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상반기에 '해러웨이 선언문'과 함께 읽은 '도나 해러웨이'(이지언)로부터


By Fabbula Magazine - Donna Haraway / Speculative Fabulation, CC BY 3.0, 위키미디어커먼즈


도나 해러웨이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올해 4월에 나온 '이 책은 신유물론이다'(심귀연)를 함께 찾아둔다.






공식적으로 시민으로 인정된 사이보그 인간은 사이보그 예술가인 영국의 닐 하비슨(1982~ )이다. 2010년에 사이보그재단을 창립하기도 한 하비슨은 선천적 흑백 색맹이었지만, 머리에 안테나를 삽입하여 색을 소리로 구분할 수 있게 됐고, 안테나를 부착하고 찍은 여권 사진을 영국 정부에서 허가받았다. 이것은 인간의 몸이 기술과학을 통해 ‘시각적으로‘ 변화되는 것을 인정한 첫 번째 상징적 판결이다. - P7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선언문: 20세기 말의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주의적 페미니즘"(1985)은 1983년 4월 버나드 대학교에서 열렸던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던 "새 기계, 새 몸, 새 공동체: 사이보그 페미니스트의 정치적 딜레마"와 "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X: 과학기술의 문제" 논문을 발전시킨 것이다. 또 다른 영향으로 유전공학에 대한 논문 "여신으로서 친애하는 사이보그: 유전공학의 사회주의적 페미니즘 전용을 위하여"(1984)를 들 수 있다. - P8

해러웨이는 생물의 범위를 인간이나 생물체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지구 자체를 사이보그라고 보고 그 개념을 확장한다. 이것은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창시한 가이아 이론을 근거로 한 것이다. 해러웨이는 지구 역시 자기조절 능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하나의 사이보그라고 생각한다. - P21

사회생물학 역시 해러웨이에게는 페미니즘의 완전한 대안이 될 수는 없었다. 마르크스주의와 마찬가지로 사회생물학의 토대가 가부장적인 분석이 주를 이루며 또한 자본주의적 요소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과 기술, 정확하게는 컴퓨터의 영향력에 대해 해러웨이는 사회생물학과 연관하여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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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6월에 읽은 책 '스피박 넘기'로부터


Gayatri Spivak speaking on Subversive Festival 2012 in Zagreb. By Robert Crc - Subversive festival media, FAL, 위키미디어커먼즈











스피박은 뤼스 이리가라이와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작업이 서구 페미니즘 사상의 용어를 재규정하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본다.

스피박이 이 시대 페미니즘 사상에 기여한 바는, 분명 뤼스 이리가라이와 엘렌느 식수 등 프랑스 페미니스트들의 선행 연구에 빚진 것이다. 그러나 스피박은 본질주의 논쟁의 초점을 남성과 여성의 성적 차이에 대한 관심에서, ‘제3세계’ 여성과 ‘제1세계’ 여성 사이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시켰다.

스피박이 이 시대 페미니즘 사상에 가장 크게 기여한 바는, 억압받는 여성들의 투쟁을 말할 때 ‘제3세계’ 여성들의 물질적 역사와 삶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요구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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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친절한 미술이야기'(원제 Who's Afraid of Contemporary)로부터




Infinity Mirror Room, 1965 - Yayoi Kusama - WikiArt.org








완벽하게 하얀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고 상상해보자. 부엌 조리대, 소파, TV, 가스레인지 위의 주전자까지 모두 하얗다. 음, 그렇다고 정신병원에 막 들어섰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그곳은 일본인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의 인터랙티브 설치작품 <소멸의 방The Obliteration Room>(2002~현재)이다. 그런데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느냐고? 작가는 선명한 색상의 크기가 다른 점 모양 스티커를 한 세트씩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방 안 어느 곳이든 마음대로 붙이게 한다.

그녀는 1960년대에 처음 ‘소멸’이라는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스스로 소멸하기 위해 점으로 자신과 타인을 완전히 뒤덮기 시작했다. <소멸의 방>에 참여한 사람들은 작가와 협업할 뿐 아니라 관객들끼리도 서로 도와 무한한 빨강, 노랑, 초록의 몽롱한 점들로 공간을 변화, 즉 소멸시킨다.

이 작품만큼 유명한 또 다른 설치작업 <무한한 거울의 방Infinity Mirror Room> 역시 관객에게 유사한 경험을 선사한다. 벽과 벽, 천장과 바닥을 모두 거울로 덮어 만든 차분한 공간에 홀로 들어서면, 천천히 흔들리며 깜빡거리는 불빛이 거울에 무한히 반사되어 마치 우주 공간을 떠다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그리고 무한한 불빛 속에 잠긴 관객은 수백만 개의 별 가운데 오직 하나뿐인 별로서 자신의 존재를 느끼는 미적 체험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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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칼리제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97XXXXXX1441






문제를 자초하는 성난 어조로 독자가 완전히 귀를 닫아버리게 만들거나, 주저주저하며 예절 바르고 안개 낀 듯 뿌연 글을 쓰면서 스스로 지루해하거나.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구절이 가장 진정한 목소리를 담고 있을 때가 많다.

어떤 작가는 순전한 공상, 거짓말, 전혀 다른 작가의 모방, 자동기록으로도 진짜 목소리를 낸다.

자신의 관심과 관점을 벗어버리는 것도 진짜 목소리를 얻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훌륭한 문인들 중에 자기 생각을 말할 때는 전혀 설득력 없게 들리는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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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의 포스트를 정리하며.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 '어떤 연구회'로부터.




버지니아 울프의 침실에 놓여 있던 셰익스피어 전집 By Ian Alexander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우리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책들을 만들어내는 게 삶의 목적이라는 데 합의한다."

"좋은 남자란 정직하고 열정적이고 순박한 사람을 말한다." "여자들이 쓰는 말이란!" "어쩜!"

"남자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보지 않겠니? 방법은 이것뿐이야. 남자들한테 순수한 일을 시키지 않으면 절대로 좋은 사람들이나 좋은 책들이 나올 수 없어. 우리는 그들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파멸하고 말 거야. 세상에 셰익스피어 같은 사람이 있었다는 걸 기억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거란 말이야!" - 어떤 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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