐이지만 이후 모텐슨에게는 장 회르니라는 거액을 기부한 사람과 여러 방면으로 그를 도우려는 사람들이 나타났으니 말이다. 

종교가... 나라가... 혹은 탈레반 정권을 내몬 미국이 한 약속도... 그 무엇도 해결해주지 못한 것을 한 개인이, 그리고 그 개인이 이룬 많은 관계들이 저 깊은 곳, 순수하고 낙후된 이들의 미래를 위해 학교를 지었다. 

"무력으로만 테러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우리는 9.11 이전보다 더 안전해지지 못할 것입니다. " 모텐슨은 <퍼레이드> 독자들에게 주장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의 유산을 남겨주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이 전쟁을 최종적으로 이길 방법은 폭탄이 아니라 책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431p

벌써 10년이 흘렀고, CAI가 이룩한 많은 학교들에서 배출한 많은 학생들이 이 교육의 힘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일부는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고향을 위해 새롭게 힘 쓰고, 일부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또다시 배움의 길로 들어섰으니 말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와 가장 대비되는 나라인 파키스탄을 너머 그는 이제 아프가니스탄으로 간다. 그리고 그의 열정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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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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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필이 좋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작가분들이 쓴 수필이 좋다. 그들이 쓴 소설을 읽을 때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것들도 수필을 읽으면 왠지 이해되는 것 같아서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가 무엇을 의도하는건지 파악하지 않아도 되고, 그저 작가들의 생각과 삶을 이웃집 아줌마의 수다를 듣는 것처럼 편하게 읽으면 되기 때문에 수필을 좋아한다. 게다가 읽을 때마다 새록새록 느껴지므로 여러 번 읽을 수 있어 좋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바다의 기별>>을 접하기 전에 난 김훈님의 작품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다. 남들이 한 권씩은 읽어봤음직한 이분의 유명한 베스트셀러를, 단 한 권도.... 읽어보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수필인데도... 왠지 동화되지 못했다. 그리고 조금 어려웠다. 작가의 생각을 잘~ 따라가다가도 툭! 끊겨버리고... 다시 따라가다가 툭! 끊기고... 내가 이 분의 수필을 이해하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고, 경험도 부족한 듯 느껴져 나 자신이 무척 초라하게 생각된다. 그래서 부끄럽다. 

"나는 시를 쓰지 못하고, 시를 쓸 수 있게 되는 마음의 바탕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시적 대상이나 정황이 시행으로 바뀌는 언어의 작동방식을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그래서 시행들은 나를 소외시키고, 시인들은 낯설어 보인다."...62p

이렇게 고백한 김훈님의 수필은, 그러나... 그 문장 하나 하나가 무척이나 시적이다. 나야말로 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므로, 그래서 이 책이 조금 어려웠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김훈님의 팬이라면... 이분의 작품을 모조리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이 책이 무척이나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이 책에는 김훈님께서 그동안 쓰신 책들의 서문이 실려있고, 여러 대회에서 받은 상에 대한 수상소감이 함께 부록으로 붙어있다. 또, "머뭇거림의 동반자를 만난 듯싶었다"는 오치균님의 그림이 딸려있다. 그래서 그동안 김훈님의 책들을 읽으며 그분이 보인 관심과 생각을 따라가고 싶으셨던 분들이라면... 이 책이 좋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로선 안타깝다. 우선은 이분의 다른 책부터 읽어볼 것을 그랬다고 후회도 한다. 그나마 내가 이 책에서 건져낸 것은... 아름다운 문장이다.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과 모든, 건널 수 업슨 것들과 모든, 다가오지 않는 것들과 모든, 참혹한 결핍들을 모조리 사랑이라고 부른다. 기어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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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자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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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TV 프로그램 "W"에서 방송했던 <USA, 누구의 나라인가>를 보았다. 미국의 대표적 인종 증오 집단 NSM(국가 사회당)의 사령관을 인터뷰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것들을 취재한 내용이었다. 그들은 말하자면... 신나치주의자들이다. NSM의 목표는 전 세계 백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유럽 문화와 유산을 지켜나가는 것! 그들은 당당하게도 옛날 나치들의 깃발인 만자 국기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많은 인종 차별을 겪으면서도 다문화를 장점으로 발전시켜 온 미국에서 "순수 백인"들만을 위한 나라(도대체 21세기에 순수 백인들이 있기나 한 건지..)를 만들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그리고...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도 난 <<탈주자>>를 읽었다. 

한낮 대로변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납치를 당한다. 한 남자와 한 여자는 아는 사이도 아니다. 남자는 길을 지나가다가 세탁소를 나오는, 다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한 여자의 세탁물을 들어주는 배려를 했을 뿐이다. 영문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트럭에 갇혀 몇날 며칠을 함께 하게 된 남자와 여자. 

