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바로 초등 3 필수 한자 - 초등생이 꼭 익혀야 할 학년별 한자 어휘 길잡이 바로바로 초등 필수 한자 3
FL4U컨텐츠 지음 / 반석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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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도 한자어 하나하나에 어떤 구성인지 매번 알고 사용하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정확한 어원을 알면, 아 그게 그 뜻이었구나 하며 새삼 그 뜻에 대해 새기게도 됩니다. 이 교재를 보면 그 표지에, 예를 들어 불을 끈다는 소화(消化)와, 물건이나 돈을 쓴다는 소비(消費)가 소(消)라는 한자에 의해 서로 연결지점이 있음을 보여 주는 그래픽이 있습니다. 아이가 이처럼 단어 속의 공통요소를 자연스럽게 찾아서, 혹 처음 보는 단어라 해도 혼자서 그 뜻을 추리하는 버릇이 생긴다면, 이제 어휘력과 문해력의 기초가 놓이는 셈입니다. 

p52을 보면 자손(子孫)이라는 낱말이 나옵니다. 자(子)라는 글자는 좁게는 아들, 즉 1촌인 직계후손만을 가리키지만 보다 넓게는 그 아들(혹은 딸)의 후손들도 두루 표시합니다. 책에서는 이 단어에 대해 "아들과 손자를 모두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는데, 우리들이 모두 알듯 그보다 더 뜻이 넓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자어는 은유, 제유, 환유 등으로 그 외연이 무척 자연스럽게 확장 가능하므로 그 느낌과 이치를 아이들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p56 같은 곳들을 보면 따라쓰면서 복습을 하게 권하는 코너가 있습니다. 한자는 필순을 정확히 익혀야 모양새가 이쁘게 나오며, 각 구성 요소들이 정확히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어르신들은 바른 필순을 가르치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특히 지낼 력(歷) 같은 글자는 획수가 많고 구성이 복잡하므로 처음부터 정확하게 아이들한테 가르칠 필요가 있죠. 이 글자는 한중일 어디서나 더 간단해진 약자로 쓰이기도 합니다. p57을 보면 세월이라는 세(歲)가 나오는데 이 글자도 어디 어른들더러 써 보라고 하면 제대로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한글전용 정책 자체는 타당성이 있었다고 해도, 특정 세대에게 한자를 아주 안 가르치다시피한 건 큰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도 학교에서 당번이라는 말을 쓰는지 잘 모르겠는데, p90을 보면 이 당번이라는 글자를 어떻게 쓰는지를 가르칩니다. 當番이라고 쓰는데, 그 뜻은 "어떤 일을 맡는 차례가 됨"이라고 합니다. 사실 當이라는 글자는 생각보다 그 쓰임새가 광범위한데, 당좌예금이라고 할 때의 당도 이 글자입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 당장(當場)이라고 할 때에도 이 글자를 쓰니 형태소로서의 기능이 너무 많습니다. 당장이라는 저 글자는 영어의 here and now하고 뉘앙스까지도 비슷합니다(순서는 바뀌었지만). p91을 보면 당선(當選)이라고 할 때에도 심지어 이게 쓰이니, 알 걸 다 아는 어른들이 봐도 뭔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만큼 한자 안에 무슨 심오한 이치가 든 건 아니고 그냥 언어적 관행이 그렇게 발달한 것입니다. 하긴 당번이나 당선(시의원, 구의원)이나 닮은 점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104를 보면 주야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문언상으로는 낮과 밤이지만 사실은 이른바 융합합성어로서 그 뜻은 "항상"이라는 뜻으로 더 자주 쓰이죠. 우리말의 "밤낮"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야식"에도 "야(夜)"라는 글자가 들어가며 p105에도 예시로 나옵니다. 같은 페이지에는 주야장천이라는 성어가 나오는데 이 역시도 형태소와 형태소가 합쳐져 제3의 뜻으로 확장된 좋은 예입니다. 사실은 夜 역시도 글자 구성이 복잡한 편이므로 주의하여 그 필순을 읽힐 필요가 있습니다. 

p116을 보면 원인(原因)이라는 글자가 나오는데, 이것 말고 간접적인 이유라는 뜻의 遠因도 따로 있으므로 학생들은 조심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原理, 原則 등에도 같은 글자가 쓰이므로 역시 어휘력 확장의 아주 좋은 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염원(念願)이라는 글자가 p122에 나오는데, 관념이나 이념 같은 글자에도 들어가므로 연결해서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원(願)이라는 글자는 소원이라는 단어 안에서 그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어서 좋습니다. 

