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광구 - Sector 7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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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아니 올봄 부터인가 여러가지 유형의 소스로 나름의 화제를 몰고 왔던 '7광구', 한국 최초 3D 해양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기본 전제를 깔고 간 아주 복받은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인가.. 관객들 기대치가 많아서 중간에 탈이 난 건지, 7광구는 호불호가 갈리는 차원을 넘어서 '졸작이다, 망작이다' 등 가열한 비판 속에서 심해를 떠돌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졸작 아니면 망작이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본다면 강호의 생각에 그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싶지만, 이 영화는 '해양 SF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장르에 충실하게 못하게, 어느 것 하나 만족을 못 시키고 기대를 저버린 그냥 '평작'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소재는 좋다. 석유 한방울 안 나오는 이 나라 이땅에 빛을 주시고 아니, 저기 제주도 남단 해역에 실존하는 과거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발할려다 여타저타해서 이제는 실제 버리진 해역 7광구를 가져다 영화적으로 부활시켰다. 말미에 그와 관련된 역사가 나오는데, 그건 영화와는 별개로 작동해 때꾼한 기운마저 들게 한다. 앞에서는 괴물과 그렇게 고군분투하더니, 갑자기 실제 7광구를 잊지말고 기억해달라?! 어쨌든 이 영화는 한국 최초 해양 블록버스터라 명명되며, 앞선 '해운대'의 재난과 '괴물' 보다도 더 깊숙한 심해의 괴물을 데려다가 그린 본격 SF 해양 액션물이다. 그것도 3D로 포팅돼 기대가 컸지만 이마저도.. 개인적으로 그냥 2D로 본 게 다행일 정도?!

그럼, 그 7광구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피할 수도 숨을 곳도 없는 7광구, 대적할 수 없는 놈과의 사투가 시작된다.

제주도 남단, 7광구의 망망대해에 떠있는 석유 시추선 이클립스 호. 산유국 꿈에 부푼 대원들의 예상과는 달리 시추 작업은 번번히 실패로 끝나고, 결국 본부로부터 철수 명령을 받는다. 철수를 위해 본부에서 베테랑 캡틴 정만(안성기)이 투입되고, 오랜 시간 공들인 7광구에 석유가 있다고 확신하는 해저 장비 매니저 해준(하지원)은 본부의 일방적인 명령에 강하게 반발한다. 철수까지 주어진 시간은 한달. 해준과 대원들이 마지막 시추작업에 총력을 가하던 어느 날, 갑자기 본부와 통신이 끊기고, 이클립스 호에는 이상 기류가 흐르는데...


(그 거대한 석유 시추선 이클립스호에는 딱 이들 7~8명만 있을 뿐이다. 괴물아, 덤비거라..)

어디 외국에서나 있을 법한 산유국의 부푼 꿈을 안고, 여기 불철주야 해저 밑에서 석유 캐기에 여념이 없는 뱃사람들이 있다. 초반 타이틀이 올라오기 전 과거 그 해저를 탐사하던 대원이 죽는 걸 시작으로-(그 대원은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길라임의 아빠 정인기~)-영화는 포문을 여는데 바쁘다. 굵직한 바디를 자랑하는 철강통에 함께 매달린 대원들,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회색 물감으로 온 몸을 적셔도 그들은 기쁘기만 하다. 언제가는 나올 석유라는 빛이 있으니까, 바로 석유시추선 이클립스호에서 이들 캐릭터들의 생활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상하게 극중 이름은 들어오질 않는다. 그냥 익숙한 배우들과 이름이라 그걸로 대신한다.

여주인공 하지원은 아비를 잃고 여기에 목숨을 건 여전사 타입의 당돌녀 이미지로 또 나오고, 그녀의 남친은 오지호, 그리고 송새벽과 박철민은 선후배 사이로 여기서도 그들 스타일대로 개그?를 담당하는 인물, 또한 시추선 캡틴은 박정학(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서 서영희의 막장 남편역), 국민배우 안성기는 관록의 선장 역으로 그가 이클립스호 철수하는 일로 오면서 일이 커지게 되는데, 그가 바로 괴물과 연관이 깊은 인물이다. 그리고 차예련과 이한위는 여기 시추선의 과학연구원.. 이렇게 올망졸망하게 모여사는 이들이 그 거대한 시추선 이클립스호에 있는 군상들이다. 참 단출하다. ㅎ

초반에 시추선 작업현장을 보여주는 건 한두 번에 그치고, 이때부터 박철민과 송새벽의 가끔 터지는 말개그와 하지원과 오지호의 러브라인까지 보여주며 드라마적으로 흐른다. 갑판에서 오토바이 내기 경주라니, 참 CG스러운 게 웃기지도 않는다. 여기에 놀러 온 건지,-(그 오토바이를 남겨둔 게 나중에 괴물과의 사투에 필요한 아이템이 되었지만서도)- 정말 그들이 석유탐사에 열정을 지닌 자들인지 의심이 갈 정도다. 즉 그 거대한 시추선 공간에서 이들의 역할이 캐릭터에 몰입하지 못하고 촌극처럼 노는 느낌이다. 그러다가 부지불식간에 괴생명체의 습격이 다가오면서-(초반에 무슨 작은 물고기를 습득한 게 화근이 됐지만)- 조연급 대원 몇몇과 연구원까지 죽으면서 이들은 초긴장하기 시작한다.



바로 이제부터는 석유 시추하는 건 저리가고, 집으로 돌아갈 판에 오로지 그 괴물과의 사투에서 살아남기 위한 작업만이 남았다. 발등에 제대로 불이 떨어진 것인데, 여주인공 하지원을 비롯해서 안성기 대장과 그외 주요 대원들이 괴물을 습격을 받으며 위기에 처하게 된다. 물론 몇몇은 죽는다. 그러면서 이 괴생명체와의 사투가 중반 이후 나름 볼만하게 펼쳐진다. 하지원의 고군분투가 눈물날 정도로 말이다. 그놈은 석유 시추선에서 기생해서 그런지, 불에 더 활활 타오르며 이들을 위협한다. 그렇다면 이 괴수와의 사투에서 살아남은 자는 누구이며, 그 놈을 어떻게 죽이며 처리했을까.. 역시 주인공 하지원이 그 몫에 방점을 찍는다.

