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비 어프레이드-어둠 속의 속삭임 - Dons’t be afraid of the d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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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에서 무언가 호러적인 분위기로 눈길을 끄는 영화 한 편이 개봉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작 많은 영화 팬들이 안 봐서 그렇지, 사실 호러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이 영화는 분명 구미가 당기기도 하다. 그 유명한 판타지 영화 '판의 미로'를 연출한 '길예르모 델 토로'의 작품이라는 문구 때문에 더욱 그러한데, 그래서 그런지 영화 자체는 사실 판타지적 요소가 있다. 분명 공포와 스릴러 장르로 못을 박았어도 영화 자체는 꽤 동화스럽고, 때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것은 아마도 주인공이 어린 소녀인 점과 19세기 빅토리아 양식을 간직한 고풍스런 대저택에서 풍기는 아름답지만 음산한 느낌 때문일지 모른다. 그와 함께 깔리는 시의적절한 음향효과와 고전음악의 클래식한 분위기가 전면을 휘감는다. 그래서 이 영화는 한마디로 헐리웃이 견지해온 핏빛으로 점철된 그런 류의 잔혹한 공포 영화라기 보다는, 그 예전 고전의 호러 동화를 판타지로 승화시킨 한 편의 '환상특급'이라 할 수 있었으니,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어둠 속에 혼자 있지 마라 I 절대로 대답하지 마라 I 함부로 만지지 마라

어린 소녀 샐리는 아빠와 함께 19세기에 지어진 낡은 저택으로 이사 왔다. 어느 날부터, 밤이 되면 알 수 없는 속삭임과 함께 누군가 방에 찾아온다. 이 저택에는 우리 말고 누군가 있다. 이 집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9세기 빅토리아 양식의 대저택, 아름다우면서도 음산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엔 무슨 일이?)

사실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반은 알고서 보는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즉 사전 정보를 알지 못해도, 공포 판타지라면 의례 나오는 요소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먼저 위 사진에서 보듯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대저택, 19세기 빅토리아 양식을 간직한 아름다움과 음산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이 곳에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그러면서 그 곳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하우스 공포체험'을 보여주는 식인데, 그 체험은 바로 어린 소녀 샐리가 도맡아 하게 된다. 그 체험을 아빠가 안 믿어줘고 새엄마가 종국에 믿어주면서 파국을 맞이하게 됐지만서도.. 어쨌든 이들 세 가족의 운명은 이 대저택에서 펼쳐진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어느 늙은 할배가 집안의 하녀를 지하실로 불러들여 그녀를 죽이려 한다. 자신의 어린 아들을 살리려면 너의 이빨이 필요하다며 그녀의 입을 벌리고 망치로 임팩트하게 못질해 버린다. 그리고 어느 벽난로 같이 생긴 구멍을 열고 그곳에 그 이빨을 놓더니, 그마저도 그곳에서 악의 기운에 빨려들어가 죽고 마는데.. 이렇게 영화는 다소 임팩트하게 시작한다. 음.. 무언가 만만치 않은 영화의 기운이 스멜 나오는 분위기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현재, 어린 소녀 샐리는 이혼한 아빠랑 함께 여기 대저택으로 오게 된다. 그런데 아빠 옆에 새엄마가 될 예쁜 아줌씨가 있다. 둘은 집을 리빌딩하는 전문가로, 이 저택을 보수해 팔려고 당분간 칩거하게 된 거.


(대저택 지하실에 위치한 벽난로 같은 곳, 이곳이 금지된 봉인의 장소다. 어떤 괴물이 살까?)

이때부터 어린 소녀 샐리는 바쁜 두 어른과는 다르게 늘 혼자다. 방에서 혼자 자고 지내며 이 큰 저택을 모험심 좋게 둘러보며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어느 지하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렇다. 그 할배와 하녀가 죽었던 그곳이다. 물론 이들은 저간에 사정은 모르지만, 어쨌든 이 장소는 대저택의 기운을 빨아들이고 내뿜는 그런 곳이다. 바로 저 벽난로 같은 구멍 속에서.. 그런데 아빠와 새엄마는 별거 아니라며 그냥 넘긴다. 하지만 모험심 많은 소녀 샐리는 혼자서 이곳에 와 벽난로의 문을 열려고 한다. 왜냐? 자꾸 소녀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랑 같이 놀래.. 어서 와.. 우린 배가 고파.. 도와줘.." 이런 식으로 환청이 들린 것이다.

그러니 소녀는 이곳 지하실에서 금지된 봉인을 풀기에 이른다. 이를 알아챈 일하는 할아버지가 다시 봉인하려다가 그들에게 당해 중상을 입는 등, 이미 그들은 여기 대저택 곳곳으로 스며들고 만다. 그것은 바로 고대 '이빨요정'? 이라 불리는 것으로, 그렘린과 골룸을 합쳐놓은 아주 작은 체구의 흉측한 괴물들이다. 그런데 요정이라고 하기엔 녀석들이 꽤 무람없다. 이렇게 작은 괴물 요정들이 소녀 샐리를 잡아다 이빨을 드실려는 계책하에 이들 가족은 위험에 처한다. 급기야 이 집안의 내력과 비밀을 알게 된 아빠와 새엄마는 샐리와 함께 이 집을 탈출하려 하는데, 하지만 이 작은 놈들이 떼거지로 나와 이들을 위협하는데 보통이 아니다. 결국 이들 가족 중에 한 사람이 희생이 되면서 이 공포체험은 갈무리 된다. 그렇다면 누가 살고 죽은 것일까.. 아니면 이 대저택의 공포는 계속 되는 것일까..



고전 호러 동화의 이야기를 판타지로 승화시킨 '환상특급', "무서워 하지마.."

