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당신은 모른다 - 사춘기 아들과 펭귄엄마의 뒤뚱뒤뚱 소통 여행
정미희.박준 지음, 박종우 사진 / 청년정신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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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준이의 관심사가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하고 싶은대로만 했다.

'그래도 얻는게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이제 와서 되돌아보면 이 모든 것을 나 혼자 찾고 그저 통고하는 방식이 아니라

과정부터 함께 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삶이란 결과 못지 않게 과정도 중요한 것.

225p

 

아들이 루소의 에밀처럼 커주기를 바라며 15년 동안 40여 나라를 함께 여행했던 엄마. 여행을 통해 아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 엄마는 어느 날 아들의 생각이 전혀 달랐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여느 평범한 여행기와는 다르다. 여행 프로그램, 세계 오지의 다큐멘터리 등등을 제작하는 남편 J와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아내인 나. 둘은 여행을 계기로 만나 결혼 후에도 끊임없이 여행하고, 여행이 곧 일이자 삶이 된다. 그리고 그 사이에 태어난 준 역시 돌때 뉴질랜드 목장을 기어다니게 할 정도로 어려서부터 엄마, 아빠의 수많은 여행길에 함께 하며 자랐다.

 

꼬마 준은 초등학교때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에 해외 여러 곳을 여행하며 보고 들은 것들을 그림도 잘 그려넣고, 나중에는 엄마의 여행기가 따로 필요없을 정도로 일취월장한 문장력을 갖춘 똘망똘망한 소년으로 자라났다. 그리고, 여행 못지 않게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 아빠는 항상 아들과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아들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을거라 기대하였다. 물론 꼭 그렇지 않다고 해도 남들처럼 초등학교, 중학교때부터 공부에 목맬 필요없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게 공부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선 준이의 성적은 뒤에서 순위를 세는게 빠를 정도로 바닥을 쳤고, 그저 엄마가 시키는 것들만 마지 못해 하곤 하던 준이는 더이상 부모님의 의견을 잘 따르는 예전의 아이 준이 아니었다. 사흘에 한번 꼴로 부모님과 말다툼을 하고, 반항하고..부모에게도 준에게도 하루하루가 지옥같은 삶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준은 드디어 가족여행에서 빠지겠다는 통보까지 하였다.

 

그리고, 그의 사춘기 시절의 고뇌가 적힌 쪽지에는  "엄마, 당신들은 나를 모른다"가 적힌 쳇바퀴같은 삶과 찍어누르는 삶에 지쳐버린 아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또한 아들은 숱하게 다녔던 여행을 이렇게 평가했다.  "여행은 여가의 탈을 쓴 강제적 여행이었다"며 "여행은 내게 소양과 지식, 경험을 주면서 동시에 마음 깊숙이 반항심을 심어주었다" 라고 말이다.

 

나또한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사실 좋아는 하지만, 남편이 시간이 많지 않아 결혼 후 해외여행은 신혼여행을 제외하곤 한번도 가보질 못했다. 그래서, 저자와 아들의 여행, 그것도 세계 곳곳, 남들이 가보지 못하는 많은 곳을 여행한 그 후기와 사진들을 보며 무척 부러웠고, 내 평생 한번 가볼까 말까한 그 곳들의 멋진 모습과 이야기에 내가 그 곳에 가 있는 양 설레고 흥분되기도 하였다.

지금은 아니라도, 이렇게 많고 멋진 곳은 아니더라도 아이도 좀더 자라고 신랑도 휴가낼 여유가 생기면 가까운 동남아부터 시작해서 조금씩은 다녀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말이다.

 

여건만 된다면 나도 방학때마다 아이와 이렇게 여행을 다녀보고 싶었는데.. 부모의 기대와 달리 아들이 느낀건 깊어진 반항심과 외국인에 대한 더욱 강렬한 거부감이었다고 하니.. 내 생각을 너무 아들에게 주입하는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여자와 남자가 다르고, 게다가 아들과 나는 세대차이까지 겪을테고.. 엄마와 아들이 겪는 사춘기의 갈등은 저자뿐 아니라 사춘기 아이를 둔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고민할 문제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그 심각성을 미리 경험하고 놀라게 되었고 말이다.

얼마 전 읽었던 소설에서 딸이 엄마에게 그런 말을 하였다.

"엄마가 내게 모유 수유를 오래 한것은 알아. 하지만, 이제 그만 탯줄을 끊어."

