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출근길
법륜스님 지음 / 김영사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요새같이 직장을 구하기 힘든 때에 아침마다 출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인 것이다. 그런데, 가진 자는 못 가진 자의 심정을 알 까닭이 없는 것이고, 그래서 출근길 발걸음은 무겁기만 한 것이다.
직장 생활은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고 자아 실현의 곳이 되어야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직장이 몸은 고달퍼지고 마음은 피폐해지는 곳으로 전락될 수도 있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생활해야 하는 직장인에게는 이런 상황이 얼마나 힘든 상황이 될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직장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는 직장 상사, 동료, 후배들과의 인간 관계에서 오는 갈등, 연봉, 승진, 업무 과다, 남녀 불평등 문제, 직장이라는 곳에 막연하게 가졌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등의 많은 문제점들이 산재되어 있다. 또한, 직장에서 어떤 갈등이 생기면 그 갈등은 곧 가정 생활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런데, 이런 갈등의 문제는 우리들이 해결점을 밖에서 찾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것은 잘못된 방법이고, 모든 문제는 자신의 내면에서 찾아야 되는 것이다. 내 뜻대로 안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를 타인의 잘못이나, 구성체의 잘못으로 돌리는 사람들의 오류가 빚어 내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먼저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책이 '행복한 출근길'이다. 법륜 스님은 직장 생활에 대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의 질문을 받고 그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풀어준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법문 속에서 그 해답을 찾는 것이다.
스님은 이런 모든 문제가 사람들의 욕심과 집착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욕심과 고민을 내려놓기를 당부한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생각을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직장은 우리들의 이상이 실현되는 즐겁고 기쁜 곳이기도 하지만, 때론 온갖 고뇌가 일어나는 고통스런 삶의 현장이기도 한다. 하지만, 두 곳이 아닌 같은 곳이며 그냥 그곳일 뿐'인 곳이다. 이렇게 대조되는 곳으로 생각되는 것은 직장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며 기쁨이 가득찬 눈으로 바라보면, 기쁨의 장소가 되고, 괴로움의 눈으로 바라보면, 괴로움의 장소가 되는 것이며, 이 모든 상황은 바라보는 사람들에 따라 결정됨을 직장인에게 인식시켜 준다.
'월급을 많이 주는 곳'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부슨 일은 하는 곳'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곳을 선택할 경우에 직장 생활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하루 하루의 직장 생활은 자기 자신의 인생이고, 지금의 삶, 하나 하나가 그대로 자신들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 생활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어서 내일 아침에는 추운 날씨에도 어깨를 펴고 행복하게 출근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을 여행하라 - 공정여행 가이드북
이매진피스.임영신.이혜영 지음 / 소나무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이란 삶의 활력소같은 것이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새로운 풍물에 대한 호기심이 여행후의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그래서 여행은 돌아보는 비행기속에서부터 다시 떠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경제적 여유와 시간적 여유가 많다면, 길위를 떠돌면서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다녀도 좋으련만....
우리의 현실을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증으로 여행 관련 서적을 열심히 탐독한다. 여행 정보도 좋고, 여행 에세이도 좋고, 그냥 여행지에서의 단상들을 적은 책들도 좋고, 여행이란 단어만으로도 가슴은 벌써 설레이니까....