이렇게 영화는 공포와 스릴러라는 코드를 내세운 영화지만, 표면적으로도 그렇고 그렇게 공포스럽거나 스릴감이 충만된 영화는 아니다. 대신에 고전 동화의 판타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간혹 눈길을 끌었던 호러적 동화의 괴상한 요정이라는 소재를 따와서 만든 영화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고풍스런 대저택의 아름다움에 감춰진 스산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깔며, 그 속에서 비밀이 간직된 어떤 봉인된 금서나 장소 등을 언급하며 판타지로 치환시켜 버린다. 더군다나 여기 판타지에 나오는 괴물 조차도 사실 귀여운 구석이 있다. 마치 '그렘린'의 모습처럼 떼거지로 몰려 다닐 때는 '토이 스토리'에서 장난감 병정이 움직이듯 소녀를 위협한다. 눈을 갑자기 크게 뜰 때는 사실 깜놀하긴 했어도, 이 정도면 심심한 수준.. ㅎ

아무튼 영화는 잔혹한 공포나 스릴러에 익숙한 이들에게 있어서 그렇게 공포스럽지도 스릴감도 없지만, 대저택이 풍기는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지켜보는 몰입감은 좋은 편이다. 샐리 역을 맡은 주인공 어린 소녀 '베일리 매디슨' 양도 호연을 펼치며 나름의 공포 연기를 잘 보였고, 아빠 역으로 나온 '가이 피어스' 또한 어린 딸을 보듬고 챙기며 잘 나왔다. 자세히 보니 이 배우는 영화 '메멘토'에서 기억 저편에서 제대로 혼란을 겪으며 호연을 펼쳤던 배우, 얼마 전 '킹스 스피치'에선 사랑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한 '에드워드 8세' 역을 했었다. 그리고 새엄마 역에 '케이티 홈즈' '배트맨 비긴즈'를 통해서 가장 트랜디한 여배우로 사랑을 받아왔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강단이 있고 셈세한 새엄마 '킴'의 역할을 하며 샐리를 구하는 역을 도맡았다.

이런 주요 출연진 이외에 무엇보다 이 영화는 판타지 무비로 인기를 끌었던 '판의 미로'를 연출하고 시각 장애를 소재로 한 범죄 스리러물 '줄리아의 눈'을 제작한 '길예르모 델 토로'라는 위명 때문이라도 눈길을 가는 영화다. 감독과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는 물론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그가 보여주는 영역의 확장성은 좋은 편. 그렇기에 이번 작품의 제작에 참여하면서 그만의 특유의 상상력과 흡입력이 좋은 스토리 전개, 그리고 시의적절한 긴장감 유지를 위한 비주얼과 사운드로 영화를 제대로 포장했다는 점에서 강점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호러 장르의 근원적 쾌감을 끌어내지 못해 그렇게 공포스럽지는 않지만, 그 옛날 고전 호러 동화의 어느 이야기를 판타지로 승화시키며, 과거 TV시리즈로 인기를 끌었던 '환상특급'의 한 에피소드를 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절대 무서워하지 말고, 자기네랑 같이 놀기를 바랬던 그 어둠 속의 작은 괴물들의 속삭임, 때로는 잔혹한 공포 보다는 어린 소녀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 공포가 가뭇없이 다가올 수도 있음이다. 그리고 그 대저택에는 또 다른 사람들이 살게 될 테니까..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69994&mid=15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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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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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에 걸맞은 나름의 비주얼적 포지셔닝으로,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급 액션 무비가 개봉돼 영화 팬들의 이목을 한껏 고취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주인공은 사람과 너무 흡사한 원숭이과들, 바로 '유인원'을 소재로 그리며 색다른 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는 근원적인 재미를 깔고 있다. 즉 SF 액션물이라면 먼 미래의 로봇이나 히어로 전사 혹은 에이리언 같은 괴수물이 낯설지 않은 것처럼, 여기서는 인간과 유사한 영장류 유인원들이 떼거지로 나와 스크린 전면을 휘감는다. 바로 그 유명한 SF 고전 '혹성탈출' 되시겠다. 사실 연배가 안 된 이들도 들어봤을 이 제목은 내용을 잘 몰라도, 고인이 된 '찰톤 헤스톤'이라는 배우가 떠오름과 동시에 인간을 지배했던 유인원과의 사투를 담으며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1968년 1편을 시작으로 총 7편의 시리즈가 나왔으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그 시리즈에 대한 건 여기선 스킵.. ~

그러면서 이들의 이야기는 저 멀리 잊혀지나 싶었는데, 첨단을 걷는다는 21세기 영화산업이 다시 리부트시켜 새롭게 재창조하며, 부제 '진화의 시작'이라는 단서로 과거 이들의 역사를 다룬 '프리퀄'로도 치환시켰다. 그렇다고 완벽한 프리퀄로 보기 보다는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이자 현 헐리웃 영화적 스펙에 맞게 포팅된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다. 다만 액션이 가열하게 펼쳐지는 스펙타클하기 보다는, 드라마적으로 내용의 밀도감을 높이며 무언가 와닿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더욱 호평을 받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다르게 보는 이들도 있지만, 그간에 액션에만 치우친 블록버스터와는 다르게 확실히 퀼리티가 느껴지는 기운은 있어 보인다. 극 중 '시저'가 너무 리얼해서 그런가.. 어쨌든 여러번의 홍보가 됐듯이, 이 영화는 올여름 극장가의 마지막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하며 연일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인데, 먼저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이렇게 시놉을 보더라도, 이 영화는 액션에만 치우친 볼거리 위주의 영화가 아니다. 소위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다. 즉 단순히 인간과 유인원들과의 전쟁으로만 그려진 게 아니라, 그 파국으로 가기까지의 이야기가 드라마적으로 밀도감있게 연출됐다는 점에서 이른바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물론 큰 그림으로 본다면 당연 인간과 유인원들과의 한판 전쟁이라 할 수 있지만, 여기서 인간은 가해자일 뿐 그들과 제대로 맞서지도 못한다. 그래서 그 대결로 가는 과정에서 주인공 유인원 '시저'의 편을 드는 자신을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도 인간의 불치병 치료를 위해서 불철주야 뛰시는 과학자들, 그 이면에 수없이 희생되는 동물들이 있는 건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마루타도 아니고 인간을 교보재로 쓸 수는 없기에, 그래서 여기선 유인원들이 그 대상이 된다. 초반 밀림에서 대거 잡힌 유인원들..


(사람 주인공 윌과 그의 여친 캐롤라인, 여친은 존재감이 거의 없고, '윌'만이 보인다.)