엄마의 많은 관심이 부담스러워진 딸이 자유를 선언하며 엄마에게 한 말이다. 그 말이 그때도 무척 가슴아팠었는데.. 아직 어린 아기를 둔 나도 이러할진대..지금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 아빠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얼마나 통감할까?

 

너무 가족과 붙어있어서 힘겨웠다고..자신의 인생은 15세부터 시작되었다고 선언한 아들.

그리고,아들과 가까워지려 해도 가족보다는 친구에게 더 관심을 갖느라 자꾸 멀어져가는 아들을 보며 어릴때 아들이 원할때 좀더 놀아주고 관심 가져줄걸 하고 엄마는 후회한다.

나 또한 어린 아들이 24시간 붙어 지내며 책을 읽어달라고 내밀고, 놀아달라고 안겨오고 할때마다 막상 집안일 하랴, 또 시간나면 책도 읽고 인터넷도 하고 싶어서 아기의 바램을 외면할때가 있어 뜨끔한 이야기였다.

 

언젠가 아들이 자라 독립할 준비를 하느라 반항도 하고, 엄마에게 멀어져 갈 그 날이 올거라는 걸 알면서도..알면서 외면했던 이 엄마의 마음이 들켜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멋진 여행기와 사춘기 아들과의 갈등 문제를 다룬 에세이.

엄마 당신은 모른다는 한번에 두 가지의 재미와 감동을 얻은 그런 책이 되었다.

그리고.. 나도 우리 아들이 자라 내게 머나먼 괴리감을 느끼지 않도록..엄마의 마음을 너무 강요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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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2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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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자인 키이라는 아프리카에서 탐사중인 고고학자였다. 그곳에서 태풍으로 그녀의 연구프로젝트가 모두 엉망이 되어버리고, 다시 프랑스로 돌아왔다. 그녀가 3년간 거두어 키우다시피 했던 아리라는 소년이 준 나무인지 돌인지 모를 보석 목걸이를 건채로 말이다.

 

천체물리학자 아드리안은 칠레 고산지대에서 고산병에 걸리는 바람에 결국 영국으로 되돌아오고 말았지만, 언제고 다시 자금만 있으면 되돌아가고픈 심정이다. 월터라는 학교 행정 직원이 그에게 학교의 재정비 마련을 위해 그의 연구 업적을 이용해 발표하길 바란다.  대가는 다시 그를 칠레로 보내주는 것.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아드리안과 전혀 안 어울리는 월터는 친구가 되어간다.

 

이야기는 키이라와 아드리안의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진행되어 흘러간다.

두 남녀의 이야기..무언가 있을 것 같은데..

궁금증을 안고..재정이 필요한 두 고고학자와 천체물리학자의 이야기는 결국 왈슈재단의 발표회장으로 그들을 모이게 만든다.  

 

그리고, 키이라의 목걸이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는 이보리 박사와 그외 등장인물들..

키이라의 목걸이는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세상 어떤 것으로도 부서지지 않는 강인함. 그리고 그 연대를 알 수 없는 놀라움.. 어렵사리 그 연대를 분석한 사람들조차 놀랄 수 밖에 없는 신비의 물건.

번개가 번쩍 치는 날.. 목걸이를 통해 무언가를 본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게 된다.

그리고, 우리 또한 그 목걸이가 보여주는 것, 또 내포하는 것을 알면 놀랄 수 밖에 없게 된다.

 

뭔가의 비밀을 안고 흘러가는 소설.

결국 아드리안과 키이라의 만남과 사랑은.. 발표회장이 아닌, 처음부터 연결되어 있는 사랑이었음이 알려지고..그 둘은 목걸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사람들의 추적을 받으며.. 여러 나라를 다니며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 자의든 타의든 그들이 알게 되는 세상의 비밀은 무엇일까..중국, 미얀마까지 그들은 비밀을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주인공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는 이 소설의 큰 주축이자 재미가 되었다. 사실 커다란 비밀을 갖고 있음에도 언제고 그 안에는 기본적인 인간의 사랑이 들어있는게 아니었던가..

낮.. 그 후를 기대하게 하는 결말..

정말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빠른 속도감..

책을 읽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게 만들었던 목걸이의 비밀..

평범하게 그냥 아무 것도 모른채 살아가는 나로써는..가끔 영화나 책에 나오는 이런 신비한 내용의 이야기들을 접할때마다..상상의 공간 속에서라도 그들을 따라 여행하고 모험하게 되는 그 스릴을 만끽할 수 있어 무척 짜릿해지고, 지루한 일상을 탈피하는 느낌이 들곤 한다.

