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감정들 - 나를 살아내는 일
쑥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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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쑥/ deep&wide




내 감정을 똑같이 느끼고 공감해 주는 존재가 있다면? 위로받을 수 있을까?...........



불필요한 정보 과잉노출 시대다!!!

sns 각종 피드를 (보기 싫어도 봐야 하는) 보게 되고, 내가 모르는 나의 취향 예를 들면 알고리즘이 이게 너의 취향이라며 떠올려주는 피드들을 자주 불쾌한 마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이게 나인가? 이게 진정 나의 취향이 맞는가 싶은 마음으로.


가만 생각해 보면 나는 나의 감정에 솔직하기 못하고, 심지어 감정을 억누르기도 한다. 이것이 습관이 되니까 가끔 진짜 내 감정을 까먹을 때도 있다.


내가 글에서 막 '좋아해' '좋아해'라고 쓰는 것은 사실 진짜 좋아한다기보다 '앞으로 좋아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기도 하다^^ㅎㅎㅎ



어느 밤, 작가님의 스토리에서 밤, 눈, 고양이라는 세 단어를 발견? 했다.

나도 밤, 눈, 고양이를 좋아한다라고 썼다.






책의 주인공은 무명이,


자신의 분신이기도 하며 또 다른 나이기도 하다는 책의 저자. '무명'은 이름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무엇이든 채울 수 있다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책을 펼쳤을 때 목차에서 #으로 표현된 각 챕터의 꼭지들 무수히 많은 꼭지들이 나를 반긴다. 나는 책을 순서대로 읽지 않는 사람 ㅋㅋㅋ 가장 먼저 마음에 가는 꼭지부터 펼쳐본다. 내가 상상한 내용이 맞는지? 나의 선택이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견디는 슬픔은 각각 어디에서 오는 걸까? 슬픔은, 견디는 마음은,

어떤 아침은 설렘으로 시작하고 어떤 아침은 비참으로 시작한다.

죽음과 비참을 견디는 마음은 귀퉁이일까 알맹이일까

귀한 사랑 앞에선 어쩐지 두렵다. 꽉 쥐면 부서질 것 같아 뜨거운 고구마를 쥔 양 슬쩍슬쩍 옮겨잡아




컬러로 알록달록 눈길을 끄는 일러스트가 아닌 흑백의 조화, 담백하고 담담한 일러스트를 빼고 글로만 읽어도 봤다. 글로만 만나도 좋고 일러스트를 함께 보아도 좋은 책. 의외의 문장들을 많이 건졌다. 생각해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 그러나 아무나 하지 못하는 생각들이다. 이 책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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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세계 -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하여
이소임 지음 / 시공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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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임 에세이/ 시공사 (펴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질문, 법을 전공한 저자의 에세이다. 삶에 대한 질문과 성찰을 소재로 하지만 법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는 최근 출판계에서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판매 상위권은 에세이 분야다. 변호사가 되기 전 법을 공부하면서 늘 성적이 상위권이었을 저자는 정답을 찾는 삶을 살았다고 적었다. 삶에 모든 일에 정답이 정해져있다면 좋기도 하겠지만 얼마나 또 지루할까? 이미 정해진 답을 찾기 위한 삶이라면 매력 없을 듯.






사회생활의 경험담은 보수적이고 권위적일 수밖에 없는 법조계 현실을 직업인으로써 다룬다.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고 선배님들 혹은 판사님께 혼나는 신임 변호사, 어린 시절 소풍 간 경험,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나 유아 세례의 장면, 큰 삼촌의 죽음 그리고 대학 동기의 이른 죽음 등 저자 인생의 여러 가지 굴곡이 쓰였다. 예전에 검사 출신 작가님이 쓴 법정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다.






몰랐던 사실이지만 법조인들은 기본적으로 글을 잘 써야 할 것 같다. 판결문이 물론 어떤 형식은 있겠지만 사람의 마음에 와닿는 판결문을 쓰려면 문장 공부를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워낙 책을 많이 보시는 분들이니 기본적으로 글을 잘 쓰시겠지만 ...