'SF 해양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게 무색한 7광구, 그냥 평이한 괴수물이다.

이렇게 영화는 알다시피 많이 홍보됐듯이, 해양 SF 액션 블록버스터물이다. 사실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드문 장르이자 새로운 것을 선보이는 어떤 이정표적 영화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전에 봉준호의 '괴물'이나 윤제균의 '해운대'를 보듯이 분명 재난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7광구'는 그 괴물이 심해에서 기생하다 발견된 괴생명체라는 점에서 느낌이 다르다. 어느 도심 한복판이 아닌 우리에게 너무나 먼 바다 한 가운데에서 사투가 펼쳐진다는 점에서 색다른 기운이 감지된다.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석유 시추선의 포스터 그림을 보듯이, 무언가 스산하고 임팩트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런 기분은 영화를 보면서 잊게 된다.

임팩트는 고사하고 그 전개되는 연출이나 이야기 등이 다소 자연스럽지 않고 밀도감이 부족하다. 이들이 정작 석유 시추선에서 생과사를 다하는 '열혈남녀'인지 그렇게 많이 와닿지 않는다. 너무나 익숙한 배우들이라서 그런지 그 상황과 캐릭터에 몰입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여주인공 하지원의 대사톤이나 눈만 치켜뜨는 당찬 이미지는 극과 어울려 보이지 않게, 괴물과 벌이는 고군분투만이 남았을 뿐이다. 그외 대원들의 역할도 그리 극에 녹아들지 못하고, 괴물과의 사투를 마치 해프닝처럼 다루며 실소를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박스 치워'를 '박수치는' 걸로 보여준 박철민 형님.. 웃자고 한 건지 강호는 헛웃음만 나왔다는.. ㅎ



그외 괴생명체 해양 괴물과의 사투이다보니, CG가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 이게 사실 티가 너무 난다. 특히 해저 심해에서는 그게 확연히 드러나 보이고, 하지원과 오지호가 오토바이 타는 씬도 그렇고, 그나마 괴물 자체는 조금 실사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퀼리티는 좀 떨어진다. 대신에 봉준호의 '괴물'을 오마주하듯 그런 모습과 비슷하게 그리며, 이 놈이 바다 속으로 멋지게 다이빙하는 모습은 볼만한 정도.. 그런데 사실 이런 괴물의 모습은 우리에게 낯선 건 아니다. 이미 '시고니 위버'의 그 유명한 SF 수작 '에이리언' 시리즈는 물론 '프레데터'도 있고, 이런 류 해저물로 '어비스'나 '딥 라이징' 등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영화 '7광구'는 이런 수작들과는 다르게 모든 면에서 퀼리티가 떨어짐을 보게 된다.

기대가 높아서 그런지, 그냥 대충 본다면 봐줄만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어느 것 하나 관객들의 시선을 임팩트하게 끌지 못한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있다. 흔한 SF 괴수물이기에 그럴지도 모르지만, 좀더 밀도감 있게 이야기적 전개는 물론 액션도 좀더 실사에 가깝게 그려냈다면 이 영화는 그 심해에서 벗어날지 모른다. 정작 '해운대'를 만들어낸 윤제균 사단이 쏟아부은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지만, '화려한 휴가'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이 '사실 난 괴수영화를 싫어한다'는 그 전언처럼, 무언가 중심을 못잡고 모호한 스타일이 만들어낸 해양 액션 블록버스터 괴수물 '7광구'..  아직도 졸작이니 망작이니 평가가 가열하게 계속되지만, 연일 관객몰이를 하면서 개봉 일주일도 되기 전에 백만을 훌쩍 넘은 걸 보면, 이 영화가 근원적으로 안고 있는 재미는 충분히 있는 셈이다.

거두절미하고 괴물과의 사투라는 점인데, 결국 여주인공 하지원과 괴생명체 괴물을 중점으로 중반 이후 펼쳐진 고군분투만이 남고 말았다. 그래서 대단한 걸작은 분명 아니지만, 3D 보다는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볼만한 우리식의 해양 괴수물이 나왔다는 점에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물론 그 점이 꽤 아쉽지만, 그래도 괴물과의 사투는 언제든 볼거리는 있는 셈이다. 아무튼 앞으로 이런 류의 한국 괴수물이 좀더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48246&mid=1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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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어벤져 - 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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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슈퍼 히어로물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런데 도대체 이 슈퍼 히어로물의 끝은 있는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마블코믹스'로 대표되는 그들이 양산해 낸 히어로 캐릭터만 해도 넘쳐날 지경, 여기에다 이 슈퍼 히어로들이 내년에는 '어벤져스'에 떼거지로 나와 히어로물 팬들을 마음껏 기대케 하고 있다니, 정말 판타지 히어로물의 궁극을 보는 듯 하다. 알다시피 기존의 슈퍼맨과 배트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같이 익숙한 히어로물에서 올해 나온 것만 해도, 천둥의 신이라 불리는 막가파 해머맨 '토르'나 초록돌이 의지의 쫄쫄이맨 '그린랜턴', 그리고 이번에는 '캡틴 아메리카'라 불리며 미국의 구국영웅으로 떠오른 퍼스트 어벤져 '스티브 로저스'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슈퍼 히어로는 그렇게 슈퍼스럽지 않다. 기존처럼 초울트라는커녕, 슈퍼도 아닌 게 참 인간적인 히어로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는 초능력도 없고 하늘을 날지도 못한다. 다만 공간 점프력이 좋고 방패 하나 들고 싸움 좀 하는 '슈퍼솔저' 정도다. 그렇다고 총을 맞아도 안 죽는 건 아니다. 그도 피할 건 피해야 산다. 어쨌든 그래도 그는 미국 아니 세계를 구한 최초의 영웅이었으니, 영화 '퍼스트 어벤져'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위 그림의 공식 시놉시스를 보듯이, 영화의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보통의 히어로물처럼 구도나 전개 과정이 거의 흡사하다. 어느 날 깨어보니 '내가 히어로가 되었어요' 모드로 변모해 악당을 물리치고 지구의 평화와 안녕을 구한다는 이야기, 여기서도 그런 케이스다. 다만 '퍼스트 어벤져'의 경우는 주인공이 히어로가 되는 과정에 구국의 일념이 깔려있다. 그것은 시대적 배경과도 맞물리게 되는데, 때는 바야흐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나치의 히틀러에 맞서는 각국들이 연합하던 시절, 항상 중심은 미국이다. 그 시절 자원 입대를 종용하는 징병 포스터나 장면들을 통해서 분위기를 재밌게 전하고, 여기 약골체질에 깡마른 청년 '로저스'가 입대를 자처한다. 아버지를 따라 자기도 나라를 구하겠다고 나선 것인데, 그런 자세는 좋으나 군에서 그를 받아들이질 않는다. 