그런데, '공정여행'이란 말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궁금증? 그것에 관한 모든 정보와 이야기가 담긴 책이 바로 '희망을 여행하라'이다.
이 책의 두 저자가 꿈꿔온 여행인 '새로운 여행'은 '서로를 깊이 존중하고 배우며, 그 만남과 머무는 시간이 공동체와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을 말한다. 그런데, 카트만두 수닐의 어느 사무실에서 '공정 여행'을 만나게 된다. 그녀들이 꿈꾸던 '새로운 여행'이 바로 '공정 여행'인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피할 수도, 눈 감을 수도 없는 어둡고 차가운 관광의 현실을 고스란히 마주친 경험들이 그녀들에게 '새로운 여행'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희망을 가져다 주었을 것이다.
2007년 세계 관광인구는 9억명, 세계 관광 수입은 8560억 달러라고 한다. 그런데, 아름다운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이 소비하는 이 비용이 현지인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보았다면, '공정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발리의 아름다운 리조트바깥쪽의 인도네시아인, 보라카이 호텔 근처의 구걸하는 아이들, 카트만두의 맨발의 포터들.....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를 것이다.
그렇다면 어마어마한 여행 경비는 어디로 가는 것이며, 왜 그래야만 하는가를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을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발리, 몰디브 등이 아름다운 풍광을 세계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관광지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이 곳의 원주민들은 많은 혜택을 받으리라는 생각에서 자신들의 땅을 기꺼이 호텔, 골프장, 리조트 건설에 내놓았다. 그런데, 주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아주 적은 일당을 받고 노동자로 전락하는 것 뿐이었다. 이것도 재수가 좋아야 얻을 수 있는 직업이었다. 더군다나, 주민들이 해변가를 돌아다닐 수 도 없단다. 풍광이 좋은 해변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가는 쫓겨나기 마련인데, 이곳은 원주민들의 공간이 아닌, 관광객들을 위한 곳이며, 관광객들은 원주민들과 함께 이곳을 공유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히말라야 트래킹에서도 이런 경우를 찾아 볼 수 있다. 트래킹을 쉽게 하기 위해서 이곳에는 포터들이 대기를 하고, 관광객들의 짐을 지고 힘겨운 산행을 같이 한다. 이들이 지고 가는 짐의 무게는 평균 50kg이상이다. 유럽인 3명의 짐을 이고 등산화나 등산복도 없이 샌들이나 맨발로 험한 산 길을 오르내린다. 하루 6달러를 벌기 위해서..... 그런데, 6달러도 포터들의 식사, 숙소비 등을 빼고 나면 얼마가 남을 까?  고산병에 시달리던 포터들이 홀로 일당만 챙겨서 내려오다가 죽는 경우도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그래도, 이들은 묵묵히 이 일을 한다. 왜? 이곳에는 이 일을 하기 위해서 대기하는 포터들이 10만 명이나 된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의 열 살 가량의 어린이들이 유럽인이나 동양인들의 성매매 대상이 된다는 것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들일 것이다.
케냐의 호텔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200원이고 그들의 70%는 임시직이다.
태국의 코끼리쇼를 위해서 학대당하는 동물들의 이야기까지....
참으로 밝지만은 않은, 그렇다고 그냥 덮어둘 수는 없는 여행으로 인한 많은 불공정한 사실들을 바로 잡아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저자들은 이 책에 여행 중에 그들이 만났던 그늘 속의 '희망'에 대해서 쓰고 있다. 2007년 티베트의 봄에서 2009년 팔레스타인의 봄까지를, 여행과 인권, 경제, 환경, 정치, 문화, 배움의 장으로 나누어 쓰고 있다.
'공정 여행'에 대한 관심은 이제 새롭게 부각이 되고 있으며,
네팔의 카트만두에서는 포터들을 짐나르는 도구가 아닌 여행객들과 같은 입장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으며, 포터에 대한 교육으로 권리 주장도 이루어 지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긴급 구호소, 국제포터연합, 의류은행(관광객들이 그들의 필요없는 의류, 텐트, 등산화 등을 이곳에 맡기면 포터들에게 대여해 주는 곳) 등이 생기고 있다. 호텔 노동자들도 그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단체들에 가입하여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난다.