저자가 말하는 자유, 정의, 진리 고려대학 이념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서 과연 무엇이 중요한가?!!! 하나만 대답하기 참 어려운 질문이긴 하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나는 진리하고 생각한다. 진리를 찾다 보면 그 과정에서 자유와 정의는 자연스럽게 따로 오는 세부항목이 아닐까? 굳이 이유를 말하자면, '진리' 안에 억압이나 구속이 있을 수 없고 불의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아! 그러고 보니 고려대학의 설립 이념 정말 멋지군.






변호사라는 직업, 남의 비밀을 많이 듣게 되고 또 고객의 비밀을 잘 지켜주어야 하는.

나아가 수많은 사람을 일일이 만나는 직업






인스타그램에서 변호사 툰을 기록하신다는 갓소임변호사툰의 저자.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신뢰감도 생기고 또 반대로 법이라는 공정성의 최전선에 있어야 할 변호사들도 결국은 사람이구나 싶은 양가감정이 든다. 참다운 법조인이 그리운 요즘이다. 예전에 언젠가 AI 법관에 대해 찬반 투표를 했을 때 의외로 많은 숫자가 찬성했다. 나도 찬성하는 쪽 ㅋㅋㅋ 어쩌면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기도 하다.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잘 질문하는 법 우리 학생들에게 중요한 재능이다.



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요즘 이런 에세이를 통해 한걸음 다가가보는 그리고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되어줄 책이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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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쩐의 전쟁 -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조선인의 돈을 향한 고군분투기
이한 지음 / 유노책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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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 (지음)/ 유노책주(펴냄)





매주 화요일 『성공예감』 2부 게스트로 출연하시는 이한 작가님, 가끔 시간이 날 때 꼭 챙겨듣는 프로그램 KBS FM 라디오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인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한 작가님을 처음 알았다. 역사 커뮤니케이터, 내겐 좀 생소한 이름인데 대중에게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분이다. 이 책을 읽어보니 라디오에서 언급하신 내용도 다수 수록되어 있어 반가웠다.





조선시대에도 사람이 살았다. 우리와 같은 사람, 꿈꾸고 욕망하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때론 이기심을 발휘? 하는 사람들. 부동산 투기도 있었고 다양한 방법의 재산 축적을 통해 자신의 부를 자손에게 전하려는 욕망도 보인다. 우리가 지금 하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물론 그중에는 오블리주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신 분도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하신 저자님. 집필하신 택이 여러권이다. 《성균관의 공부 벌레들》 《요리하는 조선 남자》 외 다수.



온갖 사료에서 조선인들의 부에 대한 갈망을 끌어올린 작업, 관아의 문턱이 닳도록 넘나들면서 자신의 부를 지키기 위해 소송을 했던 실제 사례, 나중에는 임금까지 알게 되어 사건에 개입한 일도 있다고 한다.




영의정의 고리대금업, 죽은 남편의 세금을 내야 했던 여자 이야기,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자신을 노비라고 주장한 사람, 형제간의 진흙탕 유산 싸움 등 오늘날의 것과 다르지 않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데, 세종대왕께서도 늦은 나이에 얻은 막내 아드님 영응 대군을 편애하여 유산을 많이 남기셨고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문종이나 훗날 세조 역시 영응 대군에게만은 후하게 대접했다. 그래서인지 재산이 어마어마하다. 노비만 1만 명이라니!!





양반가, 명문가의 주먹질 싸움이나 오랜 시간 지속되는 소송은 지금 봐도 헛웃음이 나오는 장면이다. 유교의 나라 조선 그것도 유교를 최고의 선으로 여기는 명문가 양반 자제들이 주먹질에 재산 싸움이라니 ㅠㅠ 또한 전처와 후처가 합법적으로 존재했으니 적자와 서자 간의 다툼도 볼만하다. 간혹, 노비가 양반에게 대들거나 선물을 빼돌리거나 하는 장면은 왜 그리 통쾌하게 느껴지는지 ㅎㅎㅎ몰락 양반과 재산을 불린 노비 간의 재산 다툼 등 웃지 못할 사연들이 많다.





