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개봉한 일본영화 <골든 슬럼버> 때문에 알게된 작가 '이사카 코타로'.. 마치 작년에 나왔던 일본영화 <용의자 X의 헌신>과 <백야행> 때문에 알게된 원작자 '히가시노 게이고'와 같은 케이스?라고 할까.. 사실 '이사카 코타로'는 전혀 모르는 작가였다.내가 나름 팠던 일본작가는 춘추전국시대 열국지 각개 소설의 최고봉 '미야기타니 마사미쓰'와 <타인의 얼굴>과 <모래의 여자>로 인간의 실존을 고찰한 '아베 고보', <공중그네>에서 '이라부' 캐릭터로 대히트를 친 '오쿠다 히데오'나 <내일의 기억>과 <그 날의 드라이브>등 인생소설로 잘 알려진 '오기와라 히로시', 최근 <심홍>을 읽고 알게된 '노자와 히사시', 그리고 유명한 일본 추리미스터리 소설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정도.. 

그래서 이들과 함께 '이사카 코타로'까지 5대 작가라 부르기도 한단다. 물론 아닐지도 모르지만.. <1Q84>의 '무라카미 하루키'가 빠졌기 때문일지도.. 여튼 히데오나 히로시, 게이고는 50년대 생으로 나름 연배가 있는데, 코타로는 아직 71년생 30대로 꽤 젊은 편이다. 그런데, 이 작가가 지금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내 스스로 생각인지 몰라도 영화 <골든 슬럼버> 때문에 찾아보니 그렇다.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의 소설들로 주목을 받으며 뫼비우스의 띠처럼 시작과 끝이 맞물리는 퍼즐식 구성과 쿨한 감수성, 기발하고 사랑스러운 상상력이 '이사카 코타로'의 트레이드마크라 한다.

그래서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일본에서 가장 촉망받는 차세대 작가 '이사카 코타로'.. 그래서 이참에 파볼? 요량으로 그의 대표작 3종 세트를 컬렉했다. <골든 슬럼버> 영화 때문인지 도서 사이트마다 50% 할인해서 15,000원에 가볍게 컬렉했다. 위처럼 비닐을 뜯기전 모습의 책이다. 여튼, 세 권을 간략해 소개해 본다.



먼저, 영화로 개봉하면서 잘 알려지고 유명한 작품으로 동명의 <골든 슬럼버>다. 사실, 영화도 봤지만 원작보다 못하다는 평이 많은 비주얼이었다. 책은 2008년 제 5회 일본 서점대상과 제21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한 소설로 뜻하지 않게 총리암살범이 된 주인공의 심리와 주변 인물 묘사를 통해서 지극히 오락소설로 나아가며 퍼즐식 구성과 치밀한 복선, 쿨한 감성과 철학, 그리고 세상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 등으로 깊이를 더했다는 평가다. 즉, 철처한 오락소설이지만 깊이 면에서 단연 이사카 코타로의 대표작이라 불리고 있다.

500여 페이지가 넘어 조금은 부담이 되지만 시간 구성의 교차 편집으로 그 흡인력은 좋다는 평이다. 그외 평가를 보더라도.. "전반부에 뿌려놓은 복선의 조각들이 중반 이후로 기분 좋게 작동한다. 짜임새가 완벽한 소설이다. 주인공이 질주하는 것과 똑같은 속도로 책을 읽어내는 행복을 맛볼 수 있다. 한 남자의 고독한 도주와 싸움, 혼자라는 사실에 절망한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요란스럽지 않은 모험소설. 거대한 폭력에 대항하는 한 사람의 진심어린 노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까지.. 여튼, 영화가 스릴러가 아닌 지극히 드라마적으로 흐른 코믹적 휴먼도주극 이었기에.. 그 실체는 과연 무엇인지 이 원작소설 <골든 슬럼버>로 만나보자.

