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통제의 승부사 사마의

 


 

 

승자가 되는 유일한 처세법은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기회를 실리로 만드는 인내와 절제의 성공학
 


삼국지의 많은 영웅호걸 중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물은 단연 제갈량이다. 삼고초려는 인재 발굴의 전형적인 미사여구가 되었으며 적벽대전의 동남풍 일화는 제갈량을 신화화했다. 반면 삼국지 끝자락에 등장해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다’라는 굴욕적인 고사의 주인공이 된 사마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한국인은 드물다. 하지만 사마의는 제갈량이 행한 다섯 차례의 북벌을 모두 막아냈고, 그의 일가는 4대에 걸쳐 조조 일가를 보좌하면서 단 한 차례도 핵심 인사에서 제외된 적이 없었으며, 마지막엔 쿠데타에 성공해 삼국을 통일한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우리는 자신을 신뢰하는 보스 밑에서 아랫사람의 존경과 동료들의 지지를 받으며 일했던 제갈량과는 달리, 차갑고 냉철했던 조조에게 기용되어 끊임없는 견제 속에서 일했던 사마의의 업무환경을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일과 임무를 생각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관계와 주위 여론을 생각해야 하는 현대인의 냉혹한 생존 여건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자기 통제의 승부사 사마의》(위즈덤하우스 刊)는 중국 관리학 강의의 선두주자인 자오위핑 박사가 중국 인문학 강좌의 최고봉인 〈백가강단〉에서 진행한 10회의 강의를 정리한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낙네의 옷을 선물받는 굴욕을 당하면서도 실리 없이 군대를 움직이지 않고, 전장에서 승리를 거두고도 왕의 처벌을 바란다는 시를 지을 정도로 언행을 삼갔던 사마의의 처세학을 쉽고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사마의를 통해 참고 감추는 자기 절제의 미학이야말로 견제하는 상사와 하극상을 보이는 부하 직원, 고자질하는 동료들로 둘러싸인 냉혹한 업무 환경에서 살아남는 중간관리자의 생존술임을 강조한다. 

 


중국 인문학 강좌의 최고봉 〈백가강단〉의 사마의 명강의
대륙 10대 강사 자오위핑에게 배우는 고전적 자기계발
 


이중텐의 삼국지 강의를 필두로 중국 전역을 인문학 열풍으로 들끓게 한 〈백가강단〉은, ‘고급지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기획한 인기 교양 프로그램이다. 배우 유덕화가 40시간 연속 시청한 것으로도 유명한 〈백가강단〉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화두 선택과 깊이를 잃지 않은 전문 지식의 향연으로 평범한 대학생과 유수 기업의 CEO가 동시에 애청하는 방송이 되었다. 전국시대의 제자백가와도 같이, 동양 고전의 성지인 중국 본토에서 공인된 학자들이 펼치는 수준 높은 강연은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해도 높은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고전 길잡이라 할 만하다.

 

우리 서점가에는 각기 전문 분야에 치우쳐 고전의 맥락을 평면적으로 이해하고 일차적인 교훈을 나열하는 해설서가 적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매체가 선정한 대륙 10대 강사 중 한 명인 자오위핑 박사의 사마의 강연은 이전에 제대로 접할 수 없었던 사마의라는 인물을 다층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책은 사마의가 그의 나이 30세에 조조에게 등용되어 4대 조씨 일가를 보좌한 40여 년의 행적을 좇아 날카로운 보스와 아둔한 부하직원들을 장악한 관리 비법, 전장에서 섣불리 패를 보이지 않고 승기를 얻는 절제의 전술, 상부의 신뢰를 받으면서도 역모에 성공한 내밀한 전략을 오늘날에 맞게 소개한다. 

 

 

 

저자소개 자오위핑  

 

趙玉平  

 

자오위핑은 인력 자원과 중국 고전 관리 사상의 전문가로 기업 관리 이론 및 팀장 리더십, 인력 자원과 중국 고전 관리 사상의 전문가이다. 청화대학교, 복단대학교, 성도전자과학대학에서 MBA 과정을 강의하며 연구활동을 했다. 중국 국영 방송과 북경 TV의 인기 프로그램인 '심리방담'과 '과교관찰'에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최근 10년간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중국왕통, 중국노키아그룹, 중국핵공업부, 중국석유그룹, 중국석유화학그룹, 상해대중자동차그룹 등 중국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기업에서 인사관리 및 소통과 인력 자원 관리를 지도했다.  

 

저작으로는 수호지의 《양산정치梁山政治》,《전통문화와 현대리더십傳統文化與現代領導藝術》, 《성공적인 매니저의 이미지메이킹成功職業經理人的塑造》、《부하 직원 장려와 육성部屬有效激勵與培養》, 《강자보다 더 강해져라比者更》등 다수가 있으며 모두 중국 내 대기업들의 훈련 교재로 사용되어 널리 호평을 받고 있다.  

 

 

 

 

목차

 

서문

제1장. 적의 선택지에 함부로 뛰어들지 말라
단번의 선택으로 국면을 바꾸다
제1책략│최고보다는 만족을 택한다
제2책략│좋은 선택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제3책략│적이 준비한 선택지는 절대로 택하지 않는다

제2장. 군왕을 모실 때는 호랑이를 옆에 둔 것처럼 하라
이리의 얼굴을 감추고 호랑이를 섬기다
제1책략│근면勤하고, 자중謹하며, 인내忍하라
제2책략│겸허謙하고, 온화溫하며, 침묵密하라

제3장. 위기와 돌발의 순간에는 지체함과 망설임이 없게 하라
간교한 상대는 뿌리째 뽑아내다
제1책략│오래 관찰하고 일관되게 비판한다
제2책략│권위에 맞는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다
제3책략│쥐를 이용하여 쥐를 감시한다

제4강. 역풍이 불 때에 오히려 평상심을 지키라
위축된 조직의 사기를 고무하다
제1책략│일관된 선택으로 권위를 유지한다
제2책략│긍정적인 암시로 부하의 사기를 북돋운다
제3책략│감정을 다스려 합리적으로 해석한다

제5장. 절제와 성과로 조용히 경쟁자를 제압하라
조직 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다
제1책략│큰소리로 일을 하고 작은 소리로 관계를 맺는다
제2책략│사심을 버리고 경쟁자의 성공을 돕는다
제3책략│후퇴로써 나아가고 지키면서 공격하지 않는다

제6장. 위로 겸허하고 아래로 단호하여 신뢰를 얻으라
위임받은 권한으로 역경을 헤쳐 나가다
제1책략│먼저 소통하고 후에 움직인다
제2책략│지혜로 싸우고 힘으로 보완한다
제3책략│멀리서 충성하고 가까이에서 존경한다

제7장. 기회가 임할 곳에 먼저 가서 기다리라
기회를 잡기 위해 판을 설계하다
제1책략│정치적 연맹으로 내부의 지지를 얻는다
제2책략│보스의 성향을 파악해 스타일을 맞춘다
제3책략│유형에 맞춰 설득하고 행동에 앞서 동의를 얻는다

제8장. 승기를 잡은 뒤엔 가차 없이 행동하라
위기를 전화해 왕좌의 발판을 삼다
제1책략│역전의 순간에는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제2책략│안은 조이고 밖으로는 여지를 남겨 둔다
제3책략│여론을 조성하여 조직의 동의를 얻는다

