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랑 친구가 됐어요! 아이즐 그림책방 8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잉그리드 나이만 그림, 김서정 옮김 / 아이즐북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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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charliemom] 

이 책의 그림 작가인 잉그리드 나이만은 작가인 린드그렌의 파트너로 사랑스러운 말괄량이 삐삐 캐릭터를 처음으로 탄생시킨 일러스트레이터였다고 한다. 나이만 이후 몇몇 일러스트레이터가 삐삐를 그렸지만, 나이만이 만들어 낸 개성 강한 삐삐 캐릭터의 매력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는 말과 함께.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100권이 넘는 작품을 발표했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었듯 자기 딸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삐삐'는 지금도 역시 어린이나, 어른들도 어린시절 그 누구보다 동경했던 어린이 캐릭터가 아니었던가 한다.   

힘이 쎄고, 뭐든 혼자 척척해내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삐삐. 내 아이도 '삐삐 롱스타킹'을 읽으며 TV로 봤던 그 장면보다 훨씬 재미있는 상상들을 머릿속으로 많이 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고학년용인 삐삐롱스타킹을 만나기전에 아이들이 그림책으로 재미있는 삐삐의 생활을 엿볼 수 있도록 해준다.   

"삐삐랑 친구가 됐어요"그림책은 색깔 자체가 선명한 원색이며, 그림 자체가 너무나 재미있다.  오랜만에 그림책을 읽으면서 내 어린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던 책. 어린시절 엄마의 잔소리가 마음을 상하게하고 그지 없이 싫었던 것을 잊고 말았다.  그 때 TV시리즈 삐삐를 보며 얼마나 상상의 나래를 펴보고 나는 그러지 않을거라고 자신있게 생각했는지 이 책을 덮으며 나도 모르게 혀를 차고 있었다. 내 아이에게 쉴 새 없이 떠들고 있는 잔소리꾼 엄마. 아이는 얼마나 삐삐가 부러울까?  바닥에 밀가루 반죽을 펴고 머리에 달걀이 깨졌든 말든, 말을 베란다에서 키우든 거침없이 홀로 살아가는 삐삐는 곧 마흔을 바라보는 나에게도 있어 오늘도 동경의 캐릭터다. 

"아들, 우리도 맘대로 날 하루쯤은 정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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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체험 학습 5학년 1학기 - 교과 내용에 따라 놀토를 즐겨요!
씨앗들의 열린 나눔터 핵교 지음, 박동국.이예휘 그림 / 아이즐북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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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rliemom]

체험학습 책으로 최근에 좋은 책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어 이제는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무얼 들고 어떻게 가봐야 할까?","어느책을 보면 아이에게 좀 더 많은 지식을 줄 수 있을까?"라고 고민했던 엄마들이라면 이 책을 보며 '정말 필요한 대목으로 꼼꼼히도 짚어준 책이구나!'생각할 것이다. 

"교과서"라는 체험학습은 교과서가 공부만 되어버려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을 직접 가서 체험을 해봄으로써 아이에게 외워버려서 어느 저장함에 있는지 몰라 헤매는 데이타가 아닌 산지식으로 머릿속에 몽글 몽글 살아있게 만들어준다. 

때로는 '체험학습을 너무 많이 다녀왔나? 왜 다녀온 곳도 제대로 기억을 못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은 책과 함께 꼼꼼히 체험학습설계를 못해주었던 엄마의 책임이 컸다.  무언가를 혼자서 척척해낼 수 있는 아이라면 엄마와 다니는 체험학습에서는 이미 졸업했을 나이가 아닐까?  그러니 연계된 책을 읽게 도와주고, 그 곳에서 무엇을 보게 될지 어떤 것이 신기한 비밀이 숨어 있는지 잘 말해 줄 수 있는 엄마가 체험학습 전문 선생님만큼이나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해서 그 체험학습 엄마선생님이 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교과서 체험학습"이 아닌가 한다.  

 

<수원 화성>

뇌에 관련된 학습을 읽다보면 많은 조언중에 으뜸이 여행, 더불어 가족이 함께 하는 체험학습, 즐거웠던만큼 아이들의 뇌속에서는 탄탄한 도로도로망을 구축한다고 하는 부분이다.   이 책을 체험의 길잡이로 삼아 교과 내용을 학습서를 풀이하며 외울 것이 아니라 책도 읽고, 직접 놀토에 체험학습장으로 가 놀이로 재미있게 익힌다면 최고로 즐겁고 재미있는 공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주에는 어디를 가 볼까?' 을 책을 보며 고르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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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약속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2
제클린 우드슨 지음, 서애경 옮김, E. B. 루이스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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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소녀가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눈길이 슬픈듯도 측은해 보였던 까닭에 절로 표지에 나의 눈길도 한참을 머무릅니다.  "엄마의 약속"엄마는 소녀에게 어떤 약속을 했기에 이 소녀는 이리도 애닳아 보이는지 한참을 들여다본후 표지를 넘겼습니다.