그리고 <사신치바>.. 제목만 들어보면 얼핏 '분신사바'?가 느껴지는 소설이다. 그렇다면 호러일까.. 그런데 그런 호러가 아닌 여섯 편의 연작 소설집이다. 엉뚱한 저승사자 사신 치바를 통해, 인생이 180도 달라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여섯 단편은 각각 하드보일드, 로드무비,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로 엮어져 있다. 여기 주인공 '사신 치바'의 임무는 '사고사'로 결정된 사람을 일주일동안 관찰한 뒤, 해당 인물의 죽음을 결정하거나 보류하며 그들의 인생을 뒤흔든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호러도 포함된 것일 수 있는데.. 사신(死神) 즉, 죽음의 신을 통해서 사람들의 인생을 반추게 하는 작용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작품은 이사카 고타로의 빼어난 유머 감각과 함께,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 사랑에 대한 두터운 믿음, 인간의 포용력에 대한 성찰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다. 특히 수록된 여섯 단편 가운데 하나인 '사신의 정도'는 2004년 제57회 추리작가협회상(단편부문)을 수상한 이야기라는데.. 여튼, 제목처럼 '사신 치바'가 펼쳐낸 독특한 사신 이야기속으로 한번 빠져보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왕>이다. '마왕'이라면 신해철? ㅎ.. 농이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나 자신만의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아집으로 써낸 이사카 코타로의 최고작 <마왕>..내용은 복화술의 초능력을 가진 형과 미치도록 운이 좋은 동생, 우르르 휩쓸려 다니는 세상 앞에 홀로 서서 '생각해야 해, 생각해야 해!'를 외치는 엉뚱하고 진지한 두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이 이야기에는 스스로의 생각을 가지지 못하고 휩쓸려 다니는 젊은이들, 자기들끼리 우습지도 않은 모양을 연출하는 정치인들,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분위기, 새로운 세대의 고민들을 읽을 수 있다는 소개다.

특히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 극우주의에 맞서는 방법은 바로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 그리고 다시 한 번 뒤집어 생각하는 것이라며 파시즘과 민족주의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작가 특유의 기발한 유머와 엉뚱한 상상력으로 인해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형 안도가 일하는 회사에 <사신 치바>의 주인공 치바가 슬쩍 등장하는 등, 이사카 코타로의 이전 작품들의 조각을 찾아보는 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 중의 하나라는데.. 과연, 우리 안의 '괴물'에 대한 섬뜩하고 기발한 우화 <마왕>을 가을이 접어드는 길목에서 만나보자.

이렇게, 이사가 코타로의 세 편의 대표작을 간단히 살펴봤다. 사실 전혀 모르는 일본작가였고, 영화 <골든 슬럼버>로 알게된 작가지만서도, 강호와 같은 70년대생의 젊은 작가로서 일본 문단계의 총아로 떠오르며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천재'라 일컫는 그의 평단을 이 대표작으로 알아보려 한다. 히데오의 풍자와 유모, 히로시의 우리네 인생살이, 게이고의 추리 미스터리가 뒤섞인 그런 스타일인지 아닌지.. 아니면 그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정말 있는 것인지.. 이 대표작들이 말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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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재발견하고 한국문화의 정수를 찾아 그 의미와 가치를 정리하는 일환으로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를 발간했다. 사실 이 책은 잘 몰랐는데.. 한 달 여전 7월초 알라딘 7기 신간평가단 '인문'부문에서 첫 번째로 받은 책이 바로 <처녀귀신>이었다. 부제는 '조선시대 여인의 한과 복수'라 명징하며 말 그대로 처녀귀신을 통해서 한국의 전통문화 근저에 깔린 여인네들의 한과 복수를 이야기하며 그들의 마이너리티적 한을 보여준 한 편의 리포트였다. 즉, '죽어야 사는 여자의 恨 리포트'라 서평에 썼듯이 말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이주 전인가.. 문학동네에 연락이 왔다. <처녀귀신> 서평중에서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 이벤트로 당첨이 돼서 이 중에서 책 한권을 보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중 총 10권의 책이 있었는데.. 난 단박에 두 번째 <정조의 비밀편지>를 읽고 싶다고 해서 이렇게 받았다. 다들 알다시피 작년 초인가.. 조선시대의 대표적 개혁군주 정조가 자신을 독살했다고 오해할 만큼 적대적 관계였던 우의정 '심환지'를 적극적으로 회유하고, 막후에서 비밀스런 지시와 조정을 주도하는 사안등의 내용이 담긴 『정조어찰첩』이 발견돼 학계는 물론 국민적 관심사를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이 책은 '정조어찰'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해설하고 그 맥락을 자세하면서도 간결하게 설명한 최초의 안내서다. 특히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편지 297통과 그 이후 발견된 50여통을 포함한 350통과 다른 신하에게 보낸 어찰, 그리고 친족에게 보낸 어찰을 검토한 결과를 반영하여 현재까지 가장 포괄적으로 어찰을 분석하였고, 그런 바탕에서 비밀편지의 특징을 분석하였다는 소개다. 그래서 신료들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노련한 현실 정치가, 인간 정조의 통치 기술과 막후정치의 실체가 드러난다는 평가다.

