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
신웅진 지음 / 명진출판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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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던 날, 나는 논산 육군 훈련소에서 훈련중인 아들에게 인터넷 편지로 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직책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그 많은 세계인 중에서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자리인만큼 그 감격은 우리 국민 모두의 몫이었을 것이다.
그후, 얼마 안 있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관한 서적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는 그런 의미에서 날개돋친듯이 팔려 나갔고, 수많은 청소년들을 비롯한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가져다 준 책인 것이다.
그런데, 그 바쁜 와중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쓴 글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책을 산 사람들은 약간은 실망을 했을 지도 모른다. 그가 직접 쓴 책이 아니라, 외교통상부 담당 기자로 있었던 사람이 쓴 반기문에 관한 서적이기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난했던 어린시절의 이야기에서 부터, 영어 공부이야기, 글로벌 리더로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쓰여져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많은 청소년들이 그렇게 힘들게만 느껴지는 영어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공부를 게으리하지 않고 있으며, 그 실력은 지금처럼 영어 연수를 위해서 외국에서 다져진 실력이 아닌 개인의 노력으로 이룩한 것이기때문이다.
그리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학구열이나 항상 미소띤 얼굴에서 느껴지는 성품도 그 자신의 생활에서 나타나는 것이기에 청소년들도 그런 태도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청소년들의 가슴에 담아질 수 있는 내용은 지방의 작은 마을의 어린이가 가슴속 깊이 꿈꿔온 외교관의 꿈이 이루어 지고, 유엔 사무총장까지 하게 된 사실을 통해서 많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간절히 바라는 일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반기문의 이야기를 통해서 많은 청소년들의 가슴속 꿈이 웅대해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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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공지영 에세이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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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는 한겨레 신문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이 글을 쓸 때 작가는 아주 사소하고 가벼운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쓴 것 같다. 글중에 여러번 아주 가벼운 글을 써야 됨을 자신에게 각인시키는 내용이 나온다. 아마도, 이 글을 쓸 당시에 어수선한 나라일이 있었고, 촛불 집회도 있고 했기에 작가의 성격상 그냥 넘어간다는 것이 힘들었었는가 보다.

나는 공지영의 작품 중에 '수도원 기행'을 제일 좋아한다.
그 책에서 톡톡 튀는 삶의 모습이 참 좋았었나 보다.
그 작품을 읽은 후에 공지영의 소설이나 에세이들을 찾아 가면서 읽기도 했으니까....

작가 자신도 느끼는 그녀의 작품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나, 안티들의 댓글이 알게 모르게 마음의 상처가 되었음을 다른 작품에서도 언뜻 언뜻 언급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에도 그런 내용들이 살짝 보인다.
작가의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차갑고 쌀쌀맞고 자기 주장 똑똑하게 내세우는 그런 이미지뒤에 그녀만이 지닌 유머감각이 이 책에서는 많이 느껴진다.
이 책의 내용들은 작가 주변의 친구 이야기, 가족 이야기, 어릴적 이야기 등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들인데,  책을 읽다가 웃음이 터져 나오는 대목들이 구석 구석에 있다.
술버릇에 관한 이야기 중, 술마시면 '정읍사'를 외운다는 친구 이야기, 술에 취해 집을 잃어버리는 남편의 '미쇼', '당기쇼'는 한 밤중에 책을 읽다가 크게 웃을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다.
귀신을 위해 기도를 드린다든가, 어릴 적 통장의 이야기도 재미있으면서도 작가의 성품이 고스란히 묻어 나는 대목들이다.
'아주 사소하고 가벼운 깃털'들이지만, 이 깃털 하나 하나는 작가 공지영의 삶의 이야기이고, 그녀의 가치관과 인생관이 담겨 있는 깃털인 것이다.
때론 재미있고,때론 기쁘고, 때론 상처받고, 때론 슬펐던, 깃털 하나 하나가 모여서 우리의 인생이 되듯이, 이 작품 하나 하나의 깃털이 모여서 오늘날의 작가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나 '도가니'를 읽을 때의 무거운 마음이 아닌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접할 수 있는 책이고, 군데 군데 유머가 넘치는 글에서 '하하'거리며 웃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자기 인터뷰'에 작가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쓴 글이 바로 아래의 글인데. 이 글을 읽으면 작가가 이 책에서 하고자 했던 모든 말이 다 들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주 가벼운 깃털'이라고 했지만, 가볍기만 한 것이 아닌 작가의 마음이 깃들어 있다.
'집착과 상처를 버리는 곳에 조금씩 고이는 이 평화스러운 연둣빛 자유가 너무 좋다. 편견과 소문과 비방과 비난 속에서도 나는 한줄기 신선한 바람을 늘 쐬고 있으며 내게 덕지덕지 묻은 결점들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고통 속에서도 내게 또 다가올 그 자유가 그립고 설레인다.' (p255)