제9장. 전쟁에 나가 싸울 때는 부자가 함께해야 한다
자녀교육에도 정성을 들이다
제1책략│모범을 보여 좋은 습관을 가르친다
제2책략│어머니의 교육이 좋은 성격을 만든다
제3책략│경험을 통해 스스로 익힐 수 있게 한다

제10장. 이익으로 범인을 꾀고 가치로 인재를 설득하라
새로운 정국을 안정시키다
제1책략│역전(力戰)
제2책략│심전(心戰)
제3책략│지전(智戰)

부록: 사마의 열전_《진서》〈선제기〉

사마의 처세 잠언
* 한 조직에 두 명의 보스는 있을 수 없다.
* 사람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할 때 약점을 잡히기 쉽다.
* 능력이 뛰어난 핵심 인력일수록 조직에서 가장 쉽게 상처받는다.
* 뛰어난 사람은 가치관으로 관리하고, 보통 사람은 제도로써 관리한다.
* 타인에게 영합하더라도 처신의 기본 원칙을 버려서는 안 된다.
* 성공에 가까웠을 때 위험이 가장 크고, 형세가 좋을 때 잘못을 범하기 쉽다.
* 성공하려면 반드시 누군가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 모든 중대한 실패는 결국 용인의 실패이다.
* 위엄이 덕성보다 높으면 반드시 화근이 뒤따른다.
* 다른 사람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받아들일 때에야 비로소 리더가 될 수 있다.

 

 

 

 

책속으로

 

선택이 노력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인생과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중대한 요소 중 하나는 결정적인 시기에 정확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여 초조하고 불안해한다. 그렇다면 선택을 하는 데 있어 우리가 보고 따를 만한 규율이 있을까? 인생에서 중대한 선택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기회를 움켜쥐어야 할 것인가? 이 방면에서 사마의는 아주 탁월한 사람이었다. 아침에 저녁을 장담할 수 없는 격렬한 전쟁이 계속된 삼국시대에 사마의의 모든 선택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최종적인 결과는 사마의의 출중한 지혜와 능력을 증명했다. ---p.16

관리학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칼에서 가장 쉽게 금이 생기는 곳이 칼날이고, 창에서 가장 쉽게 마모되는 곳이 창끝이다. 능력이 뛰어난 핵심 인력일수록 조직에서 가장 쉽게 상처받을 수 있다.”조직의 리더는 칼날을 보호하고 창끝을 보호하듯이 우수한 인재를 보호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많은 리더들이 우수한 인재는 강자이고, 강자는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오해합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우수한 인재는 약자이고, 그들은 커다란 압박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인간관계의 압박이 있고 곧이어 학습의 압박, 성과 목표의 압박, 가정생활의 압박, 감정의 압박 등 수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영웅이 먼저 죽게 되면 아무도 영웅이 되려 하지 않을 것이고, 모범이 망가지면 아무도 모범이 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p.51

조비와 같은 보스 아래에서는 어떻게 일을 해야 할까요? 육자잠언 중 나머지 세 글자는 ‘겸謙, 온溫, 밀密’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겸’은 겸허하게 자세를 낮추고 오만하게 처신하지 않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공을 세웠든지 꼬리를 내리고, 절대로 보스를 무시하지 않는 것입니다. ‘온’은 말을 온화하게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이치에 맞아도 결코 얼굴을 붉히거나 자극적인 말을 하지 않고 나지막이 말하는 것입니다. ‘밀’은 비밀을 지키고, 할 말이 있으면 비공개로 하는 것입니다. 보스가 무슨 말을 하든 다른 사람에게 이를 말하지 않고 멋대로 전파해서는 안 됩니다. 사마의는 ‘겸’, ‘온’, ‘밀’이라는 세 글자에 기대어 아주 적절하게 처신을 했습니다.---p.78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말하지만 언론이란 것이 필요한 이유는 발표하기 위함이지 발산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배설하기 위한 것은 더욱 아닙니다. 이것은 중요한 구별입니다. 사마의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매우 신중했습니다. 그는 장기간 최고 통치자 주변에서 일하면서 한 차례 의심과 시기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당연히 신중하게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었습니다. 『삼국지』, 『진서』 및 『자치통감』에 있는 많은 자료를 보면 사마의가 그의 관직 생활에서 개인의 감정이나 자신의 대우에 관해 결코 이야기한 적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설령 업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에도 비교적 겸손한 태도로 요지만 간략하게 언급할 뿐 개인적 감정은 표현하지 않았습니다.---p.153

“사람은 천 일 동안 한결 같이 좋을 수 없고,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백 일 동안 붉게 피지 않는다. 人無千日好 花無百日紅.”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아름다운 꽃도 백일이 지나면 시들기 마련이고, 잘나가는 사람이나 열렬한 관계도 시간이 지나면 식기 마련인 것입니다. 순조로운 상황에서는 물론이고 역경에서도 잘 적응해 내는 것이 처세입니다. 여름을 보내는 것처럼 겨울도 잘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잘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 주변에는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뜻을 이루어 득의만면할 때는 의기양양하지만 일단 좌절과 곤란을 만나면 낙담하여 기운을 잃고 일어나지 못합니다. 이는 모두 잘못된 것입니다. 큰일을 하려면 역경이라는 시험을 거쳐야 합니다. 강철은 뜨거운 불 속에서 단련되어 나옵니다. 눈부시고 아름다운 꽃도 거름 속에서 피어납니다. 인간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역경의 시험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p.232

모든 팽창이 수반하는 것은 평가절하입니다. 통화팽창 즉 인플레이션이 초래하는 것은 화폐의 평가절하이고 사람의 마음이 팽창하는 것은 행복감의 평가절하입니다. 그러면 현실 생활에서 권력과 자원을 장악하거나 지명도가 높은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팽창을 제어할 수 있을까요?
가장 효과적인 것은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는 것입니다. 결과물이 불만족스럽더라도 과거 아무것도 없던 때를 떠올리면서 처음의 행복감을 돌이켜 맛보는 것입니다. 이를 “있을 때는 항상 없을 때를 생각하고 눈앞의 즐거움을 평가절하하지 말라. 인생에서 매사를 처음 본 듯 대하면 행복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날들이 시작될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p.238

“이익으로는 보통 사람의 지지를 얻고, 가치로 뛰어난 사람의 지지를 얻는다. 일을 해서 실질적인 혜택이 있으면 보통 사람이 당신을 따르고, 일을 하는 데 비전이 있으면 뛰어난 사람들이 당신을 따른다.” 『수호지』에 나오는 양산박의 영웅들에게 “하늘을 대신해 도를 행한다. 替天行道.”라는 원대한 목표가 없고 단지 금은보화나 나누어 먹자고 했다면 아마도 수많은 건달이나 졸개 나부랭이나 모았을 것입니다. 어찌 금은보화만으로 영웅들을 신복하게 할 수 있었겠습니까? 결코 그럴 수 없었을 것입니다.---p.298

사마의는 제갈량과는 달랐습니다. 사마의는 머리로 리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머리는 냉정하고 판단은 정확했습니다. 남다른 담력과 식견 그리고 뛰어난 전략에 의거하여 전쟁에서 하나하나 승리를 얻었습니다. 사마의의 일생은 다음 네 자로 총결할 수 있는데, ‘은隱’, ‘준準’, ‘한’, ‘인忍’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는 보통 사람처럼 사심과 잡념이 있었고 욕망과 권력에 대한 야심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마의의 일생을 읽다 보면 아마도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을 깨우치고 본보기가 되는 것들이 아주 많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마음속 세계에는 사마의처럼 사심과 잡념, 욕망과 야심이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같이 유혹으로 충만한 시대에 어떻게 자신의 내면 세계를 잘 관리해야 할 것인가는 모든 사람들이 직면한 커다란 과제입니다.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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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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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법 

1. 본 게시물을 스크랩하신 후 아래 링크로 이동하여 스크랩하신 URL과 당첨 연락을 받을 이메일, 전화번호를 남겨주세요.(스크랩은 네이버, 다음, 페이스북, 서점 블로그 등 어느 곳이라도 괜찮습니다.)