저자는 이 많은 사료들을 어찌 발굴해냈을까? 얇은 한지 종이 한 장 너머에 많은 사람들이 존재했다는걸, 짧게는 100여 년 멀게는 500여 년 전 조선의 사람들이 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역사는 재밌다. 학창 시절 역사는 암기과목으로만 생각했는데 이런 스토리텔링은 늘 나를 설레게 한다. 역사 너머의 역사, 사실과 허구 사이 어디쯤 우리의 모든 것을 가능케하는 세계가 존재하는 듯하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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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 김유정 단편전집 - 노다지, 산골 나그네, 동백꽃, 따라지, 땡볕 외 25편 한국문학을 권하다 9
김유정 지음, 이명랑 추천 / 애플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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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단편 전집/ 애플북스(펴냄)








올 초에 결심으로 많이 놀기, 제대로 놀기, 여유시간 가지기, 무엇을 계획하지 않기로 한 지 열흘이 지났다. 나는 멈출 줄 모르는 나를 발견했다. 놀 줄 몰라서 놀기 계획을 따로 세워야 할 만큼 일 중독, 책 중독 또 무엇에 중독인가.... 이 아물지 않는 갈망의 근원은 무엇일까!!! 그 답을 책에서 찾을 수 있을까?..... 김유정 선생님의 소설을 읽던 어느 밤 고개를 들어 창밖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무려 100년 전 나와 같은 나라 같은 말을 쓰는 작가가 쓴 단편소설. 왜 이 작품을 교과서 문학, 수능 문학으로만 생각했을까?



이 시리즈는 이명랑 작가를 비롯한 10인의 현역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근현대 약 100여 년 전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글로 책은 시작된다. 이명랑 작가가 김유정 선생님께 쓴 편지.... 나도 김유정 선생님께 편지를 쓰고 싶은데 지금은 감정이 너무 북받쳐서 오히려 글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굳이 여기 위대한 한국문학의 전설 김유정 작가의 단편 리뷰를 하나하나씩 언급하지 않아도 이미 리뷰는 차고 넘친다. 소설가 김유정의 시선은 우리 민족의 참 낮은 곳에 머물러 있었다. 남녀노소 인간이 가지는 모든 열망을 찰진 사투리, 요즘 안 쓰는 단어들로 표현했는데 단어 뜻을 하나씩 다 찾아가며 읽을까 생각하다가, 아니!! 그냥 몰라도 혹은 내 유추가 틀리더라도 문단 전체가 주는 의미를 미뤄 짐작만 해보기로 했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사뭇 다르다. 지금 독서모임에서도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이명랑 작가님 언급처럼 김유정의 연애소설 《봄봄》 《동백꽃》의 그 아찔한 마지막 문장, 연애 감성 쪽보다는 미운 딸로 태어나 잔칫집에서 떡을 얻어먹고 목에 걸려 죽을 뻔한 옥이의 이야기가 더 와닿았다. 그 시절 누구라도 가난해싸. 김유정 선생의 글을 읽다 보면 전 국민이 가난과 싸우는 기분이다. 물론 1930년대니까 가난보다 더 무서운 일제강점기!! 식민주의 제국주의와도 싸워야 했던 우리 민족의 정서가 묻어있다. 피눈물 나는 가난의 고통을 얼마나 해학적으로 묘사했는지 읽다가, 자꾸만 호흡을 끊고 또 끊어 읽었다.