편집이 깔끔하고 일러스트가 많아서 아이들이 부담 없이 한자를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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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초등교과 가로세로 낱말퍼즐 : 중급 하루 10분 초등교과 가로세로 낱말퍼즐
이미선 지음, 루루 그림 / 미래주니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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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력과 문해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강조될 개인의 자질입니다. 특히 앞으로는 타인에의 공감 능력, 글을 통해 타인의 생각을 빠르고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이 무척 중요해집니다. 어린이들은 어른들보다 앞으로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풍부한 어휘를 구사해야 할 필요가 있어집니다. 퍼즐을 통해 전에는 몰랐던 단어를 익히고, 비슷한 단어들을 적절한 상황에서 활용하는 센스를 키운다면 무엇보다 본인부터가 만족감과 성취감을 크게 느낄 것입니다. 

어떤 어린이들은 "나이테"라는 단어를 영어나 외래어로 알기도 합니다. 이 책 p18을 보면 가로열쇠 1번에서 "나무를 가로로 잘랐을 때 보이는 둥근 테"라는 정의를 내리며 문제를 풀게 합니다. 예문도 하나 들었는데, "나무의 OOO를 보면 수령을 알 수 있어요"입니다. 이 예문 중 수령(樹齡)이라는 단어가 바로 나무의 나이입니다. 그러니 힌트 안에, "나이"와 '테'가 다 들어 있습니다. 퍼즐 밑에는 언제나 수수께끼 하나가 제시되는 게 이 시리즈의 특징인데, p19를 보면 "'뜨거운 물에 손을 넣었다'를 한 글자로 줄이면?"이 나옵니다. 답은 "악"이라고 책 뒤편의 해답에 나옵니다. 

p22의 퍼즐9를 보면, 가로열쇠 1번으로 "행동이 느린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란 힌트가 나옵니다. 어른들도 순간 "그게 뭐지?"라고 할 수 있으나, 예문 "OOO 거북이" 부분을 보면 바로 답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이 단어가 바로 생각이 날까요? "낮잡다"라는 동사의 뜻부터 잘 가르쳐야 하겠습니다. 몇 달 뒤면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되는데, 가로 7번에 "선거에서 특정인을 당선시키기 위한 활동"이라는 힌트가 나옵니다. 가로 5번을 보면 "전체를 대표하는 사람"이 무엇인지를 묻는데 답은 "대표"입니다. "대표"라는 명사와 그를 어근으로 삼는 동사 "대표하다"를 잘 구분하는 능력이 필요할 듯합니다. 

p28의 12번 퍼즐을 보면 1번 열쇠에 "부부와 미혼의 자녀만으로 구성된 가족"을 묻습니다. 답은 어른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생각해 낼 수 있을 텐데.... 제가 주의깊게 본 건 이 열쇠에서는 반대말로 "대가족"이 따로 제시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비슷한 말(synonym) 외에, 반대말(antonym)도 차차 배워 나가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가로 10번을 보면 "가까이 두고 가르침으로 삼는 말이나 문구"를 묻는데, 물론 답은 어른들이라면 바로 떠올릴 수 있겠죠. 그런데 이 답을 한자로 쓸 때 그게 左右名이 아니라는 걸 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p44의 20번 퍼즐을 보면 가로 13번 힌트에서 큰턱에 사슴뿔을 닮은 딱정벌레목 곤충"이라고 나오는데 이미 힌트만 봐도 답이 사슴벌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딱정벌레목(目)의 대표 곤충이 딱정벌레(목 이름을 애초에 대표 곤충 이름을 따서 짓죠)이지만 이건 약간 함정이 되는 면이 있습니다. 힌트에는 예문 말고도 이 곤충의 영어 이름도 제시되는데 stag beetle이라고 합니다. stag가 수사슴이긴 한데, 이건 어린이들이 알기에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문제를 푸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p62의 29번 퍼즐부터 7×7 규격이 나오며 문제 수도 14~15 정도로 더 늘어납니다. 그런데 4×4에서 한 칸씩 늘어날 때는 뭔가 확 어려워지는 듯했으나, 이렇게 중급 교재 안에서 6×6이 7×7로 커지니 그리 큰 난도 증가의 실감은 나지 않았고 어린이 입장에서도 비슷했습니다. 그보다는 단어 수준이 좀 어려워지는 게 부담이라면 부담이었는데, 그래도 퍼즐 형식이다 보니 아이는 놀이처럼 접근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29번 퍼즐에서는 예를 들어 세로 4번, "같은 목적을 위해 여러 사람이 모인 집단" 같은 개념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세로 12번, "매우 훌륭한 작품"도 그 답이 "걸작"이니 아마 이 말을 못 들어 본 아이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설령 못 들어 봤다 해도 지금부터 배워 바로 알면 되니 얼마나 좋습니까. 