남기는 곳 >> http://bit.ly/1bZLno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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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평 

 

가슴 저미는 슬픔 속에서도 담담하게 희망을 이야기하는 소설...완전한 타인들이 만나 이루는 관계를 아름답게 그린다._《오프라 매거진》 

절제된 표현에 담긴 강렬한 감정이 독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_《파이낸셜 타임스》  

무어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놀랍도록 독창적인 이야기다._《뉴요커》  

가끔, 유려한 문체와 영원히 기억에 남을 잊지 못할 주인공들이 나오는 책을 만나게 된다. 이 소설은 눈에 띄게 근사한 작품이다. 나는 마음에 들었다._제니퍼 와이너(소설가)    

리즈 무어의 두 번째 소설은 복잡하게 얽힌 미국의 목소리를 담아낸다. 어느 소설가의 작품으로 독자는 너무도 쉽게 문을 닫고, 커튼을 치고, 안으로 숨어들고, 어둠 속에 파묻히는 세대에 공감하고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이 소설은 그 속으로 들어가 숨어 있는 사람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낸다. 우리 세대의 젊고 멋진 목소리가 탄생시킨, 긴장감 있으면서도 상처를 회복하게 하는 소설이다._칼럼 매캔(소설가)  

진정한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무어는 책장을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마음을 떠나지 않을 소설을 썼다. 병적으로 비만한 교수나 십대 운동선수 아이에 대해 무어가 그 모든 걸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알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아름다운 책이다._러셀 뱅크스(소설가) 


이 소설은 연민과 명민한 시각을 훌륭하게 결합한 작품이다. 리즈 무어는 두 사람의 목소리—부유하고 교양 있으며 비만인 광장공포증 환자와 부모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는 십대 야구 선수—로 이야기하는 모험을 했고 이 모험은 빛나는 성공을 거두었다. 보기 드물게 독창적이고 세련된 소설이다._메리 고든(영화배우) 

이 소설에서 리즈 무어가 만들어낸 연약하고 외로운 사회 부적응자들은 독자의 마음을 무너뜨려놓고는 다시 행복으로 가득 차게 만든다. 탁월한 소설이다!_앤 후드(소설가)  

비만인 교수와 용커스 출신 야구 영재에 대한 소설이 유려하면서도 심오한 의미를 담아낼 수 있을까? 나는 그럴 수 있노라고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말한다. 이 소설은 내게 큰 기쁨을 주었다._존 레이(소설가)  

 

 

 

 

 

 

올가을에 가장 잘 어울릴,
비감성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소설
 

-외로움과 결핍의 무게를 짊어진 이들의 따뜻한 소통 

 

 

감성, 연민, 절망, 희망으로 엮인 세 사람의 나란한 동행 

 


이번 가을, 독자들을 적적한 감성에 젖게 할 근사한 소설 한 편이 선보인다. 《무게 : 어느 은둔자의 고백》(문예출판사)이라는 미국의 젊은 작가 리즈 무어의 독창적인 작품이다. 출간되지 얼마 되지 않아 여러 매체로부터 경이로운 찬사를 수없이 받아온 이 소설은 타인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 모습에 깊게 공감하도록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수줍음과 외로움으로 자기 주위에 스스로 커튼을 친 연약하고도 사랑스러운 세 인물, 아서, 켈, 샬린이 있다. 

 

쉰여덟의 은퇴한 대학교수인 아서는 250kg에 달할 만큼 몸이 병적으로 뚱뚱하다. 삶에 대한 실망이 주는 무게는 그를 십 년이 넘도록 뉴욕의 집 안에 숨어 살도록 했다. 겉으로 보기에 그는 부자인 데다가 건축가로 매우 성공한 아버지도 있고, 부모님께 물려받은 아름다운 가구들과 책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들 중의 어떤 것도 아서의 결핍을 메꾸어주진 못한다. 아서는 몇십 년 동안이나 자신에게 주어진, 그러나 정작 필요하지 않은 행운을 내팽겨둔 채로 살아간다.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것을 제외하고, 아서가 바깥세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일은 그의 예전 여자 친구이자 야간 학교 학생이었던 샬린과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다. 그러나 그는 편지에서 샬린에게 자신에 대해 많은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결국 그는 자신이 품은 예민하고 나약한 자의식, 결핍, 소망을 수줍게 고백하며 자기 자신의 모습과 삶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한편 브루클린에서 3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가난한 동네 용커스라는 마을에 사는 열일곱 살 켈 켈러는 엄마 샬린 터너의 고집으로 펠스 랜딩이라는 부자 동네의 학교에 다니는 불쌍하고 외로운 고등학생이다. 아버지의 부재, 술로 인생을 사는 엄마의 망가지는 모습, 부유한 동급 학생들의 삶에서 박탈감과 열등감을 느끼지만, 야구 실력을 비롯한 운동신경이 뛰어나 학교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고, 메이저리그에서 뛰려는 꿈을 품은 아이다. 그러나 많이 배우고 똑똑해지고 싶어 했던 샬린은 경제적인 여건과 갑작스럽게 태어난 아들 켈에 의해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꿈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일까, 샬린은 프로야구 선수가 되려는 켈의 꿈을 인정하지 않고 켈을 대학에 보내고자 한다. 그리고 켈의 대학 진학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고자 오랜 세월 연락을 끊었던 예전 남자 친구인 아서에게 한 통의 전화를 걸게 된다. 

 

 아서는 갑작스레 걸려온 샬린의 전화로 인해 삶의 전환점을 맞는다. 샬린에게 아들이 있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에 그는 잠시 주춤하지만 마침내 켈을 맞아들일 용기를 내고, 그 첫걸음으로 오랜 세월 먼지에 뒤덮여 있던 자신의 집을 청소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그의 집에 찾아온, 어린 나이에 미혼모가 될 운명에 처한 청소부 욜란다와의 대화가 시작된다. 그 둘 사이에 조심스럽게 피어나는 잔잔한 애정은 세상을 향해 자신의 삶을 열려는 아서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격려한다. 

