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도 안전해요 초등 교과연계 알려줘 시리즈
박신식 지음, 젤리이모 그림 / 소담주니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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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학부모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 같다. 학교를 안 보내자니 여러모로 힘든데다가 아이들의 사회성이 걱정이고, 보내자니 불특정 감염에 더이상 학교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 결국 아이들이 스스로 조심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인 상황이다.

아이들에게 자세히 이것저것 설명하자니 못 알아들을 것 같고, 나부터도 쉽게 설명하는 것 자체가 숙제다. 겨우 해주는게 코로나19에 걸리면 심할 경우 죽을 수 있고, 회복해도 폐에 상처가 남으니 무조건 조심해야한다. 여기에 아침마다 뉴스를 노출시켜 주는 것. 그런데 부작용이 있다. 막연하게 겁먹은 아이들이 집밖에 절대 나가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이 책 '바이러스에도 안전해요'는 아이들 생활과 밀접한 환경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면서 그 안에서 발생하거나 전파될 수 있는 바이러스와 그로 인한 질병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겨울철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노로바이러스부터 감기, 독감, 코로나 바이러스는 물론 스트레스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할 수 있는 다양한 여정과 예방법, 치유법까지 자연스럽게 녹아냈다. 나만의 걱정이 아닌듯 규칙적인 생활, 운동, 적당한 활동 등으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이다보니 어렵지도 않고,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날법한 에피소들 덕분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알아두면 조금은 안전하고 편안한 학교생활, 바깥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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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없는 여자들
조지 기싱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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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고전을 좋아한다. 처음엔 영화가 시작이었다. 고풍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자들의 모습이 아름답고 예뻤다. 매일 무도회를 열고 그 시절엔 모두가 평등하게 부유해 보였다. 어린 마음에 그 시절에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다. 물론 우리나라가 아닌 영국이나 프랑스 그 어딘가에서 말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그 시절이 여자들에게 얼마나 끔찍한 시기였는지 알게됐다. 특히 책으로 '그 때'를 읽기 시작하면서 나는 현실에 눈 뜨게 됐다. 지금도 '공평'하다 말할 수 없지만 그 시절에 내가 살았다는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성인 여성은 오로지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야만 제대로 된 삶이며, 그 순간을 위해 평생 예의를 배우고, 원치 않는 교육들을 받아야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에 외모가 최우선시 되는 세상. 지극히 도덕적인 것을 말하며, 아무리 가난해도 기본적인 교육과 몸가짐을 가져야 하는 시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눈으로 보면 얼마나 부도덕하며 침울한 세상인가.

이 책 '짝 없는 여자들'에 나오는 매든 자매들만 봐도 그렇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 동안 누리던 모든 것들로부터 멀어진 자매들. 그들이 할 수 있는 경제적 행위라고는 첫째 앨리스처럼 누군가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일, 둘째 버지니아처럼 귀부인의 말동무를 해 주는 것, 막내 모니카처럼 상점에서 일하는 것이 거의 전부다. 물론 젊은 여성들의 독립을 돕기 위한 일종의 직업학교를 운영하는 '미스 바풋'과 '로더 넌' 같은 여성도 있다. '로더 넌'은 꽤 급진적인 여성으로 결혼은 불필요한 행위이며 온전한 독립을 위해서는 남자를 멀리하고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반면 '미스 바풋'은 각자의 다름을 이해하고 결혼이든 직업인이 되든 젊은 여성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데 힘을 쓴다.

런던의 작은 하숙방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앨리스와 버지니아는 이미 혼기가 지날대로 지난데다 앨리스는 병약하고 버지니아는 힘든 생활을 견디지 못해 알콜에 중독된다. 젊고 이뻤던 모니카에게는 직업인과 결혼 두 가지 기회가 동시에 찾아온다. 모니카는 사회 관습만큼이나 뻔한 결혼을 선택한다. 결혼 전엔 그토록 헌신적이던 남편의 모습이 결혼 후에는 또한 너무나 뻔하게 '권위적인 남편상'을 그대로 따르자 자유를 갈망하는 그녀의 마음 속에 어둠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운다.

처음 모니카카 혼자 증기선을 타러 갔다가 우연히 남편 위도우선을 마주쳤을 때나, 미스 바풋의 사촌 에버라드 바풋이 로나 넌과 주고 받는 대화들에선 나조차도 설레고 그들의 미래가 너무 궁금하고 기대됐다. 19세기 당시의 시대상이 고스란히 반영된 이야기이기에 기대한 해피엔딩이 될 순 없겠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와닿기도 했다.