 그리고, 책에 실린 삽화는 누가 그렸는지 궁금한데, 글의 내용을 표현한 삽화들이 재미있어서 깔깔거릴 수 있고  또한, 삽화의 이미지가 공지영 작품의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듯 한 것이 더 큰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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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노트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5
로제 마르탱 뒤 가르 지음, 이충훈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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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노트'는 프랑스의 작가인 '로제 마르탱 뒤 가르'의 14세의 사춘기 소년들의 반항과 모험을 담은 성장 소설이다.
'로제 마르탱 뒤 가르'는 프랑스 작가로서 1937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고, 그가 작가로서의 길을 걷는데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앙드레 지드'는 1947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앙드레 지드'는 잘 알려 졌지만, '로제 마르탱 뒤 가르'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다.
앙드레 지드는 '로제 마르탱 뒤 가르'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데 대하여'20년후에 반드시 진정한 평가를 받을 작가'라고 했고, 알베르 까뮈는 '영원한 현대인으로 남은 작가'라고 칭송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회색 노트'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인데도 우리나라의 성장 소설들에게 느끼는 것과 같은 지루함이나 밋밋한 구성이 아닌 다음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재미를 가지고 있다.
'회색 노트'의 끝부분을 읽어 본 사람들이라면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어떤 암시를 주면서 엔딩처리가 되는데, 이것은 '회색 노트'가 원래 단행본이 아닌 '티보가의 사람들'이라는 8부작의 대하 소설이고, 그 중의 첫번째 소설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2명의 소년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는 회색노트를 주고 받는다. 어느날, 학교에서 자크가 신부님에게 회색 노트를 빼앗기게 되고, 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한 두 소년은 평소에 가고 싶었던 튀니스를 향해 모험의 길을 떠난다. 그러나, 그 뜻을 이루기도 전에 경찰에게 발각되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과정의 이야기이다.




 자크는 엄격한 카톨릭계의 가정에서 엄마없이,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며, 사회의 명망을 받고 있는 아버지밑에서 자란 소년이다. 아버지의 사회적 지위와 명예에 흠이 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가정환경과 학교 생활의 테두리에서 열등생이 자크는 힘든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자크의 형인 앙투안은 아버지의 신뢰를 받는 의사로서 이성적인 판단을 가지고 자크를 이해하는 편이다.
자크의 성향은 자기가 만든 오로지 자기만을 위한 허구의 세게에서 살아가는 듯하다. 어떤 위험이나 공포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공포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때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장벽을 뛰어 넘는 쾌감을 맛보고 싶어하기도 한다. 
다니엘은 자크의 중학교 친구이자 우등생이고,프로테스탄트계의 교회에 다니는 가정의 자녀이다. 우아하고 기품있는 풍타냉 집안, 카톨릭의 권위에서 벗어나 자유로우면서도 아들의 행동을 너그럽게 받아 주는 교양있는 가정 환경이다.
동생 역시 오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열병에 걸린 정도로 우애있는 집안이다.
다니엘은 격동적 기질을 가진 소년으로 자유와 반항을 열망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자크와 다니엘은 서로가 대립되는 세상에서 살아 온 소년들이다. 그래서, 더욱 서로에게 이끌렸는지도 모르겠다.