지금 소개하는 내용은 아주 작은 부분들이고, 세계적인 움직임으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여행에 대한 새로운 인식도 생기고 있다.
이 책에는 공정 여행 tip 이라는 내용이 따로 삽입되어서 '공정 여행'을 할 수 있는 가이드나 포터, 호텔등의 위치도 지도로 첨부되어 있고, 가고자 하는 곳에 관한  '공정여행 루트'까지 상세하게 안내해 준다.



그야말로 '공정여행 가이드 북'인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 여행지에서 마주친 어두운 여행에 대한 기억들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 보고 새로운 여행관을 정립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읽고 여행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흔히 읽었던 여행에 관련된 책들과는 차별화되는 신선한 느낌의 책이었고, 글을 풀어 나가는 방법이나 책 속의 글들이 좋았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인데, 이 책의 장르는 소설로 분류되어 있지만, 이것도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런 관점으로 이 책을 읽게 되면 읽는 중간 중간에 마음의 갈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끝까지 읽어야 되는냐, 말아야 되느냐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 될 정도의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그것은 이 책은 '사랑'의 과정을 통해서 그 과정 과정의 심리적 분석과 철학적 사유가 담겨져 있기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알랭 드 보통'은 스위스에서 태어나서 케임브리지 대학을 다녔고, 런던 대학교에서 철학 프로그램을 지도하는 분으로 국내에도 그의 저서는 여러 권 나와 있다. 저자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 어떤 상황을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그런 능력은 우리의 일상을 해석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여행, 사랑, 일 등의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사건의 과정을 정치, 사상, 철학 등의 눈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솔직히 이런 분석은 너무 사람을 힘들고 삭막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소설이라는 생각으로 읽으면 안된다. 철학책이라는 개념이 더 이 책을 이해하기 쉬우니까}은 소설가로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이야기의 전개과정을 보여준다.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브리티시 항공 보잉기 안에서 1인칭 화자와 클로이(여)의 만남에서부터 헤어짐까지의 사랑의 과정을 저자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엮어 나간다.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는 비행기 탑승의 확률 계산으로 부터 시작한다. 보잉기의 내부 그림까지 곁들여 가면서 계산한 확률은 5840.82분의 1이란다. 이것이 두 남녀의 '낭만적 운명'에서 정해진 필연적 사건의 만남이 될 이야기의 시작이다. 그이후의 과정별 상황 전개의 심리적 분석, 어떤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 그때의 철학적 분석 등이 계속 이어진다. 모든 상황에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다. 마르크스, 자유정치, 공포정치까지 동원하여 설명이 이어진다.
이글의 주제가 되는 '연애'는 우리 대부분이 경험하게 되는 과정인데, 그 과정을 분석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 운명적 만남- 전화걸기- 만남- 상대방 알아가기- 친근감- 같이 지내기-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 알아가기- 여자의 부모님 만나기- 사소한 의견차이-그녀의 어떤 점이 좋은가에 대한 생각- 좋아하는 의미-다툼-멀어짐 -화해- 여행- 남자의 친구와의 만남뒤의 이상한 예감- 상대방에 대한 불안감 - 다시 가까워지는 듯- 뭔지 모르는 의심- 그녀의 행동의 변화- 결별- 여자의 새로운 연인(자신의 짐작의 적중)- 블루 크리스마스(자살시도)- 실패- 회상(보고싶은 마음)- 서서히 잊혀짐-
이와같은 과정은 흔한 사랑의 과정들인데, 과정에 의미가 부여된다. 
이 책의 기본 줄거리인 1인칭 화자와 클로이의 사랑 이야기는 아주 평범하고 때론 너무 많이 보았던 사랑이야기의 장면들이기때문에 진부하게까지 느껴질 수 있는데, 사랑의 과정을 해석하는 시선은 너무도 철학적이고 학문적인 통찰과 사유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알랭 드 보통'의 글이 특이하고, 그러한 글쓰기의 재주가 돋보이는 것이다. 아마도 글쓰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표현해도 과언을 아닐 것이다.



 (내가 클로이를 바라보는 방식-나의 사랑은 똑같은 선 양쪽끝에 붙어서 설사 허구적이라고 하더라도 어쨋든 다르다는 인상을 주는 화살표와 같았다. (p116) 



 
(플라톤의 관점에서 그녀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불완전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이목구비의 특징에서 매력을느꼈다는 점이다.( p117) 
 



 (비트겐슈타인의 그림에서는 보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서 많은 것이 달라진다. 상상력이 오리를 찾으면 그는 오리를 보게 될 것이다. 상상력이 토끼를 찾으면 토끼가 나타날 것이다. p119)
 