첫장을 여니 창밖으로 눈이 오고 있습니다.  맨 앞표지의 소녀는 12~13세정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할머니와 같이 있는 소녀는 좀 더 어려 보입니다.  8~9세정도의 여자아이정도라고 할까요?  그러나 그림으로 비치는 할머니와 소녀의 눈빛은 마치  무언가 희망을 잃은 듯한 눈빛으로 보였습니다.

시카고 남자들이 모두 전쟁터로 나가 흑인 여자들에게도 일자리를 준다고 소녀의 엄마가 말하는 것을 보니 한참 전쟁중인가 봅니다.  에이더 루스는 사랑하는 엄마의 목을 꼭 끌어안으며 세상에 비할 수 있는 큰 것들을 대며 사랑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눈물을 꾹꾹 참으면서 말입니다.   그 순간 제 어린 순간이 주마등처럼 펼쳐졌습니다.

제가 어릴적 초등학교 입학전 7살에 아버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일을 하게 되시면서 우리 가족은 뿔뿔히 헤어진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시골 할머니에게 맡겨지고, 어머니는 남동생과 서울집에, 아버지는 이국의 먼땅으로 그렇게 말입니다.  할머니댁에 남겨진 저는 새벽까지도 잠을 못이루고 있다가, 새벽에 어머니가 동생을 업고 떠나자 이불을 뒤집어 쓰고 그렇게 몇 시간이고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못말리던 장난꾸러기라 밤늦게까지 산으로 놀러다니다 매도 많이 벌고,  못먹게 하는 불량식품도 유독 많이 사먹었던 개구진 여자아이였습니다. 덕분에 우리엄마는 새엄마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만큼 혼도 많이 났는데... 그  어머니가 동생과 함께 나만 두고 간다고 생각하니 왜 그리도 서럽고 서러웠던지, 참 많이도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납니다. 

곧 돌아온다고 했는데, 도대체 언제 돌아온다고 하는 것인지 그 나이에는 마치 버림받아 세상에 나혼자 내던져진 기분이 내내 들었던듯 합니다.  편지한다던 엄마의 연락이 오지 않자 에이더 루스는 얼마나 가슴을 졸였을까요?  먹고 살기 힘든 살림이라 엄마가 그 먼 곳으로 갔건만 버려진 고양이를 보니 에이더 루스는 엄마를 따스한 손길을 떠올리며, 할머니의 경고에도 고양이를 곁에 두는 장면에서도 눈물을 자아내게 합니다.  할머니와 함께 엄마의 약속이 이루어질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에이던 루스.    아이를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는 엄마가 돌아오는 것으로 행복의 끝을 맺는 감동의 물결을 넘나들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미국의 작가 재클린 우드슨의 글이지만,  정서가 결코 멀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힘든 시절처럼 그들도 힘이든 시절이었기에 그렇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 가슴에 담아뒀던 이야기가 생각나는 동화. 2005년 칼데콧 아너상에 빛나는 이 책 E.B. 루이스의 그림과 감동의 이야기를 만나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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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만든 사람들 - 미지의 세계로 가는 길을 그리다
발 로스 지음, 홍영분 옮김 / 아침이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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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mom]

고지도에 얽힌 지도책이라고해서 지루하지 않을까 조금 생각했었다.  첫장부터 이 책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지도는 고문서로써 가치가 아주 높다. 해서 간혹 가짜 고지도도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발견한 사람부터 역사적 사실이 간혹 새로 발견된 이 고지도 한장을 통해 전혀 다르게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가짜 지도를 만드는 기술도 점점 교묘하고 정교해져 좀이 갉아먹은 흔적을 예일대 한 교수의 경우는 실제로 '살아 있는 좀'으로 가짜 고지도를 갉아먹게 하여 진짜로 둔갑시킨다는 말에 얼마나 놀라웠는지....  

쇄국정책으로 우리나라의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생각되는 큰 사건처럼, 이 책에서 만난 역사 속에 그 나라에 유달리 아쉬움을 남길만한 사건은"정화의 남해 원정"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1398년 몽고족을 몰아내고 명나라를 건국한 주체 왕자의 아버지 주원장이 죽자 그의 손자 주윤문이 황위를 잇게 되었다.  주체 왕자는 황제의 자리에 오른 어린 조카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고, 실지로 황제는 삼촌들을 곧바로 하나둘 제거해 나갔다.  1402년 주체 왕자는 군사를 일으켰으나, 이미 들어선 황궁은 대화재가 일어났고 주체 왕자는 영락제가 되었다.  그 영락제가 노예였던 정화를 거뒀고, 그에게 명령하여 바다를 통해 옛날의 명성을 회복하고자 했다.   