그래도 어떻게든 군에 들어가고 싶다면 들어갈 구멍은 있는 법이다. 그를 유심히 지켜본 어느 할배 과학자가 그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해 몸은 약하지만 선한 마음의 기운이 더욱 육체적으로 강해질 수 있음을 간파, 자신이 만든 '슈퍼 솔저' 프로그램에 그를 간택하기에 이른다. 그러니 로저스 입장에서도 이게 웬떡이냐며 당장 응하게 되고, 그는 어느 캡슐 안에 들어가더니 아래처럼 변해서 나온다. 근육질의 짐승남으로.. ㅎ


 
(약골 '스티브 로저스'가 '슈퍼 솔저' 프로젝트 캡슐에 들어가더니.. 이렇게 근육남으로 돌변..)

 

(성조기를 휘감은 군복을 입은 그는 진정 '갭틴 아메리카'다. 나름 따르라.. 제군들이여!!)

이때부터 '스티브 로저스'는 약골이 아닌 강골의 멋진 사나이로 변모해 그 부대에서 인기짱이 된다. 대신에 곧바로 실전에 투입되지 않고, 무슨 우리의 문선대처럼 자원 입대 홍보에 이용당하는 쇼를 하며 지낸다. 그로써도 갑갑한 게 모종의 일을 찾는다. 그러다가 예전의 말라깽이 시절, 자신을 도와준 군인 친구가 어딘가에 잡혀있다는 소식에 그곳에 침투해 적을 섬멸하고 친구를 구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이로써 그는 군으로부터 훈장을 받고 '캡틴 아메리카'로 불리며 발돋움한다. 그렇다면 이 캡틴의 아니 미국의 적은 누구였을까.. 그는 바로 히틀러의 수하에서 야망을 꿈꾼자, 전세계를 혼자서 접수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요한 슈미트'(휴고 위빙)로 과거 어떤 영적인 힘을 믿는 오컬트적 면모를 드러내더니, 그 할배 과학자를 겁박해 파란 빛의 큐브를 모아 초능력자로 변신한다.



(매트릭스의 그분 '휴고 위빙'이 '레드'한 해골 마스크로 돌변한 악당의 모습..)

이렇게 독일 나치보다 더 무서운 포스로 얼굴을 벗겨내고 '레드 스컬'로 변신해 전세계 정복에 나선 인물이 바로 그다. 그런데 그 모습을 계속 보고 있자니 마치 짐캐리의 그 초록 '마스크'를 보는 듯 하다. 물론 레드 스컬이 더 무섭게 쏘아 붙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는 캡틴 아메리카의 맞수다. 그가 모은 군대도 다 무슨 이상한 방독면을 쓴 군인들로, 이미 이들의 대결은 정상적인 군부대의 싸움이 아닌 판타지스런 대결로 귀결되며 영화 중반 이후 군부대 액션을 마음껏 선보인다. 

그것은 성조기를 온 몸에 휘감은 듯한 방한복?을 입고, 눈을 뚫은 두건을 쓴 채 별이 그려진 '슈퍼쉴드'를 들고 나선 갭틴 로저스가 선두에 나서며, 최대의 난적이자 거대한 '히드라' 조직을 앞세운 '레드 스컬'과 한판 대결을 펼쳐 보인다. 후반부는 이렇게 그들의 대결을 만화스럽게 그리며 나름 귀결을 시키는데, 그렇다면 로저스는 그 레드 마스크를 무찌르며 미쿡을 구했을까.. 아니 전세계를 구하며 정말 '캡틴 아메리카'로 등극했을까.. 이 모든 건, 시공간을 초월하는 또 다른 그림으로 그를 중심에 서게 한다. 바로 '어벤져스'의 전조를 알리듯이 말이다. 



('크리스 에반스' 진정 '캡틴 아메리카'로 나선다. 난 인간적이야..)

슈퍼 보다는 인간적인 히어로물 '퍼스트 어번져', 차기작 '어벤져스' 기대된다. 

이렇게 영화는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물의 이야기 구조나 전개를 따르고 있다. 뭐.. 다른 히어로물과 다를 게 없다. 다만 이번에 이 히어로물은 앞에서 언급하다시피 그렇게 임팩트하지 않다. 손에서 파란 장풍이 나오는 것도 그렇다고 하늘을 날으는 것도 없이, 점프력 하나 좋은 거 말고는 파워풀한 주먹과 발차기로 그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나서는 몸빵 액션만을 선보인다. 그리고 이름은 거룩하게도 '캡틴 아메리카', 한마디로 미국의 대장을 자처하며 세계를 구한 영웅으로 치환시킨다. 그런데 이 영웅은 이미 70년 전에 소스가 나온 최초의 영웅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그러니 그들의 애정이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그 제목 '캡틴 아메리카'를 그대로 쓸려다가 다른 나라에 반감?을 일으킬지 몰라서 부제인 '퍼스트 어벤져'로 메인에 올렸다는 후담까지..