책의 목차 또한 흥미롭다. 1.『정조어찰첩』의 출현, 2. 국왕의 비밀편지, 3. 수신자 심환지와 비밀편지 왕래 과정, 4. 어찰과 정치가 정조, 5.『어찰첩』에 드러난 정조의 인간적 면모, 6. 편지의 문장과 언어, 7. 만년의 병세와 독살설, 8. 비밀편지가 남겨둔 비밀까지.. 그리고 키워드 속 키워드로 정조와 관련된 정치, 사람, 상소, 어찰등 간단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이라면 책이 두꺼울 것 같은데, 문학동네판에서 나온 '키워드 한국문화'시리즈는 저 사진처럼 그렇게 두껍지가 않다. 책도 작아 문고판 형식으로 언제 어디든 들고 다니며 다이어리를 꺼내보듯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책이 얇다해서 내용까지 얇은 것은 아닐지다. 공식적 역사기록에서 볼 수 없는 '정조어찰'을 통해서 정조시대, 나아가 조선시대의 정치적 행위와 역사서의 행간을 읽고 채우는 흥미로운 역사 읽기의 책이 아닐까 싶다. 뜻하기 않게 '처녀귀신'을 읽으면서도 책 뒷날개에 이 책이 눈에 띄어서 읽고 싶었던 <정조의 비밀편지>.. 결국, 이렇게 득템한 이 책으로 개혁 군주로서 정조의 또다른 진면목을 만나보길 기대해 본다. 신료들의 마음을 움직인 '인간' 정조의 통치 기술과 막후정치의 실체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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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히가시노 게이고' 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영화나 책으로도 유명한 <백야행>과 <용의자 X의 헌신>등으로 유명한 일본 미스터리 소설계의 거장, 이외에도 그는 수 많은 미스터리 추리소설이 있다. 강호가 접한 것만 해도 교통사고가 얽힌 추리소설 <교통경찰의 밤>, 블랙유머 소설시리즈 <독소>, <괴소>, <흑소>와 인간의 이유없는 악마적 본성을 다룬 <악의>등이 있다. 사실, 그의 작품들은 문학적 가치?는 좀 떨어져도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주는 원초적 맛?때문에 아무생각 없이 읽으며 접하기에 좋고, 그러기에 그의 작품들을 계속 찾게되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중고로 싸게 컬렉했는데 이른바 신작과 추리 단편집을 포함한 4종 세트.. 이에 잠깐 소개해 본다.
 





먼저, 말이 필요없는 모든 도서 사이트마다 일본 소설분야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포함해서 인기작에 올라 있는 <다잉 아이>다. '죽은 눈', '죽어있는 눈'이라는 제목으로 "잊지마, 당신이 나를 죽였다는 사실을.."로 눈길을 끈 이 소설 역시 미스터리다. 하지만 이런 미스터리에 호러까지 들어가 있다. 국내에는 신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10여년전에 나온 작품이다. 문예지 「소설보석」에 1998년 2월부터 1999년 1월까지 연재되었던 장편소설로, 연재 후 8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후에야 해금되어 단행본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작품이다. 특히나 이 작에 대해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지금 봐도, 다시는 이렇게 쓸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며 제대로 홍보?를 하고 있는 신작이다.