소설가, 각본가, 수많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이 과연 상상만으로 끝날 것인가. 지금 이 시간..정말 아드리안과 키이라처럼 누군가에게 쫓겨가며 태고의 비밀, 최고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는데 말이다.

 

낮.. 그 후를 기다리게 하는 소설..

이왕이면 그 후인 밤까지 얼른 연달아 읽을 수 있었으면..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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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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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가 그들(청)의 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세자는 적의 땅에서 결코 돌아오지 못할 것이었다. 적의 땅에 머물며 낮과 밤마다 홀로 삭였던 고독이 조선의 땅에 돌아와서는 고독을 넘어 슬픔이 되었다.

그러한데, 임금은 나를 위해 울어주지 않으실 것인가. 정녕 울어주지 않으실 것인가. 161p

 

병자호란때 청으로 볼모로 잡혀간 세자 소현.

그 존귀하신 분의 슬픈 이야기를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일제시대 때의 슬픔을 감당해야했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높고, 고귀하신 분이셨던 장차 왕이 되셨어야 할 우리의 세자 소현의 이야기는 그보다 더 오래되었으면서도 더 가슴아리게 다가왔다. 망해가는 나라 명을 받느는 조선의 대신들에 의해 청에 잡혀가 4년, 7년의 모진 세월을 견뎌내는 세자의 입지는 갈수록 약해져갔다. 그리고, 아버지인 왕조차 갈수록 세자를 의심하고 아들과 거리가 멀어져갔다.

 

정승의 자제로 태어나 시국을 잘못 타고난 탓에 세자처럼 끌려왔다가 한낱 천것의 칼에 맞은  석영의 이야기나 왕의 종친의 딸이면서도 황제의 여자가 되었다가 청의 대학사의 작은 마님이 되어버린 흔의 이야기. 그리고 무수히 잡혀온 양반, 상민들이 노예가 되고 여자는 능욕을 당하였다.

전쟁의 끔찍한 기억들, 그리고 다른 나라에 세자를 볼모로 잡혀야했던 끔찍한 수모.

 

교과서에서도 많이 다뤄지지 못하는 우리의 역사가.. 한편의 슬픈 책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저 한 줄 두줄로밖에 배우지 못했던 그 분의 이야기를 이렇게 슬픔에 가득차 읽어내려갔다.

 

세자가 원손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비루함의 너머에 이있는 것, 혹은 그 중심에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언젠가는 이루어져야만 할 꿈이었다. 208p

 

소현은 청국에서 오랜 세월을 버티다 돌아왔음에도 왕의 신임을 오히려 잃고..
힘든 볼모 생활에도 불구하고, 청의 강압대로 출정을 나가고 말을 아끼고 노력했던 세자의 모든 것들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조선은 더이상 소현을 위한 나라가 아니었다.
조선으로 돌아온 후 학질이라는 병으로 죽었으나, 세자가 죽었음에도 왕은 의원을 탓하지 않았다 한다. 오히려 1년 후 세자비에게도 사약이 내려지고 원손인 그의 아들과 다른 두 아들들 모두 귀양을 가게 되었다.
이로써 왕이 혹시 세자를 죽인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없었다.

소현의 슬픈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소현을 몰랐을 적에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그 슬픈 모습만이 인상적으로 남아있었다. 조선왕조500년에선가 봤던 그 믿기 힘든 아비의 잔혹함..
소현을 읽으면서도 그것을 느꼈다.

 아비에게 버림받은 세자, 그리고 그의 슬픈 애환.


 작가 김인숙은 슬픈 과거사에 묻혀버리고만 세자 소현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슬프고도 애절하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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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엄마들이 꿈꾸는 덴마크식 교육법
김영희 지음 / 명진출판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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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교육 방식은 등수와 같은 숫자가 아닌 관찰과 기록을 통해 아이 스스로 발전해나가도록 격려한다. 초등학교에서 8학년까지 시험도 없고 석차를 매기지 않는다고 해서 아예 평가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담임 교사는 아이들마다 과목별 학습능력과 사회성 발달을 꼼꼼히 글로 적어서 기록부를 만든다. 그렇게 기록한 후 1년에 두번 학기 중간에 담임교사와 학부모가 만나는 날에 이 기록부를 부모들에게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아이들의 성적표다.

19p

 

이렇게 다른 나라도 있구나.

이 책을 다 읽고 처음 든 생각이었다.