하~~!!! 정말 읽다가 읽다가, 얼마나 지지리 궁상스러운 삶인지! 가난과 질병, 식민지 그리고 하나 더 있다. 여자들에게 가부장제라는 또 하나의 식민지가!!! 나는 왜 이렇게 궁상스러운, 혹은 아픈 이야기, 비극을 좋아하는지 늘 나 자신에 묻곤 했는데 어젯밤 그 답을 찾았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비극이 아니라 '결핍'이라는 것내 안에 안고 있는 결핍과 비슷한 형태들을 마주하면 그렇게 반갑고 좋을 수가 없다. 김유정의 소설이 그러하다.



편지는 1930년 그 시대를 살아준, 견뎌준, 사람들에게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날의 똑똑한 소설가님들께 미안한 말이지만 그 누구도 김유정과 같이 쓰지는 못할 것이다. ( 김유정 작가님께 큰절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 )책값으로 고작 14000원 내고 '나를 무려 100전으로 타임머신 태워준' 작가!!!!!!! 이런 사람을 나는 작가라 부른다....



이것은 완독 리뷰가 아닙니다. 중간 리뷰~~!!

벅차서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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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 농장의 겨울 요리법
루이즈 글릭 지음, 정은귀 옮김 / 시공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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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귀 옮김/ 시공사(펴냄)











시인의 시집을 소장 중인데 그중 가장 얇은 시집이다. 열여섯 편 정도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 당시 본인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고 하셨는데, 노벨 문학상 이후 쓰신 시집이다. 그래서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인터뷰를 보면, 상을 받은 이후 한 글자고 쓰지 못하겠더라는 글을 종종 보았는데 가만 생각해 보면 충분히 그럴 것 같다. 국내 문학상도 아닌 전 세계의 문학인 그중 한 명에서 주는 상이니 그 무게감이 오죽할까?!!!!!!! 그런 시인이 그 무거운 상을 수상하신 이후 처음 쓰신 시들을 모아 만든 시집.

비교적 최근에 쓰신 시들, 시인의 원숙미 그 깊은 사유가 느껴진다. 위로하려고 하지만 말이 곧 해답이 아니라는 번역.



세상이 지나간다.

모든 세상들, 마지막보다 더 아름다운 각각의 세상 p10



비교적 노년의 시라 그런지 죽음에 대한 시도 보인다. 꽤 길었다. 죽음을 소재로 다룬 시에 관심이 많은데 이 시집에서 발견하다니!! 하나의 일대기 같은 느낌이다. 모든 것이 변하고 돌고 돌아오는 삶의 순환이 대화체처럼 담백하게 서술되어 있다. 나의 주관적 감상, 사실 시를 모른다. 전문 평론가처럼 시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해하기보다는 느끼려고 소리 내어 읽어도 본다......



여동생, 마을 사람들, 노년의 풍경, 아이들 이야기도 나오고 병에 거리고 투병하는 마음,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한다. 이제 자신을 아기로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살아있지 않다는 문장. 어쩌면 시인은 죽음을 준비했던 걸까? 퓰리처상, 전미 도서상, 뉴잉글랜드산, 노벨문학상까지 문학인으로서 할 수 있는 영예를 다 가지고도 담담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시를 썼던 분, 읽는 내내 시인이 그립다... 한번 마주한 적도 없는 사람, 대륙을 건너 바다를 건너 멀리 저 멀리 살았던 한 분의 시인을 떠올린다.



시인의 시집을 처음 만나던 해에 나는 시인이 이렇게 빨리 우리 곁을 떠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유고시가 되어버린 시집, 돌아가시기 3일 전까지도 번역을 위해 역자와 대화를 나누셨다는 문장에 마음이 아린다. 이 시집 전집은 루이즈 글릭 하나의 연대기이자 1940년생 미국인들의 삶, 그리고 우리와 동시대를 살았던 여성이자 문학인의 기록물이다. 이것으로 루이즈 글릭 시집 리뷰를 모두 마시며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삶과 죽음에서 우리가 단 한 사람이라도 고인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죽은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시인을 떠올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시인은 언제나 살아계신 것처럼 느껴집니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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