'다시는 이렇게 쓸 수 없을 것' 같을 정도라니..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길래 그럴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에 평들을 좀더 보면은 별 다섯 개의 극찬 일색이다. "혀를 찌르는 듯 씁쓸하고 짓무를 듯 달콤한 밤거리의 서스펜스.  최고의 스토리텔러. 이런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거야! 그는 그녀의 눈에 끌려들어가고, 나는 이 책에 쭉쭉 끌려들어간다. 인간의 원한·슬픔·어두운 욕망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작품. 밤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관능과 공포의 미스터리"

뭐.. 이정도면 안 읽고 베길수가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를 잘 몰라도 '관능과 공포가 물씬 풍기는 환상의 걸작 미스터리 호러작'이라 칭하는 '다잉 아이'만큼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바로 달려본다.

그리고, <백야행>.. 뭐.. 이 소설은 말이 필요없는 작이다. 어떻게 보면 '히가시노 게이고'를 국내 팬들에게 알리게 된 유명작이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이미 국내에서 작년에 영화로 나온 인기작이기도 하다. 물론, 강호도 영화로 접했지만 사실 원작은 접하지 못해서 각 도서사이트마다 50%이상 할인중이라 이참에 싸게 컬렉을 하게됐다. 백야행.. 무슨 내용일까.. 영화를 봤다면 알겠지만 손예진을 먼발치에서 지켜주는 고수.. 그 둘의 '이상한 러브스토리에 감춰진 슬픈 살인의 로맨틱 미스터리'라 보면 딱 맞을 것이다. 물론, 내용까지 알고 있어도 원작의 아우라가 빛나는 작품이기에.. 시간이 된다면 이 세 권의 백야행도 만나보자.



이렇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추리소설도 좋지만 때로는 단편이 좋을때도 있다. 하나의 큰 이야기들이 잘게 쪼개져 여러가지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장편말고 단편 추리소설만 모은 작품들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작인 두 권의 책을 컬렉했다. 먼저 <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이다. 특히 이 작은 게이고의 초기 단편집으로.. 아주 작은 고의, 희미한 연정, 무심코 나온 사투리, 잘못된 믿음 등 사소하게 빗나간 욕망과 이해관계로 인해 빚어진 끔찍한 비극들을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마음속 어두운 욕망을 바라보는 작가의 날카롭고 독특한 시각을 통해 잘 보여준다는 소개다.

특히 여기 일곱 편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은 심리 드라마와 미스터리, 인간 내면에 대한 통찰과 기발한 트릭 사이를 오가며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는데.. 추천사도 좋다. "일본 최고의 이야기꾼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은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아직 그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다면 강력히 추천해 주고 싶은 걸작! 날카로운 수수께끼 풀이와 놀라운 결말 뒤에 숨겨진 응축된 인간 드라마, 완성도 높은 단편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인간심리 드라마와 미스터리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뭐.. 역시 말이 필요없다. 일곱 편의 미스터리 단편을 만나보자.

그리고 또 하나의 미스터리 단편집은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다. 특히 이 작을 사게 된 계기는 <악의>라는 추리소설을 접할때 이야기속 탐정 '가가형사'를 알고 나서다. 나름 유명한 캐릭터인지라 게이고의 여러 작품중에 '가가형사 시리즈'가 따로 있을 정도다. 그 작품들의 면면은  <졸업> <잠자는 숲> <악의>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내가 그를 죽였다> <붉은 손가락>까지.. 특히 이 작은 '가가 형사 시리즈' 여섯번째 작품으로 유일한 단편집이다. 내용은 총 다섯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탄탄한 구성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사회 부조리에 희생당하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그린다는 소개다.
 
물론 '가가형사 시리즈'이기에 사건 해결은 '가가'의 몫이다. 특히 그는 냉철한 머리, 뜨거운 심장, 빈틈없이 날카로운 눈매로 범인을 쫓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잃지 않는 형사로 게이고의 손에서 탄생돼 20년 넘게 사랑받아온 캐릭터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실화를 모티브로 삼은 '차가운 작열'을 비롯하여, 붕괴되는 가족과 무감성의 젊은 세대 등 현대 일본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날카로운 연작 미스터리라고 한다.