 

아서와 켈, 둘 다 가족과 친구의 정에 고파 하는 외로운 이들이다. 이 두 인물이 샬린이라는 위태로운 다리를 거쳐 자신들만의 가족을 만들 수 있을까? 외모만큼이나 서로 다른 두 사람의 개성 있는 목소리는 독자의 주의를 이끌기에 충분하고, 소설의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시간의 분초를 샐 틈 없이 그 결말은 어느새 눈앞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우리네 마음을 산산이 부서뜨리고 다시 엮어줄 아름다운 소설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등장인물인 아서, 샬린, 켈 모두는 가족의 정에 대한 결핍, 외로움, 채워지지 않는 소망으로 인한 고독을 느낀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러한 고독을 해결하기 위해 음식, 술, 야구 등 무언가 다른 대체물에 중독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진짜 가족 관계에 있지 않은 등장인물들이 서로에게 연결되어 위로가 됨으로써 그 중독을 이겨낼 거라는 희망을 전달한다. 소설은 아서와 켈의 교차되는 독백으로 이어지며, 샬린은 그 사이에서 아서와 켈이라는 전혀 다른 두 인물이 연결되도록 하는 숨은 시선이 된다. 

 

겉으로 보기에 전혀 연결될 것 같지 않은 소설의 주인공들을 예기치 않은 한 곳의 장소로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소설의 지은이인 리즈 무어의 탁월한 이야기 솜씨 덕분이다. 무어는 타이트하고도 절제된 말솜씨로 아서, 켈, 욜란다가 나란히 걸어가는 길을 만들어낸다. 무어는 사람들이 자기 밖의 세상과 충돌할 때 상처받지 않기 위해 주변에 쌓아두는 보호막, 예를 들어 음식이라든지 젊은이의 객기라든지 운동이나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집착이라든지 하는 것을 덤덤히 묘사한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이 어둡게 쳐 내린 커튼을 조심스럽게 열어 그들이 숨 쉴 수 있도록 보듬는다는 점에서 등장인물들에 대한 지은이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아서와 욜란다와 켈의 외모, 그들이 사는 공간, 그들이 사용한 물건에 대한 묘사는 그들 삶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아서의 오래된 낡은 집, 그가 오랜 세월 앉은 채로 떠나지 않았던 소파는 그의 무게만큼이나 무겁게 느껴지지만 그 빈자리만큼이나 공허하다. 켈의 짧고도 빠른 목소리는 가족의 결핍으로 인해 느끼는 두려움과 억제되지 못하는 십대의 예민함을 전달한다. 곳곳에서 유쾌하게 나열되는 음식의 종류는 소설의 줄기를 이루는 삶의 무거운 고독과 낯설게 조우한다. 앙증맞은 체구에 볼록한 배를 한 욜란다의 모습과 다리 사이로 뱃살이 늘어지는 거구의 아서 또한 어울리지 않을 듯하면서도 산뜻한 조화를 이룬다. 이처럼 작가가 꾸며놓은 독창적인 조합과 어울리게, 소설은 삶과 고독의 무게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경쾌하면서도 세련된 언어로 전달한다. 그로 인해 독자는 눈물바람을 하지 않고도 깊은 울림에 빠져드는 독특한 체험을 하게 된다. 덤덤한 절망과 은은한 희망으로 가득 찬 이 소설은 올가을에 가장 잘 어울릴, 비감성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여행이 될 것이다.

 


■ 본문 엿보기 

 

■ 위로가 필요해서 나를 위한 만찬을 준비했다. 코코넛과 마카다미아와 화이트초콜릿으로 만든 쿠키, 땅콩 엠앤엠 한 그릇, 씨와 곡물과 짭짤한 소금을 듬뿍 입힌 베이글 몇 개, 버터와 크림치즈를 듬뿍 바르고 빨간 즙이 흐르는 토마토 한 조각을 얹은 베이글 한 개, 전지유 한 주전자와 그 옆에 놓인 키 큰 유리잔 하나, 오레오 쿠키가 덮인 초콜릿 케이크, 햄버거 세 개와 감자 샐러드와 7번가에 있는 식당에서 주문한 크림 시금치. 그 시금치를 스토브 위에서 데우고 한가운데 크림치즈를 약간 얹었다. 깨끗한 녹색 바다 위에 흰색.  

 


이 음식을 모두 먹어도 좋다고 자신에게 허락했고, 그런 허락이 주는 황홀한 해방감을 만끽했다. 아삭아삭 소리가 가만히 입에서 새어나오는 순간 나는 긴장했다. 나는 내 소리를 듣는 게 싫다. 나는 혼잣말을 하지 않는다. 집에서 혼잣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러지 않는다. 바보 같아 보인다. 내 목소리를 들으면 구역질이 난다. 

■ 엄마는 머리가 벗겨지기 시작한다.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한다. 내가 열 살 때부터 증상이 시작되었고, 엄마가 집에 있을 때 내가 친구를 데려오지 않는 데는 그 이유도 있었다. 엄마와 차를 타고 가던 날 태양이 엄마 두피에 내리쬐는 걸 보고, 맙소사, 맙소사, 엄마가 진짜 대머리가 되었구나, 하며 놀랐던 기억이 난다. 정수리 부분에 솜털 같은 머리카락 한 뭉치가 있다. 남은 머리카락은 길었고 엄마가 언제 마지막으로 머리를 감았는지에 따라 지저분하거나 곱슬곱슬하다. 엄마는 깜빡 잊을 때를 빼면 늘 머리를 빨갛게 염색하고, 그러고 나면 머리는 희끗희끗한 색과 빨간색이 섞여 있다. 엄마는 피부가 나쁘고 얼굴에 발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거의 늘 그렇다. 양쪽 눈꺼풀에 검은 선을 하나씩 그리는데, 속눈썹에 그리려 해도 언제나 그 경계 위에 긋고 만다. 바들바들 떨면서.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엄마는 80년대 이후로 아무도 입지 않는 끔찍한 옷을 입었고, 그 문제에 대해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 분명히 말하는데 나도 어떻게 해보려고 했다. 몸에는 문신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팔에 있는 꿀벌이고 또 하나는 어깨를 넘어 등을 타고 내려가는, 뱀처럼 기다란 줄이 달린 전자 기타, 빌어먹을 전자 기타다.  

■ 시간이 더디게 흘러간다. 겁에 질려 문 열 용기가 다 사라지기 전에, 문을 발로 걷어차서 열고 침대에 있는 엄마의 형체를 본다. 방은 얼어붙을 듯 춥고 어둡다. 천장의 등을 켜니,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옷을 갖춰 입은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엄마는 청바지와 스웨터를 입고 있다. 몸을 둥글게 말고 옆으로 누워 있다. 엄마의 등이 나를 향해 있다. 무릎은 가슴 높이에 있다. 엄마는 잠든 것 같다.  