심지어 그들의 모습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현재의 우리 엄마 세대가, 우리 세대의 여성들이, 또 내 딸아이 세대의 모습이 투영돼 보이는 것 같아 한편 씁쓸한 마음도 남는다. 남자든, 여자든 스스로 온전한 사람으로 독립해야만 결혼을 하든 안하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만은 자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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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치마 마트료시카 오늘의 청소년 문학 27
김미승 지음 / 다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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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라는 조선인 엄마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토종 조선인이다. 하지만 러시아 땅에서 태어나 조선은 가본 적도, 아는 것도 없고 궁금한 것도 없다. 당연히 쑤라에게 고향은 러시아고, 자신은 러시아인인 것이다.

일제강점기, 쑤라의 아버지 김두삼은 생계를 위해 러시아로 이주했다. 우랄의 벌목장에서 통역사로 일하던 김두삼은 쑤라가 학교에 들어갈 무렵 아예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고 운좋게 철도국으로 직장도 옮기게 된다.

탄탄대로만 걷던 부녀에게 사건이 터진 건 쑤라의 졸업식 날이었다. 아버지가 밤사이 집을 비운 뒤로 영영 사라져버린 것이다.

수소문 끝에 알아 낸 건 청천벽력같은 이야기였다. 독립군을 돕다 발각돼 러시아 땅끝 섬나라 '가라후토(사할린)' 탄광촌으로 끌려갔다는 것. 당시 사할린은 일본령으로 일본의 전쟁을 위해 많은 조선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끌려와 힘들게 삶을 영위하고 있던 곳이다.

국적까지 바꾸면서도 러시안인이 된 아버지가 왜 머나먼 조선의 독립군을 도왔는지 혼란스럽기만 한 가운데, 오직 아버지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열 다섯 어린 소녀는 '가라후토'로 가게 된다. 졸업식날 아버지에게 받은 '검정치마 마트료시카'를 부적처럼 몸에 지닌채.

태어나 처음으로 마주한 조선과 조선인의 모습이 쑤라에게 어떻게 보였을까? 선뜻 이해는 안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조선인 노동자들 편에서 생각하고 분노하고 힘없는 제 나라의 설움에 좌절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과 하나가 되고 결국엔 위험을 무릎쓰고 같은 민족을 돕게된다.

이 책 '검정치마 마트료시카'를 읽다보니 가끔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만난 사할린의 카레이스키들이 떠오른다. 그 때 살아남은 이들의 후손, 고국에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올 수 없었던 이들의 자식들이 남아 그때의 설움을, 남은 자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을 볼 때마다 같이 울고 같이 아팠던 기억이 났다. 웬지 아직도 그곳 사할린에 가면 아버지를 찾아 헤매는 쑤라가 있을 것만 같다.

#검정치마마트료시카 #김미승 #다른 #에디트 #청소년소설 #역사소설 #살아있는역사 #카레이스키 #고려 #고려인 #저고리시스터즈 #함께읽으면좋아요 #일제시대전문작가 #다음책은언제나오나요 #자꾸기다리게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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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티처 -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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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밀레니엄 졸업세대다.
지금도 가끔 졸업 전 직업 설문조사에서 우리 과 대다수 학생들이 첫 희망 연봉으로 4천만원을 써냈던 기억이 종종 떠오른다. 아마도 희망에 비해 대부분이 그저 그런 직장이나 백수생활을 면치 못했기 때문에 더 오래토록 기억에 남아있는 것 같다.

IMF를 직격탄으로 맞았으며, 밀레니엄 사회의 알 수 없는 혼란 속에 대학을 졸업한 우리는 각자 살 길을 찾아 4년동안 비싼 등록금을 내며 수업을 받았던 '과'하고는 전혀 상관 없는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거나 새로운 직업군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그 중 대학원에 진학한 절친이 발빠르게 선택한 직업이 바로 '코리안 티처'였다.
'외국인을 위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 너무 길어서 한번에 알아듣지도 못했던 수업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꽤 유망한 직종이었다.
서울의 유명한 대학 두 세군데 정도에서 어학당을 운영했고, 아직은 초기단계라 제대로 된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은데다가 당연히 교사 인원도 부족했다.
그 친구는 대학원에서부터 정식 코스를 밟아 몇년 뒤 신생에 가까운 또다른 대학의 어학당에서 외국인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직업군도 다양했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유도 각기 달랐다. 그때도 국내체류를 목적으로 어학당에 등록을 한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목적을 가진 이들을 가르치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 친구에게는 천직처럼 보였다. 자발적으로 제자들과 어울렸으며, 시간외 만남도 기꺼워했던 것 같다. 나중에는 제자들의 초청으로 해당 나라에 여행도 다니고 오래토록 몇몇 제자들과는 끈끈한 관계를 맺기도 했다.
업무적으로는?? 매일 수업준비를 하느라 잠이 부족했으며, 늘 교재를 만들고 새로운 아이템을 고민했던 것 같다. 몇 년 뒤에는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과 정식으로 관련 교재를 출간하기도 했다. 그때는 희망이 있었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보람이 있었다.