여기서 사람 주인공 '윌'(제임스 프랭코, 영화 '127'시간에서 사투를 벌인 그 실화 속 주인공)은 자신의 아버지(존 리스고, 이분 '덱스터' 시즌4에서 사이코패스 범인 역을 한 할배)의 치매끼를 없애기 신약을 개발중에 있다. 다량으로 잡아온 유인원들에게 그 약을 투여해 임상실험을 하는데, 하지만 결과는 꽝.. 그 와중에 난동을 부린 한 유인원이 실험실에서 죽게 되고, 그 암컷이 낳은 어린 새끼 '시저'를 데리고 엄마 노릇을 하게 된 남자 어른 윌.. 지극정성을 다해 마치 자식을 키우듯 '시저'를 돌본다. 그러면서 '시저'도 마치 윌을 엄마처럼 느끼며 고분고분하게 잘 따른다. 그런데 이 놈이 가면 갈수록 하는 짓이나 행동거지가 사람 못지 않게 영특하다는 거. 숫자놀이는 물론 간단한 퍼즐까지, 못하는 게 없을 정도로 지능이 꽤 발달된다. 아마도 저번에 개발한 그 신약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은 게, 윌의 아비도 그 약을 투약하고 잠깐 효과를 본다. 이후엔 다시 악화됐지만서도.. 어쨌든 시저는 날로 일취월장한다. 8년이 지나고선 거의 어른만큼의 키로 허헌장부가 된 유인원 '시저'..

네가 정녕 유인원이란 말인가.. ㅎ


(이게 바로 주인님이 쓰신 신약이라 이거지.. 오케바리.. 이걸로 애들을 먹어야겠군.. ㅎ)

산림욕을 즐기러 사람 가족들과 놀러도 다니며, 마음껏 호위호식을 한다. 그런데 이 놈의 몸 속에서 야성의 유전자가 자라고 있는지, 어느 날 동네에서 마을 주민을 해치는 큰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그리고 영장류 보호시설에 갇히게 된 시저, 인간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을 뒤로한 채, 우리 속에 갇힌 그에게 있어 이 세상은 또 다른 낯설은 세계,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유인원들은 물론, 괴상하게 생긴 오랑우탄과 덩치 큰 고릴라까지 갖가지 유인원들이 모여사는 이 곳에서 그는 자신의 방식으로 소위 '짱'을 먹는다. 물론 처음에는 가열하게 신고식을 치렀지만, 지능이 워낙 뛰어난 '시저'가 나서면서 이 일자무식 무리들을 환골탈태시킨다. 인간이 개발한 그 신약을 몰래 가져와 우리 안에 풀면서 그 향기를 맡게 해 한층 진일보한 유인원으로 탈바꿈 시키고, 급기야 그곳을 탈출하기에 이른다.

그전에 사람 주인공 '윌'이 찾아와 그를 다시 집으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시저는 이곳에 적응한 건지 아니면 '자아'를 찾은 것인지,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그곳에 남게 된 거. 어쨌든 야심한 밤을 틈타 우리 안을 빠져나온 시저와 그의 일행들, 그 와중에 껄렁대며 자신을 못살게 굴었던 사람 간수까지 죽이게 되면서, 이들은 전국구 스타가 된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이 발칵 뒤집힌 것이다. 도심을 활보하고 사람들을 겁박하고, 그들의 주특기인 점프와 줄타기를 무기로 타잔놀이를 하며 도심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그러면서 그 지역의 명물 '금문교' 다리에서 한바탕 액션을 펼치는데, 교통 체증에 빠진 사람들을 모두 내쫓고, 바로 앞에 바리케이트를 친 인간 경찰들을 멋진 작전으로 일거에 제압하고, 심지어 총기를 난사하던 헬기까지 폭파시키며 야성의 본능을 제대로 보여준다. 그러는 사이 인간 주인공 '윌'이 여기 사고 현장까지 달려와 '시저'를 찾지만.. 이들은 이미 그 산림욕이 무성한 숲속에 들어와 안식처를 찾게 된다.

그렇다면 시저와 그가 이끄는 유인원들은 어떻게 됐을까.. 누가 뭐래도 자연의 집이 최곤기라.. ㅎ


(우씨.. 나, 화나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로마 시대에 시저가 있었다면 지금 시대에도 '시저'가 있다.)

이렇게 영화는 '유인원'을 소재로 한 SF 액션 블록버스터다. 한마디로 주요 플롯은 인간들의 이기심과 폭압을 벗어나 시저가 혁명의 주동자로 나서며 수많은 유인원을 대동해 인간들과 한판 대결을 펼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려진 액션들이 그렇게 가열하거나 난무한 수준은 아니다. 바로 그 금문교에서 벌어진 것이 어찌보면 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한판 사투를 벌이는 과정까지 가기 위한 장치와 전개 과정을 오로지 유인원 '시저'를 중심으로 두고 있어 한치도 눈을 뜨지 못하게 한다. 즉 사람 주인공 '윌'이 아닌, '시저'의 모습과 느낌 그리고 그의 심리까지도 세세하게 놓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영화는 꽤 정교하게 유인원을 그리고 있어, 여기서 주인공은 바로 인간이 아닌 침팬지 유인원 '시저'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아기 땐 레알 큐티했는데.. ㅎ

인간과 유인원의 사투 전에 그려낸 '시저'의 자아찾기 혁명, 진화는 시작됐다.