 


그동안 밤에 집에 와서 이런 모습의 엄마를 본 것이 단지 오늘을 위한 연습이었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그런 느낌이 든다. 지금, 그렇다.
잠 깐 생각 좀 해보자, 나는 큰 소리로 말한다. 이유도 없이. 재빨리 엄마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엄마는 핏기 없이 창백한 얼굴로 꼼짝도 않고 누워 있다. 의식을 잃었을 때와는 다르다. 죽은 사람 같다. 소용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또 한번 엄마를 흔들어본다. height=360 src="http://www.youtube.com/embed/VgWerrDq_3I?feature=player_embedded" frameBorder=0 width=640 allowfullscreen=""> 소용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 매일 밤 나는 내일은 달라지고 새로워질 거라고, 좀 나아질 거라고,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질 거라고 자신에게 말한다. 어쩌면 내일은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거나, 아니면 예전에 카탈로그를 보고 주문했던 그 뭣 같은 먼지투성이 스텝머신을 침대 밑에서 꺼낸 다음 몸에 딱 달라붙는 운동복을 입은 전문가가 텔레비전에서 하던 동작을 따라해보겠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매일 밤 침대에서 똑같은 다짐을 반복한다. 두 손을 배 위로는 모아 쥘 수 없기 때문에 — 침대에 누우면 배가 양옆으로 퍼지면서 퀸 사이즈 침대 가장자리까지 닿으려 한다 — 가슴 높이에 놓고서 내가 아주 조그마한 아서였을 때부터 기도했던 그 신에게 기도한다. 나의 신은 수염이 하얗고 눈이 반짝거리고 쾌활한 것이 산타클로스와 비슷해 보인다. 내 기도는 매일 밤 똑같다. 이런 식이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 어릴 적 종교 수업 시간에 모든 기도는 이렇게 시작하는 거라고 배웠다 — 내일은 제대로 먹게 해주세요. 건강하고 착하게 살게 해주세요. 몸무게를 빼게 해주세요.” 언젠가 집 밖으로 나가겠다는 결심을 아직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도가 끝나면 십자가를 긋고, 코로 깊이 숨을 쉰 다음, 가보았거나 늘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마음이 떠돌게 둔다.  

 


샬린 터너가 내게 전화하기 전, 욜란다를 만나기 전인 10월의 나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외로운 사람이다.  

 

■ 나는 언제나 상처 입고 아름답지 않은 여자들을 사랑했다. 사랑받고 아름다운 여자들도 늘 사랑했지만,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내 주변을 맴도는 것은 아름답지 않은 여자들이며, 잠자리에 들 때면 그들 모습이 눈앞에 나타난다. 내 어머니는 아름답지 않았다. 샬린도 아름답지 않았다. 마르티도.

 

■ 차례 

 

한국의 독자에게 드리는 말
아서
엄마에게 말하고 싶다
은총
일주일
또 한 사람의 아서
옮긴이의 말

 

 

지은이 소개

❚ 리즈 무어(Liz Moore)
작 가이자 음악가이며 교수다. 대학을 다닐 무렵인 2007년, 뉴욕에 있는 가상의 음반 회사를 소재로 지은이가 음악가로서 경험한 일들을 부분적으로 담아《The Words of Every Song》이라는 소설을 써 데뷔했다. 최근에는 〈Backyards〉라는 앨범을 내기도 했다. 2012년에 출간한 두 번째 소설인 《무게 : 어느 은둔자의 고백》은 뉴욕 특유의 세련된 절제미를 보여주며 마치 한 편의 악보처럼 유려하게 써내려간 작품이다. 출간되자마자 여러 매체로부터 다양한 찬사와 호응을 얻어내며 많은 이들로 하여금 지은이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현재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으며, 그곳의 홀리패밀리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며 창조적인 글쓰기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저자 리즈 무어 버스킹(길거리 공연)

 


옮긴이 소개

❚ 이순영
고 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성균관대 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집으로 가는 먼 길》, 《키친하우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삶에서 가장 즐거운 것》, 《줄리&줄리아》, 《과식의 종말》, 《프랭클린 자서전》, 《인투 더 와일드》, 《빌 클린턴의 다시 일터로》,  《내 이름은 호프》, 《열일곱 제나》, 《고독의 위로》, 《무엇을 더 알아야 하는가》  등이 있다. 

 

 

 

 

문예출판사

페이스북 www.facebook.com/moonyepublishing

트위터 www.twitter.com/moonye_books 

블로그 www.blog.naver.com/imoonye 

홈페이지 www.moon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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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수첩 : 사진 명작 수첩
발 윌리엄스 지음, 박우정 옮김 / 현암사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Every picture tells a story.


여기서 픽처는, 일반적으로는 그림을 말합니다, 그런데, 그림이 스토리를 말하고 있음은, 미술 이론을 조금이마나 접한 이들은 다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요즘 나온 미술 관련 서적들을 보세요. "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모토 아래, 그림 안에 얼마나 많은 상징과 비유, 역사, 작가의 의도가 녹아 있는지 가르쳐 주는 게 그 미션입니다. 이 미션은 인문적 소명과 상업적 속셈을 둘 다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픽처가 스토리를 말하는 건, 격언의 형태로 알려 주지 않아도 다 알고 있는 소리다 이겁니다.


음악과 같은 시간 예술도 아니고, 미술 같은 공간 예술이 "스토리, 내러티브(시간성이 그 핵심인)"를 지니고 있다 함은 그러나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면 있습니다. 아무리 배워서 알고 있다 하나, 진정한 직관은 인식과 이성을 배신하는 수 있기 때문이죠. 뭐 좋습니다. 그림은 그렇다고 칩시다. 허나 사진도 스토리를 지니고 있습니까? 사진은 순간의 포착, 모사가 그 본질이 아닙니까? 영어의 picture에는 "사진"이란 뜻도 있음은,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저 문장의 picture를 사진이라는 뜻으로 새겨도 되는 것인지요. 우리의 돌사진, 수학 여행 기념 사진, 대학 입학-졸업 사진, 엠티 가서 찍은 사진, 그(그녀)와 둘만이서 은밀한 장소 은밀한 사연을 배경으로 한 채 야시꾸리하게 찍(어서 폰에만 저장되)어진 사진 등이야 우리가 그 배경을 알기에 분명 뭔가 "스토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 일반이, 개인차를 고려 함 없이, 공감의 화법으로 보통의 스토리를 일반 대중에게, 바벨 탑 공사 현장에서의 방언적 교란 없이 쩌렁쩌렁, 혹은 조곤조곤 전달하는 게 가능하냐 이 말입니다.


그게 그런 줄, 구체적인 케이스에 적용하며 개별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줄,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이 책의 원제목을 보십시오.

What Makes Great Photography


무엇이 위대한 사진을 만드는가.


조금만 문장을 바꿔 보겠습니다.

What Makes Photography Great

무엇이 사진(술 일반)을 위대하게 만드는가.


이 책의 기획 의도는 제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위대한 명작 사진을 보자, 안데르스 페테르센, 래리 설튼, 로버트 카파(얼마 전 전시회에 다녀왔어요), 호르스트 P 호르스트, .. 왜 이들이 찍은 광학물질은, 간단한 셔터 누름 동작 이외 어떤 고차원적 사고나 해석이 개입하지 않을 것 같은 "저차원 창조 행위의 산물"이, 미켈란젤로나 고흐의 피나는 손놀림의 자식들과 같은 차원의 "위대함"을 지니는가?

