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내가 있었네 (양장) - 故 김영갑 선생 2주기 추모 특별 애장판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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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주도는 몇 번을 가도... 시간에 쫒겨 제대로 한 번을 구경 못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기분이 든다. 도대체 몇 번이나 여행을 가야 그곳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곳을 보려면... 제대로 보려면... 김영갑님처럼 그곳에서 뿌리를 내려야 했던 거다. 몇 번을 여행해봤자... 내가 보고 싶은 그 섬의 진정한 모습은 아마도 찾아내기 힘들 것이다. 

그저 제주도에 대한 사진집 정도로 생각했던 이 책은... 표지 안쪽 저자의 소개를 읽으며 벌써부터 마음이 아려온다. 그저 그 섬이 좋아서, 사진이 좋아서 남들의 만류를 다 뿌리치고 힘들게 제주도에 뿌리를 내렸던 분. 섬에서는 외지 사람이라고 뭍사람이라고 받아들여주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겐 밥벌이도 못하면서 왜 거기 가 그러고 있냐는 핀잔을 들으면서까지 그는 왜 그곳에 있고 싶었던 걸까.

"밑 빠진 독에 물 채우는 나를 보고 사람들은 정신 나갔다고 혀를 찬다. 그래도 나는 웃는다. 불혹의 나이가 되도록 밥벌이도 못한다고 핀잔을 주어도 웃는다. 그 나이에 장가도 못 가고 뭐했냐고 다그쳐도 웃는다. "...118p
"제주도에 정착하게 된 것은 섬에서 나만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뭍의 것들이기에 일상적인 풍경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내 사진에 표현하고 싶은 주제(마음)가 다르기 때문이다."...129p

그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그런 것 같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마치 우리나라의 풍경이 아닌 듯한, 숨이 막힐듯이 아름다운 이 제주도의 모습에 가슴이 탁 트인다. 

     

섬 사람들은 그가 뭍 사람이기에 그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찍어낼 수 있다 하지만, 섬을 일상의 모습이 아닌 그가 사랑하는 섬의 모습 이미지를 찾기 때문에, 또한 그가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잘 알고 오랜 기다림 끝에 사진에 담아내기 때문에 다르다고 생각한다. 비록 남이 생각할 때에는 비루하고 남루해보여도 그는 이런 사진들을 담아낼 수 있었기에 무척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제주도를 여행하게 된다면... 그의 "두모악"에 꼭 들러보고 싶다. 이제 그는 없지만, 그 섬에서 그가 느꼈을 아름다움을... 나도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다. 나도 그 섬에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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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2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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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들은 영화화가 되고나서야 비로소 유명해지기도 한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영화화 된 후 출판사마다 이 원작 소설을 새로 출간한 것을 보면 "영화"라는 매체가 인지도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 또한 그렇다. 영화 예고를 먼저 보고난 후에야 원작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시간"이라는 공통된 주제가 있어서인지, 잠깐 봤을뿐인 이 영화의 예고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무척 닮아있다고 생각하게끔 했다. 하지만 막상 페이지를 펼쳐 읽어보니, 전혀 다르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어떠한 이유(나중에 유전학에 관계된 것이라 밝혀지긴 하지만..)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된 헨리와 그의 연인 클레어의 이야기이다. 이 둘의 첫 만남에서 현재(어디가 현재일까?)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만남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다. 헨리에게 있어, 또 클레어에게 있어 첫 만남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혀 다른 시간 속에서 만난 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과거, 현재,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마치 그것이 운명인 양 받아들이게 된다.

"인간의 자유 의지는 제때에, 현재에서만 발휘될 수 있는 거래. 과거로 갔을 땐 우리가 예전에 행동했던 대로 할 수밖에 없고, 우리가 그곳에 있었던 그대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거야."...1권 96p

이들에게 있어 자유 의지는 무엇일까. 클레어는 6살 때부터 만난 이 아저씨가 당연히 자신의 남편감이라 생각하며 자라왔기 때문에 다른 데이트나 다른 남자에게 호감을 보일 여지가 없었으며, 헨리 또한 미래의 부인은 당연히 클레어였으므로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며 과거에 영향을 준다. 둘이 사랑했음은 틀림이 없지만 어쩌면 그들은 그들의 운명에 매여 다른 선택을 생각해보지도 않은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또 한편으론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이 시간 여행이 필수불가결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하면 사랑의 호르몬이 사라지고 난 후 권태기가 찾아오고 뒤에 남는 건 "정" 뿐인 부부들도 너무나 많기 때문에. 하지만 이 두사람은 끊임없이 상대방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이해하고, 알아내야 하기 때문에 "질릴" 틈이 없는 건 아닐까. 그러니 시간 여행은 이들에게 있어 안타까운 장치이면서도 없어서는 안 될 사랑의 장치가 아닐까.