특히나 사람과 거의 흡사한 모습의 눈망울과 표정들이 압권일 정도로 세세하다. 어찌보면 사람과 너무 흡사해 거리감 들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것을 실사처럼 처리하기 위해서 '모션 갭쳐' 연기의 달인 '앤디 서키스'(그 유명한 '골룸'과 '킹콩'에서도 나온 모션 갭쳐 연기의 달인)가 나서며 정교하게 생생한 유인원을 연기했다. 그외 이름없는 배우들까지 가세해 실제 유인원 연기를 하면서 인간과 같은 행동반경으로 리얼리티를 전달하며, 각종 특수효과 등으로 그려낸 비주얼의 퀼리티는 좋다고 할 수 있음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볼거리가 충만하다. 여기에다 이야기 전개도 꽤 몰인감이 좋은 편이다. 신약 개발 임상실험의 폐해로 죽게 된 어미에서 낳은 유인원 '시저'를 갖다놓고, 한시도 그를 놓치 않고 쫓는다. 그의 성장과정 속에서 어떻게 변모하고, 나중에 '안돼'라는 말까지 하는 과정에서 그의 자아 찾기의 심리적 성장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그 제목에 걸맞게 포팅돼고 전개가 된 드라마적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다. 단순히 볼거리로써 유인원들의 액션에만 그친 것이 아닌, 근저에 시나리오를 제대로 깔며 그들이 인간에 맞선 과정을 와닿는 몰입감으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과거 명성을 안겨준 혹성탈출의 '프리퀄'로써 다가와 43년 만에 최초로 밝혀지는 그 시리즈의 고전적 향수를 불러 일으킨 측면도 있지만, 여기에 더해서 새롭게 재창조된 '리부트'라 보기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새로운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2011년판 혹성탈출.. 하나의 트랜드처럼 SF물이 '리메이크' 되고 '리부트'되는 그 헐리웃 세계에서 이 정도면 나름 잘 만든 영화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에이리언' 같은 흔한 괴수물에서 벗어나 인간과 너무나 친숙하면서도 닮은 유인원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그들을 기존과는 다른 개념의 '괴수'로 치환한다면 이 영화 자체의 매력은 근원적으로도 충분한 셈이다. 그래서 더욱 와닿는 SF 블록버스터가 아닐 수 없는데, 한편으론 이 영화를 놓고서 정치적으로 때론 신과 인간의 창조론 사이에서 종교적 해석까지도 하는 모양새가 있기도 하다. 그런데 그렇게 놓고 보기엔 영화가 이른바 부담스러워진다. 바로 전형적인 헐리웃 시스템이 만든 블록버스터임을 부인할 순 없는 것이고, 여기에다 좀더 이야기적 밀도감을 높여서 그려낸 과거 혹성탈출의 '프리퀄'이자 괜찮은 '리부트'라 본다면 족하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는 '시저'의 혁명반란.. "우씨!!" 인간들이여 긴장하라..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0629&mid=1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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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 에이리언 - Cowboys & Al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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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그리 낯설지 않은 모양새로 유명한 두 캐릭터의 대결을 이끌어낸 SF물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개봉 후 반응을 보니 정작 큰 호응을 얻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이쪽 장르에 팬들이라면 어느 정도 봤을 이 영화 '카우보이 & 에이리언'는 호불호 차원을 넘어서 분명 끌리는 영화이긴 하다. 보통의 헐리웃 SF물이 그려내는 모든 장치와 그림들을 충분하게 그려내며 나름 이목을 집중시켰고, 전개 과정이나 마무리까지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게 클리셰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런가, 영화 자체가 독특하면서 임팩트한 맛은 없다. 이제는 전설이 되버린 SF '에이리언' 시리즈나 '프레데터' 같은 외계 괴수물을 보는 듯한 뻔한 그림에 색다른 거 없이 그저 그런 느낌도 든다. 물론 여기에 서부극의 주인공인 '카우보이'라는 색다른 소재가 들어갔지만, 이마저도 웨스턴 무비의 향수만을 자극했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래도 두 유명한 중견배우 '다니엘 크레이그''해리슨 포드'를 내세워 주목을 끌며, 영화적 상상력으로 창조한 캐릭터간의 대결과 내용은 어떠했는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위와 같이 소싯적 우주보안관 '장고'를 떠올리는 포스로 한쪽 팔에 하이테크 무기로 무장한 한 사내가 있다. 사막 한 가운데 불시착 아니, 자다가 깬 건지 도통 기억을 하지 못하는 이 남자 '제이크'(다니엘 크레이그), 내가 누구며 어디서 왔고 무엇을 했는지 스스로 정체불명에 빠져버린다. 그리고 자신을 잡으려는 세 명의 남자를 보기좋게 제압하고 어느 마을에 입성, 괴상한 분위기와 한 포스로 주목을 받는다. 그는 다름아닌 어마한 현상금이 걸린 범법자, 그를 잡아려는 세력 '달러하이드'(해리슨 포드) 일행과 부딪치며 위기에 처하는데, 초반 제이크와 달러 일행과의 만남 등이 서부극처럼 전개가 된다. 그러면서 제이크를 옆에서 주시하며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처자 '엘라'(올리비아 와일드)까지 가세하며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사막 한 가운데, 한적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외계 비행 물체의 무차별 공격, "넌 누구냐"..)

그러는 순간 마을에 모이게 된 이들 일행에게 무차별적 공격이 가해진다. 19세기 서부 개척시대 한적한 카우보이 마을에 저 먼 미래에서나 볼 법한 미확인 비행물체가 삼각편대를 이루더니 파란 광선을 내뿜으며 마을을 폭파시킨다. 아닌 밤에 홍두깨도 아니고, 사람들은 피하기 바쁘다. 말이 날 뛰고, 폭타되고, 여러 사람이 죽거나 그 비행물체 줄에 매달려 올라가는 등, 마을은 쑥대밭이 된다. 살아남은 자들은 '오 지저스'를 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쪽 팔에 이상한 무기를 장착하고 내가 누구인지 도통 모른 채, 자신을 잡으려는 세력을 피할려다 그들과 함께 이런 거시기한 일이 벌어진 거. 이때부터 이들은 의기투합?하게 된다.


(말 타기에 일가견이 있는 카우보이 마초맨들, 하지만 외계 비행 물체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죽은 자는 할 수 없지만, 그 비행 물체에 매달려 끌려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제이크와 달러 대령 일행은 손을 잡게 된다. 당장 마을의 안위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몰린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면서 제이크는 서서히 자신의 과거를 추적한다. 어디선가 여자와 함께 있다가 강탈했던 금괴가 사라지면서 그 여자가 매달려 올라가고, 자신이 어느 도적단의 수괴였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그는 적과의 대결에 앞장서게 된다. 여기에 달러 일행은 물론 어느 인디언 부족까지 가세해 그 외계 생명체와 한바탕 전투를 치르게 되는데, 그렇다면 그 에이리언 외계 종족은 왜 이 마을에 온 것일까? 그것은 바로 서부극의 주요 소재로 쓰이는 '금괴', 즉 이 놈들도 자원확보 때문인지 그것이 필요해서 이 먼 곳까지 와 이렇게 일을 저지른 것이다.