그것은 플라톤 이래 인류가 인식해 온 그 먼 곳에 있는 이데아(이 책의 목차에 따르자면 일, 이야기, 집, 갈등, 아름다움,.. 야외에서 등)를 저 작가들은 순간의 포착 능력과 이미 장착하고 있던 미학의 프레임으로 필름 안에 담아 내는 일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묘하게 번지는 수면 위의 기름띠가 가장 절묘한 곡선과 면의 배치를 이룰 때,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떠 내는 능력이 마블링 예술가에게 중요하듯, 사진작가 역시 기계적 기교와 편집의 테크닉을 넘어, 보이지 않는 것을 가장 vivid한 컷으로 담아 내는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제가 바꿔 놓은 두 번째 문장을 보십시오,

What Makes Photography Great

본디 사진술이란 그리 위대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진을 위대하게 만드는 건, 작가의 인생관과 통찰 능력입니다. 그가 남긴 명작을 그 사진작가의 인생과 개성과 함께 고찰하여, 사진의 숨은 위대함을 간파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여성 사진작가이자 런던 정경대 교수인 저자 발 윌리엄스의 의도입니다. 그녀는 과연 페미니스트답게, 부조리한 현실을 날카롭게 잡아 내어 비판의 아고라에 올려 두는 작가들에 더 치중하여, 사진의 사회 참여적 기능까지 더 절절하게 부각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카 파가 빌바오에서 찍은 그 유명한 사진(p124)을 보세요, shock and awe로 넋이 나간 사람들의 시선 정중앙에, 오불관언이라는 듯 냉소적 체념, 현실 도피를 시도하는 여인을 배치한 대담함을 보시고, 왼쪽 아래에 두려움 없이 패기와 증오심 가득한 눈으로 적기(敵機)를 응시하는 아이를 보십시오. 이게 위대함이라는 겁니다. 이 구도가 얼마나 마음에 들었으면, 이로부터 40년 가까이 지난 후에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는, 영화 <대부 2>에서 소년 코를레오네가 대서양을 건너 미 대륙 항구에 도착하는 그 장면을 찍으면서 이와 똑같은 구도로 모방했겠습니까? (그냥 제 생각일 뿐이니 너무 큰 신뢰와 권위는 주지 마세요^^  제가 보기엔 그랬습니다) 영화가 괜히 motion picture가 아닌 게 이래서라는 거죠.



무엇이 위대한 사진을 만드는가? 나도 만약 위대한 사진 작가 까지는 아니더라도, 위대한 사진 몇 컷이라고 남기고 싶다면, 이 책에 수록된 컷을 휴대하고 수시로 참고하면서, 무작정이나마 그 구도와 색감을 모방해 볼 만합니다. 세세한 디테일을 암만 배워도, 잔재주는 늘 수 있으나 "위대함"에 이르는 길의 진도는 제자리걸음이기 쉽죠. 위대함을 내것으로 하려면, 인문의 바탕이 있어야 합니다, 이 책은 위대한 "사진"과, "위대한" 사진, 둘에 대한 가르침을 동시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p99 에서, "마지막 유원지"로 번역된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은 last resort를 옮긴 건데, 이 어구에는 최후의 의존 수단이라는 뜻이 더 강하고, 그렇게 새겨야 본문의 내용대로 퇴락해가는 영국의 국세를 암울하게 전달한다는 맥락과 통합니다. "마지막 유원지"라고 하면 얼핏 들어도 뭔가 어색합니다. Martin Parr의 이 작품은 저 한 컷뿐이 아니고(책에도 연작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수십 장의 모음으로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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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수첩 : 미술 명작 수첩
앤디 팽크허스트.루신다 혹슬리 지음, 박상은 옮김 / 현암사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이 "수첩"으로 되어 있어 다소는 낯설어하실 분들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화첩"이라는 형태로 대화가의 작품집을 꾸리는 일을 하나의 컨벤션으로 삼았습니다. 저술가에게 "문집"이 있다면, 화가에게는 "화첩"이 있었다고나 할까요. 확실히, 마스터피스의 모음을 책 한 권의 모습으로 꾸리고 휴대하는 일은, 그 예술가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대단한 뿌듯함과 전 우주를 휴대한 듯 벅찬 감격을 주었을 수 있습니다. 예술가는 그가 생전 사회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든 간에,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나 먼 후대인(이를테면 우리)들에 대해서나, 작은 창조주나 마찬가지의 위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 중 로렌초 데 메디치나 율리우스 2세를 모르는 이는 숱하지만, 미켈란젤로나 라파엘로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거만 봐도 이 말의 타당성이 입증됩니다.


저는 라루스 미술사 세트를 소장하고 있으며, 기타 예쁘고 장중한 도록집을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로 수시로 펼쳐 봐 주곤 하는 사람입니다(미술품은, 돈이 없어, 애장하고 있는 게 없습니다만). 하지만 초등학생 시절부터 품어 오던 한 가지 의문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어요.

"어떻게 미술을 감상할 것인가?"

이 말은 제가 어려서 보던 백과사전의 미술편 첫머리에 나온 말이었습니다. 풍부하게 수록된 명화(그 중에는 사춘기에 막 접어든 제게 모종의 생리적 변화와 설렘을 안겨 주는 아름다운 인체 묘사를 담고 있는 게 많았죠)를 비록 지면을 통해서나마, 그리고 간간히 찾을 수 있었던 전시회를 통해, 제법 눈과 영혼을 통해 익힐 기회가 적지 않았지만, 아직도 한 편의 미술 작품을 보고서, "와 잘 그렸다, 와 잘 빚었네?" 를 넘어, 어디에서 무엇을 "읽어야" 할 지 속시원하게 가르쳐 주는 책이 없었습니다. 미 술 평론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미술품 시장에서의 가격 형성과 변동에 불건강하지 않은 수준으로 영향을 끼쳐야 할 외재 변수를 마련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모두가 스탕달일수는 없어서, 걸작 명작을 두고 영혼의 충격을 올바른 방법으로 느끼는 것도 생래의 특권만은 아닙니다. 과거의 전통과 관습, 그리고 이의 현대적 변용을 온전한 방식으로 터득한 스승의 코칭이 있어야, "아 나도 이제 느낌 아니까!"가 정직하게 나올 수 있는 거죠. 이의 레슨은 결국 "언어"를 통해, 다소 인위적인 방법으로라도 습득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다시 반복하지만 창조는 고사하고 올바른 감상조차, 모두에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이 점에서 미술은 음악보다도 인문적 교양이 깊숙히 개입하는 영역입니다.


이 책은 영국에서, 고전 지식의 엑기스를 좋은 환경에서 가장 알뜰히 배우고, 여기에 현대의 최신 트렌드를 스스로의 재 능으로 익히거나 창조까지 해 내는 두 분의 동시대 저자가 쓴 책입니다. 명작 앤솔로지이니 당연히 지난 시대의 명작이 고스란히 실려 있고, 물론 명작이라도 한정된 지면에 망라할 수는 없기에 저자들의 안목이 반영된 엄선 과정을 거쳐 리스팅, 에디팅이 이뤄졌으며, 제가 이 책에서 가장 높이 평가하는 요소로, "어떻게 그림을 독해해야 하는가(일단 총체적 직관이 순조롭지 않은 이라면)?"의 원칙을 제대로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좌우로 늘씬하게 벌어지는 판형에, 대체로 왼쪽에는 명작의 도판을, 오른쪽에는 저자의 해설을 담았는데, 이 해설 부분이 기가 막히다는 뜻입니다. 글을 글로 푸는 일(문학 평론)보다, 다른 매체와 분야인 그림을 글로 푸는 작업이, 우리 선입견과는 달리 더 절실한 필요성과, 수요를 가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 이 책을 보면서 절실히 들었습니다.