아마도, 편한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던 독자들은 사랑이야기와 딱딱하고 철학적인 사유가 얽혀서 그 과정을 이해해 나가는 글을 읽으면서 새롭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겠지만, 이 책은 현학적인 글들이기에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적 수준에 도달하여야 함을 느낄 것이다.
솔직한 나의 독서후의 생각도 내가 이 책을 과연 제대로 이해하였는가? 하는 생각과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지적 수준이 나에게는 없다는 자괴감도 들게 된다. 그렇지만, 새로운 의도의 구성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라카미 하루키가 2005년 여름부터 2006년 가을에 걸쳐서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의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를 회고록 형식으로 쓴 책이다. 이 책은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연대별로 나누어서 하나의 테마 (달리기)를 주제로 25년(2006년 기준)남짓한 기간동안 소설가로서 또 한사람의 '어디에나 있는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 왔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작가 자신이 이야기한다.
그가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정확하게 1978년 4월 1일 오후 1시반 전후라고 한다. 야구장의 맑게 갠 하늘과 녹색의 잔디위에서 야구배트의 경쾌한 소리를 들으면서 달리기를 할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듬해인 1979년 문예지 신인상에 당선이 되면서 그당시 운영하던 가게를 접고 작가의 길로 접어 들게 되었는데, 오늘날의 성공을 그때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 두가지의 마음의 결정은 유사한 관계를 갖게 된다. 본격적으로 매일 달리기를 하여 체중조절을 하게 되고, 전업 소설가ㅡ 특히 장편소설을 쓰기위해서는-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확고한 의지와 건강이 필수 조건이었기때문이다.



 그리고, 달리기의 장점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신이 하고 싶은 때, 자신이 하고싶은 만큼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나, 그는 독자들에게 달리기를 권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독자들이 필요에 의해서 하게 되면 좋은 현상이며, 각자의 마음에서 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을 때에 가능하다고 한다.
33살에 '러너'라는 생활을 시작한 것이나, 30살이후에 늦깎이 소설가로 본격적인 출발을 한 것이나 그에게는 달리기와 소설가가 운명적으로 찾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소설을 쓰는 일은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 것과 비슷하고, 매일 매일 달리면서 목표 달성의 기준치를 높여가는 과정이 같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매일 달리기를, 그리고는 점점 달리는 시간과 거리늘리기, 마라톤에 도전을 하게 되고 처음의 마라톤을 실패로 끝난다. 그것은 연습부족이었고, 거기에서 그는 새로운 각오를 하게 된다.
마라토너들은 '이번에는 이 정도 시간으로 달리자'에서 시간안에 도착하게 되면 '뭐가를 달성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는 세상의 일에서 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라톤에서 실패한 것은 지는 일이고, 지는 일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지는 일은 용납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한다.
"하나의 실패에서 뭔가를 배워서 다음 기회에 그 교훈을 살리고 싶다."
그후에 원고 청탁으로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마라톤까지의 진짜 마라톤의 길의 완주에 나서게 되는데 1983년 여름의 일이다.
오리지널 마라톤 코스에서의 완주는 여름의 지중해의 뜨거운 날씨와 교통지옥, 갈증으로 힘들었지만 3시간 51분이라는 기록과 함께 완주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그리고 매년 1번씩 마라톤 풀코스 도전....



 이런 달리기는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에게는 아주 소중한 일들이다. 소설가는 재능, 집중, 지속력이 중요한데, 이런 모든 것을 달리기를 통해서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소설쓰기의 많은 구상을 달리면서 매일 아침 길위에서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하루키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울트라 마라톤 100km에 도전한다. 실제 마라톤 거리의 2배이상에...



 이 과정에서 도중에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들 레이스였지만, 75km부터 탄력을 받아서 11시간 42분만에 완주를 하게 된다. 그런데, 그이후에 '러버스 블루'가 온다. 그것은 마라톤후의 후유증인데 다리고 싶다는 의욕에 명확성이 상실되면서 슬럼프를 겪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후유증에서 벗어나 사이클경기에까지 도전하고 있으니,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전은 과연 어디까지 일까 궁금해진다.
지금은 또한 마라톤이나 사이클 경주를 하기에는 적지 않은 연세인데도.....