p66을 보면 확실히 단어 수준이 높아집니다. 세로 열쇠 2번에서 "에펠탑이 있는 나라"를 물어 보기도 하고, 고모부의 비슷한 말(세로 7번)으로 "고숙"이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가로 10번에는 "석가모니가 만든 종교"를 묻기도 합니다. p81의 38번 퍼즐을 보면 이제는 제법 긴 낱말이 나오기도 하는데 세로 7번의 답은 최소공배수입니다. 이 단어야 초등 4학년 수학 시간 아니면 일상에서 들어 보기는 좀 힘들겠죠. 여튼, 탄탄한 어휘 실력은 때로 수학 공부에도 도움을 주는데 문장제 문제 같은 걸 생각해 보십시오. 이 교재는 지도하는 어른의 컨셉에 따라 여러 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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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해커스 20대기업 인적성 통합 기본서 최신기출유형 + 실전문제 - 직무적성검사 필수 암기 핸드북 제공|전 영역 실전모의고사 5회분|인적성 모의고사|상식&사무지각능력 핵심 공략집
해커스잡 취업교육연구소 지음 / 해커스잡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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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모두 다섯 파트로 이뤄졌습니다. 언어, 수리, 추리, 공간지각 등 인적성의 네 영역을 다루며, 마지막 파트는 실전모의고사(전영역) 5회분입니다. p17에 책의 구성에 대해 아주 일목요연하게 잘 나와 있습니다. 이 표를 보면 공간지각능력 영역을 현재도 포함시키는 회사는 GS, KT, 두산, 효성 등 네 군데입니다. 또 20대기업 거의 모두 온라인 시행이지만 이랜드, 효성, 대우건설, LX 정도만은 예외입니다. 본인이 어떤 기업에 지원할지 먼저 목표를 분명히 세운 후에, 그에 알맞게 뺄 건 빼 가면서 수험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p18부터 20대기업이 각각 문항 수는 얼마나 내는지, 영역별 배분은 어떠한지가 또 아주 상세하게 안내됩니다. 정말 통합기본서라는 명칭에 걸맞은 세심한 배려입니다. 

언어능력 파트는 왼쪽에 기본이론, 오른쪽에 "문제 풀이 전략 적용"란이 나오는 형식입니다. 답은 페이지 하단에 바로 제시되어 구태여 맨뒤로 돌아가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게 돕습니다. 특히 언어영역에서 수험생들이 까다로워하는 대목은 비판/반론/오류에 대한 정확한 답을 고르게 하는 문제들입니다. p55를 보면 건강에 대한 다소 의외스러운 지식을 설명하는 지문인데, 답은 길게 고민할 것도 없이 ②입니다. 다섯 개의 선지 중에는 없으나, 혹 답이 될 만한 내용이라면 폴리페놀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명제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p85의 32번 문제가 난이도★★★로서 유형공략문제 중에서는 가장 어렵습니다. 그런데 막상 풀어 보면, 다른 선지는 모두, 간접이건 직접이건 본문의 보고서에 다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아주 미약하거나 아예 적시가 안 된 건 ②기대효과뿐입니다. 물론 2030 남녀 소비자에게 어필하여 그들의 감성 자극, 체험 욕구 충족 등을 기대하는 안(案)이겠고 이 정도는 보고서로부터 유추 가능하겠으나 이는 독립 항목으로 더 세밀하게 리포팅이 되어야 마땅합니다. 

p115를 보면 외래어 표기법에 맞지 않는 것을 고릅니다. 이런 건 안타깝지만 기본서에 보통 잘 정리된 리스트를 보고 무조건 외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해설집(별책) p12를 보면 표기법의 원칙을 적시하며, n 다음에 [ɪə(이어)]기 올 때에는 "니어"로 표기한다고 그 근거를 대어 주고 있습니다. 이런 점, 즉 무작정 외우라고만 하지 않고 그 이치를 짚어 주는 점이 교재의 장점이라고 하겠습니다. 마니아 같은 단어는 영어가 아니라 라틴어가 기원이므로 영어 원어민의 발음이 아니라 라틴어 표준 발음(학자들이 재구해 낸)을 따릅니다. 