남자는 전직 군수사관이었으며 조기 제대하여 자유롭게 여행 중인 잭 리처이고, 여자는 시카고 지부의 FBI 요원이며 미국 합참의장의 딸이다. 자! 이쯤되면... FBI 요원이므로 더욱 능력이 뛰어나야 할 것 같은 여자, 홀리보다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지만 왠지 포스가 장난 아닐 것 같은 남자, 잭 리처가 이 책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생각나는 영화... "다이 하드"..^^

그렇다. 이 책은 영웅을 중심으로 한 전형적인 미국 소설이다. 잭 리처가 주인공이고 이 책은 잭 리처 시리즈의 첫 번째 소설 <추적자>를 이은 리 차일드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책이 다른 영웅 소설보다 돋보이는 점은 영웅이지만 약점도 있다는 점(베이루트에서의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어 좁은 공간을 견딜 수 없어하지만... 영웅 소설답게 결국 극복해낸다.)과 미국의 현실을 잘 끄집어내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악당들이 바로 백인들만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외치는 신나치주의자들이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이 책에선 사령관 보우 보켄이 모두를 세뇌시키고 그만의 생각으로 이런 일을 벌인 것처럼 묘사되었다. 영웅에게 집중되는 것만큼이나 악당에게도 집중시킨걸까? 

어쨌든 책은 술술 읽힌다. 영화를 보듯이 장면이 홱홱 바뀌고 워낙 긴장감이 넘치기 때문에 한시도 한눈을 팔 수가 없다.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리라. 

"진전이 있으면 댓가가 있으리라"라던가...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하는 리처의 행동과 말을 읽다보면 잭 리처라는 인물에게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적당히 쿨하고, 적당히 멋있고...^^ 그런... 그를!!! 왜 홀리는 버리느냔 말이다! 내 말은... 이 책에서 절대 이해할 수 없었던 마지막 부분이다...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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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의 프랑스 일기 - 봉주르! 무지갯빛 세상에 건네는 인사 소담 여행 2
미미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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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의 프랑스 일기>>는 무척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함께 "미미"가 프랑스에서 보낸 이야기와 프랑스에 대한 생각이 담긴 책이다.  처음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이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아마도 미미 자신이 그린 이 그림들은 그녀가 존경해마지 않는다는 장자크 상페의 그림과 닮아있는 듯하다. 그렇게 조금은 익숙한 듯한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조금은 낯선 듯한 프랑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 시작은 그녀가 겪은 프랑스의 독특한 문화에 대하여... 그 다음은 그녀가 만난 다양한(참으로 다양한... 다정하거나, 소심하거나 혹은 너그러운) 프랑스인들에 대하여... 그녀가 프랑스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을 비롯하여 프랑스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녀만의 필살 비법, 그리고 그녀의 새로운 시작까지... 그녀가 프랑스에서 살아온 동안 그녀가 겪은 대중적이면서도 그녀만의 소소한 이야기를 모두 읽을 수 있다.

지금 살아가는 이곳에서 너무나 힘이 들고, 약해질 때... 우리는 종종 다른 나라에서의 삶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이 쉽지 않아서, 용기가 없어서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기도 하고, 실제로 어디를 가나 사람 사는 곳은 똑같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다시 힘을 내서 이곳에서 열심히 살아가기도 한다. 어디나 같다는 것... 하는 말도, 생각도... 문화도 다르지만... 결국 그 안에서 살다보면 사람 사는 곳은 모두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문화의 차이 때문에 우리와는 조금 다른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으로 더 멋져보이는 삶을 사는 사람들(미미의 이야기 중 파트릭네 가족처럼...)이 부러워지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힘들 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언젠부턴가 나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나 자신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속삭이고, 이해시키고, 칭찬하고 때론 꾸짖으면서. 나를 사랑하고 보살피는 일은 전적으로 내 몫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은 나를 반성해본다. 사소한 실수를 트집 잡아 자신을 괴롭히고 있지는 않은지, 나와 상관없는 일들로 나를 미워하지는 않는지, 의미 없는 일들로 나 자신을 지치게 하고 있진 않은지. 그렇다면 그건 너무 마음 아픈 일이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 나. 내가 보살펴주지 않는 나. 얼마나 가슴 아픈가? "...182p