그러면서 본격 카우보이와 에이리언의 대결은 극 중반 이후 나름 재밌게 펼쳐진다. 에이리언의 모습은 그 흔한 갑각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곤충의 눈알 같은 다소 공포스런 모습으로 인간처럼 두발로 보행하며 이들을 위협한다. 하지만 주인공과 그를 위시한 주요 일행들은 죽지 않는다. 어떤 위험에도 찰나의 위기를 모면하는데, 그렇다면 이들 외계 종족과의 한바탕 사투는 어떻게 전개되고 종국엔 또 어떻게 무찔렀을까.. 그것은 남자 주인공 제이크에게 장착된 하이테크 무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무기의 활용은 제이크에게 접근한 정체불명의 섹시한 처자 '엘라'가 결정적인 몫을 하며 갈무리한다. 나 이대로 돌아갈래~


(이젠 많이 늙어버린 '해리슨 포드'옹과 007 최신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 모습은 제격)

이렇게 이 영화는 서부극과 SF물을 합쳐놓은 전형적인 블록버스터급 오락무비다. 서부극 즉 '웨스턴 무비'라 불리는 소재와 그림들은 나름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사막 한 가운데 한적한 마을에 들어선 정체불명의 사내와 그 사내를 잡으려는 세력이 부딪히면서 액션과 총질이 가해지는 모양새, 그렇게 마초적 분위기가 여기서도 풍기지만, 그렇게 진하지는 않은 편. 그런데 여기에 어디 외계 생명체의 침공이 그려지면서 SF 판타지의 세계로 승화된다. 과거 서부극 같은 드라마에선 나오지 못할 이야기에 그 에이리언이 그려지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부극과 SF물 이종배합의 클리셰적 전개와 마무리, 아쉽지만 볼만하다.

그렇기에 영화는 이런 소재와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오락적 요소로 다가온다. 다만 그 오락이 처음 해보는 것으로 어떤 색다른 맛이 아니라, 이미 몇번 해봐서 조금은 질리는 오락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은 있다. 다음엔 뭐가 나오고 어떻게 될지 뻔히 보인다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그 전형성을 탈피하지 못했다. 자신의 정체조차 모르고 헤매던 서부 개척시대, 한 포스하는 사나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그를 잡으려는 세력까지 가세하며 이들을 충돌시켰지만, 그 충돌은 에이리언을 만나면서 사라지고 인디언까지 합세하며 묘한 밸런스를 이루며 SF물로 진화를 해버린다. 에이리언을 무찌르는 게 여전사나 미래 전사들이 아닌, 단지 카우보이 모자를 쓴 남자들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역에 어드벤처물의 레전드로 남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해리슨 포드'옹이 나와 나름의 연륜을 보였지만, 그도 이제는 세월 앞에선 힘이 부치는지 그렇게 크게 부각돼 보이지 못했다. 여기에 007 시리즈 중 최신작 '카지노 로얄'과 '퀀텀 오브 솔저스' 등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멋지게 소화한 '다이엘 크레이그'는 역시 그 아우라를 보이며 이목을 끌었지만, 사실 색다른 캐릭터는 아닌 느낌이다. 하이테크 무기는 007에서 다룬 신무기처럼 익숙하게 보일 뿐 그가 보여주는 액션은 기본만 한 셈이다. 물론 이런 남자 주인공을 유혹?하는 비밀스런 처자 엘라 역의 '올리비아 와일드'가 가세하며 또 눈길을 끌었지만, 이마저도 좀 때꾼한 기분이다. 다시 불 속에서 환생하는 모습이라니.. ㅎ

어쨌든 개인적으로 큰 기대를 한 영화가 아니라서, 그렇게 큰 실망 정도는 아니다. 다만 영화가 색다른 소재일 수도 있는 이들의 대결을 이종배합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뻔하게 클리셰적으로 흘러 아쉽다는 거. 서부극처럼 이들의 액션이나 추격전, 그리고 외계 생명체와의 사투 등은 볼만하지만, 이마저도 색다른 건 없다. 그래서 영화가 정작 그 제목처럼 카우보이와 에이리언의 맞대결로 그려낸 어떻게 보면 '리부트', 즉 이미 존재하는 영화의 컨셉과 캐릭터를 가져와서 새로운 이야기로 재창조한다는 그것에는 한창 모자른 게 아닌가 싶다. 물론 그것이 의도가 됐든 안 됐든, 뻔하게 전개가 되고 흔한 SF 괴수물에 서부극을 가미시킨 오락무비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물론 재미는 각자의 취향대로 다를 수 있지만, 그나마 볼거리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

'카우보이 & 에이리언'은 그 지점에서 괴이한?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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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 Blin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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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한국형 범죄 스릴러는 몇 년 전 '추격자'를 시발로 소위 강해졌다. 물론 그 전에도 간혹 있었지만.. 여기서 '강해졌다' 함은 몰입감 좋은 스토리 전개도 있겠지만, 우선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씬들이 꽤 임팩트했다는 점이다. 즉, 극 중에서 범죄자들이 피해자에게 가하는 범죄행각이 액면 그대로 여과없이 그대로 보여주며, 깔끄장한 차원을 넘어서 사람이 어떻게 순식간에 죽는지에 대한 목불인견 상황을 그려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나 작년 한 해에는 이런 범죄형 스릴러들이 두드러졌는데, 알다시피 '악마를 보았다' 부터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나 흥행작 '아저씨''황해'까지 그 살인액션의 강도는 셌다. 하지만 이번에 만나게 된 자칭 '오감추적 스릴러'라 불리는 '블라인드'는 이런 류의 스릴러와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게, 강호처럼 이른바 강도가 센 잔혹한 스릴러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이 영화가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렇다고 몰입감도 그렇게 조여들 듯 계속 전개되기 보다는 다소 드라마적인 분위기가 많다. 더군다나 요즈음 스릴러들이 이미 범인을 노출시키고 사건을 진행해 이른바 '범인 찾기 게임'은 애당초 기대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블라인드' 스릴러는 새로운 기분이 드는 영화다. 임팩트한 맛은 떨어져도 드라마적으로 전개가 되지만, 나름의 몰입감은 물론 약간의 긴장까지 선사하며, 마지막까지 시각장애인 앞에서 마수를 펼치는 그 범인의 파국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앞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분명 색다른 기운이 느껴지게 만든다.

그렇다면 '블라인드' 스릴러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하나의 사건! 두명의 목격자! 엇갈린 진술! 진실을 향한 그들의 치열한 사투가 시작된다!!

연속적인 여대생 실종사건과 뺑소니 사고. 두 사건의 피해자가 동일인물로 밝혀지고 경찰은 목격자를 찾아 나서지만 수사는 점점 난항을 겪는다.

목격자 1. 시각장애인 ‘수아(김하늘)’ 사건의 첫 목격자로 등장한 사람은 다름아닌 시각장애인 ‘수아’. 촉망 받는 경찰대생이었던 그녀는 당시 사건의 정황들을 세밀히 묘사하며 수사의 방향을 잡아준다.

