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땅
김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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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편지>로 처음 만났던 김숨 작가의 새로운 작품<떠도는 땅> 너무나 기대됩니다. 김숨 작가의 감성이 만들어내는 역사는 늘 감동입니다. 김숨이 그려낸 아픈 역사 이야기 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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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 일기
김형석 지음 / 김영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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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산과 자연은 태양이 떠오를 때와 서산으로 넘어갈 때 가장 아름답다.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일기장을 엿볼 수 있는 행운을 잡을 수 있는 책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시인 윤동주와 동문이고 김수환 추기경보다는 선배인 저자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그런 저자가 40세부터 썼던 일기를 책으로 만든 것인 만큼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마지막 연설을 직접 들었던 저자는 그래서인지 아직도 우리 민족에 대한 애정이 특별하다. <백세일기百歲日記>에는 나라를 위하고 우리의 미래를 걱정하는 노(老) 교수의 마음이,애절한 바람이 담겨있다.

p.150.정의를 완성시키는 길은 사랑이다. 인간애가 정의보다 귀중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p.159.사랑이 있는 고생이 가장 행복한 인생이다.

이웃에 사랑을 베푸는 일이 '인생의 행복한 의무'라 말하고 있는 저자의 글들이 모두 가슴에 깊게 새겨지는 까닭은 저자가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아직도 우리 사회를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책에 담긴 모든 글들을 빛나게 하고 있는 것 같다. 글자 하나하나에서 세월의 은은한 향기가 묻어나고 문장 하나하나에서 고귀한 인품을 느낄 수 있었다.

p.59.인생은 과거를 기념하기 위한 골동품이 아니다.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출발이어야 한다. 

재미난 에피소드에서도 웃음 뒤에 숨은 삶의 지혜를 만날 수 있었고, 저자와 함께했던 이들과의 이야기 속에서 역사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난 지혜와 흥미로운 철학이 담겨 있어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편안하게 미소 지으며 읽을 수 있지만 문장 속에 숨은 저자의 깊은 철학을 느끼는 순간 우리들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그런데 100세 철학자의 일기를 엿보며 우리들 삶을 뒤돌아본다는 것이 죄스럽다. 아직도 내일을 계획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에서 우리도 뒤가 아닌 앞을, 미래를 그려야 할 것 같다.

p.65.참다운 의미의 부자는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사회에 많이 주는 사람이다.

p.168.소유는 베풀기 위해 주어진 것이지 즐기기 위해 갖는 것이 아니다.

부의 진정한 의미를 나눔에서, 종교의 진정한 의미를 이웃 사랑에서 찾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하지만 아직은 너무나 부족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떠오르게 한다. 어쩌면 지금도 일기를 적고 계실 노(老) 교수의 실천적인 사랑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우게 된다. 배려가 무엇인지, 참다운 사랑의 실천이 무엇인지 제대로 만나볼 수 있게 해주는 향긋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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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코너 프란타 지음, 황소연 옮김 / 오브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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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3. 회의와 비관이 판치는 세상에서는 최선을 다해 서로 선의를 나눠야한다.

p.160. 스스로 반창고를 붙이지 않는 이상 가슴은 아물지 않는다.

p.237. 종착역에 도착할 때까지 자기 자신과 행복하게 지내는 게 최선이다!

<누고도 혼자가 아닌 시간>의 원제는 <note to self>이다.​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다 또는 스스로에게 집중하다 정도로 번역될 것 같은데 제목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책을 읽어보면 저자는 자아를 찾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뇌하고 아파하는 젊은 저자의 생각이 담긴 책이다. 세상을 대하는 용기 있는 젊은이의 당당함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원제의 의미에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저자 코너 프란타는 500만 명이 구독하는 미국의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사업가이다. 전 세계에서 158번째로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명 유튜버가 일기처럼 자신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이다. 유튜버로서도, 사업가로서도 성공한 스물네 살의 젊은 저자가 쓴 에세이는 어떤 빛깔일까? 겉으로 보이는 성공한 삶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저자의 심연의 생각을 담고 있지만 책의 전체적인 색은 밝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우울함이 가득한 어두운 빛깔도 아니다. 어두운 우울함을 이겨내려는 저자의 강한 의지가 어둠을 밝은 빛깔로 채우려 하고 있다.

책에는 저자가 찍은 사진시(詩)가 많이 담겨있다. 소소한 일상이 묻어나는 강한 색채부터 저자의 심리를 보여주는 회색빛까지 다양한 사진들과 시들이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젊은 저자가 느낀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글들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순수한 아이가 쓴 글처럼 거침이 없고 솔직하다. 짧은 문장 속에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미사여구 없이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짧은 문장들이 숨이 차게 만들지만 왠지 모르게 편안하다. 아마도 사랑, 친절, 공감을 퍼뜨려야 한다는 생각을 품은 젊은이가 쓴 '일기'같은 글이기에 그런듯하다.