아직 초등학교는 커녕 어린이집도 보내지 않을 정도로 어린 아가를 두고 있는 나로써는 지금부터, 아니 거의 뱃속에서부터 경쟁사회에 맡겨진양 치열하게 아이 교육에 매달리는 우리나라 엄마들 사이에서 다소 번민하였던게 사실이다. 나만 너무 우리 아이에게 너무 소홀한건 아닐까? 다른 아가 엄마들처럼 영어도 시키고, 집으로 방문사원 오는 비싼 책에 연령별이 아닌 거의 월령별로 전집을 들여 아이에게 보여줘야 하는건 아닌가. 그러지 못하고 있음에 아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나만 너무 방종한 엄마가 되는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는것도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덴마크 대사의 부인으로 3년간 덴마크에 살면서 세계1위의 행복지수를 갖고 있는 이 나라의 교육여건과 육아 등을 꼼꼼히 여성의 눈으로 바라보고 기록한 책이 바로 이 책, 대한민국 엄마들이 꿈꾸는 덴마크식 교육법이다.

 

초등학교는 우리나라 초등 6년과 중등3년을 합친 9년의 과정을 갖고 있고, 그 9년동안 한명의 선생님이 계속 담임을 맡아 아이들을 관리하기때문에 어쩌면 부모보다도 더 아이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했다. 그리고, 중구난방으로 보일 정도로 아이들의 특성에 맞게 각각 독창적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터라, 공부를 잘하는 아이, 다른 특성이 개발된 아이 등등의 소질을 잘 살리도록 노력을 기울인다고 하였다.

 

그리고, 옌틀로운이라는 그들이 즐겨 쓰는 말처럼 잘난척하지 않고, 재능을 드러내지 않는 덤덤한 표현으로 그들은 공부를 잘하는 것을 자랑하기 보다, 그저 시험에 운좋게 붙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등 덤덤하고 시니컬한 말투가 보편화되었다 하였다. 아니라 해도 어쩔 수 없이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을 찾아 서열화된 우리나라와는 차별화될수밖에 없는 가치관과 문화를 갖고 있었다.

 

의사와 전문 벽돌공의 수입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나라, 그래서 대학에 가지 않고, 고등학교 졸업장만으로 직업생활을 시작해도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고,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는 나라.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 하여 체계적인 학습보다 놀이문화를 가장 중시하는 나라.

그래서, 어릴 적에 숲속 유치원이라 하여 추운데도 어린 아이들에게 방한복을 입혀 야외에서 하는 활동을 중시하며 그들 스스로 놀며 자립심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나라.

 

덴마크는 그런 나라였다. 그래서,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였어도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시작할때 처음에는 쩔쩔매고 일에 서툰 면을 보이는 한국인과 달리 덴마크 학생은 어려서부터 스스로 하는 습관이 들어왔고, 다른 이와 협동을 잘 하고, 창의력이 뛰어나 일을 함에 있어도 쉽게 적응하고 빠르게 일을 할 수 있는 그런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한다고 하였다.

엄청나게 많은 소득세를 내야 함에도 그것을 다 돌려받는다고 생각하여 자긍심을 갖는다는 이 나라가..행복지수가 세계1위일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

 

이상적인 이 나라의 교육 여건과 근무 조건들, 그리고 육아 환경들 모두 부러운 것들이었다.

그래도 당장 우리 아기에게 남들 공부할때 너는 실컷 놀아라~ 라고 말할 용기가 있을 것인지..

어느 정도 발맞춰 따라간다는게 그게 더 힘든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우선은 스트레스에서 다소 벗어나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가장 관심이 갔던 숲속 유치원의 시스템도..사실 얼마 전 친구에게 들었던 이야기와 비슷해 다소 놀랐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유치원, 어린이집이 생겼단 이야길 들은 것이다. 그 친구는 덴마크 이야길 하지는 않았는데, 이름은 잘 모르겠는 그 어린이집은 학부모가 주인이 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아이들의 모든 먹거리도 다 유기농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보육 교사도 학부모가 고용을 하고, 1년에 몇번씩 부모가 교사로 나서거나, 아이들과 함께 활동을 하는 기본 조항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유치원서부터 영어니 뭐니 빠듯하게 가르치는 다른 유치원과 달리 이 곳에서는 밖에서 자유로이 노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저 아이들끼리 어울려 자유로이 노는 곳. 그리고, 그들이 노는 모든 것들은 아버지, 혹은 어머니들이 만든 것이라 하였다.

 

숲속 유치원 이야길 들었을때 친구가 말한 그 유치원과 같을 순 없지만, 비슷하게 느껴져..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생각했다. 친구는 자기 아이를 그곳에 넣고 싶어 근처로 이사간다 하였다. 열심으로 노력하는 사람들, 아이에게 최선의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영어유치원이냐 덴마크의 숲속유치원같은 자유로움이냐.  