목격자 2.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 한 ‘기섭(유승호)’ 수아를 중심으로 수사가 진행되던 중, 사건의 또다른 목격자가 등장한다. 바로 수아와 달리 사건의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한 기섭. 수아와는 상반된 진술을 펼쳐 수사는 점점 다른 국면에 처하게 되는데… 

 
(안내견 '슬기'와 외롭게 살아가는 시각장애인 여자 '수아', 김하늘이 제대로 연기했다.)

여기 앞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 젊은 여자가 있다. 장래가 촉망되는 경찰간부 후보생이었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알고 지내던 남동생은 즉사하고 자신은 망막을 다쳐 이른바 '맹인'이 되어버린 '수아'(김하늘). 장미빛 미래도 무너지고 안내견 '슬기'와 함께 그럭저럭 살아가는 그녀에게, 모든 세상의 빛은 차단되었다. 그러다 그녀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보육원을 다녀오다가 늦은 밤 택시를 잡아타게 된다. 콜을 불렀지만 다른 사람들이 타버리고 늦은 밤 폭우 속에서 혼자 남게 된 수아. 어디서 택시 한대가 굴러오더니 창문 너머로 그녀를 불러 태운다. 그런데 이 택시가 웬지 수상하다. 추울꺼라며 히터를 틀고 병에 든 커피를 주는 등 운전기사가 웬지 거시기하다. 그래서 앞이 안 보이는 수아는 그 남자의 호의를 거절하며 실랑이가 벌어져 갑자기 사람을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순식간에 벌어진 이 사고에 수아는 어찌할 줄 모르고, 그 운전기사는 태연하게 쓰러진 사람을 트렁크에 싣고 그냥 도주해 버린다. 수아까지 다시 태우려다 버려둔 채로...

그리고 이 소식은 곧바로 다음 날 뉴스에 보도가 된다. 어느 여대생의 실종사건으로 나오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가운데, 어쨌든 늦은 밤길에 벌어졌던 이 사건의 목격자로 수아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인지라,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태도에 그녀는 쩌리 취급을 당한다. 그런데 수아는 일반인보다 발달된 촉각과 청각을 주특기로 사건현장의 정황을 이야기하며, 어느 한 형사(조희봉)와 이 사건을 전담으로 탐문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수아 말고 또 다른 목격자 '기섭'(유승호)라는 젊은 청년이 나타나 그녀와 엇갈린 진술을 하면서 사건이 꼬여간다. 그가 본 것은 택시가 아니라 그냥 외제차였다는 거.. 그녀는 분명 택시를 탔다고 했는데, 일반 외제차였다?! 그렇다면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그러는 가운데 범인은 서서히 두 목격자 근처를 배회하며 스멀스멀 나타나 위해를 가하려 한다. 이미 범인은 알다시피 수아를 태웠던 그 남자다. -(이건 스포가 아니다.)


(왜 놀라고 그래.. 떠들면 죽는다.. 앞으로 계속 걸어라.. 악역 '양영조'의 연기도 볼만하다.)

그러면서 그 범인은 또 다른 여자들을 잡아다 지하실에 감금하고 변태행각은 물론 죽이기까지 하는 등 사이코패스다운 변모를 과시한다. 물론 그런 행위의 장면은 가해지는 찰나 상상에 맡기고 넘어가는 식이다. 아무튼 조형사가 백방으로 돌아다니면서 수아의 증언을 토대로 범인 찾기에 나서고, 그 젊은 청년까지 가세하면서 범인의 윤곽이 서서히 좁혀진다. 처음엔 택시 드라이버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파고 들어갈수록 범인은 택시기사가 아닌 일반인으로 그것도 낙태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외과의사였던 거. 그래서 직업 특성상 마취제와 메스를 잘 다루는 그 놈은 수아를 뒤쫓아 죽이려 한다. 그러는 와중에 지하철 승강장 내에서 추격전을 벌이며 수아의 안내견 슬기까지 죽는 등, 범인과의 사투는 1차전을 가열하게 치른 셈이다.

어떻게든 범인은 그녀를 죽이려 하고, 앞을 못 보는 수아는 껄렁한 청년 기섭과 함께 마수에서 벗어나 그를 잡으려 한다. 최후의 결전지는 바로 그녀가 나고 자란 보육원, 그곳의 원생들과 어머니가 비보이 공연을 보러 간 사이, 범인은 이미 이 장소를 물색해둔 상태. 조형사 전화로 연락해 이곳을 찾아오게 되고, 이들의 사투는 마지막에 나름 가열하게 펼쳐진다. 앞을 못 보기에 전원을 차단시킨 뒤, 암흑 속에서 범인과의 사투를 펼치는 수아.. 그러면서 기섭까지 중상을 입는 등, 이들 남녀의 목숨을 건 한판 승부는 그녀가 새롭게 얻게 된 장비?의 도움으로, 타이밍 좋게 임팩트하게 한방에 마무리가 된다. 그러면서 그제서야 나타나는 삐뽀삐뽀 차량들.. 그렇다면 그녀는 살았을까.. 그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블라인드', 잔혹 스릴러가 아닌 시각 장애를 소재로 그린 담백한 스릴러

이렇게 영화는 범죄 스릴러 장르의 전형을 보듯 이야기가 전개되고 마무리가 된다. 다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코드는 다른 스릴러의 소재와는 색다른 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앞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에서 나름 참신함이 돋보인다. 물론 기존에 외화 '눈먼자들의 도시''줄리아의 눈' 등에서도 나온 소재지만,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소재로 하면서 그 맹인의 세계를 CG로 구현해 또 다른 비주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다. 한치 앞도 안 보이는 가녀린 여자가 그 사이코패스 범죄자와 사투를 벌인다는 것부터가 영화적 상상의 발현인 것인데, 그것은 시각 장애가 안고 있는 근원적 긴장감 유발은 물론, 때로는 그 여자를 통한 연민을 느끼듯 휴먼 스릴러로도 다가섬을 본다. 젊은 청년 기섭의 성장통까지..