어쨌든 '캡틴 아메리카'의 영웅담은 이렇게 마무리 아니, 어떻게 보면 마무리가 아닐 수 있다. 이것은 한 편의 예고편에 지나지 않는 전조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공언하고 홍보한대로 내년에 마블코믹스의 대표적 히어로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토르', 헐크' 등이 무더기로 나오는 '어벤져스'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이들 히어로를 지휘할 캡틴이 바로 여기 '퍼스트 어벤져'라니, 이것은 그 영화를 위한 포석 깔기이자 2시간 가까운 지리한 예고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영화는 기존의 슈퍼 히어물과는 다르게 약골에서 강골로 태어난 슈퍼솔저의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이건 어떤 초능력으로 점철된 히어로가 아닌 고민하고 연민에 빠지는 등, 아주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 히어로물로 그려냈다. 그것이 미국을 구한 구국이든 전세계를 구한거든, 그건 히어로의 기본적 책무이니 차치하더라도, '어벤져스'의 캡틴으로써 나설 그가 기대되는 이유다. 영화는 원작의 그것처럼 만화적이고 초중반까지 드라마적으로 흐르다가, 중반 이후 액션도 스펙타클한 것보다는 평이하게 흘렀지만, 이야기적 구성의 재미는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다소 노골적인 제목에서 풍기는 그것과 함께, 그보다 뛰어난 능력의 히어로들을 이끌 캡틴의 활약상이 기대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바로 마블의 차기작 '어벤져스'가 끌리는 이유다. ~


캡틴의 티저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6348&mid=1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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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전 - The Front Lin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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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을 날려버릴 스펙타클한 영화 장르를 꼽는다면 'SF 액션 스릴러'가 단연코 생각난다. 그런데 그 액션이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을 다룬 영화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바로 사람의 목숨이 한두 명에 그치는 게 아니라 내가 살기 위해선 수없이 죽여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그 자체를 꺼려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영화라서 가능한 것이라 하지만 보통의 전쟁물들은 허구 보다는 실제 역사성을 띄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즉 전쟁이라는 장르 자체가 근원적으로 다가오는 깔끄장한 기운을 주는 동시에, 그 전쟁으로 인해 상흔을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면 영화는 꽤 비장해지고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개봉한 한국 전쟁영화 '고지전'은 이른바 책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보기 전부터 또 전쟁영화라서 다소 고리타분하고 너무 메시지적이지 않을까.. 또 무더운 여름에 걸맞은 팝콘무비식 오락영화가 아니라서, 괜히 센치해져 우울해지지 않을까하는 다소 걱정과 우려가 있었지만, 영화는 단독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 모든 것을 타파하고 남을 정도로 꽤 신선하게 한국 전쟁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보듯, 기존의 전쟁영화와는 궤를 달리한 느낌을 단박에 받게 된다. 즉 전쟁영화 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보여준 방식과는 다르게, 아니 기존의 것을 답습하면서도 무언가 리얼리티를 살리고, 내가 살고자 발버둥치는 그 이면에 휴먼을 담아내며, 그곳 전장터에서 쓰러져간 우리시대 전우들의 날것 그대로 모습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 '고지전'은 새롭게 다가온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일까?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1951년, 우리가 알고 있던 전쟁은 끝났다 이제 모든 전선은 ‘고지전’으로 돌입한다!

1953년 2월, 휴전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교착전이 한창인 동부전선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전사한 중대장의 시신에서 아군의 총알이 발견된다. 상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적과의 내통과 관련되어 있음을 의심하고 방첩대 중위 ‘강은표’(신하균)에게 동부전선으로 가 조사하라는 임무를 내린다. 애록고지로 향한 은표는 그 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친구 ‘김수혁’(고수)을 만나게 된다. 유약한 학생이었던 ‘수혁’은 2년 사이에 이등병에서 중위로 특진해 악어중대의 실질적 리더가 되어 있고, 그가 함께하는 악어중대는 명성과 달리 춥다고 북한 군복을 덧입는 모습을 보이고 갓 스무살이 된 어린 청년이 대위로 부대를 이끄는 등 뭔가 미심쩍다. 살아 돌아온 친구, 의심스러운 악어중대. 이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은표는 오직 병사들의 목숨으로만 지켜낼 수 있는 최후의 격전지 애록고지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데…



(최전방 동부전선 악어중대에 찾아온 강 중위와 그 부대의 리더 김 중위, "니가 지옥을 알아..")

영화의 시작은 보통의 전쟁물이 보여주는 가열한 전투씬으로 달리지는 않는다. 한국 전쟁이 발발했음에도 어느 시가의 모습은 그냥 평상시 모습 그대로다. 때는 바야흐로 전쟁이 일어나고 2년 여가 지난 1953년 2월, 한창 전쟁이 벌어지는 게 아니라 이미 대규모적 전쟁은 끝난지 오래, 이들에게 남은 건 바로 전방의 고지 탈환에 목숨을 건 그 사투만이 있을 뿐이다. 북한과 유엔군의 휴전협상이 하루 이틀이 멀다하고 난항을 계속 거듭하는 가운데, 그 최전방 동부전선에서는 지도상의 1cm를 더 차지 위해서 버티는 군인들만이 존재한다. 그것은 저쪽의 인민군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아군의 악어중대에 방첩대 강은표(신하균) 중위가 그곳을 찾아간다.

애록고지 전투에서 전사한 중대장의 죽음이 미심쩍다는 것과 그 중대 내에서 인민군 편지가 발견돼 적과 내통하는 이가 있을 거라는 보고에 악어중대에 찾아온 거. 그리고 그곳에서 은표는 과거 전쟁 초반에 죽은 줄 알았던 친구 김수혁(고수)을 만나게 된다. 당시 이등병 계급이었는데 지금은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인지 중위로 껑충 뛴 그의 모습을 보고, 반갑기도 하지만 무언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방첩대 본연의 임무처럼 중대장이 정말 전사한건지 아니면 항명에 의한 사고사인지, 또 적과 내통하는 소위 빨갱이는 없는지 찾는 게 그의 임무. 하지만 악어중대는 그런 강 중위와는 별개로 이들이 그래 왔던 것처럼, 오늘도 저 애록고지 탈환을 위해서 불철주야 뛸 뿐이다. 한 번은 아군이 접수하고 또 한 번은 인민군이 점령하는 등, 수없이 주인이 바뀌면서 죽어나간 군인들만 많을 뿐이다. 그 시체가 산을 뒤엎을 정도로 말이다.


(애록고지 탈환 전투는 자주 벌어지며 주인이 매번 바뀌지만, 군인들의 시체만이 쌓일 뿐이다.)