초창기였고, 그랬기에 열약한 사정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 몇 년 뒤 대학원에 가지 않아도 자격증을 딸 수 있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망직종으로 한국인 강사에 대한 이야기가 떠돌았다.
한류열풍으로 급증하는 외국인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기본적인 교육만 이수하면 강사로 받아주기도 했던 것 같다. 나 역시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딸 수 있다는 '자격증'에 잠시잠깐 솔깃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사실 그 이면에는 저출산으로 입학할 학생수는 줄고 대학은 넘쳐나니 이를 외국인 학생수로 메워보려는 대학들의 꼼수가 있었던 것 같다. 돈이 부족해 외국인을 유치해 그 돈을 메우고자 했던 대학들이 그들을 위한 컨텐츠 개발을 할리 만무하다. 정식 교수들도 넘쳐나서 난감한 판에 어학당 강사들을 위한 처우를 생각해 줄 수 있을까. 심지어 한류는 말 그대로 순간 치고 빠지는 물거품이다. 잠깐 수요가 급증했다고 해서 지속되기 어렵다. 진짜 필요에 의해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이 책 '코리안 티처'에 등장하는 선이, 미주, 가은, 한희는 서로 조금씩 다른 상황에 처해있지만 결국 직업 생존권 앞에서는 다같은 입장이다. 그들이 싸워야 할 존재는 서로가 아니다. 젊음을 저당잡힌 채 죽도록 공부하고 고학력자로 세상에 나와도 그들을 제대로 보호해 줄 권리 하나 없는 '제도'의 문제다.

책을 읽는내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그들의 삶이, 비정규직 고학력 여성들의 인생이 아프고 속상했다. 남의 잘못도 내 잘못이 되고, 단 한 순간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으며, 아무 잘못 없이도 잘못된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이십여 년 간의 공부가, 그 삶이 모두 부인되고 이후의 인생까지 송두리째 저당 잡히는 그들의 이야기에 숨이 막혔다.

그저 한 편의 잘 짜여진 소설로 읽고 내려놓기에는 너무 현실적인, 그래서 더욱 아프고 마음이 가는 책이다. 높은 곳에 계시는 교육 당국자들, 정부 관계자들에게 반드시 일독을 권하고 싶다.

#코리안티처 #서수진 #한겨레출판 #제25회한겨레문학상수상작 #아독방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맘스타그램 #직장여성스타그램 #고학력여성 #비정규직여성 #고학력비정규직 #총체적난국 #한국어학당 #소설이라기엔너무현실 #산소호흡기필수 #꼭읽어야할사람들은안읽더라 #책좀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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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아이 13호 라임 청소년 문학 43
알바로 야리투 지음, 김정하 옮김 / 라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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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들로 이루어진 국제 연맹, 그리고 인공지능 네트워크는 오랜 전쟁끝에 평화 협정을 맺었다.

전쟁은 전 세계를 피폐하게 만들었고, 더이상의 전쟁은 세상의 종말을 앞당길 뿐이었다. 하여 이들은 공존하며 살아남는 것을 택했고, 그 둘의 유일한 중립지역 '남극'에 엑토르가 인공두뇌 전문가 리디아 이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이모의 '인공지능 연구소' 개소 하루 전 날 인공지능 로봇이 고장난 스스로를 고치기 위해 연구소에 침투하고 그렇게 그들의 외줄타기같은 동거가 시작된다.

엑토르는 국제연맹의 전쟁 영웅 카펙의 아들이었고, 프람은 네트워크가 전쟁을 위해 만들어낸 RN-13 FRAM C2였다. 겉모습만으로는 엑토르보다 두어 살 많아보이는 소녀였지만, 실체는 어마무시한 전쟁 살인 병기였던 '남극 아이 13호'.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점차 우정을 쌓아가면서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돕기 시작한다.

그러나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상처를 입은 급진파 테러리스트 '러디아트' 일당의 등장으로 잠깐의 평화는 깨지고 오히려 죽음의 그림자가 그들 가까이에 드리워지게 된다.

기계의 편리함이 좋으면서도 한편 어느 순간 인공지능 기계에 의해 지배당하는 때가 올 까봐 인류는 늘 걱정을 한다. 최근 만화, 영화, 심지어 드라마까지 SF적인 요소가 등장하는 곳이면 빼놓지 않고 기계와 인간의 대결을 그리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것만 봐도 인간의 관심과 우려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사실은 기계화, 문명화 속에서 이성을 잃어가고 감정이 매말라가는 인간들 스스로가 자신에게 전하는 경고의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남극의아이13호 #알바로야리투 #김정하 #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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