선택은 다시 대한민국 엄마들에게 남겨진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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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0-05-2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보았습니다^^
 
코벤트리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미래사 시리즈 2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배지훈 옮김 / 오멜라스(웅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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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75년의 미래의 미국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대로 간다면>.
소설 코벤트리에는 <이대로 간다면>과 <코벤트리> 두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책은 SF문학의 3대 거장 중 한사람인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작품으로 그는 생을 마감한 1988년까지 왕성한 저술활동을 보였다. 이 작품 역시 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지만, 몇십년전에 씌여진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내용은 미국 SF답게 최신작이라고 해도 식상하지 않을 정도로 탄탄하게 씌여져 있었다.
 
종교와 정치라는 SF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음에도 그의 소설은 거부감이 덜 들었다. 그는 새로운 세상을 창출해 내었다. 앞으로의 미래이자, 누구도 보지 못한 미래를 그는 마치 그 안의 세계에서 실제 있는 세계인것처럼 그려낸 것이다.
 
거의 3세대 이상을 재림 예언자의 통치하에 놓여 새롭게 재구성된 미국의 역사. 그리고,사람들은 종교에 헌신하고, 그 최고봉에 있는 재림 예언자를 신성시하며 그를 거역하면 가차없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였다. 주인공인 존 라일 역시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재림 예언자의 개인 경호부대의 경비병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운명적으로 상급 사제인 성처녀 주디스와 대화를 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한번 보고 대화한 것만으로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고, 그들의 비밀스런 만남은 마치 어릴 적 내가 생각했던 공산당 치하에서 숨막히게 옥죄일 그런 감시 하의 비밀 연애같은 것이었다. 예언자에게 몸을 바쳐야 하는 성처녀 주디스와 예언자를 지켜줘야하는 경비병 존 라일.
 
그들이 이단이라 믿었던 우물 밖 세상.
젊은 남녀가 마음 놓고 사랑할 수 있고, 부조리한 규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도피.
결코 쉽지 않은 그 도피를 위해 존 라일과 그의 친구 제브는 카발이라는 반 정권 단체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소설이 아니라 정말로 미국의 미래역사를 서술하는 듯, 하인라인은 카발에서 활약하는 존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내 주었다. 그와 제브, 주디스 등이 탈출하는 과정, 그리고 카발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기 위해 페이스 오프를 마치는 과정, 존이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 업무를 맡아 여행하는 도중에 미국 정보에 들키게 되는 과정과 그를 헤쳐나가는 것들이 정말 영화 한편을 보듯 실감나게 진행되는 것이었다.
 
과학에 인류의 뇌, 정신이 사용되는 놀라운 방식도 드러났다. 적의 정보를 알아내거나 카발의 비밀 서류를 전달하기 위한 최면 의식이 비일비재하게 사용되었고, 실제 전투에서 명령을 하달하거나 정보를 교류할때도 인간에게 최면을 걸어 정신감응장치로 사용하는 시스템이 선보인 것이었다. 그 과부하로 사람이 사망하기도 하고 말이다.
 
종교에 대해 깊게 생각해봤거나 혹은 현 체제에 불만을 갖고 반정부 세력이 된것은 아니었지만, 한 여자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시작된 존 라일의 우정과 모험, 그리고 사랑 이야기.
스타쉽 트루퍼스의 작가로도 유명한 로버트 A하인라인의 작품을 이 책으로 처음 만났기에 (스타쉽 트루퍼스도 제목만 많이 들어봤을뿐..사실 아직 보거나 읽지를 못했다.)그의 새로운 상상력에 놀라워하며 읽을 수 있었다.
 
미래 문명하면 대부분 기계나 로봇 등이 소재가 될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이 책에서는 인류의 정신적인 면에 보다 치중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었다. 총칼로 싸우는 것보다 더 무서운 ..정신분석학자 등에 의한 인류의 세뇌, 교화 그리고 최면, 종교적인 측면 역시 일종의 세뇌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이 많았다.
 
미처 만나보지 못한 미래.
미래는 정말 어떤 모습일지 모른다.
로버트 하인라인이 말해주는 미래처럼 특정 종교에 지나치게 흡수되어 버린 미래가 올 수도 있고..
종교와는 분리되더라도 인류를 어느 이념 하나로 세뇌시켜버리는 독재정치가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꼭 인류를 괴롭히는게 과학과 기계문명의 발전일수만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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