그러면서 이번에 애록고지를 점령한 악어중대는 그 곳에서 적과 내통을 했을 거라는 의심의 박스를 강 중위에게 보여주며 내통에 대한 실체를 밝힌다. 실체는 정말 내통이 아니라, 저기 어디 '공동경비구역JSA'처럼 인민군과 국군이 서로들 모여서 아니, 만난 건 아니고 서로가 필요한 물품과 편지 그리고 술 같은 걸 그곳에 담아 서로가 고지를 탈환했을 때, 보게 되는 일종의 보물찾기 게임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서로가 적이지만 전쟁 전후로 월북과 월남이 크로스돼 찢겨진 가족들의 사연을 보여주며 이들의 애환을 담아낸 장치인 셈이다. 그러니 이건 내통이 아니라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일종의 인간애에 대한 판타지라 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어느 한 여자의 엇갈린 운명?도 있었지만서도.. 어쨌든 그 애록고지는 그렇게 하루가 멀다하고 전투의 연속이다.


(인민군 최정예 일명 '2초' 저격수 '차태경' 역의 김옥빈 처자.. 나름 어울려 보이더라는..)

하지만 이런 각개 전투가 벌어지는 사이, 악어중대를 위협하는 골칫거리 중 하나인 인민군 저격수 '2초'를 잡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 하지만 이등병으로 입대해 고참들의 사랑을 듬뿍받은 남성식(이다윗) 이병이 '2초' 저격수에게 처참히 스파이닝 되는 등, 그 저격수는 베일에 쌓여있다. 하지만 그 인물은 이미 전단지 홍보에도 나왔듯이 바로 컴퓨터를 만지는데 일가견을 갖고 있다는 김옥빈으로, 그녀는 680m 밖에서 적을 쏘아 맞추는 인민군 최정예 사격수 '차태경'으로 나와 제대로 호연?을 펼쳤다. 거의 말이 없는 표정으로 일관하며 총신을 가다듬는 폼이 나름 제대로다. 물론 이외에 영화 초반 '이 전쟁 7일이면 끝난다'고 드립치며 '이 전쟁이 왜 일어났으며 왜 하는지 아느며' 물었던 인민군 중대장 역의 류승룡도 나름 포스있게 나와 극의 무게감을 잡는다.

어쨌든 그 애록고지를 두고 악어중대가 점령하는가 싶었는데, 역시 중공군이 나서면 답이 안 나온다. 인해전술은 여기서도 먹히니, 막대한 피해를 보고서야 악어중대는 물러나 다시 고지를 뺏기게 된다. 이런 지리한 공방전이 계속 되며 서로들 지쳐가는 사이, 드디어 계절이 바뀌고 한 여름이 찾아왔다. 이들의 수색전과 탐색전이 계속 되는 가운데, 드디어 라디오 너머로 7월 어느 날 휴전협정에 싸인이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 거. 다들 드디어 전쟁이 끝났다고 기뻐하며 이젠 집으로 돌아갈거라 기대를 하는데.. 하지만 그 휴전협정 부칙에 의거하여 12시간 동안 더 싸워서 고지를 탈환하라는 임무가 부여되며 이들은 그 마지막 전투를 치르게 된다. 정말 이젠 살아서 돌아갈려는 찰나 이렇게 전투를 다시 치르게 됐으니, 이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 이것은 바로 고지전 최후의 장면으로 방점을 찍게 된다.


('고지전'의 두 남자 주인공 '고수' '신하균', 극에 제대로 녹아들 게 열연을 펼쳤다.)

이렇게 영화는 고지를 탈환하는 군인들의 전투를 담아낸 전쟁물이다. 그런데 그 전쟁이 가열하고 스펙타클하게 전개가 되는 것 보다는, 즉 어떤 대규모적 물량공세는 둘째치고 총알이 빗발치는 모습으로 고지 탈환 과정이 나름 리얼하게 펼쳐진다. 그 빨간 불빛이 철모를 수없이 관통하듯. 그렇게 동부전선 최전방에서는 애록고지 탈환에 목숨을 건다. 정작 그들은 책상머리 지도에서 1cm 영토라도 더 얻겠다며 협상하지만, 여기 생사를 넘나드는 그곳에서는 이런 사투로 인해 많은 이들이 죽게 된다. 그렇다. 영화는 전쟁의 한복판이 아닌, 그 전쟁의 끝물에 벌어졌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6.25 전쟁의 끝을 다룬 것이다.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군인들이 산을 시체로 덮을 정도로 죽어나갔는지 에둘러 말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과연 승자와 패자는 누구였던가? 하는 물음과 함께...

승자와 패자도 없는 6.25 마지막 전투 '고지전', 한국 전쟁영화의 '신기원'

그래서 영화는 종국에 가서는 비장함마저 띈다. 절대 웃으면서 볼 수 없는 상황, 엔딩 크레딧에서 출연 배우들 역할의 면면을 흑백 처리한 화면으로 나름 숙연하게 만드는데, 그것은 아마도 장훈 감독 스스로 이 전쟁에 바친 '장송곡'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물론 영화 전반적으로 악어중대 부대원 중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 류승수고창석의 알토란 같은 연기들이 있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지만, 그건 어찌보면 전쟁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일 것이다. 그외 두 주인공 고수 신하균이 전쟁에 지치고 미쳐가는 열연은 물론, 신임 젊은 중대장 역을 맡은 이제훈의 전쟁 트라우마를 지닌 신들린 연기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남성식 이병을 통해서는 목숨을 건 전쟁에 대한 공포까지, 이들 캐릭터는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그래서 영화는 이런 캐릭터를 통해서 전쟁이 남기는 '상흔'이라는 다소 클리셰적 주제의식에도 많이 다가선다. 그러면서 그 전쟁의 상흔은 바로 고지 탈환으로 사투를 벌이는 군인들의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그런데 그 방식이 기존의 전쟁물에서 본 듯한 장면들로 오버랩된다. '웰컴 투 동막골'의 유머적 분위기의 느낌과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적과 만나 우애를? 다지는 상황, 그리고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리얼한 전투씬과 형제애 같은 우정까지, 여기 '고지전'은 이런 영화들의 장점들을 취합한 듯한 인상이 짙다. 그래도 영화는 그 전장터에서 누구나 살고자 죽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군인들의 임무를 생생히 담아냈다. 하지만 그 임무란 게, 6.25 역사가 기억하지 못하는 또 그 전쟁이 어떻게 끝났는지 모를 우리시대에게 이렇게 보여주며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마지막 전투를 기억해 달라면서..