어법에서 또 어려운 문제 부류로 꼽히는 건, 지문 중에서 틀린 부분을 짚어내는 유형입니다. p107을 보면 ⑤는 선지 자신이 잘 설명하듯 하나의 단어로 된 성분이므로 띄어쓰면 안 됩니다.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다 ④를 정답으로 골라낼 수 있겠습니다. ②는 사실 주어와 서술어가 아니라, 목적어와 서술어의 호응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겠습니다. 혹은, 자동사가 아니라 타동사가 서술어라고 더 정확하고 특정된 근거를 대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p108의 3번을 보면 과거에는 쉬, 쉐 같은 표기가 있었으나 현재는 어문 규범으로 슈, 셰 등으로 적음을 명정했으므로 답은 ⑤쉬림프가 된다고 해설에서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p185의 문제를 보면 정석적으로 속력×시간=거리 공식을 이용해서 교재에서는 풀고 있습니다. 속력의 개념만 정확히 이해하면 어떻게든 해결이 되는 문제이겠습니다. p195를 보면 승부가 결정이 안 되려면 A, B 모두 성공하거나, 아니면 A, B 모두 실패해야 합니다. 이 확률을 계산하여 더하면 ②0.44가 되며 이 과정이 교재에도 잘 설명됩니다. p207의 6번을 보면 문제를 잘 읽어야 하는 게, "적어도 하루"가 아니라 "하루만"이라고 문제가 설정됩니다. 그렇다면 월~일 중 어떤 경우든 1/2의 7제곱이 되어야 합니다. 여기에, 서로 배반사건인 월~일에 비가 오는 각각의 경우(7개)를 모두 더하면 답은 7/128이 되겠습니다. p295의 15~17번을 보면 숫자 사이의 관계만 잘 캐치해 내면 되는데, 15번은 공비가 2/3인 등비수열이므로 항이 저렇게까지 많이 안 나와도, 심지어 n번째 항을 물었다 해도 답을 낼 수 있습니다. 16번의 경우, 사실 주어진 7개의 항만으로는 일반항을 추출해내긴 다소 어렵지만, 저 여덟번째 항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17번은 짝홀 교대 패턴이므로 역시 어렵지 않은데, 사실 이 유형을 많이 풀어 본 이들이라면 저 95, 96 하는 배열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p329의 10번을 보면, 특히 두번째 회전이 앞구르기가 아니라 뒷구르기라는 점만 조심하면 무난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p349는 아이들이 갖고 노는 큐브의특징을 잘 이해하면 역시 그리 보기만큼 어렵지는 않습니다. 

절취(切取)할 수 있는 작은 핸드북이 삽입되었는데 수험 막판에 휴대하며 수시로 참조하기 편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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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클래식 리이매진드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올림피아 자그놀리 그림, 윤영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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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는 우리 모두가 어렸을 때 재미있게 읽던 판타지 고전이며 지금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깊은 의미를 따져 가며 읽으면 또다른 느낌이 들고, 당시는 물론 현대의 사회 문화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 풍자하는 작가의 시선이 빛나는 심오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완역본이라서 프랭크 바움의 원작 전체를 다 담았고 모두 24개의 챕터로 이뤄져서 두께도 제법 두껍습니다. 하지만 번역이 매우 쉽고 정확하며(서울대 고미사 전공자인 윤영 선생님의 번역), 한국에서 최근 전시회를 열기도 한 미술가 올림피아 자그놀리의 삽화들 덕분에 아이들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서양 고전 명작에는 압제로부터의 해방이 주제로 강조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와 저항 정신이 서로 무슨 관계일까 싶어도, 이 책 p41을 보면 도로시가 가장 부유한 먼치킨인 보크의 집에 초대받아 정찬을 제공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바로 그날이, 이 먼치킨들이 사악한 마녀의 속박에서 벗어난 걸 기념하는 날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도로시(아주 평범하고 흔한, 시골 처녀의 이름이죠)의 모험도 결국은 나쁜 마녀에의 대항 역정이긴 합니다만, 이 작품이 지어진 20세기 초만 해도 유럽 신분제의 폐습으로부터 벗어나 나만의 터전을 일구려는 이민자들의 건실한 기풍이 아직 살아있던 미국이었음을 확인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p53을 보면 허수아비가, 빵 한 조각을 건네는 도로시에게 사양하면서 '내 몸은 사방에 구멍이 나 있으니 만약 음식을 먹으면.... 그래서 배가 안 고픈 게 다행이야"라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대사는 아주 유명하며 축약본 동화나 만화 버전, 주디 갈란드 주연판 영화에도 안 빠지고 꼭꼭 나옵니다. 우리는 보통 내게 없고 남에게 주어진 걸 부러워합니다. 그리고 그 타인에 대한 질투심 때문에 나쁜 마음을 품기도 하고, 스스로 (공연히)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게 필요 없는 건 구태여 부러워할 필요가 없고, 처음부터 필요가 없는 걸 애써 가지려고 발버둥칠 이유도 없습니다. 욕심 없는 허수아비가 바보처럼 보여도, 그의 말이 맞다는 걸 이해하기 때문에 도로시는 주저없이 수긍합니다. 

