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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의 가격 - 기후변화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
박지성 지음, 강유리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평점 :

"윌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요즘 바다낚시를 좋아하는 지인들이 동해로 참치를 잡으러 간다. 일본 원정을 가던 이들이 동해를 찾는 것이다. 원양어업을 대표하던 참치가 동해에 있다. 지구 온난화가 만들어낸 아이러니이다. 그들은 좋아하는데 난 기후 위기가 떠올랐다. 그래서 와튼스쿨 환경 경제학자 박지성이 들려주는 기후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통계 수치가 많다는 책 소개에 조금 긴장했지만 어렵지 않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1도의 가격》은 『초이스』 2024년 우수도서, 『라이브러리 저널』 올해 최고의 논픽션으로 선정된 수작秀作이다. 원제는 'SLOW BURN 느린 연소'로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다. '1동의 가격', '느린 연소'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책의 성격을 부제 '기후변화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를 통해서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기후 비상사태나 기후 위기 등의 강한 어조가 아닌 '기후변화'라는 부드러운 어조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는 점이 특이했다.

기후 완화와 기후적응에 대한 이야기들을 즉각성, 불평등 그리고 불확실성에 기반해서 '통계'라는 과학적인 도구를 통해서 들려주고 있다. 기후가 변한건 사실이고 그 변화에 적응하고 완화하는 건 우리의 문제이다. 그런데 그 적응과 완화가, 기후 문제가 빈부의 차이에 따라, 지역의 차이에 따라 체감 강도가 다르다는 것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직면한 문제이다. 경제적 개발이 완성된 나라에서는 어느 정도 완화가 가능하겠지만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하려는 나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제 개발을 포기할 수 있을까? 엄청난 폭염에 에어컨이 없는 빈곤층들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 다양한 곳에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기후변화를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1장 빠르게 생각하기와 느리게 생각하기로 시작한 이야기는 12장 은빛 탄환을 넘어서로 끝을 맺는다. 총 4부 12장으로 구성된 본문에서는 연기가 만들어낸 재난의 모습을, 온도와 나라의 부富의 상관관계를, 기후변화와 소득 양극화를 그리고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는 기후 불평등을 만나볼 수 있다. 기존에 만나보았던 기후 관련 책들과는 다른 관점과 접근 방법이 특별한 책이다.
p.40. 그것이 인간에게 해가 될지 도움이 될지는 환경과 경제 시스템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놓치곤 한다.
통계 수치로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만나보는 기후변화의 경제적인, 사회적인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많은 일화와 살례들을 인용해서 이해를 돕고 기후문제와 경제, 사회 문제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3부 시작에 보여주고 있는 영국 런던과 태국 그리고 인도에 살고 있는 빈부차가 있는 이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