정화가 이끄는 선단은 선박 건조술이나 항해술 면에서 유럽의 배보다 몇 세기 앞선 기술을 보유하였다고 한다. 배의 한쪽에서새 들어온 물이 다른 곳까지 흘러들어 배가 침몰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방수 구획 방식으로 배를 건조하였다고 한다.  타이타닉 설계자들이 반드시 참고했어야 할 중요한 기술이었던 이 방식.  또한 600년 전이었는데도 중국의 선원들은 이미 나침반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볼 때면 중국이 대단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돌로 만든 사발에 물을 담고 그 속에 자력을 띤 바늘을 뛰워 북쪽을 확인함으로써 길을 잃지 않고 항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화의 함대는 그렇게 6차 원정까지 나아갔으나, 1424년 영락제의 죽음과 함께 원정을 중단한다는 칙령이 반포된 것이었다.  명나라의 이름을 떨치기보다는 굶주린 백성을 구제하겠다는 유교적 신봉하는 황제가 콜럼버스가 태어나기 한 세대 전인 1433년바깥 세계로 향하는 문을 굳게 닫아버렸다는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기대로 유럽 인들이 탐욕스런 눈을 번득이던 1500년경 중국은 항해용 선박 건조를 금지하는 칙령을 반포하고 이를 어긴 사람에게는 사형이라는 가혹한 형벌을 내렸다는 것이다.   

물론 정화가 신대륙 발견이나, 정화의 지도들이 지도 제작 면에서 획기적이었다고는 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정화의 함대가 영락제의 통치가 잘못된 것의 단적인 일례라고 비난하며 정화와 관련된 기록들을 폄하하여 모두 불길 속으로 던져 버린 사실은 바다를 닫아 세계사의 주도권을 유럽에 내줘버린 일이 되었던 것이다. 정화가 남해 원정을 통해 이룩한 성과들이 후대로 전수되지 못하고 역사 속에 사장되도록 만든 명나라.  동북공정문제로 치가 떨리는 중국의 역사 속에 이런 이야기를 읽으며 고소를 금치 못했다.  

역사의 흔적, 지도를 만든 사람들의 열정 희생, 신앙. 발 로스의 흥미진진한 문체와 만날 수 있는 아주 뜻깊은 시간이었다.  꼭 오래도록 소장하고 싶은 책과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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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만든 귀 바우솔 작은 어린이 6
이규희 지음, 이춘길 그림 / 바우솔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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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mom]

흙으로 만든 귀를 읽으며 이미 일본이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나라에 저지른 온갖 만행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책을 읽으며 교토 국립 박물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는 우리 선조들의 억울한 한이 담긴 귀무덤이 있다는 사실에 분노로 침마저 삼키기 힘들었습니다.  어떻게 버젓이 한국에 와서 그 많은 사람들을 죽인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으며 그것도 대단한 전공인양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기리는 신사옆에 전리품처럼 봉분을 만들어 뒀다는 사실은 일본 사람들 자체를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장인들은 장인대로 끌려가고 귀나 코를 베어 소금에 절여 자신의 나라로 가져가며  전공으로 삼았다는 임진왜란.  야비한 그들의 흑심조차 눈치채지 못했던 조선의 무능한 정치판을 보며 오늘날이나, 과거나 제대로 발전은커녕 늘 강대국에 휘둘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번 더 생각해보게끔 합니다.  왜군을 가까스로 물리치고 피난에서 돌아온 남원 백성들은 남원성 전투에서 안타깝게 돌아가신 만여 명의 시신을 모아 큰 무덤을 만들었고 훗날 그 무덤을 '만인의총'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수영이의 아무 이상 없는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던 것은 김개동 조상 때문이었습니다. 조상중에 주인에 대한 의리와 충성을 목숨을 바쳐 다했던 김개똥 아저씨에 대해 노비문서를 태우고 족보에 김개동이라고 올려 대대손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했지만,  남의 땅에서 고국으로 돌아오신 못한 자신의 귀를 되돌려놔달라는 절절한 호소는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들이 했던 과거의 일은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고 했지만,  역사속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용서하기 힘이 듭니다.  귀무덤에 한맺힌 우리 조상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서는 속히 진토가 된 그분들의 넋이라도 온전히 우리 땅에 모셔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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