 내가 그동안에 느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단한 듯하면서도 꽉 찬 느낌의 인상이 매일 달리기, 마라톤 도전과 같은 그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1Q84'와 같은 대작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소설쓰기와 마라톤의 단련은 아직도 하루키의 삶의 중심이 되고, 해마다 마라톤 도전과 좋은 작품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평소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비하면 너무도 얇은 책이지만, 이 한 권의 책을 통해서 새로운 하루키의 모습과 그의 끊이지 않는 도전 정신과 자기 관리에 머리가 숙여지는 존경심이 생긴다. 
 

나약해지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가를, 그리고 실천의 지표로 왜 필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험한 독서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죄송한 이야기이지만 '김경욱'이라는 소설가를 '위험한 독서'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사람의 학벌이 그 사람의 전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겠지만, 서울대 영문과 출신에 동대학원 국문학 박사란다. 대단히 좋은 머리를 가진 소설가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1993년에 만22세로 등단하여 17년동안, 4권의 단편집과 4권의 소설을 발표했고, '위험한 독서'는 벌써 9권째의 책이라고 한다.
소설을 쓰게 된 계기도 실연의 상처때문이었다고 하니 두루 두루 색다른 이력이다.
작가가 등단을 한 1990년대는 1980년대까지 지속되었던 우리나라의 냉전적 정치상황과 1998년 이후의 탈냉전적 문화적 상황사이에서의 과도기적인 존재의 시기라고 한다. 그렇기때문에 김경욱이 보여주는 소설은 대중문화로 표상되는 문화적 저항의 몸짓같은 것이란다.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특히 이 소설의 표제작인 '위험한 독서'와 '천년 여왕'에서 잘 나타나는데 작가가 읽은 독서량이 엄청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마다 적절한 표현의 소설명이나 소설의 구절이 범람(?)할 정도로 많이 인용된다.
특히, 독서치료사자 화자인 '위험한 독서'의 경우에는 자신의 고객들을 보면서 상대의 독서패턴까지 읽는 것을 보고 너무 독자들의 생각을 잘 읽는 것은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글에 보면, 글이 써지지 않아서 안 쓸 수는 없고, 그렇다고 스타크래프트만 하고 있을 수도 없어서 책을 읽었다고 하는데, 그의 엄청난 독서량이 좋은 글로 표출된 것이 아닐까한다.
문학평론가의 평을 보면, "김경욱은 '진화하는 소설기계'라는 표현을 썼는데, 지난 세월동안 독창성에 대한 추구를 유보함으로써 기계의 길에 들어섰지만, 그것이 진정한 독창성에 이르는 길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작가는 엄청난 독서와 엄청난 양의 글을 썼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편소설과 달리 단편소설은 책의 뒷편에 실린 평론가의 글을 읽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내가 이해한 소설과 평론가의 해설을 비교해 보면서 독자들의 글읽기가 향상될 수도 있기에 나는 꼭 해설을 참조한다.
'위험한 독서'에는 8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 '위험한 독서','천년 여왕'은 독서치료사와 고객의 만남, 책을 집필하기위해 귀농하지만 자신의 아내가 어느순간에 지구인이 아닌 천년전의 세상에서온 여왕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독특한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맥도날드 사수 대작전'은 맥도날드에 테러라도 일어날 듯 난리를 떨지만 헤프닝으로 끝나는 위트가 넘치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도 한 번쯤은 궁금했던 어릴적에 영재의 뒷이야기,첫사랑의 남녀가 만남이 아닌 비껴가면서 각자의 존재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그 순간 같은 생각에 잠길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엉뚱한 발상들이 소설이 된다.
단편 8편을 읽으면서 신선하고 독특한 느낌의 소설들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흔히 스쳐갈 수 있는 주제가 소설로  쓰여져서 재미있다.  

단편소설은 줄거리보다는 짧은 글들을 읽다가 마지막에 반전과 같은 한 장면이나 대사 한 마디가 더 읽는 재미가 있다는 것을 느껴본다.
앞으로 '김경욱' 작가의 작품들을 더 많이 읽어 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