"혼자 뒤에 남아 있는 건 힘들다. 나는 지금 헨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그가 무사한지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다. 항상 남아 있는 사람이 더 힘든 법이다. "...1권 14p

물론 기다림은 무척이나 힘든 것이지만 이들에겐 이 기다림이 있기에 더욱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사랑은 장애가 있어야 더욱 활활 타오르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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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1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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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들은 영화화가 되고나서야 비로소 유명해지기도 한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영화화 된 후 출판사마다 이 원작 소설을 새로 출간한 것을 보면 "영화"라는 매체가 인지도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 또한 그렇다. 영화 예고를 먼저 보고난 후에야 원작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시간"이라는 공통된 주제가 있어서인지, 잠깐 봤을뿐인 이 영화의 예고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무척 닮아있다고 생각하게끔 했다. 하지만 막상 페이지를 펼쳐 읽어보니, 전혀 다르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어떠한 이유(나중에 유전학에 관계된 것이라 밝혀지긴 하지만..)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된 헨리와 그의 연인 클레어의 이야기이다. 이 둘의 첫 만남에서 현재(어디가 현재일까?)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만남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다. 헨리에게 있어, 또 클레어에게 있어 첫 만남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혀 다른 시간 속에서 만난 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과거, 현재,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마치 그것이 운명인 양 받아들이게 된다.

"인간의 자유 의지는 제때에, 현재에서만 발휘될 수 있는 거래. 과거로 갔을 땐 우리가 예전에 행동했던 대로 할 수밖에 없고, 우리가 그곳에 있었던 그대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거야."...1권 96p

이들에게 있어 자유 의지는 무엇일까. 클레어는 6살 때부터 만난 이 아저씨가 당연히 자신의 남편감이라 생각하며 자라왔기 때문에 다른 데이트나 다른 남자에게 호감을 보일 여지가 없었으며, 헨리 또한 미래의 부인은 당연히 클레어였으므로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며 과거에 영향을 준다. 둘이 사랑했음은 틀림이 없지만 어쩌면 그들은 그들의 운명에 매여 다른 선택을 생각해보지도 않은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또 한편으론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이 시간 여행이 필수불가결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하면 사랑의 호르몬이 사라지고 난 후 권태기가 찾아오고 뒤에 남는 건 "정" 뿐인 부부들도 너무나 많기 때문에. 하지만 이 두사람은 끊임없이 상대방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이해하고, 알아내야 하기 때문에 "질릴" 틈이 없는 건 아닐까. 그러니 시간 여행은 이들에게 있어 안타까운 장치이면서도 없어서는 안 될 사랑의 장치가 아닐까.

"혼자 뒤에 남아 있는 건 힘들다. 나는 지금 헨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그가 무사한지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다. 항상 남아 있는 사람이 더 힘든 법이다. "...1권 14p

물론 기다림은 무척이나 힘든 것이지만 이들에겐 이 기다림이 있기에 더욱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사랑은 장애가 있어야 더욱 활활 타오르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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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카르페디엠 1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윤정주 그림 / 양철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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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졸업하고나서도 선생님을 찾아뵙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 교육을 받았지만 단 한 번도 "이 선생님 너무 좋다.."라고 생각한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스승의 날이라고 생각나는 스승님도 안계시다. 이건 내 딸에게도 이어지는 것 같다.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도 않은 아이지만 아이가 정말로 믿고 따를만큼 진심으로 좋아하는 유치원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 이 아이도 평생 존경하는 선생님을 만나지 못할까봐 나는 조마조마한 심정이 되곤 한다. 선생님은 어떤 지식만을 알려주시는 분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는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 "선생님"은 어때야 하는지.. 그 이상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직접 17년간 교직 생활에 몸담았던 하이타니 겐지로의 체험이 녹아있다니 이 작가는 선생님이라는 신분에, 교육이라는 이념에 무척 많은 생각을 해오고 몸소 실천했을 것이란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고다니 선생님은 1학년 아이들의 담임 선생님이다. 유복한 환경에 곱게 자라온 고다니 선생님에게 1학년 아이들의 수업이 만만치가 않다. 특히 데쓰조는 아이들이 함께 키우는 개구리를 짓밟아 죽여버리고, 같은 반 아이와 선생님에게 달려들기도 한다. 눈물 많은 고다니 선생님이 데쓰조가 "왜"그랬는지보다 먼저 기겁하고 소리지르는 행동을 함으로서 선생님과 데쓰조의 거리는 더욱 멀어진다. 