두 소년의 가출에 대응하는 두 집안의 반응도 대조적이다. 자크 아버지는 혹시라도 자식의 가출이 세상에 알려질까 전전긍긍하고, 다니엘의 어머니는 자식을 찾기 위해서 경찰 신고를 생각하면서 적극적으로 찾아 다닌다.
가출후, 집에 돌아와서 자크는 다니엘의 엄마가 다니엘을 안아 주는 모습에서 부러움을 느끼지만, 자크의 아버지는 자크를 감화원으로 보낼 생각을 한다.
그래서, 엔딩부분이 자크가 자신의 유서를 쓴 종이를 창밖으로 던지는 여운이 남는 장면이 그려지는 것이다.
보통의 성장 소설들이 같은 환경의 소년들이 함께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데 반하여 '회색 노트'는 서로 다른 가정환경과 학교 생활을 하는 두 소년의 세계를 대비시킴으로서 그들이 같은 길을 가고는 있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크의 다니엘 가정에 대한 부러움도....

집을 떠났던 두 소년이 세상에서 마주친 세계는 어떤 세계였을까?
1. 거친 세계- 어린 소년들에게 닥친 울타리밖의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다. 잠자리를 해결하기 위한 어려움, 배고픔, 튀니스로 가기 위해 배를 타려는 과정에서의 어른들의 조롱, 이것으로 부터 오는 공포심을 이겨내야 했다.
2. 어른의 세계 - 다니엘이 자크와 헤어져서 만나게 되는 여인으로부터 알게 된 성의 세계, 차마 자크에게까지도 이야기 할 수 없는 충격은 서로의 우정에도 비밀로 남길 수 밖에 없었다.
3. 죽음의 세계 - 마르세유에서 튤롱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마차 사고로 죽는 말의 모습에서 느끼게 되는 죽음의 세계. 말의 죽음은 사람의 죽음과도 연결되어서 나타나게 되는 심리적 혼돈.

길을 떠난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았던 두 소년이 느끼는 모든 것들은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이며, 성장의 아픔들인 것이다.

 
 
 
시대적 배경도, 사회적 배경도, 나라도 다른 곳의 청소년의 성장 소설이기는 하지만, 오늘날에 읽어도 우리의 청소년을 생각하게 하는 많은 점들이 있다.
가부장적이고, 권위를 내세우고, 타인의 눈을 의식하면서, 자식들의 소망이나 뜻과는 다른 길을 가도록 가정에서, 학교에서 내몰리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부모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소설인 것이다.

죽기를 결심한 자크의 행동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회색 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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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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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에 의하면 2001년 9월 9일, 한 소년이 어이없이 목숨을 잃었고,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소년이었지만 통곡을 터뜨렸고, 그 때의 느낌으로 '아직 떠날 수 없는 나이에 꽃잎이 흩날리듯 사라져 간 모든 소년들'을 위해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런데, 그 소년이 왜 죽었는지, 이 소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중2때 전학을 온 유미는 새로운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외톨이인데, 같은 반 남학생인 재준이와 친구로서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절친한 사이이다.
유미는 위정하를 좋아하고, 재준은 정소희를 좋아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각각 좋아하는 아이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춘천에 같이 놀러 가게 되고, 그때 유미는 재준에게 파란 일기장을 선물로 주었다.
그후, 3학년 어느날, 재준이 오토바이를 타다가 죽게 되고, 재준의 엄마가 유미에게 재준의 파란 일기장을 읽어 보라고 건네 준다.
 