아무튼 오랜만에 한국 전쟁영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만한 '신기원'적 영화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특히나 영화 전문 기자들의 평가들도 가히 좋은 것을 보면, 이 영화 '고지전'은 분명 기존의 전쟁물과는 다르게 진일보한 측면이 많다. 한국 전쟁영화 장르의 새로운 패러다임까지 불릴 정도로, '고지전'은 그 제목처럼 '고지'를 점령한 듯 싶다. 한국전쟁의 마지막 날, 기록되지 않은 그들의 마지막 전투를 담아낸 '고지전'.. 괜찮은 전쟁영화 이전에 꽤 와닿게 그린 전장물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분명 볼만했고 되새겨봄 직한 영화다. 그래서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듯 싶은데, 우리시대 그 전쟁을 겪은 7~80대 어르신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4315&mid=1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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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ick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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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무더운 여름철에 제격인 아주 시원스런 영화가 개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목도 아주 짧게 '퀵'(Quick)이다. 그래서 그런지 제목과 홍보 포스터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모터사이클의 스피드를 무기로 삼는 본격 액션 영화다. 그런데 이게 헐리웃에서 봄직한 대규모 물량 공세를 퍼부은 블록버스터로 변모해 주목을 끈다. 바로 천만 관객을 이끌어낸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 제작진이 100억을 쏟아부어 만들어낸 거. 그러면서 영화는 제목 '퀵'에서 연상되는 단어, 즉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퀵서비스맨'이라는 한국적 소재를 끌어다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관객들과 그 배달 임무에 동참하게 만든다. 평양에서 서울까지 3시간 만에 주파했다는 '풍산개'의 아우라를 누르듯, 청담에서 상암까지 18분에 밟는다는 전설의 퀵서비스맨을 그리며, 그가 일반 물건이 아닌 폭탄을 배달한다는 설정하에 전개되는 아주 영화스런 액션 무비 '퀵', 먼저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도심 한복판, 사상 초유의 쾌속질주가 시작된다!

스피드 마니아인 퀵서비스맨 기수(이민기), 생방송 시간에 쫓겨 퀵서비스를 이용하는 아이돌 아롬(강예원)을 태우고 가던 중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수화기 너머 의문의 목소리는 헬멧에 폭탄이 장착 되어 있다는 경고와 함께 30분 내 폭탄 배달 미션을 완수하라는데.. 결국 자의반 타의반 폭탄을 배달하게 된 기수, 하지만 그 헬멧을 벗을 수도 질주를 멈출 수도 없는 상황에 몰리며 그들은 위기에 빠진다. 과연 이들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짧은 시놉에서 보듯이, 이 영화의 줄거리는 아주 간단해서 좋다. 별거 없다. 이미 많이 홍보된대로, 스피드를 즐기는 모터사이클 매니아 아니, 과거에 폭주족의 전설로 통하는 한 젊은 남자에게 닥친 위험천만한 레이스가 펼쳐지는 본격 액션 무비다. 즉 퀵서비스로 소위 밥 벌어 먹고 사는 그에게 닥친 뜬금없는 '폭탄배달' 업무, 같이 동승한 아이돌 스타 아롬, 과거에 여친인 그녀와 동승하게 되면서 이 위험천만한 임무를 하게 된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자신의 헬멧에 폭탄이 장착되고, 블루투스 이어폰 너머로 해당 물건을 30분 안에 배달하지 않으면 헬멧은 자동으로 폭발한다는 미션이 주어진다.

바로 헬멧을 벗어도 안 되고, 제시간 안에 물건을 배달 못해도 폭탄은 터지게 된다. 이에 두 주인공 남녀는 어느 미친놈의 장난질이라 생각하는데, 시범으로 터지는 그 현장을 목격하고는 똥줄이 타 그 비싼 BMW 오토바이를 타고 도심을 질주한다. 그런데 물건를 갖다 줌과 동시에 그 지역이 가열하게 폭파되고 도심은 아수라장이 된다. 하지만 한두 곳이 아니다. 그가 가는 곳마다 도심이 폭파되니 경찰도 이런 상황을 지켜볼 수는 없을 터. 바로 CCTV 감식으로 퀵서비스맨 기수를 지명수배 때리고 그를 잡기에 혈안이 된다. 과거 폭주족의 피가 들끊는 교통 경찰이자 기수의 친구 명식(김인권)도 동참하며, 김인권식 스타일의 개그를 몸소 보여주며 이 레이스를 때론 웃기게 만든다.

그런데 범인은 물론 기수가 아니었다. 그를 사주한 이어폰 너머의 그놈 목소리인 건 당연한데, 그렇다면 그는 왜 이렇게 도심 곳곳을 폭파시키는 것일까? 어디 외국에서나 봄직한 폭탄테러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사이코패스의 묻지마 테러일까.. 아니면 원한 관계에 기인한 응징일까.. 아니면 돈을 노리고 한 짓일까.. 그 범인은 형사로 나온 고창석의 우왕좌왕하는 브리핑 중에 언급이 된다. 어쨌든 두 남녀는 할 수 없이 폭탄을 3~4번 배달하며 도심을 위기에 빠뜨리고, 급기야 열차테러까지 감행되는 순간까지 몰리며 정체절명의 위기가 다가오는데.. 과연 이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또 마지막 그 테러를 막을 수 있을지, 마지막까지 그 끈을 놓치 않는다.