알고보면 도시의 삶도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편의시설이 많고 교통도 발달했지만 하다못해 19세기 영국에서도 마차에 치여 죽는 사람이 그렇게나 많았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범죄율도 높고 합법을 가장한 각종의 사기와 술수가 넘쳐납니다. p79를 보면 양철나무꾼이 도로시에게 대답하길 "풍경은 아름다워지지만 위험한 곳을 한참 지나 에메랄드 시가 나온다"고 그의 아버지가 가르쳐 줬다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도로시 역시 번화한 곳과는 한참 떨어진 시골에서 자랐고, 따라서 이 일행에게 도시는 여전히 낯설고 무서운 곳으로 남을 대목이긴 합니다. 아마 이 구절에서, 아직은 도시화가 덜 진행된 미국의 어린 독자들이 무척 공감하며 읽었을 만합니다. 

허수아비, 도로시, 겁쟁이 사자 등 모두가 계곡, 가파른 낭떠러지(p92) 앞에서 망설입니다. 잘못 발을 디뎠다가는 크게 다칠 수 있고 그들에게 시간이 많지도 못합니다. 사자는 이제 일행 한 명씩을 태우고 이 위기를 넘기자는 제안에 동의하는데, 우리가 잘 알듯 이 사자는 공연한 허세를 부리지 않기에 이 제안조차도 간신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였을 뿐 본인이 먼저 꺼낸 게 아닙니다. 독특한 건, 도움닫기를 하지 않고 바로 점프를 시도한다는 점인데 "그게 우리들의 방식일 뿐"이라는 간단한 설명만 곁들입니다. 막상 힘을 내야 할 때 망설임이 없다는 이유에서 이 사자는 사실 조금도 겁쟁이가 아닙니다. 부당하게 씌운 프레임, 껍질만 벗어던진다면 바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영혼입니다. 

드디어 양철나무꾼은 오즈를 만납니다(p156). 그러나 도로시 일행의 기대와는 달리 그가 부과하는 과업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도로시를 도와 서쪽 마녀를 죽여야만 양철 나무꾼은 그 무서운 짐승한테 심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아마 많은 이들이 비슷한 느낌을 받을 텐데, 분명 선과 정의의 편이어야 할 이 짐승이 도로시들에게 전혀 친절하게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또 충격적인 것입니다. 정의는 그게 정의일망정 결코 쉽게 구현되지 않고, 흔하게 만날 수도 없으며 겉으로 보기에 마냥 아름답지도 않다는 게 냉혹한 진실입니다. 

역시 사악한 마녀는 강한 힘을 지녔습니다(p168). 까마귀, 시커먼 벌떼, 그리고 윙키 노예 등을 차례로 부리며 도로시와 친구들을 죽이려 듭니다. 우리 독자들이 여기서 위안 하나를 받는 건, 시시하고 보잘것없는 능력만 지닌 것으로 보였던 도로시들이 알고보면 제법 무력(?)을 잘 구사한다는 겁니다. 당장 까마귀와 벌떼를 확실히 퇴치하는 품을 보십시오. 단합된 힘과 사명감, 용기, 절박함은 그만큼 강한 모티베이션이 되기도 한다는 데서 어린 독자들도 희망을 얻습니다. 