첫장에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라는 글귀를 접하게 되고, 그 일기를 읽어가는 중에 재준의 마음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얼핏 보면 일기장의 첫 문장이 자살을 의미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재준은 평소에도 혼자 '시체놀이'를 많이 한다.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현재의 상황을 생각하는 것이다. 부모와의 마찰, 동생 인준과의 사소한 다툼, 학교 생활, 교우 관계 등을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도 죽은 것보다는 낫게 생각이 들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유미도 평소에 그런 행동을 하던 재준을 떠 올리게 되고 자신이 처음에 그의 죽음에서 느꼈던 죄책감이 많이 사라지게 되면서, 일기장에 나타났던 일들을 되새겨 보면서 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유미에게는 재준이가 소희를 잊었다고 이야기 했지만, 소희를 좋아했다는 것과 소희에게 보이기 위해서 오토바이를 배우던 중에 사고를 당하게 된 사실도 일기를 읽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것이다.

작가인 이경혜는 동화작가인데 이번에는 청소년들(중학생)을 위한 소설을 쓴 것이다. 사춘기때에 겪을 수 있는 학교 생활, 가정 생활, 이성과의 사랑, 우정 등에 관한 이야기를 유미와 재준이의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서 평범하게 쓴 글이라고 생각된다.
큰 감동이 일지 않는 그냥 자주 볼 수 있는 그런 성장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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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오주석 지음 / 월간미술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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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양 회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의 전통 회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박물관 관람시에도 유물과 유적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다가도 서예나 회화부문의 전시관에서는 그냥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요사이 '신윤복''장승업''김홍도'등의 화가들에 대한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가 나와서 그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사실이 아닌 허구적인 면들이 부각되어서 우리 전통회화에 문외한인 사람들에겐 착각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
언젠가, 책속에서 김홍도의 '씨름'을 해설해 놓은 글을 읽고, 너무도 위트있으면서도 작가의 심중까지 읽은 글에 매료된 적이 있는데, 바로 그 글이 이 책의 저자인 '오주석'의 글인 것이다.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은 저자가 동아일보와 잡지 '북새통'에 연재했던 27편의 글을 모은 책이다.
매주 1편씩 전통 회화에 관한 글을 원고지 7장 분량의 제한된 지면에 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첫번째 글이었던 김홍도의 '씨름'에서부터 저자의 뛰어난 그림해설 능력과 위트에 독자들의 눈길을 끌게 되었던 그 작품들이다.
저자인 오주석은 동양사학과 고고 미술사학을 전공하였으며, 우리 옛 그림에 대한 깊이있는 안목과 빼어난 글솜씨를 가지고 전통 회화의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로 인하여 전통 회화의 가치를 높인 사람이다.
특히, '김홍도'의 그림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4년전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글들을 모아 출판을 하기 위해서 정리를 하던 주이었고, 죽은 후에 그의 컴퓨터에는 이 책의 머리말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하니, 좀더 오래 살았다면 전통회화의 해박한 지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풀어 주었을 것인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얼핏이라도 보았던 작품들이다. 그만큼 많이 알려진 작품들인데, 총 27작품이 실려 있다.
전체적인 작품과 함께, 저자 특유의 뛰어난 문장 실력으로 작품을 보지 않고도 작품의 윤곽이 그려질 정도로 작품 설명이 자세하다. 저자의 글만 읽어도 그림을 보는 듯이 세세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어서 그림을 그릴 당시의 화가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작품의 구도, 색채, 붓의 터치까지 회화의 특징까지 설명을 해준다.
우리의 전통 회화속에는 해학과 위트 그리고, 그 시대상의 많으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그것도 저자의 해박한 지식으로 풀어나가는데 여기에서도 저자의 문장력이 돋보인다.
또한, 전통 회화에는 화제(시제)가 있기 마련인데, 화제에 대한 해설도 사학과 미술사학을 전공한 사람답게 깊은 지식이 엿보인다.
그리고, 회화에 대한 정보(화가, 연대, 소장장소, 국보유무), 작가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작품 이해를 쉽게 해준다.
김홍도의 '황묘농접도'의 경우 그림속에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는데, 고양이와 나비가 노는 그림은 칠십노인의 생신을 축하하는 속 뜻이 있다.
'고양이가 나비와 노는 그림'은 생신 축하 선물이다. 중국어로 고양이 묘(猫)는 칠십 노인 '모', 나비 접(蝶)은 팔십 노인 '질'자와 발음이 같다. 그래서 각기 칠팔십 세의 노인을 상징하는데, 고양이가 나비를 바라보니 칠십 고개를 넘기고 팔순을 바라보는 노인께 드린 그림인 듯하다. 왼편의 크고 작은 돌은 두말 할 것 없이 장수의 상징이다. 오랜 세월을 지내 오면서 표면에 푸르스름한 이끼가 끼었다. 패랭이꽃은 석죽화다. 죽(竹)은 축하한다는 축(祝) 자와 통하니 '돌처럼 장수하시기를 빈다'는 뜻이다. 이 꽃은 분단장한 듯 고운 까닭에 '청춘'을 뜻하기도 한다. (김홍도의 '황묘호접도'해설 중에서 p46~47)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의 '자화상'의 설명은 저자의 설명이 없다면 그냥 지나칠 내용인데, 그 해설이 참 재미있다.