그렇기에 이 영화의 수훈갑은 누가 뭐래도 시각장애인 역을 소화한 '김하늘'이다. 한때는 최고의 청춘멜로물의 여주인공으로 급부상한 그녀지만, 이제는 30대를 훌쩍 넘기며 그녀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왔고, 이번 '블라인드'를 통해서 기존하고는 다른 이미지에 도전한 시각장애인 연기를 실제처럼 열연을 펼쳤다. 치약을 짜는 모습부터 세세하게 신경 쓸 정도로, 2시간 동안 그녀는 완벽하게 시각장애인 '수아' 역에 빙의된 것이다. 물론 껄렁한 젊은 청년 기섭 역의 '유승호' 군도 나름 어울려 보였고, 조형사 역에 조연배우 '조희봉'의 맛깔나는 형사 역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영화에서 사이코패스 악역을 제대로 맡은 '양영조'라는 배우도 눈에 띄게 잘 활약?했다.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이나 '추격자'의 하정우처럼 유명하진 않아도, 낯선 이미지가 더욱 와 닿을 수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이런 배우진의 호연과 함께, 이번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안상훈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분명 잔혹한 범죄 스릴러는 아니지만, 그런 액션 장면에 치우치기 보다는 우리의 일상에서 조여드는 범죄의 현장을 목도하듯 드라마적 전개로 잘 그려냈다. 다소 우연의 일치가 있긴 했어도, 영화가 담아내는 동안 여기 스릴러는 강약을 조절하고 앞이 안 보인다는 시각 장애를 감각적으로 표출하며 또 다른 비주얼로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시각장애인과 안내견, 껄렁한 형사와 또 다른 목격자, 어떻게 보면 스릴러 코드와 맞닿아 있는 추리소설이 좋아할 법한 이야기인데, 이것이 영화로도 이렇게 차분하면서도 잔잔하게 나름의 완성도를 살려서 보여준 스릴러는 분명 색다르다 할 것이다. 다소 임팩트는 떨어져도 이런 스릴러라면 쌍수들고 보고 싶어할 관객들은 많을 것이다.

너무 세면 부러지기 쉽상이다. 때로는 이런 스릴러가 더 와 닿는 법이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9557&mid=15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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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 - War of the Arrow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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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을 한방에 날려버릴 기세로 호쾌한 활시위를 마음껏 구사하는 액션 활극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이름하여 그 제목도 포스가 좋게 '최종병기 활'이다. 작금의 총이 난무하던 시대가 아닌, '활'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역사물이다. 조선왕조 오백년 역사에서 치욕으로 기록된 인조시대에 '삼전도'의 굴욕을 당한 병자호란(1636년)의 팩트를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그 굴욕의 역사 속에서 수없이 죽어나간 민초들을 그리며 가족을 구하기 위해 나선 한 젊은 청년의 무용담이라는 픽션을 담고 있다. 한마디로 팩트와 픽션이 가미된 퓨전사극이라 보면 편하다. 대신에 그 픽션이 영화적 아우라를 뿜으며 TV사극의 픽션과는 다르게 비주얼틱하게 연출이 돼 이목을 제대로 집중시켰다.

제목처럼 '활'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액션을 담아낸 것인데, TV처럼 활이 '풍쑹' 날아가 새색시처럼 꽂혀 적이 죽는 게 아니라, 적어도 여기서 보여주는 활은 그 제목처럼 정말로 치명적인 살인병기다. 뱀처럼 휘어서 날아가는 건 물론, 한번 맞으면 목이나 가슴을 관통하는 무시무시한 위력으로써 '활'의 포스를 제대로 담고 있다. 그래서 마치 서부극의 총잡이들이 마주보며 누가 먼저 권총을 뽑아 죽이는 그 게임처럼, 여기서도 그렇게 활시위를 당긴 채 서로를 노려보며 활을 통한 사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박해일 류승룡, 영화 초반부터 서로가 '강자'임을 안 이들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마지막까지 선사하며 눈길을 끌었으니, 영화 '최종병기 활'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영화는 조선시대의 시절이 그렇듯, 하루 아침에 역적으로 몰리는 그 세상에 어느 사대부 집안에 관군들이 들이닥치며 풍비박산나는 풍경을 보여준다. 역적이라며 모두 도륙을 낼 판, 하지만 주인공 소년 '남이'(박해일)는 아비의 마지막 부름과 언질을 받고 여동생 자인(문채원)을 데리고 간신히 산속으로 도망친다. 그리고 먼 발치에서 아비의 죽음을 목도한다. 창자가 찢겨나갈 슬픔에 이를 악물고 여동생과 함께 탈출해 아비의 친구(이경영) 사대부 집안에 당도하니, 그곳에서 10여 년을 넘게 산다. 이젠 소년이 아닌 허헌장부가 된 남이는 조선 최고의 '신궁'이 되어 있다.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활과 동거동락하더니 그렇게 된 거. 물론 그 과정은 생략됐지만, 최종병기 활을 자유자재로 다루어야 할 주인공이기에 어쩔 수 없다.

그러면서 여동생 자인도 절세가인으로 성장, 그 사대부 집안의 도령 '서군'(김무열)이 그녀를 점찍고 둘은 혼례를 치르게 된다. 물론 형님될 남이는 마뜩치 않았지만, 어쨌든 자인과 서군은 마을이 떠들썩하게 혼례 행사를 치르는데.. 그 순간 지축을 울리는 천지가 개벽할만한 울림이 저 먼 곳에서 전해져오며, 만주족 청나라 군대가 이 마을을 습격한다. 이때 남이는 산속에서 있다가 그들의 침입을 목격하고 내려오다가 그들 부대의 습격까지 받고 간신히 피해 마을로 내려온다. 하지만 이미 여러 사람이 죽고 없어지는 등 완전 쑥대밭이 된 거. 바로 병자호란이 일어난 해 조선의 저잣거리는 그렇게 만신창이가 된 것이다. 죽는 것도 다반사요 수많은 사람들이 포로와 인질로 청국에 잡혀가는데, 그 속에 남이의 여동생은 물론 서군도 함께 끼어 있었다.


(조선 최고의 신궁 '남이', 야사에 묻혀사는 그에게 닥친 위험천만한 활의 사투..)

이때부터 남이는 전사로 돌변한다. 아니 돌변하기 보다는 매 항상 활을 끼고 살았던 그인지라, 다시 한 번 장비를 챙기고 동생네를 구하기 위해서 적지로 뛰어든다. 그렇다고 청국의 그 많은 군대를 상대로 하는 건 아니고, 소수정예부대 '니루'라 불리는 청의 명장 '쥬신타'(류승룡)가 이끄는 그 부대와 맞딱뜨리며 매 순간 위기에 처한다. 한편 인질로 잡혀간 여동생은 서군과 헤어져 젊은 도르군 앞에 바쳐지게 되는데 -(강호가 알고 있는 도르곤과는 다르게 꽤 능글맞은 한량스럽게 나와서 실망, 중드 '대청풍운'에서 장풍의가 맡았던 그 도르곤이 아니었다는 점은 아쉽다.)- 그래도 무장의 딸인지라 자인도 정절을 지키며 끝까지 버틴다.