데쓰조를 비롯하여 이 학교에 다니는 몇몇의 아이들은 쓰레기 처리장에서 일하는 부모님과 함께 그 처리장에 이웃한 연립주택에 살고 있다. 이 동네 아이들은 유난히 더럽고, 버릇 없다고... 일명 문제아라고 낙인 찍힌 아이들이다. 하지만 고다니 선생님이 차츰 이 아이들에게(특히 데쓰조에게) 관심을 갖고 애정을 쏟자 아이들도, 데쓰조도 조금씩 선생님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고다니 선생님, 파리를 기른다고 해서 데쓰조가 나쁜 아이는 아닙니다. 산으로 데려가면 데쓰조는 곤충을 기를 겁니다. 강으로 데려가면 물고기를 기르겠지요. 하지만 나는 아무 데도 못 데려갑니다. 이 녀석은 쓰레기가 모이는 여기밖에 모르고, 여기는 구더기나 하루살이, 그리고 기껏해야 파리밖에 없는 뎁니다. "...54p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에게서 지식을, 그리고 생활 습관을 비롯한 아주 많은 것들(여기엔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준비도 포함된다.)을 배워야 하지만, 고다니 선생님과 처리장 아이들의 관계를 보면 선생님 또한 아이들에게 사회 생활과 그밖의 따뜻한 감정, 때로는 옳은 것과 그른 것이 뒤바뀔 수도 있음을, 그리고 자신들의 정당함을 주장하기 위해 때로는 창피함이나 자존심 같은 것을 극복할 수도 있어야 함을 배우게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린 교육이 뭔지는 모르지만 자기 아이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에는 찬성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처럼 입바른 소리만 하면서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겠죠.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감히 말씀드리는 겁니다. 세상이 이러니까, 학교에서는 더욱 더 서로 돕는 마음을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서로 돕는 마음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처럼 들립니다만, 우리 장사치들은 그런 것으로 신용을 얻기도 하죠. 그럴 때면 사는 보람 같은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150p

고다니 선생님과 아다치 선생님, 오다 선생님과 오리하시 선생님처럼 정말 옳은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을 희생할 줄도 아는 선생님들이 이 세상에 많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우리나라 선생님들 중에도 아주 훌륭한 분들이 많겠지만 왜 내 주위에는 그런 선생님들이 하나도 없는것처럼만 보이는지... 이 책이 일본에서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꼭 필독 도서가 되는 이유는 너무나 분명하다. 교육은 단지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좋아할 수 있는, 자신들의 의견을 서슴없이 말할 줄 알고 그렇게 발표된 의견은 아무런 오해없이 받아들여지고 아무런 편견 없이 모든 아이들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학교"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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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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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이로써 3권째 읽은 것이 된다. 보통 어떤 작가의 작품을 보면 대개는 비슷한 분위기에, 그 사람의 또다른 작품을 기대하고 선택하게 되는데... 내가 읽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모두 달랐다. 배꼽빠지게 웃기는가 하면, 처절하게 인간들 삶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평범한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듯 그렇게 담담한... 작품이기도 하다. 내가 느낀 오쿠다 히데오의 매력은 또 이 다양함에 다음 작품을 기대하며 찾게되는게 아닐까 싶다. 

<<오 해피데이>>는 다양한 여섯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이다. 마치 우리 가족의 이야기인듯... 혹은 내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인듯 낯설지 않은 친숙한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서 감히 겉으로 드러낼 수 없었던 치부나 자존심, 부끄러움 등을 이야기하며 그럼에도 행복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SUNNY DAY>의 노리코는 내가 아이를 낳고 우울하던 그 시절, 인터넷 카페에 처음 발을 들여놓고 열광하던 바로 그 모습같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과 육아에 지쳐 내 삶이 도대체 어떻게 흐르는지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었던 그당시(남편이나 부모님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나와 같은 처지의 동료들을 카페에서 만나 오프 모임에 참가하고 서로 위로하고 위안삼으며 조금씩 그 우울에서 탈출하던... 바로 그 기쁨에 조금은 오버하고 있던 바로 그 모습이다. 

"물건의 인기가 마치 자신의 인기만 같았다. 여기저기 오라는 데가 많았던 것도 처녀 시절 잠깐뿐, 결혼한 후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아, 들이쉬는 공기까지 상쾌했다. "...19P

그때의 내가 생각나 남들에게는 허영심 강한 여자로 비칠지도 모르는 노리코가 어찌나 귀엽게 느껴지던지.... <우리 집에 놀러 오렴>을 읽으면서는 남편에게도 남편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함을 되새겨보기도 하고 <그레이프프루트 괴물>에선 괜히 허무해지기도... <여기가 청산>은 '맞아... 그런 남편들이 있었었지..' 라고, <남편과 커튼>의 부부는 마치 "환상 특급"을 보는 듯... <아내와 현미밥>을 읽으면서는 오쿠다 히데오 본인의 이야기일까? 하며 생각해 보기도 한다.

어찌보면 무척이나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그런 이야기들이 담담하게, 하지만 미소 짓게도, 실소를 자아내게도 하면서 그 속에는 분명 "가족애"가 담겨있다. 지지고 볶고 살면서도 어느 한 순간엔 "해피 데이~"하고 외치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행복이란 아주 먼 존재가 아닌,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 느닷없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매일매일의 반복되는 일상 속에, "맞아, 그땐 그랬지~" 하는 느낌! 힘들다고 생각하다가도 왠지 가슴이 벅차오르도록 느껴지는 "가족"에 대한 사랑. 이런 순간은 조금은 실수하더라도, 굳이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에 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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