뒤편에 프랑스 음식을 소개하고, 파리 여행 경로를 설명하는 것보다... 이렇게 미미 자신의 에피소드나 그녀가 성숙해가는 과정을 읽는 것이 더욱 편안하고 공감된다.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그녀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고 고독을 즐길 줄 알며 그녀를 사랑해주는 많은 친구를 둔 그녀가 앞으로 더 많은 성숙을 이루기를 바란다. 그리고 가끔 이렇게 그녀의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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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조용히! - 풋내기 사서의 좌충우돌 도서관 일기
스콧 더글러스 지음, 박수연 옮김 / 부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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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첫 도서관은 3, 4학년 때 다녔던 초등학교에 있던 다락방식 학교 도서관이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딱 한 반만한 교실 안에 가득 차 있던 책에서 나는 냄새가 꽤나 멋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읽었던 책들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꾸준히 그곳에 들러 책을 빌려보던 기억은 있다. 사서에 대한 기억은 없다. 누군가가 그곳에 있었고 아이들에게 대출해주는 일을 맡았겠지만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게 있어 최악의 사서는 우리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 어린이실 사서들(그들 전부가 사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이다. 대부분 모자열람실과 어린이실은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곳이라는 특징때문에 조금 시끄러운 곳이고, 그런 이유때문에 나는 독서논술 모임을 그곳에서 가지려고 했다. 아침이었고, 아이들이 학교에 간 시간이었으므로 어린이실은 조용했으며 사서들은 떠들고 있었다. (이들은 항상 이런 식으로 수다를 떤다. 무언가 간식을 먹고 있는 것도 여러번 목격했다.) 우리가 모두 모여 자리를 잡고 조그만 소리로 모임을 시작했을 때, 한 사서가 다가와 떠들면 안된다고 했다. 그들보다 훨씬 작은 소리로 얘기했는데도! "아무도 없는데도요? 그리고 우린 어린이 독서논술 모임이에요. 아이들 책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었습니다."(사실 너희가 우리보다 더 떠들잖니! 라고 얘기하고 싶었다)라는 변명에도 그런 모임 자체를 이런 곳에서 하면 안된다나! 하!!! 주섬주섬 짐을 챙겨 나오는 우리 뒤로 그들이 더 큰 소리로 떠드는 소리를 들었다.

어떤 직업이든 조금씩은 그렇겠지만, "사서"라는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는 대게 정해져 있는 것 같다. 게다가 나처럼 안 좋은 경험이라도 한 번 하게 되면 여지없이 그 직업을 가진 사람들 전체가 욕을 먹게 될 수도 있으니...^^; 

<<쉿, 조용히!>>는 책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가 얼떨결에 직업으로 사서가 된 스콧 더글라스의 도서관 회상록이다. 사서라는 사람들은 모두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으며  "도서관이란 언제나 지식의 보고이자, 평생을 책 읽는 데 바치고 자신의 지식과 애정을 타인에게 기꺼이 나눠 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며, 새로운 생각을 발견하기 위해서 가는 곳"(...21p)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서로 일하면서 그 모든 이미지가 와장창 깨져버린 좌충우돌 도서관 일기이다. 

도서관에서 나눠주는 팝콘을 끼니 대신 떼우는 아이들이라든가,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는 노숙자들, 도서관 컴퓨터로 포르노를 보고 프린트까지 해 가는 사람들, 사서의 독서낭독에 귀를 기울이는 발달 장애 아이들, 그리고 수많은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쉿, 조용히!>>에는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가득~ 펼쳐진다.

하지만, 이 책은 그저 도서관 속 이런 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책은 아니다. 그저 사무 보조로 시작한 아르바이트에서 학사, 석사 졸업장을 따고 사서가 되어 커리어를 쌓기까지의 풋내기 사서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런 직업을 갖겠다!라는 의지로 시작한 직업이 아니기에 언제나 불안함을 느끼고 이 직업이 자신에게 맞는지 되물어봐야했던 스콧의 이야기는 너무나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저런 고민 속에서도 스콧은 계속해서 사서의 커리어를 쌓아간다. 편한 이용자들만을 편애하지도 않고, 여러가지 황당한 에피소드를 겪으며 상황 대처법이라든가 좀 더 깊이는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변하게 된다. 

"사서가 된다는 것이 단지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는 것 이상임을 깨닫게 되었다. 사서가 된다는 것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의미이다. "...107p

너무나 비뚤어져 보이는 10대 아이들에게 친구이기보다는 역할 모델이 되기를 바라고, 사회적 약자 편에 설 줄도 아는 스콧은 이미 베테랑 사서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듯하다. 그는 도서관의 미래도 바라볼 줄 알게 된다. 때로는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면서 월급을 타 가는 듯 보이지만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아는 사서는 흔하지 않다. 우리 지역에도 그 전의 이미지로 굳은 사서가 아닌, 진짜 사서다운 사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서는 그저 어떤 책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고, 반납과 대출을 해 주는(최근엔 이것도 전자동 시스템이 되었던데... 정말 사서들은 뭘 하는건지...) 사람으로 끝나지 않는다. 도서관에선 조용히 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일이 전부인 것은 아닐것이다. 조금 더 사명감을 가진 사서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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