(나, 이 헬멧 벗으면 죽을텐데.. 괜찮을까.. 이젠 오빠가 쓰면 안 될까.. 그래 그럼.. ㅎ)

이렇게 영화는 '퀵'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며 모터사이클의 질주본능을 그대로 보여주는 액션 무비다. 사람 대 사람의 그런 싸움기술이 아닌, 도심을 폭파시키고 차량이 전복돼고, 오토바이가 질주하며 건물을 넘나드는 등, 그런 액션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것은 어떤 CG의 활용보다는 아날로그식으로 직접 재현해 눈길을 끈다. 명동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차량과 오토바이의 추격씬은 마치 성룡 영화의 '폴리스 스토리'를 보듯 활극을 선보이며, 고속도로에서 LPG가스통이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대형 교통 사고의 현장은 '매트릭스'나 '미션 임파서블'의 그런 장면에 견줄만큼 스펙타클하게 잘 뽑아냈다. 우리도 이젠 그렇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그외 오토바이가 건물 사이를 날거나 터널벽을 타는 등 무언가 '아크로바틱'한 매력을 선보이기도 해, 이 영화는 비주얼로써 충만되게 보여준다.


(시사회에서 헬멧 쓴 김인권의 모습, 영화에서도 웃긴다.)

모터사이클 액션 블록버스터 '퀵', 순수 오락영화로 볼만하다.

여기에다가 이런 액션에 더해서, 코믹이 쉴새없이 나온다. 그런데 이게 계속 터지기 보다는 극 중에서 교통 경찰로 나오는 김인권의 개그가 만발하며 웃음과 실소를 오간다. 그의 그런 모습은 전작 '해운대'에서 츄리닝 차림에 보여준 그것과 거의 흡사할 정도다. 추격하다 짬뽕 국물을 뒤집어 씌거나 운좋게 폭파된 차량을 피하는 등, 그만의 역할이 그대로 묻어난다. 여기에 남자 주인공인 기수의 부산 사투리의 생생하고 리얼한 대사들이 눈에 띈다. 즉 영화적 대사로 여주인공 아롬과 주고 받는 게 아니라, 일상의 단어들로 전개되는 대사의 흐름은 마치 촌극을 보는 듯 하지만 현실감은 있다. 특히 그가 이어폰 너머의 그 테러범과 대화를 보면 그러한데, 물론 그건 아롬 역으로 나와 헬멧을 쓰며 엄청 고생했을 강예원도 마찬가지다.


(폭탄이 터지기 전에.. 오빠!! 어서 달려~~~~)

그래서 이 영화는 둘의 청춘남녀 과거 사랑 이야기가 담겨져 있기도 하다. 그래도 누가 뭐래도, 이 영화는 모터사이클을 소재로 한 액션 블록버스터다. 이것은 이미 홍보된대로 해운대 제작진의 노하우와 대규모 물량공세로 펼쳐낸 '때리고 부수고 터지는' 액션 쾌감을 선보인 것으로, 영화 엔딩 크레딧에서 직접 그런 고강도 액션에 참여한 스턴트맨들의 노고를 치하하듯 보여주니 그 강도는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노고에도 불구하고 완전 정극스런 느낌은 안 든다. 마치 100억짜리 B급스런 정서가 묻어나면서 조금은 촌극같이 한바탕 소동극의 양상을 띄는 게 다분해 보인다. 즉 진중함 보다는 가벼움, 그렇다고 마냥 가볍진 않고 그럴때마다 도심을 폭파시키고 모터사이클의 질주를 보여주며 그 가벼움을 임팩트하게 날려버린다.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그런 가벼우면서도 유쾌한 시퀀스를 선보이며 마무리를 짓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영화 '퀵'은 전형적인 팝콘무비의 순수 오락영화로 손색이 없다. 다만 스토리 전개가 조금은 작위적인 느낌이 들지만, 그런 것을 빼고 이들이 한바탕 도심에서 벌이는 소동극을 즐기기엔 충분하다. 진짜 '퀵서비스'의 정신이 무엇인지, 그 속에서 펼쳐지는 도심 테러와 모터사이클의 액션을 즐기면 그만이다. 헐리웃의 '스피드'나 프랑스산 질주영화 '택시' 시리즈 와는 무언가 색다른 한국적인 느낌의 액션무비 '퀵', 이게 해외에 진출하면 어떤 반응일지 참 궁금해진다. 특히 폭주족이었던 그들에게 이 영화는 꽤 흥미로운 무비가 될 듯 싶다. 오빠 달려~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5355&mid=15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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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 -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II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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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상영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때, 그 중심에 선 한 편의 판타지 블록버스터가 있다. 사실 알면서도 볼 수밖에 없었던 아니, 이제 모든 것이 끝나버린다니 그 아쉬움 때문이라도 어떻게든 봐야 했던 '해리포터'의 마지막 시리즈.. 무슨 의무감이 발동이 된 건지, 진정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그 문구처럼 해리포터는 정말 끝나고 말았다. 10대와 20대에 이 영화를 접한 이들은 이젠 모두 건장한 성년으로 자랐고, 30대는 이미 장년에 들어섰다. 역시 꼬마였던 해리포터 또한 다 큰 성인이 돼어 이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렇기에 이 해리포터 시리즈는 '금세기 최고의 판타지'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그 묵직한 세월의 무게감 만큼이나 2001년 1편을 시작으로 8편까지 이어져오며 우리들의 판타지한 상상극장을 책임져왔다. 그리고 이제는 모두 끝났다. 그런데 이렇게 끝난 마당에 강호는 애석하게도 이 시리즈를 제대로 접하지는 못했다.

그 관람의 역사는 이렇다. 1편 '마법사의 돌'이나 2편 '비밀의 방'까지 귀엽고 풋풋한 아이들의 매력 때문이라도 보게 되었고, 3편 '아즈카반의 죄수'는 건너뛰고 4편 '불의 잔' 까지는 챙겨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내용은 거의 가물가물한 수준이다. 이후 5편의 '불사조 기사단'과 6편의 '혼혈왕자'는 본 기억이 아예 없다. 여기에다 작년 말에 나왔던 7편 '죽음의 성물' 1부도 못 보왔고, 하지만 이번엔 죽음의 성물 2부 마지막을 보게 됐다. 이렇게 이 시리즈는 매니아틱하게 다 챙겨보질 못해서, '솔까말'로 이 시리즈의 전체적 플롯이나 이야기의 전개 과정, 디테일한 캐릭터간의 관계 설정 등을 잘 모른다. 그냥 잊고 지냈던 해리포터가 어느 날 '갑툭튀'해서 '이젠 끝나니 날 보러 와 주삼..' 하는 주문에 나도 모르게 보게 된 거라, 이전의 내용은 스킵모드다. 그냥 마법사 해리가 그의 친구들과 적을 물리치는 정도로만 알고 있는 수준이랄까.. ㅎ

그래서 이 영화는 내용 위주의 리뷰를 쓰기에는 스스로 부족함을 느낀다.
그냥 공식 시놉시스를 통해서 마지막 줄거리를 대신하고, 그를 떠나보내는 소회감을 밝힐 뿐이다. ~

모든 것을 끝낼 최후의 전투! 판타지의 아름다운 역사가 드디어 마침표를 찍는다!