이 책의 빼어난 점은, 그림(or 조소)과 그 창조주에 대한 알뜰하고 핵심 있는 해설 외에, 다른 이의 명언을 함께 수록하여, 일종의 아포리즘 컬렉션까지 겸하고 있다는 거죠. 아주 속물적인 의도로, 이 책을 가지고 있으면 "미술에 관한 그럴싸한 명언"을 주제에 맞춰서 그때그때 찾아 요긴하게 써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잘난 척하고 싶을 때 명언을 동원할 수는 있겠지만, 그 명언을 적시에 써 먹지는 못한다면, 오히려 큰 망신을 당할 수도 있을 건데요, 이 책은 시대별로 그림을 죽 나열한 체제가 아니라, 키워드 주제어에 의해 카테고리를 나눠 놓았기 때문에 , 처한 상황에 맞춰 요령껏 끄집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 책은 동양권 작가의 작품들도 고루 싣고 있어 더 마음에 듭니다(물론 우리 조상들의 솜씨라든가, 유사한 풍의 작품이 빠져 아쉽습니다만). 보시면 가스시카 호쿠사이의 <어부 아내의 꿈>이 나오죠. 참 대담하다고밖에 할 수 없네요. 에로틱하다기보다는, 당시 시대상을 감안할 때 어떻게 이런 표현을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경이감이 우선입니다.  책 맨 뒤에 나온  <가나가와의 거대한 해일>을 그린 화가와 동일 인물입니다.


이 그림은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대망> 전집의 어느 한 권에 뒤표지 디자인으로 실려 있기도 합니다. 묘한 우연입니다.



아래 그림 중 왼쪽 컷은 이 책 p158, p160, 두 군데에 실려 있습니다. 안드레아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입니다.

(책에는 "죽은 예수"라고 나와 있습니다)

오른쪽 그림은 같은 화가의 <십자가형Crocifissione>입니다. 이 책에는 안 나와 있으나, 예수의 처형을 다룬 그림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므로 다들 아실 겁니다.

이 책의 저자는, "왜곡"이라는 챕터에서 이 그림("죽은 그리스도" . 左)을 다루며, 원근법이라는 혁신의 기념비적 등장을 알립니다. 오늘날의 우리에게 그토록이나 당연한 테크닉이, 이처럼 입체적이고 분류사적인 조망 아래 새로운 의미로 다가 오는 거죠. 오른쪽 그림에서도 원근법과 소실점 기법이 어느 정도 드러나 있습니다.


이처럼 이 책은, 미술 작품의 구체적인 기법을, 역사적 맥락과 동시에 전달하고 있어, 구경이 아닌 공부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습니다.



자, 어디 가서 미술 좀 안다고 잘난 척 하고 싶은, 속물적이지만 귀여운 당신, 이 책을 주머니 안에 두고 마음껏 비서로 부리십시오, 스마트폰이 못 해주는 일을 이 친구가 해 줄 겁니다.

어 디 가서 잘 알지도 못하는 일을 요란하게 떠벌이는 모습 몹시도 혐오하며, 나 자신과 절대자 앞에 떳떳한 순수 내공만을 기르고 싶어하는 착하고 고상한 당신, 망설임 없이 이 책을 고르십시오. 앞의 녀석보다 이 책은 오히려 당신께 필요합니다. 집에 있는 두꺼운 책 일단 젖혀 놓고, 눈높이에 맞는 레슨을 해 줄 이 책을 당신의 진짜 스승으로 모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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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추적자들 -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지식인들의 발칙한 에덴 탐험기
브룩 윌렌스키 랜포드 지음, 김소정 옮김 / 푸른지식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어떤 책을 읽을 때, 염두에 두게 되는 기준은 두 가지 정도입니다.

1) 표현이나 내용이 매우 기발하고 독창적이라 페이지를 넘기는 재미가 있다.

2) 유익한 정보, 혹은 도덕적인 가치가 충분히 담겨 있다.


이 책은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담은, 정말 유쾌하면서도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인 간은 흔히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고 합니다. 최소한의 생존 욕구가 충족된 후에는, 사랑이라든가 명예와 같은, 한 차원 높은 범주의 다른 상위 욕구로 그 지향이 옮아감은, 심리학의 매슬로우가 이미 밝혀 낸 사실이죠. 그런데 인간은, 가장 고차원의 자아 실현 욕구를 채운 후에도, 그보다 더 높은 곳에 있을, 혹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믿는, 형이상학적, 초월적 욕구를 여전히 지닙니다. 이는, 경우에 따라, (보이지 않는 피안을 향할 때) 종교적 열정이 되기도 하고, (눈에 보이는 물리 세계를 향할 때) 극지, 험지, 오지를 찾아 나서는 탐험에의 열정이 되기도 합니다.

책의 테마를 담은 예쁜 책갈피가 딸려 있어요.


이 책은 이 두 가지 욕구와 야망을 둘러싸고, 실존했던 유명인 14명과, 이 14인의 주위를 맴돌거나 큰 영향을 주고 받았던 각종의 인간 군상이 연출했던 희극, 혹은 비극을 재미 있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정신적 욕구와 물리 세계에서의 모험이 동시에 얽혀 있는 경우는, 논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매우 드문 게 당연한데요, 이런 드문 주제를 책 한 권에 관철하는 일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성서 속의 주제인 "에덴 동산"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숱한 논쟁과 소동, 혹은 촌극에 대해 이 책이 망라적으로, 또 디테일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덴 동산" 하나로 책 한 권을 다 채운단 말인가? 의문이 들 만도 하지만, 이 책은 정말로 그런 일을 해 내고 있습니다.


첫 째 장은 보스턴 대학의 학장이자 감리교 목사인 윌리엄 워런의 이야기입니다. 보스턴은 영국에서 대서양을 건너 온 청교도들이 가장 먼저 정착한 도시로 잘 알려져 있고, 현재는 그 도시를 포함한 메사추세츠 주 전체의 성향이 그렇듯 대단히 진보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배경이자 워런이 살았던 19세기만 해도, 엄격한 청교도 교리와 분위기가 정관계를 지배하는 곳이기도 했죠. 헌데 우리는 여기서, 현대 미국 남부를 지배하는 기독교 원리주의 같은 걸 생각하면 좀 곤란하겠습니다.


그 는 정통 신앙를 고집하되, 최신 과학 이론으로 무장한 새로운 흐름을 무작정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들과 대화가 통하는 방법으로 전쟁을 벌여, 마침내 불신자들을 설복시킨다는 심산이었습니다. 한참 후에 등장한 독일 철학자 하버마스의 표현을 빌리면 "담론 윤리"가 뭔지 이해를 한 사람이었죠. 그런데, 그 결과가 반드시 성공적이었는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심각하게 역사의 진실을 또박또박 전하고 있으나, 읽는 내내 폭소를 멈출 수 없는 내러티브로 가득 한 이 책에 실려 있다는 것만으로도 눈치 챌 수 있지만,... 윌리엄 워런은, "북극에 에덴 동산이 있었다."는, 오늘날의 눈으론 터무니없고 황당한 주장을, 두꺼운 책 한 권에 가득 싣고, 각종의 인용문헌과 증빙을 부가하여 길게 서술하여 보급한 사람입니다. 그는 이 주장 하나로, 현대(그의 동시대)에 만연한 불건강하고 불온한 반(反) 기독교 사상을 일소하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었습니다. 그의 주장은, 엄청나게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했다 뿐이지, 대단히 논리적입니다. 우리가 어떤 주장의 진위를 판단함에 있어 동원하고 있는 기준 중, 1) 직관 2) 권위 3) 논리 의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결정적인 4) 증거가 부족했고, 이는 이후의 발달한 과학 지식이 결정적으로 오류임을 보이기까지 그런 대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했습니다! 자, 에덴 동산이 북극에 있었다, 오늘날의 우리는 그 직관으로 벌써 이 억설을 기각해 버립니다. 하지만 그 시대를 살던 이들은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았다는 게 가장 놀라운 점이었습니다. 이 1장에는 그 외에도, 우리가 북극을 가장 먼저 밟은 인간으로 기억하는 피어리에 대해서도 잠시 나와 있는데, 그가 그런 영예를 차지하게 된 배경에는 정치적 로비력이 결정적이었다는 점도 밝히고 있습니다. 종교건 과학이건 탐험이건, 그 진가를 평가하고 받아들이는 데에는 추악한 정치가 빠질 수 없다는 게 가슴 아픈 깨우침으로 다가 왔습니다.