도로시와 친구들의 에메랄드 시 귀환에 가장 먼저 놀란 건 문지기입니다. p209를 보면 문지기가 "세상에, 다시 돌아온 건가요?"라며, 전혀 기대하지 않던 그들의 업적에 당황합니다. 용기, 뇌, 심장, 귀향을 각각 받아내려 오즈를 찾은 넷은 진상을 알고 크게 실망합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고 영화 <아이언맨 3>의 몇몇 장면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영화의 각본가가 이 고전으로부터 직접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토록 큰 성취를 이루고 왔건만 고작 이런 초라한 현실이 기다릴 뿐이라니...그러나 우리의 주인공들이 진정한 위대함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지점은 바로 여기부터입니다. 어떤 시시한 운명의 부당한 장난이 그들을 가로막아도 결코 낙담하지 않고 결국 바른 길을 걷는 그들. 어린 독자들이 가슴이 뭉클해지는 대목도 바로 여기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결국... 

어른이 되어서 읽어도 여전히 감동적이고 때로는 유쾌하며 위대하기까지한, 처음에는 어설프기 짝이 없던 도로시와 친구들을 보며 바람직한 어른의 이상형이 무엇인지 어린 독자들도 깊이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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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학살을 넘어 - 팔레스타인에서 우크라이나까지, 왜 인류는 끊임없이 싸우는가
구정은.오애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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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문화일보에서 각각 근무했던 구정은, 오애리 두 여성 기자분이 쓴 책입니다. 책 부제에서 보듯, "팔레스타인에서 우크라이나에 이르기까지, 왜 인류는 끊임없이 싸우는가?"가 지구촌 주민 모두를 걱정스럽게 하는 요즘입니다. 문명이 발달하고 그에 따라 세계 곳곳으로의 교통과 통신이 긴밀해져, 기존에 있던 오해도 자연스럽게 해소가 되어야 마땅하건만, 그렇기는커녕 없던 싸움마저 터져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대체 세계 곳곳에서 왜 이처럼, 전쟁이란 게 멈추지를 않는 걸까요?  

책은 모두 6부로 이뤄졌습니다. 1부부터 5부까지는 현재 세계인들의 우려가 집중된 다섯 군데의 전장을 집중 분석합니다. 다뤄지는 현장은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이며, 마지막 6부에서는 무엇이 증오와 다툼을 부추기는 구조적, 근본적 원인을 짚습니다. 책 서문에도 나오듯이 두 분의 저자께서는 1990년대 대학살과 인종청소(말만으로도 끔찍합니다)가 벌어졌던 구 유고 연방을 함께 찾았었고, 폴란드의 아우슈비츠도 방문했었습니다. 현대인들도 이 소름끼치는 역사에 대해 책으로, 다큐로, 또 현지 방문으로 충분히들 배웠고 그 교훈에 대해 깊이 되새길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네의 삶은, 세계관은, 도덕성은 어떻게 된 게 성숙할 줄을 모릅니다. 끊임없이 터지고 또 터지는 전쟁이 그의 방증입니다. 아직도 배움과 각성에 부족한 바가 있다면, 전문가들로부터 더 깊은 원인에 대해 배우고 생각을 키워야만 합니다. 

2022년 세계를 놀라게 한 게 러시아의 지도자 푸틴의 전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잊고 있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는 현직 대통령이었던 야누코비치가 탄핵당하고 국외로 탈주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를 유로마이단 혁명이라 부릅니다. 전쟁 8년 전부터 우크라이나에서는 사실 이처럼 위태로운 일이 벌어졌던 건데, 물론 오랜 역사 동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더 험악한 일들이 발생했었습니다. 책에서 명확히 말하듯이, 설령 구 소련 체제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말끔히 청산되지 않은 그 무엇이 있다 해도, 엄연히 국제법적 지위를 갖춘 독립국을 다른 나라가 무단으로 침략하는 건 명백한 불의요 불법입니다. p29에 나오듯 한때 용병대장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키는 등 리더십이 흔들리기도 했으나 2024년 현재 푸틴은 기세좋게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누르는 등 전리품(크름 반도와 동부 지역)을 차지하고 사실상 승리를 선언할 모양새입니다. 책에서는 러시아의 무기고가 그리 넉넉한 편은 못 되며, 미국 측이 벌이는 흑해에서의 군사 훈련 진행 양상에 따라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고 내다봅니다. 