덤블도어 교장이 남긴 ‘죽음의 성물’의 단서를 쫓던 해리 포터는 볼드모트가 그토록 찾아 다닌 절대적인 힘을 가진 지팡이의 비밀을 통해 드디어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다. 볼드모트의 영혼이 담긴 다섯 번째 ‘호크룩스’를 찾기 위해 마법학교 호그와트로 돌아온 해리와 친구들은 그들을 잡으려는 보안마법에 걸려 위기를 맞지만 덤블도어의 동생인 에버포스의 도움으로 벗어난다. 그리고 그에게서 덤블도어와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에 관한 놀라운 과거에 대해 알게 된다. 한편, 볼드모트는 해리에 의해 호크룩스들이 파괴되었음을 느끼고 호그와트로 향한다. 해리를 주축으로 한 불사조 기사단과 죽음을 먹는 자들 간의 마법전투가 벌어지고 여기에 거대거미 아크로맨투라와 거인족 등 마법 생물들이 볼드모트 편으로 가세하면서 호그와트는 거대한 전쟁터로 변한다. 전쟁의 틈에서 해리는 덤블도어를 죽인 스네이프의 엄청난 비밀과 볼드모트를 죽일 마지막 호크룩스에 대한 단서를 알게 되는데...


(절대악 '볼드모트'를 물리쳐야 할 해리포터, 어금니 꽉 깨물어라.. 해리.. ㅎ)

위의 공식 시놉시스를 보듯이, 각종 캐릭터 이름이 나름 난무?하다. 솔직히 잊고 산지 너무 오래돼서 강호에게 기억나는 건 해리포터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그들의 마법학교 호그와트 수준인데.. 여기서 나오는 인물들이 적인지 동지인지 모를 캐릭터들 때문에 다소 공부?가 필요한 듯 싶다. 하지만 낯이 익는 분이 보인다. 흡사 신해철을 닮은 듯한 헤어스타일로 포스가 묻어나는 '스네이프' 역의 인상착의는 낯설지가 않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서 그의 과거?를 알게 된 게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그래도 확실한 건 바로 절대신 같은 파워를 지닌 악당 '볼드모트' 이 캐릭터만은 확실하게 보이고 인식이 된다. 대머리에 창백한 강시처럼 코가 주저 앉아 그로테스크한 페이스의 소유자, 그가 바로 이 죽음의 성물 편에서 물리쳐야 할 절대악이다. 그렇기에 자세한 내막을 차치하더라도, 그와 맞서는 해리포터와 그의 친구들을 활약을 지켜보는 게 이번 시리즈의 주요 감상 포인트라 할 수 있다.
 
1부에서는 그가 작은 꼬챙이 아니 지팡이를 얻어서 절대 힘을 소유하면서 끝났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어진 2부에서는 여기 마법학교 호그와트가 위기에 처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가 이곳을 접수하려 하면서 호그와트는 전쟁터로 돌변하고, 그들과 맞서 싸우는 씬은 마치 '반지의 제왕'의 그런 전투씬 시퀀스를 보듯 스펙타클하게 연출이 됐다. 용도 나오고, 거인도 나오면서 한꺼번에 불꽃 공격도 하는 등, 비주얼한 판타지의 정점을 찍는다. 시리즈 최초이자 마지막에서 3D로 포팅한 효과가 제대로 난 셈이다.

하지만 '내 안의 그가 있다'는 설정인지 몰라도, 해리가 죽어야 그도 죽는다는 '살신성인'의 자세는 여타 판타지가 주인공에게 부여하는 클리셰적 요소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해리는 죽었을까.. 정말로 자신을 희생해서 절대악 '볼드모트'를 물리쳤을까.. 이것이 해피 혹은 새드 엔딩이냐의 갈림길에서 나름의 비장미와 함께 해리는 그렇게 시리즈의 방점을 찍으며 대미를 장식한다. 죽느냐 사느냐는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예의상 남긴다. ~


(89년생 다니엘 래드클리프, 88년생 루퍼트 그린트, 90년생 엠마 왓슨.. 정말 수고했다..)

해리포터의 그 마지막을 떠나 보내며, "굿바리 해리포터 앤드 포에버!!" 

이렇게 영화는 정말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판타지 장르답게 이어져온 과거 시리즈에 대한 향수는 물론, 이 마지막 자체로도 악을 물리치는 활약상과 그들의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며 볼거리를 충만되게 대미를 장식한 것이다. 장장 1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7번의 시리즈를 통해 이 금세기 최고의 판타지는 그렇게 갈무리 되었으니, 이 영화의 팬이든 아니든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던 모르던 간에, 이 마지막편만 봐도 그 느낌은 충분히 전달된다. 아주 오래된 친한 벗을 간만에 보더라도 낯설지 않은 것처럼..

하지만 이미 이 영화의 수많은 팬들이 이들의 마지막 모습에 소위 '울컥'했다는 후담처럼, 10년의 여정은 갈마들듯 부지불식간에 찾아와 지금 해리포터는 이 영화를 통해서 작별을 고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팬들은 더욱더 아쉬워 하고 있는 거.. 21세기가 낳은 최장수 판타지 시리즈로 각광을 받으며 친구와 연인은 물론 온 가족이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그 판타지한 세계를 그려낸 '해리포터', 이제는 정말 그들에게 고별을 할 때다. 그래도 그들이 떠나가도 남는 건 있다. 바로 해리포터가 그려낸 가열한 판타지 마법의 세계는 영영 잊지 못할 추억으로 오롯이 새겨졌음이다.

굿바이 해리포터 앤드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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