디음 장에 등장하는 사람은 더 재미있습니다. 유 태인의 혈통으로 태어났으나, 주류 사회에 합류하기 위해 기독교로 개종(이런 유태인들은 제법 많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도 그런 사람이죠)한 아버지 밑에서 엄격한 훈육과 최상의 교육을 받고 자라난 프리드리히 델리치라는 학자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의 후광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평생을 시달렸던 그는(이는 이 책 저자의 해석일 뿐이며, 다른 시각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라크(옛 메소포타미아)로 달려가 놀라운 고고학적 발견을 해냅니다. 이 로부터 얻어 낸 결론이란, 구약성서란 한갓 고대 바빌론 신화의 표절물에 불과했다는 거죠! 이는 지금 와서야 현대인의 상식이 되었습니다만, 기독교적 세계관이 확고히 지배하던 당시의 유럽으로서는 엄청난 충격이었을 겁니다. 순수 학문의 영역에 정치가 개입하자, 상황은 진흙탕싸움으로 변합니다. 저자는 대단히 재미있게도, 이 델리치 역시 황제의 눈에 들어 영달을 도모하던 정치적 인물 그 이상이 아니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셋 째 장에 등장하는 인물은 독일감리교의 일파인 "형제단" 소속 목사였던 한 미국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진정 엉뚱하게도, 미국 오하이오 주에 위치한 어떤 인디언 유적지를 두고, 에덴 동산의 증거라고 주장하여 파문을 일으킵니다. 사실 이를 둘러 싼 소동은, 이 책에 실려 있는 다른 나머지 13인의 촌극에 비해 역사적 중요성 면에서 비중이 떨어지는 편이라, 과연 수록될 가치가 있었을 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원주민을 집단 학살하고 그 터전을 빼앗아 현재의 삶을 일군 미국인들의 집단 죄의식을 반영하는 작자의 의도로 읽히기도 합니다,



이 책은 뒤로 가면 갈수록 재미있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그 이유는, 다분히 계획적으로, 저자가 보편적 상식에 비추어 더 파격이다 싶은 캐릭터를 점층적으로 배치한 까닭이 아닙니다. 맨 마지막의 조셉 스미스(현재 한국에도 선교사가 많이 파견되어 있으며, 지난 번 대선 후보였던 미트 롬니의 종교이기도 한 몰몬 교의 창시자입니다)를 제외하면, 이 14인의 인물들은 단순한 에덴 동산의 탐사자, 몽상가가 아닙니다. 우리 현대사의 굴곡과 모순을 그대로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들입니다, 다시 저 위로 돌아가 2장의 델리치를 보십시오. 이 사람은 개인적으로는 지극히 선량한 인격자였으나, 결국 그의 사상은 이후 나치 발호의 한 토양을 마련하게 됩니다. 5장에 나오는 홍콩의 사회운동가 사찬태(謝纘泰)를 통해, 우리는 에덴 동산이 東투르키스탄에 위치해 있다는 식의 황당한 코미디를 접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중국 근현대사의 일단인 의화단 운동, 그리고 신해 혁명에 이르는 거대 흐름의 한 지류를 엿보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 인물들의 현대사적 비중이, 뒤 시대일수록 우리의 감정과 가치관과 교차하거나 혹은 크게 역행하는 요소가 많을 테니, 더 큰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게 당연할 밖에요. 



알 고 보면 은근 심각한 주제와 도덕적인 교훈을 다루고 있기는 하나, 저자의 문장과 위트가 너무도 빼어나서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웃느라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습니다. 213~221페이지에 실린 스콥스 재판은, 그 내용상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위트와 자기 패러디가 진하게 배어 있어, 이 책의 압권으로 생각될 만큼이었습니다.


몇 가지 재미있었던 부분을 추려 보면,


p46 개신교 신자들에게는 가능한 일일지도 → 이런 이슈가 기독교의 신구 종파를 가릴 리 없죠, 종교상의 대립을 풍자한 명 위트였고요.

p141 문명이 끝나려고 하는데(일차 대전 발발 직전) 문명의 기원(에덴동산)을 고려할 여유가 없음은 당연했다. 블랙 유머죠. 학문적 논쟁이라고 해도 결국 소속 국가의 이해를 반영하여 전개되는 게 보통이었던 당시의 쓰디쓴 상황을 풍자합니다.

같은 페이지 "한 사람(델리치)은 청력을 잃고, 한 사람(세이스)은 시력을 잃어 대화가 될 지 의문이었다. " 신체상의 기능 장애를 거론하는 게 좀 불편할 수도 있지만, 성격의 See No Evil 같은 구절이 연상되어 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역시, 국가 간의 탐욕으로 인한 전쟁열기를 풍자한 대목입니다. 

p131 "뱀에 물린 그는 뱀의 사악함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코미디 대본처럼 웃음이 나왔던 부분입니다.

p213  학장 생일은 그 해에도 그 이듬해에도... 고령의 워런이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서술하는 부분이 매우 우스웠습니다.


책에는 잘못된 부분도 적지 않게 보였습니다.

p58 에 보면 1903년에 오스만(유러피안 페이션트)이 무너졌다고 하고 있으나, 오스만 제국은 1차 대전이 끝난 1918년에야 문을 닫습니다. 이 시기는 오히려 술탄이 그나마 정신을 차리고 나라를 추스리던 시기입니다. p167에 보면 그 이후에 제국이 건재했음이 잘 나와 있고, p180 청년 투르크 당의 혁명을 언급한 부분도 있습니다. 책 자체만 놓고 봐도 말이 안 되는 서술입니다.

p58에 보면 "토리아"라는 인명이 나오지만, 이런 발음은 있을 수 없습니다. Viktoria는 독일식으로도 그저 "토리아"일 뿐입니다. 독일어라고 해서 V가 언제나 [f]로 발음되는 게 아니며, 이 경우는 외래어이므로 예외입니다.


p172에 보면 "강의로부터 5년 후"라고 되어 있지만 틀렸습니다. 바빌론과 성서(Babel and Bible인데 이걸 독일어로 읽으면 바벨 운트 비벨입니다, 기발하죠)라는 강의는 1902년에 있었으므로, 6년이 정확합니다. p216의 1903년 운운도 틀린 것입니다.


p151의 역자 주 the boxesthe boxers의 잘못입니다.


p63에서 '조엘'은 "요엘' 이 맞을 것입니다.


p297 "바레인은 섬나라였다." 바레인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섬나라이므로 과거형 시제는 눈에 거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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