내면에 신경 쓰기 시작하자 변화가 찾아와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는 젊은 저자는 우울함에 지지 말고 우울함이 찾아오면 자기 자신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믿고 계속 나아가라 말한다. 성(性) 정체성에 혼란스러움을 겪고 커밍아웃 하는 순간까지 너무나 힘들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력감과 패배감, 슬픔의 심연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스물네 살의 젊은 이가 쓴 에세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깊이가 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고 살아가려는 자세가 너무나 좋다. 성공을 이룬 젊은 사업가의 자기 자랑이 아닌 자기 성찰을 통해서 자아를 찾아가고 있는 젊은이의 고뇌를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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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왜 자신의 성공을 우연이라 말할까 - 성공을 소유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가면 증후군 탐구
밸러리 영 지음, 강성희 옮김 / 갈매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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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여신은 뒷머리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행운이 왔을 때 빨리 잡아야 한다고 한다. 지나고 난 뒤에 잡으려면 미끄러워서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아마도 행운은 준비된 사람만이 잡을 수 있다는 뜻인듯하다. 그러니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는 운이 좋아서라는 말은 겸손일 것이다. 그러니 우연한 성공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성공을 우연이나 행운이라 말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겸손이 아닌 '가면 증후군'으로 파악하고 설명하는 책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여자는 왜 자신의 성공을 우연이라 말할까>저자 밸러리 영이 가면 증후군에 대해 그리고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 자신이 가면 증후군으로 인해 꿈을 포기할 뻔한 경험이 있어서 더욱 공감이 가는 책이다. 자신과 자신의 능력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Think Different) 방법을 알려주는 워크숍을 진행하며 접한 사연들과 열다섯 명의 여성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을 책에서는 자신이 유능해 보이는 가면을 쓰고 있다고 믿는 증상이라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책에는 가면 증후군이라는 말보다는 '사기꾼'이라는 말이 더 많이 등장한다. 아마도 imposter의 뜻이 '사기꾼'이기 때문인듯하다. 자신의 성공을 자신의 능력이라 믿지 못하는 '가면 증후군'은 여성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는 여성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들도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책은 저자가 들려주려고 하는 이야기만을 간추려놓은 듯 간단명료하게 각 장을 채우고 있다. 쉽고 편안하게 '가면 증후군'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는 듯하다. 2장 당신이 스스로 사기꾼이라 생각하는 일곱 가지 이유에서는 '가면 증후군'을 겪게 되는 원인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중에 처음으로 설명하고 있는 원인이 '가족'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가족으로부터 받았던 기대나 반대로 응원받지 못했던 상황들이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각장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본문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는「요점」과 본문에서 소개한 내용을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가면 증후군을 극복하고 자신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있는데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연습할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 이 책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삶이 비루하다고 느껴지거나, 자신의 능력이 바닥에 닿은 듯한 느낌이 든다면 이 책을 통해서 자신감이라는 원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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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 빌런 고태경 - 2020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정대건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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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8. 삶은 엉터리고 대부분 실망스러운 노 굿이니까 사람들은 오케이컷들만 모여 있는 영화를 보러 간다.

p.205. "우리의 삶이 영화 같을 줄 알았는데……오케이는 적고 엔지만 많다. 편집해버리고 싶은 순간투성이야."

 

2020 한경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 당선작 <GV 빌런 고태경>을 만나보았다. 제목부터 낯설어 검색을 통해 알아보아야 했다. GV (Guest Vist)란 영화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뜻한다고 한다. 고태경이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이 감을 잡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빌런'이라는 단어가 악역을 뜻하지만 요즘은 '덕후'에 가까운 의미로 쓰이고 있듯이 고태경이라는 인물도 전형적인 악인은 아니다. 영화라는 한 가지에 열정을 쏟아붓는 의지의 'GV 빌런'이다.

 

이야기는 자신의 첫 독립 장편영화 <원 찬스>의 처참한 성적과 함께 비참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조 혜나 감독의 일상으로 시작된다. 관객에게 사랑받고 모두에게 인정받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던 주인공 '나' 혜나는 현실의 벽 앞에서 조금씩 무너져가고 있었다. 그런 주인공 앞에 우연히 등장하는 고태경. 그를 통해서 GV 빌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보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실행에 옮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영화판에 뛰어들게 만든 작품<초록 사과>의 조감독이었던 고태경을 설득해야 했다.

 

너무나 유명한 영화의 조감독이었던 사람이 왜 '관객과의 대화'를 전전하며 악역을 자처하고 있을까? 아마도 한때는 영화에 대한 열정이 넘쳐났을 사람이 왜 잊혀진 것일까? 영화에 대한 열정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같이 졸업 영화를 만들었던 친구들을 보면서 느꼈던 혜나는 고태경의 열정에 매료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현실과 멀어진 고태경의 열정이 자신의 열정의 끝을 보는 듯해서 불안하다. 고태경이라는 인물에 다가갈수록 자신과 겹쳐지는 모습들에 당황하면서도 고태경이라는 인물에 빠져든 주인공 혜나는 처음 제작 의도와는 다른 방향의 작품을 만들어간다.

p.116. 나는 고태경과 나를 동일시하는 동시에 고태경처럼 되고 싶지는 않았다.


주인공 혜나가 버리지 못하고 간직한 영화에 대한 열정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의 가슴속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꿈을 향해가는 열정은 고태경과 주인공 조혜나의 현실을 통해서 힘겹게 그려지고 있지만 그들이 품고 있는 열정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작가 정대건이 우리들의 꿈을, 열정을 응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p.138. "진짜 부끄러운 건 기회 앞에서 도망치는 거야."

영화감독 지망생의 삶을 접해본다는 호기심과 개성 있는 인물들의 특별한 삶을 만날 수 있다는 재미가 더해져서 가독성을 배가 시키고 있다. 또 주인공 혜나를 둘러싼 인물들의 삶과 고태경 주변의 인물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신구 세대의 생각을 비교해 볼 수 있는 흥미를 주고 있다. 특히 조혜나의 사랑과 고태경의 사랑이 비교되면서 진정한 '사랑'의 깊이를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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