2부 2장에서는 2차 대전 종전 후로 도대체 전쟁이 그칠 날이 없었던 중동의 정세에 대해, 여태 UN에서 내놓은 결의안들을 중심으로 개관합니다. 이 대목만 읽어도, 이 중동이라는 지역이 여태 얼마나 혼란스러웠고 복잡한 원인에 의해 분쟁이 일어났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며칠 전 EU에서 이스라엘을 제재했고, 유엔에서도 이/팔 2국가 안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걸 보면 사실 이스라엘의 입지가 국제적으로 그리 단단한 편이 못 됩니다. 그런데 이 책 2-2에서도 우리 독자들이 다시 확인 가능하듯, 이스라엘은 요즘 들어서 국제 정치 무대에서 입지가 좁아진 게 아니라 그전부터도 폭 넓은 지지를 얻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2-3에서는 이스라엘의 첩보기관 모사드가 여태 얼마나 놀라운 대외 방첩 활동을 벌였는지 요약됩니다. 2부 말미에는 "잊혀진 내전"이라 불리는 수단 내부의 복잡다단한 전황이 소개되는데 이 역시도 보통 복잡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스라엘 문제뿐 아니라 좀처럼 해결의 기미가 안 보이는 지역이 시리아입니다. 시리아 역시 내전 때문에 수십년째 나라가 너무도 피폐해졌는데 본래부터가 다민족 다종교 국가인 한계가 있어서입니다. 시리아 주변에는 레바논, 이스라엘, 튀르키예 등이 있고 멀리서는 러시아가 그 나름의 이해관계를 갖고 이 나라에 깊숙이 개입해 왔습니다. 또 몇 년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ISIS 역시 시리아에서 갑자기 발호하여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었습니다. 이 IS는 이상하게도 미국과 유럽의 적들과 자주 싸움이 붙는데, 며칠 전에도 이란에다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ISIS와 덜컥 손을 잡는 건 말도 안 되고 그들 사이엔 그것대로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간극이 놓여 있습니다. 3부 마지막에는 역시 몇 년 전 다소 갑작스럽게 제주도로 온 난민 문제가 언급됩니다. 저자들은 유럽 통합의 이상이었던 솅겐 협약의 기초가 서서히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합니다. 

아프가니스탄은 예전부터 강대국들의 무덤으로 평판이 난 지역입니다. 험준한 산악 지형에 기질 드센 전사의 후예들... 영국도 소련도 최근의 미국도 이 지역에 개입했으나 매번 실패했습니다. p187에는 이른바 와한 회랑과 듀란드 라인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 설명됩니다. 이 미묘한 지정학적 위치를 놓고 은연중에 각축이 시작되는 중이며 중국은 바로 이곳을 통해 자국의 대전략인 일대일로의 키스톤을 놓으려 하며 지난 오천년의 역사에서도 사실 그러했습니다. p192에서도 저자들이 언급하듯 오늘날 탈레반을 이렇게 키워 준 건 1980년대에 미국이 무자헤딘을 뒤에서 밀어 준 부작용입니다. 저자들은 그래서 중국도 섣불리 이 지역에 개입하지 않는 게 좋다고 내다봅니다만 사실 모를 일이긴 합니다. 

p260을 보면 네덜란드 정부가 보스니아에 대해 사과를 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1990년대 보스니아 사태 때 네덜란드 군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전쟁범죄를 오히려 방조했다는 의혹이 있었고 이것이 사실로 드러나자 국방장관의 사과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에 식민지를 만들어 수백 년 동안 경영했는데 1940년대 들어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며 쳐들어와 체제가 붕되었었고 일본이 패망한 후에야 다시 돌아와 인도네시아인들의 독립전쟁을 탄압한 역사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네덜란드 국왕이 사과를 했는데 이처럼 한 국가의 정책은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다른 나라의 인권, 자존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습니다. 이제 자국 안에서만 통하는 폐쇄적인 덕목과 닫힌 시야로만 행동하는 국가나 개인은 지구촌 밖에서 바로 단죄를 받기가 십상입니다. 지상에서 더 이상 폭력과 증오가 판치지 않게 하려면 우리 모두가 인류애와 보편의 윤리로 내면을 채워야만 하겠습니다. 세계를 누비며 문제의 현장을 발로 뛰어온 자랑스러운 한국 여성 언론인들의 멋진 책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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