그리고 서군쪽 인질들은 압록강을 건너는 찰나, 그들이 살려준다는 미끼로 사람들을 도륙하는 야만적 행동에 분기탱천해 일어나 그들을 제압하고 이들의 동선을 쫓아온 남이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서군과 남이 일행은 여동생 자인이 잡혀있는 그들의 본거지를 치러 가는데, 하지만 수많은 적들을 제압하기는 힘든 상황. 그래서 남이가 몰래 잠입해 도르곤을 인질로 잡아 여동생을 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불을 질러 탈출하게 되는데.. 이때 소수정예로 몰려다니는 쥬신타 일행은 매 항상 한 템포 늦은 타임으로 뒷수습하며 남이의 행방을 쫓는다. 도통 알아먹을 수 없는 희한한 만주어로 '내 이놈을 죽이고 말겠다'는 다짐의 눈빛을 날리며, 본격 추격전을 시작하게 된다. "남이야 내가 간다.. 게 섰거라.." ㅎ


(만주족 소수정예부대 '니루'를 이끄는 쥬신타 일행, 이들의 포스가 꽤 볼만하다.)

이때부터 영화는 본격 스릴 만점의 재미진 추격전이 펼쳐진다. 역시 액션 무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이런 동선을 쫓아 움직이는 추격전이 아닌가 싶다. 보통 현대물에서는 익숙한 총격전으로 점철이 되지만, 이 영화는 역사극으로써 총이 아닌 활이라는 병기를 앞세워 추격전의 묘미를 살린다. 즉 산속에서 그 활을 두른 채 숨가쁘게 뛰고 넘어지고 숨고, 때로는 두 절벽 사이를 건너기 위해 그곳을 날아오를 정도로, 호쾌하면서도 원초적인 맛과 비주얼을 자랑한다. 바로 이런 장면들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정도로, 마지막 30여 분의 시퀀스는 백미중 하나다. 바로 남이와 쥬신타가 이끄는 정예 부대원들과의 추격전..

이때 남이의 주요 무기인 활 '곡사'(바람을 이용해 휘어 날아가는 활)와 '애깃살'(크기는 작지만 엄청난 속도와 강력한 공격력을 지닌 조선의 비밀병기)을 무기로 그들을 하나 둘 제압해가고, 남이가 만만치 않음을 안 쥬신타는 자신만의 강력한 활무기 '육량시'(화살촉 무게 240g, 활 길이가 170cm에 달하는 치명적인 무기로 순식간에 팔다리가 잘려나갈 정도로 강력하다)로 그를 위기로 모는데, 하지만 이때 흑기사로 나선 숲속의 맹수 호랑이 한 마리가 있었으니, 좀 CG스러운 게 아쉽지만 그 호랑이 때문에 구사일생 위기를 모면한 남이.. 이젠 남은 건 쥬신타와 멋진 한판이 남는데, 이 둘은 살아돌아온 자인을 가운데 두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허허벌판에서 활시위를 당긴채 마지막 목숨을 건 한판승부를 하게 된다.

과연 누가 죽고 누가 살 것인가.. 영화는 마지막에도 그 엣지있는 활시위를 뽐내며 이들을 운명을 점친다.



'최종병기 활', 제목에 충실하게 그리며 추격전의 백미를 살린 활 액션극

이렇게 이 영화는 '활'을 소재로 한 액션 활극이다. 그런데 이 '활'이라는 게, 어떤 문화적 코드로 읽어내는 그런 드라마가 아닌, 바로 앞선 제목에 부쳤듯이 바로 '최종병기', 즉 살인도 서슴치 않는 치명적인 무기로 그 중심에 놓는다. 그렇기에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건 어떤 이야기의 전개 보다는 중반 이후 그들의 추격전을 보듯 '활'로써 서로 죽여야 하는 이들 상황에 포커스를 맞춘 느낌이 다분하다. 그래서 그렇게만 놓고 본다면 이 영화는 제목에 충실하게 액션 '활극'으로써 본연의 책무를 다한 셈이다. 어떤 활동적인 액션극은 물론 활의 이름처럼 활을 소재로 한 '극'이라는 점에서, 제대로 된 '활극'이 아닐 수 없다.

기존 사극의 액션이 보여준 검과 창 뒤에 가려진 활이라는 무기가 그냥 '병풍'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주인공으로 나서며 이들 활이 무기로써 어떻게 활용이 되는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곡사와 애깃살, 그리고 육량시의 포진은 물론, 활시위에서 날아가는 그 모습까지 시각과 음향 효과를 살려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다만 조선 최고의 신궁으로 활약한 남이 역의 박해일이 말 그대로 신궁 포스가 조금은 덜해 보여서 아쉽지만, 그래도 그의 연기력은 볼만했고, 청의 명장 쥬신타로 분전해 자신도 알아듣지 못하는 만주어로 변발을 하며 포스를 나름 보여준 류승룡은 꽤 어울려 보였다. 여주인공 문채원은 지금 한창 나오는 TV사극 '공주의 남자'에서 그 스타일 그대로 옮겨온 듯한 느낌이다. 다만 인질로 잡히고 민낯에 지쳐하는 모습을 보니 마치 '탕웨이'를 보는 듯.. ?!

아무튼 역사물이라서 다소 고리타분할 거라고 이 영화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제목 '최종병기 활'이라는 의미처럼, 조선시대 최고의 무기로 자리매김한 아니, 우리나라 역사에서 '활'이 어떤 병기로써 활약하는 모습을 영화적으로 포팅해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액션 활극에 제대로 방점을 찍었다 할 수 있다. 물론 시대적 배경으로 '병자호란'이라는 굴욕의 역사를 깔며 민초들의 지난한 고초를 그리고 있지만, 그 속에서 자신과 가족을 구하기 위해서 나선 남이장군 아니 픽션으로 가미된 '신궁 남이의 무용담'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 무용담은 꽤 재밌고 몰입감 좋게 산속을 넘나들며 제대로 활 액션을 보여준 '최종병기 활'.. 역사극이지만 액션 오락극으로써 그 활시위는 제대로 당겨졌다 할 것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볼만하다.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3084&mid=1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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