특히 표제작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는 덫을 놓아서 범인을 궁지에 몰아넣는 가가 형사와 필사적으로 방어하는 범인의 치밀한 심리 게임을 그린 작품이라는데.. 이것 역시 말이 필요없다. 여기 다섯 편의 미스터리 이야기속 '가가'형사의 활약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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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책에서 말하는 인문 분야는 다양하다. 역사, 사회, 문화, 예술, 철학등 그 분야는 실로 다양하며 그 만큼 '인문'이 아우르는 범위와 이야기거리는 무궁무궁하다. 비록 인스턴트식 소설적 재미가 떨어지더라도 지적 사유를 통한 고찰적 재미는 또 다른 인문의 맛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여기 지적인 탐구적 재미를 충만시켜줄 두 권을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은 알라딘 신간평가단 '인문' 분야 여섯 번째로 받은 두 권의 책이다.

먼저, 우리네 머리속에 아직도 문화예술의 거리로 잠재되어 있는 도시 '파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파리는 깊다>다. '깊은 여행'시리즈로 나온 첫 번째 책으로 - (두 번째 책은 <피렌체, 시간에 잠기다>인데 사실 난 이 책이 더 끌린다. 왜? 르네상스 시대 중심에 있었던 그 피렌체의 역사 문화기행이기 때문이다.) - '한 컬처홀릭의 파리 문화예술 발굴기'라고 부제되어 있다. 즉 파리에 대한 본격 '문화예술 체험 여행서'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기존의 감성 에세이를 넘어 여행에 역사적, 문화적 깊이를 더하고, 아는 만큼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라는 소개다.

특히 영화기획자, 와인평론가, 음식비평가, 여행 칼럼니스트등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인 '고형욱' 저자는 파리의 낭만을 그저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몰랐던 파리의 모습을 새로이 창조하며 마치 고고학자처럼, 먼지붓을 들고 도시의 때를 걷어냈을때 그속에 진짜 파리가 드러남에 '파리는 깊다'라고 역설하고 있다. 그래서 책은 문화예술의 도시답게 파리에 살았던 수많은 예술가들의 자취를 통해 예술의 도시 파리를 깊이 있게 보여주고 있다. 책 곳곳에 그림과 사진들과 함께 말이다. 여튼 파리 여행을 꿈꾸는 자, 파리를 좀더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예술적인 문화적 파리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또 하나의 책은 정말 소중하고 가치있는 책이 아닐 수 없다. 묵직한 양장본에서 전해지는 두꺼운 외형과 표지에서 묻어나는 손 그림과 제목의 포스가 느껴지는 <장인>.. 그런데, 장인(匠人) 하면 우리는 보통 어떤 육체적 노동의 기능적 대가(大家)로만 인식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장인의식과 정신이 만들어낸 문명의 산물은 사랑받아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만드는 일이 곧 생각의 과정이다"라고 말하며 우리 생각 속 틀에 박힌 장인의 모습을 여지없이 깨뜨리고 있다.

즉, 이 책에서는 시공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장인 분석을 통해 장인의 정체성과 가치를 재정립하고, 장인의 신(新)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그것은 광활한 시공으로 안내하며 상고시대의 그리스 도공, 로마제국의 이름 없는 벽돌공, 거대한 성당을 지어 올렸던 중세 석공, 르네상스 예술가를 비롯해 근대의 노동자, 리눅스 프로그래머, 건축가, 의사등 현대의 전문 직종에 이르기까지 일하는 인간의 모습이 작가의 시선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자세한 면면들은 2006 헤겔상 수상작가이자 2008 게르다 헨켈상, 2010 스피노자상을 수상한 세계적 석학 '리처드 세넷'에 의해 신(新) 장인론으로 펼쳐져 있는 것이다. 책 구성 소개는 이렇다.