 '자화상'은 평복에 머리에는 사모를 쓰고 있는데, 신사복에 운동 모자를 쓴 양상이라고 한다. 해설은 작가미상의 '강세황상'의 회화를 더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한복과 관모의 부조화의 뜻은 70 노인네가 마음은 시골에 가 있으나, 이름은 벼슬아치 명부에 있다는 시제와 함께 장난기가 발동한 작품인 동시에 그림과 글에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책에 이런 글을 쓰고 있다.

'때로는 한 장의 그림이 소설 한 편보다 더 소상하다.'(p25)

그런 해박이 담긴 작품으로는 김홍도의 '해탐노화도'도 마찬가기이다. 그림의 뜻도, 서체의 뜻도 심오한 의미가 담긴 그림인데, 작품이 활달하면서도 시원시원한 느낌이 든다.(p146~151)
소과, 대과 모두 장원급제하여 권력앞에 굴하지 말고 자기 소신대로 선비의 길을 걸으라는 메시지가 들어 있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 보시라!! 심오한 뜻이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전통 회화답지 않게 필치가 굵은 그림인 강세황의 '영통동구도'는 저자가 사랑했던 클래식 음악으로 작품 해설을 한다.



 '보고 있노라면 작곡가 그로페의 '그랜드 캐년 조곡' 가운데 '산길에서'라는 악장의 묘한 가락이 자꾸만 귓가에 어른거리기 때문이다. 음악은 오보에가 점음표로 옥타브 사이를 뛰어다니면서 똑-딱 똑-딱 하고 느릿한 나귀의 말발굽 소리를 흉내낸다. 옛그림을 보면서 뜬금없이 서양 현대 음악이 떠오르닌 어처구니가 없다. 그렇긴 해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유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 다 대자연의 기이한 경관을 마주한 감상을 그렸는데, 화가와 작곡가가 모두 천성이 밝고 유머가 풍부해서 각각의 체험을 명랑하고 신선한 감각으로 작품화한 까닭이다.' (p 70)

윗 글을 읽어보면 참 전통 회화의 해설이 멋지지 않은가?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은 우리가 전통회화를 감상하는 가운데에서도 느끼는 마음일 것이다.
오주석의 감상을 따라 가다보면, 서양회화에 익숙해 있던 우리들이 왜 전통 회화를 소홀하게 생각했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우리들이 너무 우리의 전통 회화에 관심이 없었고, 회화속에 담긴 심오한 뜻을 몰랐기에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오주석은 이 책을 통해서 전통회화를 고리타분하다거나 지루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던 독자들에게 신선한 새로운 느낌의 회화로 받아 들이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소장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니 꼭 한 번 읽어 보고 마음에 들면 오래 오래 책장에 꽂아 두고, 생각날 때마다 읽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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