핵심인 1부는 역사상 장인이 밟아온 길과 작업장과 도구, 의식의 세 가지 갈래로 훑어본다. 특히 불평등한 관계 속 장인의 모습과 기계에 대항하는 장인의 싸움 등 장구한 역사 속에서 고통 받는 장인을 들여다보고 있다. 손과 기능의 숙달 과정은 2부에서 집중적으로 탐색한다. 마지막 3부는 우리 안의 어떤 요인이 작업의 질을 추구하는 욕망과 의지를 고무하는 것인지를 살펴본다. 특히 ‘강박관념이 보이는 야누스의 두 얼굴’ 등 극단에 치우친 장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묘미는 기존에 인식된 장인의 모습은 물론 좀처럼 접할 수 없는 많은 사료와 다양한 증거자료들을 제시하며 장인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소 어렵고 생소할 수 있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저자 '세넷' 특유의 살아있는 언어는 우리가 잃어버린 진정한 『장인』과의 대화에 빠져들게 만든다는 평가다. 그렇다. 현대문명 사회에서 일하는 모든 인간 안에서 '살고 있지만' 잘못된 제도와 어긋난 이데올로기로 고통받는 장인.. 바로 우리가 잊고 사는 우리의 모습이라 역설하며, 우리에게 잊혀진 '그'를 불러내는 작업을 이 책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문명이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  장인을.. 이 책이 선사하는 지적탐구로 고찰하며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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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오프라인 서점에 갔다가 오랜만에 세계문학쪽 책들을 훑어보게 됐다. 이런 고전류라면 역시 '민음사'가 유명하긴 한데, 그래서 여러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러시아쪽 문호들을 살펴봤다. 왜냐? 예전에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과 푸시킨의 <대위의 딸>을 읽으면서 그들의 아우라를 좀더 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대문호로 잘 알려진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만 섭렵해도 충분할 수 있지만.. 여기 그들만큼 알려진 대표작이 있어 두 권을 도서상품권으로 컬렉했다. 이에 잠깐 소개해 보려고 한다.



먼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대표작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다. 사실 이 작품은 잘 몰랐지만 세계문학 고전의 유명한 작품으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훑다가 제목에 끌렸다. 수용소의 하루라니.. 음.. 분명 지배권력에게 무참히 무너진 한 개인의 이야기, 분명 메시지가 느껴진다. 그렇다. 노벨문학상 작가이자 러시아 문학의 전통을 도덕적인 힘으로 추구했다는 '알렉산드르 솔제니친'(1918~2008)의 대표작이다. 그는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8년 동안 강제노동수용소 생활한 전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노동수용소의 생활을 소재로 쓴 작품이 바로 이 작이다. 특히 이 작품은 평범한 한 인물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의 길고 긴 하루 일상을 가감없이 따라가며 죄없이 고통당하는 힘없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지배권력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는 소개다. 특히 작가는 이 작품에서, 평범하고 가련한 '슈호프'라는 인물을 통해 지배권력에 의해 무참히 무너진 약자들을 대변해 진실을 밝히고자 했다고 한다. 물론, 이반 데니소비치 외에도 다양한 모습의 인간군상이 등장해 스탈린 시대 허랑한 인물상, 종교, 인성의 문제 등을 에둘러 역설하고 있다.

말이 필요없다. 그렇게 두꺼운 고전이 아니다. 한 개인의 비극적 운명을 통해 지배권력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솔제니친의 대표작 '이반 데니소비치'의 수용소 하루를 만나보자.

그리고, 또 하나의 유명작은 바로 '안톤 체호프' 의 단편선이다. 이 작가도 잘 몰랐다. 해당 오프 서점에서 민음사판이 없어서 문예출판사 버전으로 우선 사게됐고 민음사판은 다시 살 예정이다. 여튼, 안톤 체호프(Chekhov, Anton Pavlovich, 1860~1904) 그는 누구일까? 톨스토이조차 체호프는 세계 최고의 단편 작가라 말할 정도로 그는 러시아가 낳은 최고의 단편작가로서 현대 단편소설의 완성자라 불리고 있다. 그는 19세기말과 20세기 초 사이의 전환기에 이르는 암흑 시대의 작가이자 묘사의 기저에 인생 본연의 모습을 제시하며 그의 단편 문학은 '가장 세련된 리얼리즘 예술인 동시에 진실한 상징적인 예술'이라는 평가다.

그렇다고 그의 단편작들이 이런 예술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의 온갖 부정, 부패, 모략등을 예리한 직감으로 파헤지고 있어 유머러스한 필치로 사회의 모순을 담담하게 묘사하며 우리네 인생의 단면과 비극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속에는 아주 평범하게 느껴지는 일상생활의 동작, 언어, 소리, 형상 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되어 우리네 복잡한 삶의 고찰과 성찰을 담고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문예판이든, 민음사판이든 수록된 단편들이 중복돼 있지 않을 만큼 그의 이야기는 많다. 그래서 100여 년전 그가 무수히 쓴 단편들을 통해서 우리네 삶의 복잡다변한 리얼리즘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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